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컨버터블 GT, 포르토피노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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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폐식 하드톱과 프런트에 장착된 엔진, 2+2 시트 구조로 새로운 페라리의 세계를 구축한 ‘캘리포니아/캘리포니아 T'의 후속 모델, 포르토피노를 시승했다. 아름다운 울림을 가진 이 차명은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와 가까운 지중해의 고급 휴양지 ’포르토 피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여유로운 휴양지의 따스한 햇살을 느낄 수 있는 오픈탑 모델, 포르토피노는 캘리포니아의 명성을 이어 갈 수 있을까?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차량구매자의 무려 70%가 신규 고객이었다는 캘리포니아 시리즈는 페라리의 라인업 가운데 가장 친근하게 일상에 파고 든 모델이 되었다. 포르토피노는 바로 캘리포니아 시리즈의 컨셉을 그대로 이어 받은 한편, 엔진과 섀시, 서스팬션 등 하드웨어는 최신의 기술이 도입되어 모든 면에서 성능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쉽게 기대할 수 있는 성능 보다 먼저 언급하고 싶은 내용은 바로 포르토피노의 스타일이다.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졌던 캘리포니아 시리즈의 디자인과 비교하면 포르토피노는 단연 우아한 느낌을 자아 내고 있다. 특히 하드탑 루프를 닫았을 때의 모습은 아름다운 클래식 페라리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데이토나'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린다. 14초 만에 열리는 하드탑을 장착하고 있지만, 일상에서 사용할 때는 대부분 루프를 닫고 주행하기 마련이다. 바로 이 부분이 포르토피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다.
넓어진 뒷좌석, 그리고 데일리카로써의 활용도 높아져
차체 크기는 길이 4586mm × 전폭 1938mm × 전고 1318mm로 캘리포니아 T와 비교해 16mm 길고 28mm 넓고 4mm 낮다. 차량의 크기가 켜졌다고는 해도 역시 일상에서의 사용이 중시되는 차량인 만큼 크기는 최대한 억제되어 있다. 그 동안 페라리 시승하면서 사실 부담스럽지 않았던 적이 없다. 말할 수 없이 멋지지만, 차량들이 가득한 도로를 그리고 좁은 골목을 지날 때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포르토피노는 거리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매력이 있다. 이것이 자신의 첫 페라리로 캘리포니아를, 그리고 포르토피노를 선택하는 이유인 것 같다.
인테리어는 최신 페라리의 디자인 요소들이 눈에 띈다. 수평 기조의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대시보드 중앙에는 대형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동승석 앞쪽에는 페라리 GTC4 루소에도 탑재되어 있던, 디스플레이 창이 적용되었다. 이것을 통해 차량의 다양한 주행 정보를 동승석의 승객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떠날 때 이야깃거리가 하나 더 늘어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새롭다. 기존에는 엄지손가락이 닿는 위치에 경적 버튼이 위치해 있었지만, 포르토피노는 스티어링 휠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일반적인 경적 위치로 옮겨진 것도 좋은 소식이다.
2+2시트 구조로 앞좌석은 성인 2명이 탑승하기 넉넉한 공간이지만, 뒷좌석은 성인 2명이 앉기에는 다소 좁다. 루프를 연 상태라면 다소 좁은 2열의 레그룸도 수용할 만 하다. 하지만, 루프를 닫으면 머리 위 공간이 거의 남지 않아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라면 탑승할만 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유아용 카시트도 장착할 수 있는 만큼 이전보다 활용도는 높아졌다. 단순하게 소지품을 올려두는 시트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탈 기회가 생각보다 많아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흥미롭다.
하드탑을 열면 트렁크 공간은 기내 사이즈 캐리어와 작은 가방 하나가 들어갈 공간 정도만 남는다. 하지만, 루프를 닫으면 가방 하나가 더 들어갈 공간이 더해진다. 세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포르토피노가 추구하는 그랜드 투어러(GT)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페라리가 준비한 새로운 차량에 부부와 아이 둘이 타는 장면이 떠올라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진화한 주행성능,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
포르토 피노의 무게는 캘리포니아 T보다 80kg이 가벼운 1705kg. 특히 알루미늄 바디는 기존에 비해 용접 부위의 수가 늘어나면서 강성을 더욱 높였다. 또한 기존에는 플라스틱 수지였던 차체 하부 커버를 프레스 성형한 알루미늄 소재로 바꾼 점도 특징이다. 무게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차량의 강성을 높이는 소재로 사용되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이전 세대의 모델보다 경량화와 강성을 높였다. 그 결과 비틀림 강성은 35% 향상되었으며, 특히 서스펜션이 장착된 부위의 강성은 50% 가까이 높였다.
배기량 3,855cc의 V8 트윈 터보 엔진은 캘리포니아 T에 비해 40마력이 증가한 최고출력 600 hp / 7,500 rpm, 최대토크 77.5 kg.m/ 3,000 - 5,250 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응답성 향상을 위해 트윈 스크롤 터빈을 내장한 일체형 구조의 주조 터보 매니폴드도 눈길을 끈다.
이러한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주행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가속페달에 힘을 실으면 가벼운 몸놀림에 먼저 놀라게 된다. 엔진의 설정도 가속 초기의 반응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예리한 회전 상승이 상쾌하다. 여기에 7단 DCT의 조합도 빈틈이 없다. 당연하지만, 캘리포니아 T와는 전혀 다른 자동차가 됐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내로의 공기 유입을 30% 감소시킨 새로운 구조의 윈드 디플렉터와 루프의 개폐 상태에 맞게 자동 조절되는 공조장치 등 외부에서 들이치는 공기의 흐름을 개선해 루프를 열고 주행해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개폐식 하드탑은 40km/h 미만의 속도라면 주행 중에도 개폐가 가능하다.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14초. 오픈 에어링을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이다.
페라리 라인업 사상 가장 강력한 컨버터블 GT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먼저 일반적인 차량과는 다른 작동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센터 페시아 아래 왼쪽에 R과 AUTO, PS 버튼 중 AUTO를 누르고 좌우 패들 시프트를 동시에 당기면 뉴트럴 상태가 된다. 오른쪽 패들 시프트를 당기면 계기판에 1자가 표시된다. 그 이후로는 편하게 자동변속기를 주행하는 감각으로 달리면 된다. 물론 그것만으로 끝나면 스포츠카를 탈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차는 과격한 질주보다는 소유하는데 더 높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본격적인 성능을 맛보길 원한다면, 역시 루프는 닫는 것이 좋다.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 때문은 아니다. 하드탑을 닫으면 차체의 강성감도 크게 향상되고 그만큼 핸들링 성능도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연속되는 코너가 기다려진다. 수치 이상의 가공할 토크감과 생각할 겨를이 없이 올라가는 속도계의 바늘은 말 그대로 카리스마라는 단어를 떠 올리게 한다. 그렇다 해도 일반 도로에서 주변의 차량과 어울리며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 스포츠카를 소유하는 사람들의 자세다.
고출력 FR모델 답게 노면을 파악하고 힘차게 가속해 나가는 모습은 쾌감 그 자체다. 엔진도 낮은 회전 영역에서 7500rpm의 레드존까지 지극히 자연스럽게 수직 상승해 나간다. 가속의 기세는 가파르지만, 결코 조잡한 움직임은 찾아 볼 수 없다. 배기 사운드는 바리톤 음색의 울림이 실내를 가득 채운다. 페라리 488과 같은 고음의 소프라노 음색과는 차이가 있다.
스트레스 없이 데일리카로 활용할 수 있는 페라리 포르토피노.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라리 라인업 사상 가장 강력한 컨버터블 GT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페라리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스포티함, 실용성, 편안한 승차감과 우아함... 한 가지 수식어로 표현하기 힘든 포르토피노의 매력을 한껏 경험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주요 제원 페라리 포르토피노
크기
전장×전폭×전고: 4,586×1,938×1,318mm
휠 베이스 : 2,670mm
트레드 전/후 : 1,633/1,635mm
공차 중량 : 1664kg
엔진
형식 : 3,855cc V8 트윈터보
최고출력 : 600ps/7500rpm、
최대토크: 77.5 kg.m/ 3,000 - 5,250 rpm
변속기 : 7단 듀얼 클러치 F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 V.디스크
타이어 : 앞 245/35 ZR20 、뒤 285/35 ZR20
구동방식 : FR
성능
최고속도 : 320km/h
0-100km/h:3.5초
연비 : 복합 8.1km/리터(도심 7.3/고속도로 9.5)
이산화탄소 배출량 : 215g/km
가격
2억 9천만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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