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미봉책? - 테슬라 모델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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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3번째 전기차 ‘모델 X'를 지난 달에 공개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S 판매를 하면서 패밀리카를 대체할 수 있는 모델X를 개발한다고 발표했고,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발표도 진행했습니다. 당초 2013년 출시될 예정이었던 모델 X는 2년을 넘겨 출시되는 것으로, 고성능과 친환경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 세단형 모델 S를 기반으로 공간을 더 확대한 모델 X는 한번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하며, 2개의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4륜구동 모델입니다. 차량 가격은 13만2000달러에서 14만 4000달러로 책정됐습니다. 테슬라 CEO 엘런 머스크는 발표회에서 모델 X가 올해 5만 대, 내년에는 주당 1600대 생산 라인업을 갖춰 판매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습니다.
테슬라가 모델X를 출시한다고 발표하자마자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모델X는 세단과 SUV라는 대분류가 지배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 업체로서는 없었던 SUV의 빈자리를 채워줄 전략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델S의 성공적인 판매에 이서 모델X의 시장진입은 테슬라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전략 차종입니다.
팰콘윙이라는 독특한 문 시스템, 최대 7인이 탑승할 수 있는 모델X는 레저용으로 SUV를 원하는 수요 뿐 아니라 패밀리카의 역할이 중요한 미국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출시됐던 전기차들이 성능과 가격의 한계를 이유로 소형차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SUV로 전기차를 만들기에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자동차 업계의 예상이었는데, 테슬라는 모델S로 전기차의 고정관념을 깬 것처럼, 모델X로 다시 한번 도약을 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오토기어는 이전 모델S 시승과 마찬가지로 태슬라의 향후 방향에 큰 전환점이 될만한 모델인 모델X 시승을 위해서 미국 현지를 방문했습니다.
우선 오토기어는 시승을 위해 미국 서부에 위치한 테슬라 주요 판매점을 모두 찾아 문의를 했지만 '현재로서는 시승이 불가능하다'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시승은 하지 못해도 모델X 전시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외형 디자인에 대한 느낌, 만듦새 등을 알아보기 위해 테슬라 매장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방문한 매장은 미국 산호세 산타나로 매장(333 Santana Row Suite 1015 San Jose)이었습니다. 산타나로는 명품매장과 쇼핑센터가 모여있는 곳으로 태슬라의 신규 모델이 가장 먼저 전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테슬라가 이미 언론을 통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하기는 했지만, 모델X 판매를 공식 발표한지 한 달이 넘은 시점이기 때문에 적어도 핵심부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전시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습니다만,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일단 오토기어가 방문한 테슬라 매장에는 모델X 전시차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델X가 전시된 다른 매장으로 이동을 위해 매장 직원에게 모델X를 볼 수 있는 매장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직원의 대답은 '현재, 미국 내에 있는 테슬라 매장에는 모델X 전시차가 단 한 대도 없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모델X의 전시차나 시승차가 나올 계획이 없다는 내용도 확인했습니다. 공식 출시와 함께 각 지역 주요 자동차 딜러에게 시승차와 전시차가 바로 공급되고, 이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판매를 진행하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일반적인 판매방식과 전혀 다른 상황에 적잖이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 '테슬라X의 주문이 가능한가?'라고 물었고 공식적인 답변은 '주문이 가능하지만 2만 5천대의 예약이 밀려 있기 때문에, 내년 연말쯤 되어야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서 주문한 2만 5천명은 모두 모델X를 보지도, 시승해보지도 않고 10만달러가 넘는 차량의 구입을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차량을 실제로 만져보고 시승까지 해본 후 구입을 결정하는 미국 자동차 판매 방식과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신차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기도 전에 판매를 하는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 방식이 옮겨간 것일까요?) 또 한 달전 모델X 발표시에도 사전 계약자가 2만 5천명이라고 테슬라는 밝힌바 있는데,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사전 계약자가 2만 5천명이라는 점이 다소 석연찮게 다가왔습니다.
미국에서 자동차 업체가 신차를 공식 발표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즉각적인 판매가 이뤄질 것임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X는 발표와 함께 최초로 인도된 16대의 자동차 그리고 본사가 가지고 있는 일부 테스트 드라이브 차량 외에는 모델X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두 가지의 정황을 예상케 합니다. 우선 테슬라가 모델X를 양산할 수 있을만큼 '생산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모델S의 출시 시점이 상당 시간 지나 화제성이 떨어진 상황인데다 최근 폴크스바겐을 중심으로 '디젤 게이트'가 촉발되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같은 차세대 동력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모델X와 같은 혁신적인 신모델의 등장은 테슬라의 브랜드 재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모델X의 양산의 준비는 완료된 상황이지만, 기본 가격인 13만불대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간 십만대 이상 판매가 보장되는 내연 자동차와 달리 제한된 소비층을 대상으로 제작하는 특수차량은 원가 대비 충분한 마진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영업 이익을 내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생산요소 투입량의 증대에 따른 수익향상의 이익을 확보할 수 없기에) 합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S의 경우에도 내연 자동차 대비 원가 비율이 낮아 마진이 높음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내연 자동차 업체에 비해 생산 기반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고 기상 악화, 배송 문제 등의 악재까지 겹쳐 지난 해의 경우 목표 판매량인 33,000대를 달성하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테슬라의 발표와 달리 모델 X의 생산 기반, 기반 기술 등 전반적인 상황이 미성숙 상태가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만한 상황입니다. 신생기업인 테슬라는 지속적인 투자를 받고, 성장을 하기 위해서 신기술, 신차에 대한 정보를 내놔야 하고 이 때문에 수익성과 기술적인 완성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델X를 공개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이런 예상이 맞을 경우 모델X의 본격적인 판매와 출시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으며, 본격적으로 양산이 된다고 해도 가격 인상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너럴모터스도 이같은 의혹을 받은바 있습니다. 금융위기로 GM이 파산위기에 있을 때, GM은 당시 출시되지 않은 전기차 볼트에 대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진행합니다. GM은 볼트가 기존 자동차 시장을 완전히 바꿀 전략 모델이라고 강조했으며, 정부의 지원을 받아 파산을 모면한바 있습니다.
GM은 볼트가 100% 전기차임을 강조했지만, 실제 출시된 모델은 작은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거리가 짧고, 배터리의 부족한 성능을 2기통 엔진이 충전하는 방식을 적용해 볼트가 전기차인가?하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미 출시된 하이브리드 차의 구조를 바꾸는 편법으로 볼트를 만들었다는 의혹도 있었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GM이 파산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기술적인 완성도가 충분치 않은 볼트를 무리하게 시장에 출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생산가격보다 낮은 판매가격으로 볼트를 출시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GM은 볼트의 판매량을 조절한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볼트는 기우는 GM의 미래를 짊어질 모델처럼 보였지만, 매달 판매되는 양은 수백대 수준이었습니다.
정말로 전략모델이라고 한다면 다른 차량의 생산시설을 줄이고 볼트 생산을 확대해야했지만, GM의 움직임은 그 반대였습니다. 볼트의 판매가 지지부진한 동안 GM은 다른 차량들 판매를 확대해 기사회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볼트가 GM이 회복하는데 활용한 미끼상품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황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테슬라 모델X도 마찬가지입니다. 테슬라는 모델S를 통해 파산직전의 회사의 운명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위태로운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모델X 출시를 통해 재정위기를 넘길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했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전략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예상보다 늦은 출시는 소비자들의 관심 하락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건전한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가격 인상은 필연적인 수순이며 이 또한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데 악재로 작용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테슬라 매장에는 모델S를 보러 온 사람들도 많지만, 오토기어처럼 모델X에 대해 궁금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시장에 머무르는 시간 동안 동일하게 모델X의 시승과 구입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매장 매니저는 모델X를 문의하는 고객들에게 아직 시승차나 전시차는 없으며, 지금 주문하면 내년 말에 받는다는 설명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면 더 간절하게 원하게 되는 것이 사람심리입니다. 모델 X를 보지도 않고 구매를 결정한 2만 5천명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실제 테슬라의 생산능력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차를 판매하거나 전시할 준비가 충분치 않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델X를 시승, 구입하게 될 수 있는 때가 언제가 될지는 아직 알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모델X를 시승할 수 있게 될 경우 가장 빠른 시승기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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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자동차 역사를 새로 쓴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S(Model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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