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 밟으니 머리가 뒤로 턱…아우디 e-트론 GT, 직접 타보니[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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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한결 기자. |
"경쟁차는 포르쉐 타이칸."
제프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지난 9일 부산서 기자들과 만나 아우디의 순수전기차 이트론(e-트론) GT와 RS 이트론 GT의 경쟁자로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을 꼽았다.
폭스바겐그룹 출신인 양 브랜드는 같은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에 이트론 GT는 '타이칸 저격수'라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는데,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형제대결'을 목표로 함을 직접 확인해 준 셈이다. 타이칸 판매 호조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포르쉐처럼 아우디 역시 이트론 GT를 통해 강력한 주행성능을 살린 순수전기차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야심찬 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인근 주차장에서 지난 8일 맛보기로 이트론 GT와 RS 이트론 GT를 시승해봤다. 이트론 GT는 아직 국내에는 공식 출시하지 않아 공도에 나갈 수가 없어 주차장에 설치된 간이 코스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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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백 3.6초 체험해보니━
/사진=정한결 기자. |
간이코스는 시작-가속-브레이크-코너링-가속-종료 형태로 구성됐다. 주행 시간은 사람마다 달라 길게는 2분, 짧게는 45초까지 나왔으며, 시승의 하이라이트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 체험이었다.
RS 이트론 GT의 공식 제로백은 3.6초(부스트모드 3.3초), 이트론 GT은 4.5초(부스트모드 4.1초)다. 두 모델 모두 두개의 강력한 전기모터를 활용한다. 이트론 GT의 경우 부스트 모드 사용시 최고 출력 390kW, 최대 토크 65.3 kg.m의 주행성능을 갖췄다.
더 빠르고 강력한 RS 이트론 GT는 최고출력 475kW, 최대 토크 84.7 kg.m을 발휘한다. 공기저항계수도 0.24cd로 매우 낮다. 테슬라 모델3(0.23cd)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 값이 낮을수록 풍절음이 줄어들고 주행 효율이 증가한다.
실제 시승을 할 때도 시작 지점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브레이크를 밟아야하는 지점이 나왔다. 엔진소리가 아닌 모터소리와 함께 3~4초 사이에 수십미터를 주파했다. 현장에 있던 아우디 관계자가 시승 전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머리를 조심하라"고 일러준 대로 가속 구간에서 머리가 뒤로 밀리며 머리받침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사진=정한결 기자. |
미끄러운 노면에서 빠른 코너링을 시도할 때도 가뿐했다. 지난 8일 25.7㎜의 비가 쏟아지면서 주차장에 물이 찼지만 주행하면서 속도가 느려지거나 미끄럽지 않았다. 가속 구간에서는 지면에 고인 물을 강하게 옆으로 밀어내며 달렸다.
시속 40~60㎞의 속도에서도 방향을 빠르게 바꾸며 안전콘 주위를 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빠른 속도의 코너링에 익숙지 않았기에 브레이크를 밟으며 돌았지만 2번째 시승 때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음에도 방향전환이 편했다.
두 모델 모두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인 전자식 콰트로를 탑재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미끄러운 노면에서나 빠른 코너링시 후륜 구동용 전기 모터가 활성화되는데 이는 기계식 콰트로 구동보다 약 5배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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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이트론 GT 아우디 미래 형상화"…"12월 인도 예정"━
/사진=정한결 기자. |
이트론 GT는 1회 충전 시 유럽 WLTP 기준 488㎞, RS 이트론 GT는 472㎞ 주행이 가능하다는데 이날 시승을 통해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약 2분간의 짧은 체험에서 배터리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기는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800V(볼트) 초급속 충전, 넓은 뒷좌석 공간 등 아우디가 내세운 이트론 GT의 장점들도 확인할 시간은 부족했지만, 확인이 가능했던 주행성능만은 빼어났다.
아우디는 2번째 전기차 모델인 이트론 GT에 대해 "아우디 브랜드의 미래를 형상화했다"고 자평하는 등 이를 향후 전기차 전환의 핵심으로 선언했다. 프리미엄 모빌리티의 미래를 구축한다며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가 타고 나온 차로 등장시키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우디 이트론 GT는 독일 기준 9만9800유로(약 1억3800만원)부터, RS 이트론 GT는 13만8200유로(약 1억9100만원)부터 판매된다. 국내에는 1개의 인증 시험을 남겨둔 상황으로 연내 출시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과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12월에는 인도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얼마가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것이 우리의 성공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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