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로메오의 새 기수, 줄리아 콰드리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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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Quadrifoglio=클로버잎이라는 이탈리아어)는 완전신형 스포츠 세단. 핸들링의 걸작인 오리지널 줄리아, 알파수드, 75를 우리에게 선사했던 사람들의 작품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뒤 예리한 드라이버가 빠져들 알파가 없었다. 따라서 이 차는 알파로메오 브랜드에 다시 감동과 명성의 재건을 안겨줄 책무를 짊어졌다.
콰드리폴리오는 가장 중요한 줄리아의 선두주자.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정면대결하려는 알파로메오의 새로운 기수다. 20여 년 만의 첫 신형 양산 뒷바퀴굴림 모델. 동시에 강력하고 혁신적인 엔진을 갖추고 동급 최고의 출력/무게비를 자랑한다. 알파로메오는 그 모든 것이 믿음직한 판촉 포인트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줄리아 플랫폼은 주로 고장력강판으로 만든 모듈형이다. 앞으로 나올 더 큰 모델도 그 방식을 따른다. 알루미늄 윙과 도어 그리고 탄소섬유 보닛과 도어가 무게를 줄였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쪽은 멀티링크. 둘 다 알루미늄 서브프레임과 섀시암을 썼다.
동력원은 신형 V6 2.9L 트윈터보 휘발유 엔진. 자매 브랜드인 페라리의 최신형 V8 터보에서 '영감'을 받았다. 알파로메오에 따르면, 구조적으로는 페라리와 연관이 없다. 알루미늄 헤드와 블록, 90도 뱅크각, 숏 스트로크 실린더, 크로스플레인 크랭크샤프트, 연료직분, 기통정지기술을 갖췄다. 그에 힘입어 최고출력 503마력에 최대토크 61.1kg·m, 7,000rpm까지 올라간다. 8단 토크 컨버터 자동박스는 탄소섬유 프로펠러샤프트를 통해 파워를 전달한다. 앞으로 수동박스와 네바퀴굴림도 나온다.
엔트리급 디젤 버전은 공차중량 1,400kg을 밑돌고, 동급기준보다 가볍다. 회색 합금휠은 지난 10년동안 사랑받던 GTA 배지를 단 고속모델의 '텔리다이얼' 휠을 받아들인 것. 알파로메오 마니아들이 분명히 환영할만 하다.
줄리아의 실내는 알차다. 운전위치는 낮고, 바르고, 조절가능하다. 투톤 가죽/알칸타라 스포츠시트는 연장형 쿠션과 두툼한 옆구리받침을 갖춰 몸을 잘 감싼다. 앞좌석 공간에는 여유가 있다. 아주 큰 사람만 아니라면 뒷좌석 다리공간은 인상적일 만큼 넓고, 머리공간은 알맞다. 대시보드, 스위치기어와 인포테인먼트는 평가가 엇갈렸다. 매력적이고 바느질 자국이 선명한 가죽이 스티어링, 대시보드를 덮었다. 모두 알맞게 윤택한 느낌을 준다.
3스포크 스티어링에는 빨간 스타트 버튼이 달렸다. 버튼을 길게 누르자 펄떡 살아난 엔진이 회전대가 올라감에 따라 멋진 쇳소리를 냈다. 지금까지 고막을 자극한 가장 낭랑한 사운드는 알파로메오 V6였다. 줄리아 콰드리폴리아의 사운드도 좋았다. BMW M3보다는 좋지만, 분명히 메르세데스-AMG C 63이나 6기통 재규어 XE S보다는 좋지 않았다.
로터리 DNA 프로 드라이브에는 4개 세팅이 있었다. 다이내믹(Dynamic), 어드밴스드 이피션시(Advanced Efficiency)와 레이스(Race). 마지막 레이스 세팅은 전자보조장치를 완전히 해제하고, 엔진, 기어박스, 스티어링, 브레이크와 뒷디퍼렌셜을 트랙에 맞췄다. 적응형 댐퍼는 로터리 손잡이 위에 달린 토글버튼을 통해 조절했다.
코너에 접근하기 전 2회전을 넘지 않는 콰드리폴리아의 비수처럼 날카로운 스티어링 반응에 대비해야 했다. 알파는 최신 고속 모델에 지나치게 직접적인 스티어링을 달았다. 그리고 줄리아 개발에는 페라리 섀시 엔지니어들이 참여했다. 따라서 줄리아의 예리한 조향에 숙달할 시간이 필요했다.
알파로메오가 앞바퀴기능을 그토록 철저하게 다스렸기에 줄리아는 다른 세단이라면 허덕일 스티어링비로 달릴 수 있었다. 막연하거나 예민하지 않았고, 언더스티어가 걸리지도 않았다. 더블 위시본 앞 서스펜션은 캠버를 잘 소화했다. 앞바퀴는 자유롭게 움직였고, 파워 스티어링은 초기 마찰이 훨씬 작았다. 그래서 스티어링은 중심을 벗어나자 약간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보디 컨트롤은 아주 뛰어났다. 알파로메오는 회사 소유의 발로코 테스트 트랙의 매끈한 코스를 달릴 기회만 줬다. 따라서 승차감 판정은 뒷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보디롤링은 힘들이지 않고 단단히 조절됐다. 그 이름값에 맞게 줄리아는 절묘하게 조율한 상쾌한 핸들링 밸런스를 갖추었다. 이같은 역동적 자질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당초에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즈카를, 그토록 위대하게 만들었던 알파로메오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되살리게 될 것이다.
새로운 콰드리폴리아는 사실, 대단히 매혹적인 핸들링 조작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때문에 범속하고 퇴행적인 지난 20년이 없었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고속 뒷디퍼렌셜은 너무 영리해 다른 모드로도 뛰어난 안정감을 뽐냈다. 그러므로 콰드리폴리아를 중립으로 몰아넣었고, 턴인에서 오른발 각도에 완벽한 프로포션을 제공했다. 고속 스티어링 랙을 다시 매끈하게 주행라인으로 되돌리기 위해 신중하게 카운터스티어를 걸어야 했다. 드리프트 앵글은 가장 따뜻한 찬사를 들을 만큼 부드럽게 잡아야 했다. M3은 그만큼 너그럽지 않았다.
아무튼 알파 팬들은 끔찍하게도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들의 굳건한 믿음에 보답할 높은 품격의 스포츠세단을. 지극히 중요한 핸들링 매력에서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는 그런 품격을 넉넉히 갖췄다. 햇살이 눈부시고 거울처럼 매끈한 이탈리아 서킷에서 어떤 전과를 거둘까?
알파로메오의 소재품질과 멀티미디어의 사소한 결함을 고객들이 눈감아줄 가격으로 내놓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BMW 슈퍼세단 고객을 빼앗아올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아무튼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는 최근 알파로메오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걸작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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