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티볼리 에어 1.6 디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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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티볼리에 이은 티볼리 에어가 국내 출시되었다. 서울마리나 요트클럽에서 인천공항을 오가는 시승행사를 통해 티볼리에어의 성능을 체험하고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시승코스에 인천공항이 들어간 이유에 대해 쌍용차의 관계자는 “‘에어’라는 이름처럼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기분을 티볼리 에어를 통해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그의 말처럼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에 이어 다시 한번 쌍용차를 날아오르게 할 수 있을까? 티볼리 에어의 시승느낌을 소개한다.
티볼리는 쌍용차에게는 앞으로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될 것 같다. 지난 3월 출시된 티볼리가 인기를 얻으면서 쌍용차는 빠르게 경영실적을 개선해 갔다. 2015년 티볼리 판매량은 4만 5021대로 경쟁모델인 쉐보레 트랙스(12,727)대나 르노삼성 QM3(24,560대)보다 많이 판매되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6만 3천여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다른 경쟁모델들이 부족했다기 보단 티볼리의 상품성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결과로 보여진다.
경영실적 개선의 공뿐만 아니라 티볼리는 쌍용차의 첫번째 연산 10만대의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2011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이후 컨셉모델부터 지금의 양산형 모델까지 개발된 것 또한 티볼리가 처음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유럽시장에서의 판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유럽시장 연간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18% 이상 증가한 2만6000여대로 설정했다. 여기에는 기존의 티볼리에 이어 2016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유럽시장에 처음 공개한 티볼리 에어의 투입도 반영된 목표이다.
티볼리 에어는 201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소개한 XLV 컨셉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이후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XLV-Air로 양산모델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주었으며 2016년 3월 양산모델인 티볼리 에어가 출시되었다.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 디젤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지만 출시 전 ‘티볼리 롱바디’로 불린 것처럼 더 길어진 차체로 넓은 적재공간을 통해 활용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일반 티볼리와의 차별화와 길어진 차체로 인해 디자인에도 변화가 더해졌다. 헤드램프와 앰블럼 주변의 모습은 ‘티볼리’와 동일하지만 포그램프 주변에 크롬 몰딩이 더해지고 이 라인들이 서로 만나면서 와이드한 느낌을 더했다.
측면부의 캐릭터 라인은 C필러 뒷부분의 길이가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큰 차이는 없다. 후면에서는 리어범퍼와 리어램프에 변화를 주었다. 티볼리 에어의 경우 투톤으로 분리된 리어범퍼가 직선형태로 바뀌어 티볼리에 비해 간결하고 안정된 인상을 보인다. 티볼리의 경우 가운데 하단 중앙의 브레이크 등을 흰색 리어범퍼가 덮고 있는 형태였다. 헤드램프도 큼직한 형태로 변경되어 전후좌우 어느 방향에서건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쌍용차는 대부분의 슈팅브레이크(쿠페스타일의 웨건)들이 오버행:휠베이스:리어행의 비율을 1.9 : 5.9 : 2.2로 가져간 부분에 착안해 티볼리 에어의 차체비율을 이와 같이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외 소형 SUV들의 길이와 전고의 비율도 10:3.66~3.67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 티볼리 또한 10:3.68의 비율로 디자인 되었다고 전했다. 티볼리 에어는 유럽에서 인기를 얻은 쿠페스타일의 웨건의 휠베이스/전후오버행의 비율에 소형 SUV의 전장/전고 비율을 따르고 있다. 장점만을 가져온 이 비율의 조합이 디자인적인 관점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 시각적으로 어색한 모습을 보이진 않고 있다.
티볼리 에어를 단순히 ‘차체 길이를 늘린 티볼리’로 단정짓는 것은 롱바디 모델을 생산하는데 고려할 요소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파워트레인을 바꾸지 않고 차체를 늘리는 것은 여러가지 제약을 해결해야 한다. 먼저 디자인. 무작정 길이만을 늘린다면 차체 비율이 맞지 않게 된다. 늘어난 차체 길이로 인해 차량의 강성이 떨어질수도 있으며, 일반 모델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소음이나 진동도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적재공간이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짐을 싣는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그에 따라 브레이크의 용량 확대나 이전 수준의 동력 수준을 보장해야 하는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하고 해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일단 티볼리 에어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품 구성과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실내에서는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에 변화는 없다. 한가지 차이점은 티볼리 가솔린과 디젤 모델의 경우 기어노브 상단이 하이그로시 소재였던 반면 티볼리 에어의 경우 무광의 플라스틱소재가 적용되어 있다. 손이 많은 닿는 부분인 만큼 하이그로시보다는 무광소재가 더 깔끔해 보인다. 대시보드 주위에 위치한 에어컨 메모리 기능과 스마트 스티어, 6컬러 클러스터, 그리고 드라이브 모드 설정 버튼 등은 티볼리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다양한 편의장비 들 중 하나이다. 이 또한 티볼리 에어에 건재해 있다. USB 단자 옆에는 HDMI 입력단자가 위치해 있는 점도 여전하다.
티볼리 에어의 가장 큰 특징은 2열부터 시작된다. 늘어난 길이만큼 적재공간이 대폭 늘어났다. 먼저,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된 2열 시트는 32.5도까지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소지품을 고정할 수 있는 2열 시트 앞쪽의 백 밴드도 적용되어 잇으며 대용량 컵홀더, 리어도어의 수납공간도 구비되어 있다.
티볼리 에어의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720리터의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티볼리는 골프백 3개가 들어가는 423리터의 적재공간을 보였다. 기아 스포티지의 경우 503리터, 현대 투싼은 513리터이다. 티볼리 에어의 경우 2열 시트를 모두 눕히면 1440리터의 적재공간이 생긴다. 트렁크 하단에는 듀얼 러기지 시스템이 적용되어 상황에 따라 추가로 물건을 더 실을 수 있다.
길어진 차체를 통해 적재공간을 늘렸다는 점에서 MPV에 가까운 티볼리 에어는 유사한 형태의 경쟁모델로 쉐보레 올란도를 꼽을 수 있겠다. 두 모델 모두 편의성을 높인 모델로 넉넉한 적재공간이 주요 특징이다. 물론 올란도가 티볼리 에어에 비해 전장이 225mm가 길고 전폭이 40mm 넓기 때문에 적재공간에서는 여유가 있지만 (올란도의 적재공간은 1594리터) 편의장비와 가격부분에서는 티볼리 에어가 더 매력적이다.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는 30.6kg.m의 e-XDi160 LET으로 티볼리와 동일하다. 변속기 또한 아이신 6단 변속기로 동일. 쌍용차는 1500~2500rpm의 넓은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발생해 고른 영역에서 만족스런 발진감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단 디젤엔진임을 감안할 때 아이들링시의 정숙성과 진동억제는 수준급이다. 엔진룸에서 전해지는 소음도 차폐를 통해 잘 억제되고 있고 공회전시의 진동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주행시에 이 급의 디젤 차량에서 흔하게 느껴지는 진동 또한 잘 억제되어 있다. 단 차량 하부에서 올라오는 노면음과 A필러에서 발생하는 풍절음은 다소 크게 전해진다. 물론, 티볼리 에어가 속한 세그먼트을 감안한다면 납득할만한 정도의 소음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크게 거슬리지 않는 정도이다.
이전에 티볼리 디젤의 시승행사가 인제 서킷에서 진행된 적이 있다. 소형 SUV의 시승행사를 인제 서킷에서 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의아함 뿐이었다. 지나친 자신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서킷 주행 후에 이어진 것은 티볼리의 핸들링 성능에 대한 찬사였다. “쌍용차가 이정도를?!”이라는 반응들이었다.
이번 티볼리 에어 또한 탁월한 핸들링 성능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3가지 모드로 설정가능한 스티어링 모드는 컴포트와 스포츠모드에서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3가지로 나눈 부분이 지나치게 세분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각 모드별 특징은 잘 반영되어 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살아나는 정확한 조향감은 다른 경쟁모델들을 앞서는 부분이다.
한가지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한계는 고속에서 조금 부족하다 느껴지는 엔진의 힘이다. 차량의 무게가 증가한 부분도 있지만 티볼리 에어의 특성상 차량에 싣는 짐이 많아지게 된다면 힘에 부치는 느낌을 더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많지도 않고 한계까지 밀어붙여보는 시승이라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일상 주행에서 불편함을 느낄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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