원선웅 | 한결같이 전해지는 기대와 흥분, 아우디 Q4 e-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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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처음 선보이는 컴팩트 전기 SUV, Q4 e-tron. 전기차 보급률 6%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가 보급된 제주에서 아우디의 새로운 전기차를 시승했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아우디의 차세대 모델들을 예상해 볼 수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아우디가 보여주는 미래의 얼굴
Q4 e-tron은 전기 SUV인 e-tron, 4도어 쿠페인 e-tron GT에 이어, 아우디 최초의 컴팩트 전기 SUV이다. 순조롭게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아우디는, 차종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전기차 수익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해 EU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에서 판매된 아우디의 전기차는 전년 대비 49.8% 증가한 4만 2,991대를 기록했다. 아우디의 전동화 전략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컴팩트한 사이즈의 전기차라고는 하지만, 실제 마주하게 되면 작다는 느낌은 받기 어렵다. 전장은 4590mm로 아우디 Q3 (4520mm)보다 길고, 2764mm에 달하는 휠베이스는 아우디 Q5 (2825mm)에 육박한다. 이렇게 상위모델에 버금가는 휠베이스를 갖추게 된 것은 EV 전용 플랫폼인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차량의 보닛 안쪽에 엔진을 둘 필요가 없으며, 차량의 전면부는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만큼 전체 길이에 비해 휠베이스를 늘릴 수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장점이다.
긴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의 확대로 이어진다. 뒷좌석 레그룸은 아우디 SUV의 기함인 Q7과도 비교할만 하다. 즉, 엔진을 모터로 교체한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전기차로서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패키징을 선보이는 것이 이 차의 특징이다. 동시에 디자인도 새로운 세대의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다.
아우디의 SUV인 'Q 시리즈'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팔각형 싱글프레임 그릴은 공기를 흡입해 엔진을 식히는 역활이 요구되지 않는 만큼, 1장의 패널로 막힌 형태를 보인다. 격자 형태의 디자인이 더해진 모습과 함께, 양산차로는 최초로 디지털 데이타임 라이트가 조합되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실용적인 기능이나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도구이다. 디지털 데이타임 라이트는, 네 가지의 시그니쳐 라이트 디자인을 차량 설정 메뉴에서 변경할 수 있다. 흡사 차량의 외관을 변경하는 기분이 드는 흥미로운 기능이다.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주목
전기차 다운 차량의 전면부 디자인에 주목하게 되지만, 정말 새로게 느껴지는 부분은 측면의 라인이다. 프런트 오버행이 짧고, 휠베이스가 긴 특유의 비율은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볼 수 없는 전기차 특유의 프로포션이다.
큼지막한 휠 사이즈와 근육질의 차체, 그리고 차량의 비율이 어우러져 전고가 높은 SUV 임에도 날렵한 인상을 받게 된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Q4 e-트론’과 ‘아우디Q4 스포트백 e-트론은 각각 0.28과 0.26의 공기저향계수를 달성했다.
디지털화된 실내디자인은 지금까지의 아우디 차량들을 떠오르게 하지만, 세세한 디자인에 있어서는 오히려 큰 변화를 보여준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상하 모두 수평 형태의 스티어링 휠 디자인. 또한, 운전석에 앉으면 시프트 셀렉터와 비상등의 스위치가 갖추어진 센터 콘솔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디자인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우디가 플로팅 센터 콘솔이라고 부르는 이 부분은 이름대로 떠있는 것처럼 보이고, 하부는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형태의 플로팅 센터 콘솔에 위치한 스타트/스톱의 버튼을 누르면, 차량의 전원이 켜지며 최고출력 204마력의 전기모터가 조용히 깨어난다.
가볍고 자연스러운 움직임
주행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주행 중 전방에 과속방지턱을 확인하고 약간의 충격이 올거라 예상하며 주행하는 상황에서도, 실제의 충격은 훨씬 약하게 느껴졌다. 2.1톤의 무게가 지그시 노면을 누르며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하는 느낌은 독일의 프리미엄 세단의 승차감 만큼 인상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도로 주행과 고속도로에서의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부드럽게 분산시키던 저속 주행에서의 모습을 통해 고속 코너에서는 유연할 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차량의 좌우롤은 최대한 억제되어 있고, 수평을 유지하며 코너를 돌아나가는 모습은 e-트론 GT에서 느꼈던 그것과 유사하다.
화려한 외관에 비해, 경쾌한 움직임과는 거리를 두었던 비슷한 크기의 SUV들과는 전혀 다른 주행성이 Q4 e-트론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조작하면 촘촘하게 출력을 조절해 가는 부드러운 움직임, 스티어링 조작에 따라 솔직하게 방향을 전환해 가는 움직임도 특징이다. 전기모터 특유의 응답성과 가벼운 움직임이 더해져, 지구의 중력이 줄어든 것 처럼 느껴진다.
이 느낌은 독특하다. 무거운 엔진을 차량의 전면부에 싣지 않아도 되는 점, 그리고 차량의 하부에 배터리를 위치해 무게 중심이 낮은 점, 전체 길이에 비해 휠베이스가 긴 것 등의 요소가 모여 독특한 드라이브 느낌을 전하고 있다.
한결같이 전해지는 기대와 흥분
최고 출력 204마력의 전기모터가 전해오는 동력 성능에도 딱히 불만을 느끼기 어렵다. 초기 가속 반응과 고속 크루징, 그리고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운전자의 가속페달 조작에 기분 좋게 응해준다.
스티어링 휠에 구비된 패들을 조작하면 회생 제동의 강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시승을 하면서 각각의 회생제동 단계별 주행을 테스트한 결과, 회생제동을 가장 강한 상태로 운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회생제동이 가장 강한 B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브레이크 페달로 발을 옮기는 빈도가 확실히 줄어든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이라면 거의 원 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해 진다. 회생제동을 활용한 주행에 익숙해지면 브레이크 페달에 발은 올리는 경우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다만, 속도가 높은 상태에서 갑자기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함께 탑승한 동승자가 불편할 수 있다. 부드럽게 가속페달에 힘을 빼는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요령이다. 50%→30%→10% 이런 식으로 단계적으로 가속을 줄여가는 것이 부드러운 감속을 위해 필요하다.
또한, 원 페달 드라이빙이라고 해도, 최종적으로 차량을 정차시키기 위해서는 브레이크를 조작해야 한다. 이런 부분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와는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정차까지 원페달 드라이빙을 지원하는 국내 전기차의 경우 회생제동을 통한 에너지 회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면, 아우디의 전기차들은 에너지 회수도 중요하지만 위화감 없는 주행질감에 더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완전히 멈추야 하는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개입해야 한다는 아우디의 방향성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아우디 Q4 e-tron이 후륜 구동 모델이라는 점으로, 내연기관 모델 중 후륜구동 모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와인딩로드에서 느낀 날카로운 회두성은 구동 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전기차는 보닛 아래에 엔진을 탑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륜 구동 쪽 부품의 수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전륜의 조향각도도 넓은 만큼 회두성도 뛰어나며, 전후 무게 배분 조절도 수월하다. 후륜 모델이지만 치밀하게 전자제어되고 있는 만큼, 난폭하게 가속페달을 밟아도 후륜이 미끄러지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유럽자동차공업회의 자료를 살펴보면 몰타를 제외한 EU 26개국에서 2021년 판매된 승용차 가운데 9.1%가 전기차였다. 10대 중 1대가 전기차였으며, 전년 대비 63.1% 증가한 수치다. 영국의 리서치 회사 인 LMC 오토모티브는 2030 년 전기차 판매가 2022년의 다섯 배인 3,400만 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아우디 Q4 e-트론을 타고 있으면, 차량의 레이아웃이나 디자인, 주행질감에서 '앞으로 자동차는 이렇게 바뀌어 가겠구나'하는 느낌을 한결같이 받게 된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기대와 흥분을 아우디 Q4 e-트론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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