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메르세데스-벤츠 E4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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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에 출시된 W124형 1세대 E클래스. 그로부터 30년 이상 지나 출시된 5세대 현행 E클래스는 2016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국내에는 현재 E200 아방가르드, E220 d, E300 아방가르드 등의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 2월 메르세데스-벤츠는 총 5,534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34%를 차지하고 있다. 2월에 판매된 수입차의 3분의 1이 메르세데스-벤츠라는 사실은 제품 품질을 넘는 브랜드의 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120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자랑하는 E클래스는 C 클래스와 함께 브랜드 라인업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모델. 다양한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도 역대 E클래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이번에 국내 E틀래스 라인업에 추가된 4WD 모델인 ‘E400 4매틱'은 2개의 터보 차저가 장착된 3.5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함께 9단 AT가 조합된 모델이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등급 이름에 사용되는 3자리 숫자는 성능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표시로, 333마력의 최고 출력과 48.9kgm의 최대 토크는 E클래스 라인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참고로 이전 세대의 E400 모델은 337마력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모델이었다.
E400 4매틱은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같은 E클래스지만 ‘아방가르드’ 모델과는 디자인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방가르드 모델이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외관을 강조하는 반면 익스클루시브는 전통적인 메르세데스-벤츠의 분위기가 강조되고 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아방가르드는 벤츠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면, 익스클루시브는 라디에이터 그릴 위헤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운전석에서 벤츠의 엠블럼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중요시 하는 운전자라면 E400으로 눈이 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신형 E클래스의 외관 디자인은 S클래스와 C클래스를 잇는 중간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길이 45cm, 폭 10cm 이상 차이나는 S클래스와 C클래스의 구분은 명확할지 몰라도 그 중간 크기의 E클래스와 비교를 하면 순간 혼동을 일으킬 수 밖에 없을 정도. 대시 보드에는 2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수평 유리로 마감한 계기판도 갖추고 있다. 인테리어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적용해, 상위 S클래스와 흡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익스클루시브라는 등급은 앞서 말한 대로 전통적인 메르세데스-벤츠를 추구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외형만의 차이는 아니다. 주행성 역시 마찬가지. 최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주행성을 해지치 않는 범위내에서 비교적 단단한 성격을 띄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A클래스와 C클래스 역시 이러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전에 출시된 신형 E 아방가르드 모델 역시 스포티한 주행성이 돋보인 모델이었다. 하지만, E400 익스클루시브 만큼은 부드러운 설정이다.
이러한 차이점은 AMG를 제외하고 E클래스 최초로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에 기인한다. ‘AIR BODY CONTROL’이라는 이름의 메르세데스 최초의 새로운 방식의 서스펜션으로 전면에 2개, 후면에 3개의 서로 다른 크기의 챔버를 통해 서스펜션의 단단한 정도를 3단계까지 조절 가능하다. 금속 스프링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훨씬 유연한 조정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부드러운 승차감은 모든 속도 영역에서 동일하게 유지된다. 심지어 코너링시에도 호들갑스러운 몸놀림 없이, 관성의 법칙에서 해방된 듯 무심하게 급격한 코너링도 공략해 나갈 수 있다. 인공적으로 짓누르고 있는 느낌이 강하지만,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댐핑 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3단계로 조절가능하다. 센터 콘솔의 스위치로 바꿀 수 있지만, 굳이 스포츠를 선택해야할 이유는 느껴지지 않는다. 컴포트 모드에서도 부드럽지만 예리한 서스펜션의 설정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와인딩로드로 들어서면 차량의 사이즈가 실제보다 작게 느껴진다. 이것은 확실히 정확성이 뛰어난 스티어링과 안정된 4WD를 통한 신뢰감의 발현이다. 하지만, 신형 E클래스에도 한가지 흠은 보인다. 운전자의 사이드 미러 뒤에 존재하는 매우 큰 사각지대가 그것이다. 최첨단 주행 안전 장치가 대거 도입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가 이렇게 넓게 설계되었다는 점은 의아하다. 앞으로의 마이너 체인지 등을 계기로 미러의 설치 위치 변경 또는 형상 자체의 개선 등 대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 높은 출력의 엔진 뿐만 아니라 4WD 시스템의 탑재로 E400의 공차 중량은 1910kg에 이른다. E200보다 약 200kg이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100km/h 가속 시간은 5.2초. E200 계보다 더 치밀하고 부드러운 가속 느낌을 받는 건 단순히 엔진의 기통수가 늘어난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후륜의 접지력에 불안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은 탁월한 4WD의 성과이다. 이것이 대부분의 상위 모델에 4WD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는 이유로 보인다.
뛰어난 엔진과 서스펜션도 중요하지만, 역시 최근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주행 보조 시스템들이다. 앞차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차간 거리을 유지하며, 차선을 유지하고 주행하는 것은 이미 S클래스를 통해 익숙한 기능들. 하지만 이러한 기능들이 정말 일상 주행에서 도움이 되는지는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음에도, 여전히 상위모델들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기능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많은 신차 들이 긴급제동시스템, 어뎁티드 크루즈 컨트롤 같은 기능을 채용하면서 확대되고 있지만, E클래스와 S클래스의 주행 안전 시스템과 비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여전히 비용문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하루 속히 대중화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기술과 존재감, 가치는 S클래스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E400 4매틱 익스클루시브는 ‘과연 S클래스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완성도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E클래스 최초로 적용된 새로운 에어 서스펜션과 4WD 구동방식만으로도 E300 4매틱을 선택할 이유는 충분하다. 벤츠의 모든 E클래스 라인업은 각자 구매해야할 이유가 있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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