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전쟁!!! XM3 하이브리드vs.니로 하이브리드(Feat. 지옥의 강남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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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주춤한 자리를 하이브리드가 파고들고 있다.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019년까지만 해도 10만여 대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21만대로 폭풍 성장했다. 전기차 성장 속도보다 하이브리드가 더 빠를 정도다.
국내 하이브리드 강자는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하지만 르노코리아가 ‘XM3 하이브리드 400만 원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 들자, 소형 하이브리드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XM3 하이브리드 계약 건수가 전년 대비 900%나 증가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판매하는 신차 2대 중 1대꼴로 XM3 하이브리가 팔리고 있을 만큼 관심과 인기가 뜨겁다.
하이브리드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효율을 비롯해 친환경차로 누릴 수 이점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 특히 연료 효율성에 민감하다. 아무래도 초기 구입 가격이 비싸므로 유지비에서 이득을 봐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XM3 하이브리드의 관심이 높아지자 덩달아 현대 코나 하이브리드,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도 주목받고 있다. 넉넉한 편의장비와 장거리 연비가 강점인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완성도 높은 주행 성능과 도심 연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XM3 하이브리드 구입을 두고 심각하게 저울질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모터그래프 취재팀이 직접 테스트에 나섰다.
#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vs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 연비 대결
경쟁 모델 :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
주행 경로 : 상암월드컵경기장 – 시청 – 왕십리역 – 선릉역 – 잠실종합운동장 – 올림픽대로 – 상암월드컵 경기장
총 주행 거리 : 51km
연비 측정 방법 : 트립 컴퓨터 확인 & 풀-투-풀 주유
변인 통제 : 각 모델 규정 타이어 공기압 설정, 스티어링휠 & 시트 열선, 공조장치 25도 & 풍량 1단계, 주행모드 에코, 회생제동 시스템 적극 활용(니로 하이브리드 회생제동 3단계, XM3 하이브리드 B모드)
# 밀려도 너무 밀리는 서울 시내
연비 대결을 위해 상암월드컵경기장 주차장을 나서 야심 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나서자마자 정체 구간이 시작됐다. 주차장 바로 앞 사거리를 지나는 데만 10분이 넘게 걸렸다. 잠실까지 어떻게 갈지 출발부터 정신이 아득해진다.
출발 후 1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시청까지 밖에 오지 못했다. 출발 전 물을 많이 마신 것이 슬슬 후회되기 시작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서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 자신과의 싸움(?) 끝에 첫 번째 목적지인 잠실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연비 측정 결과 XM3 하이브리드는 19.2km/L, 니로 하이브리드는 16.2km/L를 보였다. 트립 컴퓨터상으로만 따지면 XM3 하이브리드가 니로 하이브리드보다 극심한 정체 구간 기준 18.5%나 높은 효율을 보인 셈이다.
정부공인 표준연비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정부공인 표준 도심 연비는 21.9km/L에 이른다. 하지만 극심한 정체 구간을 만나니 26% 낮은 연비를 나타냈다. 반면 XM3 하이브리드의 정부공인 표준 도심 연비는 17.0km/L. 하지만 실제 측정해 보니 13% 가까이 높은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정체 구간 해소되니 크게 향상되는 연비
다음 테스트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상암월드컵경기장까지 이동하며 진행했다. 이때는 올림픽대로를 이용해 정체 구간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달릴 수 있는 주행 환경을 만들었다. 60km/h 정도는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던 덕분에 전기모터 이용 비중도 높았다.
이 환경에서는 니로 하이브리드와 XM3 하이브리드 모두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6단 변속기를 통해 전기모터 가용범위를 높였기 때문에 가속페달 조작만 잘하면 8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물론 XM3 하이브리드도 모터 변속기와 물리 4단 변속기 조합으로 80km/h 전후 속도에서도 전기모터를 사용해 주행이 가능하다. 토요타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전기모터 가용범위가 약 60km/h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다시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도착했다. 시내를 거쳐 2시간 가까이 걸렸던 길이 올림픽대로를 타고 돌아오면서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코스 완주 후 트립컴퓨터로 확인한 최종 연비는 XM3 하이브리드 20.8km/L, 니로 하이브리드 17.2km/L였다. 주행 여건이 좋아지면서 니로 연비 또한 급격히 좋아진 것을 감안하면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하는 환경이 이번 대결 코스에 있었다면 XM3 하이브리드와 거의 비슷한 효율성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다.
# 서울 도심 연비 결과
가고서길 반복하는 도심에서 XM3 하이브리드와 니로 하이브리드의 실제 연비를 비교해 봤다. 국산차 중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연비 좋은 소형 SUV간 비교라는 점에서 보다 흥미롭고 실질적인 테스트였다.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두 모델 모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며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특히 XM3 하이브리드는 모든 조건에서 정부공인 표준 연비보다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아무래도 제조사측에서 너무 보수적으로 연비를 신고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XM3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 17km/L라는 숫자는 연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운전했을 때 확인할 수 있는 숫자에 가깝다. 연비에 조금만 신경 쓰면 평균적으로 20km/L 이상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비는 운전자의 성향과 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아무리 효율 좋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해도 스포츠카처럼 운전하면 연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도 연비 운전만 잘하면 하이브리드 못지않은 연비를 뽑아낼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저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우수하다는 점을 어필한다. 하지만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활용하고 운전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제조사의 기술과 소비자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전법이 만났을 때 효율은 극대화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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