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전기차 같은 하이브리드 -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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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공개되었던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국내 시장에도 출시되었다. 2016년 탄생 40주년을 맞은 혼다 어코드는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더 강력하고 토크의 전동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외관과 실내 디자인이 모두 변경되는 등 마이너 체인지 이상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혼다 어코드가 데뷔 한 것은 1976년.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이다. 기념 할 만한 해에 이루어진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지만, 본국인 일본에서나 한국 출시 시점에도 그것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1세대 모델의 경우 당시 1.6리터 모델로는 이례적으로 3도어 해치백, 여기에 전륜 구동 방식의 모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실내와 부드러운 승차감의 전형적인 세단의 느낌을 추구한 1세대 모델은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개폐식 헤드램프에 4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갖춘 3세대에 이어 4세대 모델부터는 북미 시장으로 수출도 시작하게 되었다. 북미시장에서의 인기 덕분에 5세대 모델부터는 북미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3도어 모델이 추가되었으며, 6세대 모델에서는 다시 5도어 모델로 돌아오기도 했다. 한국시장에서는 7세대 모델부터 판매가 되었다. 이후 출시된 8세대 어코드는 혼다코리아에게 있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견인차가 된 모델이다.
혼다 어코드에는 요구되는 것이 많다. 어코드는 그간 수많은 자동차 미디어들의 평가에서도 오랫동안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고, 미국의 패밀리카 시장에서도 연간 판매량에서는 항상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세단 뿐만 아니라, 쿠페와 크로스 오버 SUV까지 어코드라는 이름으로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만큼 어코드는 혼다의 기둥을 지지하는 모델이다.
이런 이유로 마이너 체인지 되어 출시된 2016년 어코드에는 그 인기를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변화가 더해졌다. 외관에서는 프런트 퍼와 리어 범퍼, 프론트 그릴, 보닛, LED 테일 라이트 등 다방면에 걸쳐서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공격적인 스타일링은 그야말로 미국시장 취향을 고려한 듯한 모습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큐라'의 분위기를 짙게 풍기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무국적의 개성적인 스타일링은 마이너 체인지된 어코드의 가장 큰 매력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895×1,850×1,465mm, 휠 베이스 2,775mm로 가솔린 모델에 전장이 105mm 더 길다.
인테리어의 역시 동일한 피아노 블랙 트림과 계기판 디자인 등 가솔린 모델과 차이는 없다. 단지 계기판에 표시되는 베터리 충전게이지와 동력 전달 그래픽이 추가된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마이너체인지를 통해 탄소 섬유 패널이 추가 된 덕분에 고급스러운 느낌이 추가되었지만, 아쉽게도 대시 보드 하단에는 여전히 딱딱한 광택 소재의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뒷좌석에는 6:4 분할 방식의 뒷좌석이 적용되어 있으며, 가장 큰 변화로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되었다는 점. 아직까지 국내 법규 상 안드로이드 오토는 적용되지 못하고 애플 카플레이만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디스플레이 오디오도 추가되어 버튼과 다이얼이 감소해 좀 더 실내가 간소화되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기어노브 앞쪽에 위치해 있다. 운전석 오른쪽의 수납공간에는 12V 파워아울렛과 HDMI단자, 1.0A USB 포트가 위치해 편의성을 더하고 있다.
혼다는 북미 어코드의 생산 거점을 일본으로 변경하는 동시에 i-MMD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했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견제하기 위해서 였을 것으로 보인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진정한 하이브리드 전문가(True Hybrid Expert)’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WARDS AUTO)가 선정한 ‘2017 베스트 10대 엔진’ 에 선정되었던 2.0리터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된 e-CVT,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성된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변경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부분은 바로 베터리. 새롭게 개발된 리튬 이온 베터리는 크기를 33% 줄이고, 무게를 12.8% 줄여 효율성을 더욱 높였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제어 장치인 PCU의 크기도 줄리고 배선도 단축하는 등 소형화, 경량화를 위한 노력이 더해졌다. 새로운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경량화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다.
전기모터 역시 코일의 단면을 사각형 형태로 변경하면서 발생하는 자력을 더욱 강화하고, 크기를 23% 줄이는 등 경량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출력 증대와 함께 제조 공정을 개선해 비용 절감에도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무게를 줄인 것처럼 신형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변화는 향상된 경량화 기술에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자체의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경량화를 통해 종합적인 성능을 높인 것이 포인트. 보닛의 경우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줄였으며, 충격을 흡수하는 전방 서프 프레임 역시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경량화를 통해 차량의 무게를 30kg 가까이 줄이고, 향상된 출력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전기차스러운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정숙성도 기존 모델보다 향상되어, 엔진이 구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귀를 기울여 판단해야 되는 상황도 종종 생긴다. 이번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스포츠 모드가 추가되었지만, 굳이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바꿔 말하면 스포츠모드와 일반 주행 모드에서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가속감은 뛰어나다. 일반적인 4기통 엔진 차량보다 좋은 연비 성능이면서 V6 엔진의 차량과 같은 강한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스포츠카 같은 강렬한 가속은 아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을 잊을 정도로 민첩하게 반응한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 회전이 올라 소리가 실내로 유입되지만, CVT를 사용하는 다른 자동차와 비교하면 조용한 편에 속한다. 핸들링 성능은 마이너 체인지에 의한 고성능 댐퍼 보강, 전동 파워 스티어링의 개선이 더해져 기존 어코드보다 달리기 즐거운 자동차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혼다의 기존 하이브리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경우 회생 제동 시스템으로 인해 이질감이 컸지만, 신형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부드러운 느낌으로 개선되었다. 확실히 ‘펀 투 드라이브’를 위해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중형 세단의 구매를 전제로 하면서 화석 연료의 소비를 줄이고 CO2를 감축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싶다면, 연비와 출력 모두를 만족시키는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가솔린 가격을 생각하면 굳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해야하는 이점이 불투명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옵션을 조정하며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는 것이 혼다코리아의 설명이지만, 여전히 4천 320만원의 가격은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명 하이브리드 모델의 선택은 경제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일본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토요타 프리우스가 뛰어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면,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패밀리 세단에 걸맞은 모습을 세일즈 포인트로 하고 있다. 40년이 넘게 사랑받아온 이유는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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