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압도적인 최고급 SUV 벤틀리 벤테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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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마르벨라에서 벤틀리 벤테이가를 시승했다. 벤틀리 최초의 SUV이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빠른 SUV다. W12 6.0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은 608마력을 낸다. 벤테이가는 최대 22인치의 휠과 245mm의 최저지상고로 벤틀리의 활동범위를 극적으로 넓혔다. 그러나 풍성한 토크, 황홀한 승차감 등 벤틀리 고유의 가치는 고스란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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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트럭이구만.” 에토레 부가티는 1930년 프랑스 그랑프리에서 자신의 경주차를 이긴 벤틀리를 이렇게 조롱하며 애써 위안 삼았다. 그로부터 85년이 지난 2015년, 부가티의 예언은 현실이 되었다. 벤틀리가 SUV를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벤테이가. 창업자 월터 오웬 벤틀리가 꼿꼿이 지켰던 신념처럼, 벤테이가는 세상의 모든 SUV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제일 빠르다.

지난 11월 19일, 스페인 남녘 끝에 자리한 휴양도시 마르벨라에서 세계 최초로 벤틀리 벤테이가를 시승했다. 이번 행사 내내 벤틀리 CEO 볼프강 뒤르하이머가 함께 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딱 40명의 자동차 저널리스트만 초청한 아주 특별한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18일 저녁, 기자는 일본, 중국, 미국 등과 함께 두 번째 그룹으로 마르벨라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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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뒤르하이머의 말엔 과장이 없었다. 일정의 모든 순간이 특별했다. 스페인 말라가 공항에 내려 입국장으로 들어서자 스태프가 벤틀리 푯말을 들고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 청사 밖으로 나서니 영국에서 공수해온 오른쪽 운전석의 플라잉스퍼가 전용 기사와 함께 대기 중이었다. 뒷좌석에 몸을 싣자 플라잉스퍼는 땅 위를 살짝 떠서 날아가듯 달렸다.

숙소는 호화 리조트 ‘델마’. 문을 열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방이 으리으리하다. 드레스룸 벽에 표시된 숙박료를 보니 하룻밤에 1,800유로(약 234만 원). 저녁 식사는 리조트 내 미슐랭 별 두 개짜리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그날 밤, 홀가분한 마음으로 발코니로 나섰다. 의자 깊숙이 앉아 파도 소리에 귀 기울였다. 벤테이가 오너의 삶이 이러려니 싶었다.

SUV 비율로 재해석한 벤틀리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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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아침이 밝았다. 프레젠테이션이 예정된 해변의 특설 부스 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아침 햇살을 등지고 벤테이가 10대가 코끝을 맞춰 늘어섰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우린 각자의 차로 흩어졌다. 이번 여정의 파트너는 일본 대표로 온 프리랜서 자동차 저널리스트 가네코 히로히사. 희끗한 반백발과 섬세한 주름에 연륜이 뚝뚝 묻어나는 멋쟁이 신사다.

“왜 일본에서 당신 한 명밖에 안 왔느냐”고 묻자 그는 “한국이 일본보다 벤틀리를 더 많이 판다”며 멋쩍게 웃는다. 이번뿐 아니라 최근 다녀온 벤틀리 행사에서 한국팀은 줄곧 VIP 대접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시장 가운데 하나인 까닭이다. 심지어 볼프강 뒤르하이머도 이날 모인 각 나라 기자 앞에서 한국 시장의 실적을 언급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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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테이가는 사진보다 실물이 나았다. 잘 생기진 않았지만, 웅장하고 격조 높은 외모다. 얼굴은 그 어떤 벤틀리보다 크다. 반짝이는 격자무늬 그릴 역시 화끈하게 크다. 그래서 존재감이 굉장하다. 실제로 덩치도 크다. 길이는 5m를 넘고, 너비는 2m를 꽉 채운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표준형과 롱 휠베이스 버전의 중간에 걸쳤다. 키는 10cm 정도 작다.

여느 벤틀리처럼 벤테이가도 그릴 양쪽으로 네눈박이 LED 조명을 심었다. 안쪽 두 개는 헤드램프다. 바깥쪽 두 개는 주간주행등인데, 테두리에서만 빛을 뿜는다. 가운데 동그란 부위엔 헤드램프 워셔를 숨겼다. 작동시킬 때만 튀어나온다. 앞바퀴를 감싼 펜더는 알루미늄 패널을 500℃의 공기로 달궈 ‘쾅’ 찍은 뒤 급속 냉각시키는 ‘수퍼 포밍’ 기법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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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면엔 벤틀리 컨티넨탈 시리즈 고유의 라인이 흐른다. 자동차용으로 프레스한 알루미늄 패널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크다. 이 크기의 패널을 찍을 프레스기는 전세계에 딱 두 대뿐인데, 그 중 하나를 벤틀리가 쓴다. 테일램프엔 벤틀리를 상징하는 ‘B’ 모양의 LED 그래픽을 넣었다. 옵션으로 앞뒤 범퍼 밑에 카본으로 만든 립 스포일러와 디퓨저도 달 수 있다.

뒷모습은 껑충한 키를 빼면 플라잉스퍼와 비슷한 분위기다. 머플러도 다른 벤틀리처럼 좌우로 길게 넓적하게 늘린 타원형 팁으로 감쌌다. 비율만 SUV일뿐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요소요소의 디테일은 영락없는 벤틀리다. ‘SUV의 제왕’이란 상징성을 감안해 좀 더 화려하게 꾸밀 법도 한데, 벤틀리 디자인팀은 지나친 장식을 자제하고 정갈하게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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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알루미늄 모노코크로 짰다. 향후 포르쉐 카이엔, 폭스바겐 투아렉 등과 나눌 뼈대다. 언더보디 일부와 외부 패널은 알루미늄, 나머지는 다양한 강도의 고장력강으로 구성했다. 이처럼 소재를 다양화한 덕분에 스틸로 만들 때보다 무게를 236kg이나 줄였다. 물론 그래도 벤테이가의 공차 중량은 2.4톤을 넘는다. ‘엑스라지’ 몸집과 W12 엔진 때문이다.

눈부시게 호화롭고 기능적인 실내

도어는 그 크기에서 연상할 수 있듯 묵직하게 여닫힌다. 실내는 기대보다 광활하진 않다. 덩치도 크지만 시트, 대시보드 등 구성요소 역시 큼직한 탓이다. 기존 벤틀리의 실내를 1.2배율의 확대경으로 보는 기분이다. 고급스러운 감각 역시 한층 두드러진다. 벤틀리의 고집대로 실제 가죽과 진짜 원목, 리얼 금속을 짝지어 꾸몄다. 그야말로 호화 응접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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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테이가의 실내는 시트 구성과 옵션에 따라 최대 15개의 원목 패널을 쓴다. 벤틀리는 크루 공장에 58명의 목공 장인을 투입했다. 이들은 오직 벤테이가에만 쓸 원목을 가공한다. 벤틀리가 벤테이가에 기울이는 정성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처럼 수작업 공정이 많아 벤테이가 한 대를 만드는 덴 130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당장 주문해도 몇 개월 대기는 기본이다.

그런데 벤테이가의 감성품질이 수작업만으로 완성된 건 아니다. 첨단 설계와 조립 기술도 뒷받침되었다. 벤틀리에 따르면, 벤테이가 실내 트림의 조립 허용오차는 0.1mm 이하다. 앞과 옆창은 이중유리 사이에 어쿠스틱 유리를 끼워 넣었다. 앞 유리엔 투명 금속 레이어를 심었다. 자외선 및 적외선을 막아주고 열선 역할도 한다. 그러나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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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 서체, ‘황소 눈깔’이란 애칭의 송풍구, 아날로그 시계 등 벤틀리 고유의 아이템도 빠짐없이 챙겼다. 시계는 브라이틀링의 것으로, ‘뮬리너 투르비용’을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8개의 다이아몬드와 금으로 꾸민 이 기계식 시계의 값은 벤테이가보다 비싸다. 이 시계는 주기적으로 빙글빙글 돌며 스스로에게 ‘밥’을 준다. 기본 시계와 달리 차에서 내릴 땐 뗄 수 있다.

천장엔 파노라마 선루프를 씌웠다. 유리로 덮은 면적이 1.35㎡로 전체 천장의 60%를 차지한다. 유리는 두 조각으로 나눴다. 앞쪽 절반을 틸팅해 숨통을 뻥긋 틔우거나 뒤쪽 유리 위로 슬라이딩시켜 열 수 있다. 벤틀리는 “시속 300km로 달리면서도 작동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자식 롤러블라인드로 커버를 씌워 햇빛을 가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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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은 넉넉하고 포근하다. 결이 고운 가죽 위에 벤틀리 고유의 다이아몬드 모양 퀼팅 박음질로 마감했다. 앞좌석은 사양에 따라 16방향 또는 22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은 독립식 혹은 벤치식 가운데 고를 수 있다. 독립식의 경우 18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마사지 기능도 기본이다. 벤치식 뒷좌석은 등받이를 포개 짐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다.

섬뜩한 정적 속의 폭풍 질주

드디어 출발할 시간. 10대의 벤테이가가 순서대로 해변을 빠져 나갔다. 볼프강 뒤르하이머가 구경꾼을 제지해 우리가 나갈 길을 차례차례 터줬다. 덩치가 만만치 않아 좁은 길을 빠져나갈 땐 퍽 조심스럽다. 좌우 미러를 살피고 때론 차 주위 360° 풍경을 비추는 ‘톱 뷰’를 들여다보며 리조트 사이의 미로 같은 골목을 빠져 나와 큰 도로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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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를 벗어나 곧장 고속도로를 탔다. 엉금엉금 육중하게 움직이던 벤테이가들이 쏜살같이 튀어 나간다. 가속 특성은 전형적인 벤틀리다. 무려 91.7kg·m나 되는 토크를 1,350~4,500rpm에 단단히 뭉쳐 놨다. 그래서 가속 페달 깊숙이 밟고 잠시 기다렸다 속도 높이는 상황은 경험할 수 없다. 발가락만 꼼지락거려도 거구가 발작하듯 벌컥벌컥 뛰쳐나간다.

벤테이가의 엔진은 W12 6.0L 트윈 터보로 608마력을 낸다. 전 폭스바겐 회장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개발을 주도한 유닛이다. 하나의 블록에 실린더를 엇갈리게 판 협각 V6 두 개를 붙인 형태다. 그래서 V12보다 길이가 24% 짧다. 벤테이가에 얹기 위해 재설계해 효율을 11.9% 높였다. 가령 직분사(200바)와 간접분사(6바)를 짝짓고 가변실린더 기능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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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성능은 세계 최강의 SUV답다. 벤틀리가 밝힌 벤테이가의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4.1초. 그런데 비슷한 성능의 늘씬한 스포츠카나 단정한 세단으로 경험한 가속과 느낌이 완전 딴판이다. 2.4톤의 거대한 덩치로 보이지 않는 공기의 벽을 박살내며 몰아치는 가속은 박력 그 자체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이처럼 살벌한 가속을 섬뜩한 정적 속에서 해치운다.

벤테이가는 성능만큼 정숙성 역시 동급 최고다. 악착같이 틀어막았다. 책 한 권만 한 사이드미러가 자리한 A필러 부위마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침묵을 지킨다. 이 때문에 벤테이가를 몰다 보면 속도감이 흐릿해진다. 그런데 벤틀리는 노이즈와 함께 사운드까지 몽땅 지웠다. 같은 엔진을 얹은 컨티넨탈 GT의 북소리처럼 웅장한 음색을 즐길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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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과 ‘분리’는 벤테이가의 핵심이다. 가령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은 조향감각이 매끈하고 부드러운 반면 노면 정보를 전하는 덴 관심이 없다. 전자식 액티브 롤링 제어 기술이 스민 서스펜션은 기울임을 엄격히 억제하되 나긋한 승차감을 포기하는 법이 없다. 컨트롤 유닛 사이의 초고속 통신망인 ‘플렉스 레이’와 벤틀리 최초의 48V 전장 시스템으로 완성한 마법이다.

활동범위를 극적으로 넓힌 벤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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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테이가엔 첨단기술로도 감출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무게와 덩치에 발목 잡힌 몸놀림이다. 시승 중 만난 굽잇길, 토크를 잔뜩 실어 뛰어들었다. 신통방통한 서스펜션 덕분에 기울임은 거의 없었지만, 의도한 궤적을 따르면서 속도를 높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욕심이 지나칠 땐 언더스티어가 고개를 들었고, 즉각 주행안정장치에 제압당했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이 같은 포르쉐 카이엔 터보 S와 결정적인 차이도 여기에 있다. 카이엔 터보 S에서 성능은 실존적 가치다. 100% 긁어 욕심껏 휘두를 수 있다. 또, 그럴 때 의미를 갖는다. 반면 벤테이가에서 성능은 상징적인 가치다. 아득히 높은 잠재력은 자신감과 우월감을 북돋는 장치다. 성능의 정점을 찌르기보단 긴장을 풀고 조금 느슨한 템포로 다룰 때 가장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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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테이가는 가장 효율에 신경 쓴 벤틀리이기도 하다. 가령 3~8단, 엔진회전수는 3,000rpm 이하, 토크 30.6kg·m 이하에선 엔진의 절반을 쉬며 6기통으로 달린다. 벤틀리는 ‘가변 배기량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5~8단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과 연결을 끊어 관성으로 달린다. 스타트 스톱 시스템은 차가 ‘거의’ 멈출 때쯤 미리 엔진의 숨을 끊는다.

벤테이가는 총 여덟 가지의 운전 모드를 갖췄다. 현존하는 SUV 중 제일 많다. 다이얼만 돌려 간단히 넘나든다. 온로드 모드는 스포츠와 컴포트, 벤틀리, 커스텀 등 네 가지다. 스포츠와 컴포트에서 파워트레인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승차감 차이는 크지 않다. 벤틀리는 섀시 엔지니어가 ‘강추’하는 세팅을 블렌딩한 모범 답안이다. 실제로도 가장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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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모드도 눈 & 풀밭, 흙길 & 자갈길, 진흙 & 다져진 길, 모래 등 네 가지를 마련했다. 벤틀리는 오프로드 주행 세션을 특설 코스에서 진행했다. 운전 모드를 오프로드로 바꾸면 모니터는 상황판으로 바뀐다. 지상고와 가로 및 세로 경사, 각 휠의 서스펜션 트래블(위아래 움직임 거리), 앞바퀴 조향 각도, 해발고도, 방위 등의 정보를 깨알같이 띄운다.

벤테이가 서스펜션의 최대 트래블은 225mm. 에어 서스펜션을 늘려 키를 최대한 키우면 최저지상고가 245mm까지 치솟는다. 이 상태에선 50cm 깊이의 물길도 헤쳐갈 수 있다. 벤테이가는 꿀렁꿀렁 험로를 잘도 누볐다. 바퀴 하나가 공중에 떠도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고 있으면 알아서 나머지 바퀴로 구동력을 옮겼다. 신경 쓸 건 오로지 차에 날지도 모를 상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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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테이가는 ‘정상의 SUV’답게 장비도 풍성하다. ACC는 내비게이션의 데이터와 센서, 카메라를 이용해 다가오는 코너나 속도 제한을 예상해 차의 속도를 알아서 조절한다. 평행과 직각 주차를 돕는 파크 어시스트도 옵션으로 마련했다. 오디오는 최상급을 고를 경우 스피커 20개와 출력 1,950W의 앰프를 짝지은 나임 시스템이 들어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벤테이가는 눈부시게 고급스럽고, 가슴 철렁하게 빠르며, 기대 이상으로 편안하고, 놀라울 만큼 안정적이다. 상징성 짙은 최고속도처럼,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고, ‘과잉’으로 넘쳐난다. 최대 22인치의 휠과 245mm의 최저지상고로 벤틀리의 활동범위를 극적으로 넓혔다. 그러나 풍성한 토크, 황홀한 승차감 등 벤틀리 고유의 가치는 고스란히 지켰다. 문득 궁금해졌다. 만약 에토레 부가티가 벤테이가를 본다면 어떤 독설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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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사진
벤틀리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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