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변신이란 이런 것, 혼다 어코드 3.5 V6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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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는 1976년 출시된 혼다의 주력 차종으로, 혼다 `시빅(Civic)`과 더불어, 혼다의 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모델 중 하나다. 이번 페이스 리프트된 혼다 어코드는 40여 년 동안 이어져온 어코드의 최신형으로, 신규 도입된 각종 안전 및 편의 사양과 변경된 외관을 통해 보다 높은 완성도로 돌아왔다.
혼다 어코드는 미국 자동차 전문 잡지 `카 앤 드라이버(Car and Driver)`가 선정한 `최고의 차 Top10`에 29번이나 선정될 만큼, 그 경쟁력이 충분히 증명된 모델이다. 시승한 어코드는 3.5 V6모델로,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260만원이다.
페이스리프트는 일반적으로 기존의 차량에 크고 작은 변경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효력이 다한 모델에 신차 효과를 다시금 불어 넣고, 상품성을 끌어 올린다. 풀 모델 체인지가 `혁명`의 성격에 가깝다면, 페이스리프트는 `진화`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어코드는 어떤 모습일까? 어코드의 첫인상은 10세대 혼다 `시빅(Civic)`에서 보여준 최신 디자인 언어를 반영한 모습이다. 동급 차종 최초로 헤드램프와 안개등, 그리고 테일램프에 모두 LED를 적용했다. 디자인은 기존의 보수적인 모습에서 탈피한,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 캐릭터 라인이 강조된 보닛은 두툼하며 매끈하게 떨어지고, 라디에이터 둘레는 큼지막한 크롬 그릴을 적용하여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측면의 벨트라인 밑으로 위치한 2개의 캐릭터 라인이 통일성 있게 뻗어나가며, 5스포크 18인치 알루미늄 휠과의 분위기 조화가 뛰어나다. 타이어는 미쉐린 `프리머시(Primacy)`의 235/45R 사이즈가 장착되었다.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고려한 합리적인 선택이다. 앞 범퍼 하단에서부터 뒷 범퍼에 이르기까지 역동적인 선과 면이 강조되어 있어, 전체적인 디자인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
후면은 전반적으로 균형감 있고 볼륨 있는 모습이다. 듀얼 머플러의 장착으로 좌, 우가 대칭을 이루며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트렁크 리드와 범퍼하단의 크롬 악센트로 중후함과 고급스러운 느낌도 든다. 한편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적용은 반갑지만, 후방 방향지시등에 LED가 적용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다. 차체 크기는 길이/너비/높이 4,890mm x 1,850mm x 1,465mm다. 기존 모델 대비 28mm정도 길어졌다. 공차중량은 1,625kg.
외관은 총 4가지 색상이 제공되며, 실내는 블랙1가지 색상으로 통일 되었다. 시승 차량의 색상은 `루나 실버 메탈릭(Lunar Silver Metalic)`색상으로, 시선에 따라 농담(濃淡)이 변하며, 외관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실내는 외관의 변화를 대변하듯, 스타일링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자리잡은 우드 트림과 유광 검정 및 새틴(Satin) 실버 트림의 대조가 현대적이고 깔끔하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및 도어트림에서 나타나는 가죽과 플라스틱 소재의 적절한 배치 또한 돋보인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가죽과 우드트림이 적용되어 있으며, 쥐었을 때 부드러운 질감을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의 직경과 굵기는 적절하며 운전석 시트 포지션은 충분한 전방시야를 제공한다.
시트는 착좌감이 안락하며 허리와 몸을 잘 지탱해준다. 8방향 전동 조작과 2가지 운전석 메모리 기능이 제공된다. 센터페시아는 시인성을 고려해 2개의 디스플레이가 비치되어 있다. 상단의 7.7인치 디스플레이는 차량관련, 레인워치(Lane Watch) 및 3가시 시야 후방 카메라 정보등 차량 주행과 관련된 정보를 표시한다. 하단의 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아틀란 맵` 내비게이션과 오디오등의 편의사양이 표시된다. 안드로이드 OS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 및 아이폰 5 이상부터 문자, 음악, 팟캐스트 등 연동이 가능하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무선 충전시스템도 마련되어 실용성이 높아졌다.
트렁크공간은 넉넉한 편으로 뒷자석 공간의 크기를 고려했을때 충분한 용량을 제공한다. 트렁크 하단에는 스페어 타이어와 비상공구함 비치되어 있다.
버튼 스타트로 시동을 걸면, 3.5리터 V형 6기통 엔진이 기지개를 켠다. 최고출력은 282마력, 최대토크는 34.8kg.m이다. 혼다의 `어스 드림 테크놀러지(Earth Dreams Technology)`직분사 기술과 혼다의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기능이 적용된 엔진은 정속 주행 및 큰 출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가속 상황에서는 실린더를 3기통으로 운영하고, 상황에 맞게 6기통으로 가변 제어함으로써 효율성과 연비 향상을 도모한다.
고속주행시 어코드는, 저속에서처럼 차체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운전자가 힘을 원한다는 사인을 보내는 순간, 6기통 특유의 시원한 배기음과 함께 엔진은 중형 세단의 차체를 완만하게 전방으로 밀어 붙인다. 2.4리터 4기통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지만, 심박수를 상승시키는 가속은 아니다. 혼다의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기능은 i-VTEC(Variable Valve Timing)기능과 함께, 가속페달의 반응에 정확하게 응답한다. 변속기는 킥 다운 시 약간의 틈이 있지만, 운전자의 의도대로 적정 기어를 곧잘 선택한다.
또한 변속기를 `S`모드로 전환하면, 어느정도 호쾌한 변속이 가능하다. V6버젼에 장착된 전자제어식 6단 자동변속기는 기본기에 충실하고, 전 세대 대비 경량화와 소형화가 이루어져 완성도가 돋보인다. 반면 서스펜션은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기본기는 인상적이지만, 태생적 한계를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었는지, 일정속도를 넘어서면 서스펜션의 밸런스가 여유를 잃기 시작한다. 고속구간 중 차선 변경 시, 롤(Roll)이 증가된 모습을 보여주며 운전자를 다소 긴장하게 한다. 또한 스티어링 휠 조향시 차체가 반응하기 전까지 약간의 지연이 느껴진다. 고속에서 미세하게 유입되는 풍절음은 한가지 아쉬운 점이다.
어코드의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은 인위적이지만, 혼다 특유의 기계적인 감각으로 앞 바퀴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운전자에게 충실하게 전달한다. 고속에서는 적절한 묵직함과 저속에서의 가뿐함으로 만족스러운 조향을 제공한다. 브레이크는 앞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와 뒤는 솔리드 디스크 방식으로, 초기 응답력이 부드럽고 완만해, 제동이 편안하다. 저속 구간과 고속구간 모두에서 초기 페달 답력이 부드러워, 승차감과 잘 어울리는 셋팅이 돋보인다. 급제동 상황에서는 ABS작동 전까지 과감하게 조작할 수 있어 운전자의 자신감을 높여준다.
어코드의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복합 10.5km/l, 도심 8.8km/l, 고속도로 14.8km/l로 이와 비슷한 수준의 연비를 보여준다. 3.5리터6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은 차량으로서 준수한 수준의 운행이 가능하다.
어코드는 예나 지금이나 큰 우여곡절 없이 안정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왔다.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흐름에 적절히 반응하며 합리적인 결과물로 자리를 지켜왔다. 꾸준하다는 것은 곧 신뢰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이번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잘 다듬어지고 알차게 변신한 어코드의 모습에서 한번 더 신뢰성을 느낄 수 있다. 어코드만이 가지고 있는 `합리적인 신뢰성`이야 말로 이차가 어필하는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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