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스타일에 주목하다 - 토요타 C-HR 일본 현지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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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C세그먼트 크로스오버 SUV인 C-HR을 일본 현지에서 만났다.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C-HR 컨셉을 통해 처음으로 소형 크로스오버 청사진을 제시했던 토요타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양산모델을 공개했다.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비에이까지 왕복 400km를 주행하면서 토요타의 차세대 크로스오버 SUV C-HR의 디자인과 성능을 확인했다.
토요타 C-HR은 토요타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형태로 개발되었다. 파워트레인은 1.8리터 직렬 4기통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된 전륜 구동 모델과 1.2리터 직분사 가솔린 터보엔진에 CVT가 결합된 AWD모델, 그리고 유럽시장을 위한 2.0리터 직렬 4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모델의 3종류로 구성된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1.2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의 ‘토요타 C-HR ST’ 모델.
앞서 말한 것처럼 일본 훗카이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왕복 400km의 코스를 주행했다. 훗카이도는 일본에서도 특히 캠핑하기 좋은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만큼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분들이 홋카이도나 삿포로 하면 아름다운 설경을 먼저 떠올리지만, 여름과 가을의 홋카이도 또한 겨울 만큼이나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시승코스의 목적지로 삼은 ‘비에이’는 광활한 라벤더 평원과 아름다운 폭포, 옥빛 호수로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토요타 C-HR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디자인이다. 2016년 제네바 모터쇼 취대 당시 토요타는 C-HR을 설명하면서 유독 디자인에 대해 강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최근 토요타나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디자인에서 지나치게 강렬한 느낌을 받곤 하지만, 분명 처음 보는 소비자들에게 강한 존재감을 남기는 것은 분명하다. 비슷한 디자인의 자동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색다른 모델을 갖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들일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실내의 경우 외관만큼의 강한 인상은 아니지만 운전자를 중심으로 디자인된 대시보드와 도어 드림 곳곳의 부드러운 소재 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들이 더해져 있었다. 특히 실내 곳곳에 적용된 마름모 형태의 다이아몬드 모티브가 신선한 이미지를 더한다.
대시 보드 트림이나 계기판 모두 단단한 마무리로 마감되어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인지 블랙 색상의 트림과 내부 곳곳에서 비용절감의 흔적이 보인다. 상위 모델의 경우 투톤컬러의 실내로 구성되어 고습스러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상위 그레이드의 선택이 필수. 뒷좌석은 쿠페와 닮은 루프 라인과 머리 위 공간을 함께 구현하기 위해, 힙 포인트가 상당히 낮다. 2열의 경우 높은 도어 높이로 차로 둘러 싸인 느낌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있는 앞좌석에 비해 2열의 경우 무릎 공간이나 머리 위 공간의 여유가 부족하다. 소형 크로스오버 SUV 이기도 하지만, 스타일에 더 무게를 둔 모델이다 보니 여유공간이 부족한 모습이다. 경쟁 모델인 기아 스토닉이나 현대 코나에 비해 뒤처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적재공간 역시 작은 편. 도심형 컴팩트 SUV라는 장르에 충실한 모습이다.
디자인 측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마무리도 좋은 인상을 보이고 있다. 토요타 RAV4와 비교해보면 로드 노이즈와 엔진 소음은 극적으로 정숙성이 향상되었다. 유럽시장에서 경쟁하게 되는 C세그먼트 클래스 중에서도 단연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보일 것을 예상된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대화 할 수 있다. 1.2리터의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되었지만, 동력 성능에 있어서 큰 문제는 느낄 수 없었다. 제원상의 수치 만큼의 성능을 보여준다. 저회전 영역에서의 토크도 풍부하고, 중속 영역 이상에서의 주행할 때도 충분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특히 고속 주행시의 안정감은 탁월하다. 노면이 잘 정비된 도로와 고속도로에서의 고속 주행성은 동급 경쟁 모델보다 우위에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노면에 컨디션에 따라 승차감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프로드에서 출발한 SUV 지만 요즘 출시되는 차량들, 특히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들은 철저하게 도심에서의 주행을 위주로 셋팅을 설정해 출시되고 있다. 다소 요철이 있는 일반도로에 접어들자 노면의 진동이 다소 투박하게 전해진다.
새로운 플랫폼의 장단점
토요타 C-HR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플랫폼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에 이어 토요타의 차세대 플랫폼인 ‘TNGA‘가 적용된 2번째 모델이 바로 C-HR이다. 디자인처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시승을 통해 TNGA 플랫폼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잠재력은 시승 내내 기대 이상의 감흥을 전했다.
먼저 고속도로와 도로의 상태가 좋은 간선 도로 등의 승차감은 뛰어나다. 다소 거친 표면의 도로에서의 코너링에서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차량의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일은 없다. 진동 흡수도 매우 좋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매끄러운 승차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거친 도로에서는 서스펜션의 상하 이동과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진동의 조화가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고저차가 크고 간격이 긴 요철보다, 짧고 상하 움직임이 작은 연속되는 요철에서는 휠이 상하 움직임이 더 거칠어진다. 특히 트랙션 제어에 있어서 세련되지 못한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섀시의 절대적인 성능에서 저중심 설계로 개발된 TNGA 플랫폼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따. 고속도로나 일반 교외에서는 아무런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정도로, 지극히 평화롭고 안정적이다. 오프로드에서의 주행성은 C-HR의 큰 약점이다.
다소 부족한 핸들링 성능
1.2 가솔린 터보 모델과 조합되는 AWD 시스템은 전륜구동을 기본으로, 후륜에 토크를 적절히 배분하는 형태이다. 계기판의 구동력 모니터를 통해 후륜에 전달되는 힘을 확인할 수 있다. 후륜에는 현재 도로 상황에 맞는 최저의 구동력이 실리고 있다.
자동차의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것은 스티어링과 시트 2가지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자동차가 노면과 중력에 맞서는 움직임을 체험하게 된다. C-HR의 경우는 이 2가지 요소, 스티어링과 시트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량이 대단히 적다. 자동차가 지금 어느정도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서킷 주행과 같이 처음부터 코스가 정해져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불편함은 전혀 없겠지만, 알 수 없는 산길을 가는 상황이라면 불안감이 앞선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서는 토요타 프리우스가 더 나았다. 이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분명 C-HR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1.2리터 직분사 가솔린 터보 모델로 최고출력 116마력/5600rpm, 최대토크 18.9kgm/4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절대적인 수치가 강력하진 않지만, 실제 주행시에는 크게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시속 100km/h로 정속 주행시 CVT는 시종 1200~1300rpm 정도를 유지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가속패달에 무게를 실으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회전이 상승하지 않고 1.4톤의 차체를 가속시킨다.
연비의 경우 일본 연비 기준으로 고속 크루징시에는 20km/리터 미만을 유지했으며, 일반 국도와 시내 주행상황에서도 12~13km/리터의 연비를 보였다. 400km 남짓한 주행을 마쳤을 때의 최종 연비는 15km/리터. 국내 연비보다 일본의 연비 수치가 다소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로스오버 SUV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경제성이다. 하지만, 도심에서의 주행상황이 많다면,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을 수도 있가. C-HR 는 동급 경쟁 모델보다 도심에서 연료 소비가 많은 경향이 있었다. 삿포로 도심에서는 쉽게 10km/리터로 낮아지기도 했다.
시승 차량의 경우 USB 포트도 없는 엔트리 사양의 차량이었지만, 주행안전장치 만큼은 충분했다.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과 액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되어 장거리 주행시의 안전을 돕고 있었다. 스티어링의 제어를 수반하는 차선 유지 지원 기능은 없었지만,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차간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ACC의 경우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데 집중해, 가감속시의 속도 제어가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운전석에서의 시야는 그다지 좋지 않다. 전방에서 측면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후방시야가 좁은 편. 리어 도어의 유리창 면적이 작은데다 그 절반 정도가 2열 시트의 헤드 레스트에 숨어 버리기 때문에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열거된 C-HR의 단점은 토요타가 부족한 자동차를 만든 것이 아니라, C-HR의 쿠페다운 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한 일종의 희생같은 것이다. 명확한 목적으로 개발된 만큼 모든 면에서 뛰어날 수는 없다. 차량의 크기에 집착한다면 다른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C-HR 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된 많은 소형 SUV 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토요타 C-HR은 패키지 구성에서도 부족함이 느껴지고, 승차감이나 주행성능에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하긴 어렵다. 분명 단점이 눈에 띄는 차량이다. 하지만 토요타의 주장처럼 C-HR은 세련된 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차량이다. 아주 진지하게 선택하기 보단 느낌이나 감각을 더욱 중시해 선택하게 되는 차량이라는 점이다. 리어 도어를 가진 2+2 쿠페스타일의 SUV를 떠올린다면, 앞서 열거한 내용들이 결정적인 약점이 되진 않는다.
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 소형 SUV의 경우 세단이나 해치백처럼 기본기와 성능에 크게 의존해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활용성을 중시해 선택된다. 그만큼 캐릭터가 중요하다. 주력 시장인 유럽시장에서 토요타 C-HR은 올 상반기 60,835대가 판매되어 소형 SUV 가운데 판매 5위를 기록했다. 나름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등과 경쟁하게 될 차종인 만큼 국내에서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토요타 C-HR 제원
크기 : 전장 × 전폭 × 전고 = 4360 × 1795 × 1565mm
휠베이스 : 2640mm
구동 방식 : 4WD
엔진 : 1.2 리터 직렬 4 기통 DOHC 16 밸브 터보
변속기 : CVT
최고 출력 : 116ps (85kW)
최대 토크 : 18.9kgm (185Nm)
타이어 :( 전) 215 / 60R17 96H / (후) 215 / 60R17 96H (던롭 에너지세이브 EC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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