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니로의 경쟁자, 토요타 프리우스 V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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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출시된 기아 니로는 쌍용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렉스를 경쟁모델로 꼽고 있다.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가격이나 차종이 유사해 구입목록에 함께 열거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수입차 부문에서는 어떤 모델이 경쟁상대가 될까? 물론 가격차이는 있지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SUV와 세단의 장점을 조합한 크로스오버라는 공통점을 가진 모델을 찾자면, 단 하나의 경쟁모델이 있다. 바로 토요타 프리우스 V이다.
한국 수입 자동차 시장의 주류는 디젤 세단과 SUV들. 그리고, 그 속에서 꾸준히 하이브리드를 고수하고 있는 토요타. 토요타의 프리우스 V는 일본시장에서는 프리우스 알파로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지만 국내에서는 ‘프리우스 V’ 로 명명되었다. V의 의미는 ‘versatility’의 첫글자를 딴 것으로 다재다능, 다목적을 의미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프리우스 V는 후방 공간이 넓어진 프리우스이다. 휠베이스가 늘어나고 웨건과 같이 트렁크 공간이 늘어났지만 정면의 모습이나 기존 프리우스가 가지고 있던 특징적인 디자인은 그대로 이다. 프리우스의 효율성에 대해 만족했던 사람이라도 공간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프리우스 V는 희소식이다.
프리우스 V는 프리우스보다 전장은 165mm, 전고는 95mm, 전폭은 25mm, 휠베이스는 80mm가 증가했다. 기본적인 디자인 라인은 기존 프리우스와 유사하지만 차체 외관에 전면적으로 새로운 부품이 사용되어, 자세히 들여다 보면 거의 다른 자동차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최근 토요타가 선보인 패밀리룩을 이어받고 있어 익숙한 모습이기도 하다.
인테리어 또한 프리우스와 다른 부품이 다수 사용되고 있으며, 착석 위치도 조금 높기 때문에 운전석에 앉으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실내 곳곳의 마감도도 우수하고 손 끝에 닿는 질감도 별 다른 문제를 찾을 수 없다. 스위치 및 표시 패널 배치도 적절해 사용하기 편하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탓에 2열 시트의 무릎 공간도 여유롭다. 기존 프리우스보다도 훨씬 넓다.
실내에서 기존 프리우스와 다른 눈에 띄는 부분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분할이 사라진 부분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공간적으로 연결되면서 더 넓은 분위기이다. 운전석의 위치가 높아진 것도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장 큰 이유 일 것이다. 시트의 높이가 기존 프리우스보다 30mm 높다. 전고도 함께 높아져 헤드룸 공간의 차이는 없다. 높아진 만큼 시야가 열려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프리우스 α(국내명 프리우스 V)는 5인승 사양과 7인승 사양 2가지가 있다. 국내에는 5인승 모델이 출시가 된 것. 한국시장에서 프리우스 V로 명명되어 판매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7인승 모델은 분명 더 많은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적재공간에 있어서 5인승 모델보다 20리터가 작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5인승 모델이 적재공간도 좀 더 여유롭고 사실 7명의 모두 탑승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7인승 모델이 필요없는 상황이 많다. 뿐만 아니라 차량 가격까지 고려해야 되는 상황에서 5인승 모델의 도입이 맞는 선택임은 분명하다.
실내는 2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레이와 블랙 2가지. 최근 소형 SUV들이 경쾌한 색상으로 젋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는 것과는 다른 차분한 색상이다. 이것이 프리우스의 성격이기도 하고 토요타의 색깔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요타도 좀 더 화사해져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분명 무난함이 인기있는 차종이긴 하지만 렉서스의 화려함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화려함을 원한다면 CT200h를 사야하는 것인가.
그리고 또 하나, 앉을 자리가 높아지고있는 것이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장 큰 이유 일 것이다. 지상에서 시트에 앉으면 엉덩이까지의 높이 '프리우스'보다 30mm 높아 605mm. '프리우스'보다 천장이 높은만큼,이 수치 이상으로 시야가 열려있는 것처럼 느낀다.
운전해보면 프리우스에서 느꼈던 그 감각 그대로 이다. 엔진이나 전기모터, 이들을 제어하는 동력 분할 기구 등도 기존 프리우스와 동일하다. 모터만으로 부드럽게 발진하고 속도가 오르면 엔진에 의한 구동으로 바뀌고 좀 더 가속패달에 힘을 실으면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구동되는 일련의 과정들, 기존 프리우스가 보여주는 그런 동작들이 프리우스 V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이 ‘그대로’ 재현된다는 부분이 오히려 의외의 만족을 가져다 준다. 차체의 길이가 커지고 무게도 증가한 만큼 더 많은 힘이 필요할 텐데, 기존의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적용하면서도 둔해지거나 무뎌진 부분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풀가속시 실내로 밀려오는 엔진음도 그대로. 듣기 좋은 소리는 분명 아니다. 엔진의 회전수를 제어하기 보단 엔진과 전기모터간의 동력 분할이 프리우스의 기술적인 특징 중 하나인 만큼 차음만으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토요타 브랜드인 만큼 비용을 줄여야 하는 문제도 있었을 것이고.
차량의 무게는 증가했지만 최종 감속비를 최적화해 프리우스에 비해 가속이 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역시 연비는 기존 프리우스보다 떨어진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프리우스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7.9km. 이 정도 공간을 제공하는 차량들에 비하면 우수한 편이긴 하다.
승차감만으로 본다면 오히려 프리우스보다 좋다. 무게증가가 오히려 승차감에는 플어스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거친 노면을 돌파할 때의 몸놀림은 오히려 프리우스보다 세련된 느낌만저 전한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유럽메이커들의 동급 세단들에 비해 무딘 편.
잠실에서 가평까지 왕복 140km의 시승주행을 마친 후의 연비는 리터당 18.1km. 이번 주행에서는 급가속이나 급정지는 배재하고 최대한 일상적인 주행패턴과 유사하게 주행했다. 종종 앞차량을 추월하기도 하고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시내주행도 총 주행거리의 절반 정도 였다. 기존 프리우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공인 연비를 웃도는 괜찮은 연비를 보여줬다. 시승행사에 함께 참가했던 다른 기자들의 경우 리터당 24kmdp 달하는 연비가 나오기도 했다.
프리우스 V는 기존 프리우스에 공간을 더한 모델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모델명이 프리우스 α인 것은 프리우스에 없는 α를 더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국내명 프리우스 V는 단순히 공간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다재다능(versatility)의 의미를 부여했다. 작명에 있어서는 국내 출시명이 더 적절해 보인다. 온 가족의 토요타라는 토요타의 브랜드 성격과도 더 잘 맞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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