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티볼리 에어, 늘린 공간만큼 매력도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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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 출시한 쌍용자동차의 티볼리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수입 소형 SUV가 대세를 이루는 시장에서 국산차의 자존심을 세웠다. 현대, 기아, 쉐보레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대표작과 경쟁하면서도 쌍용의 독특한 매력을 뽐냈고 소비자들은 이에 호응했다.
쌍용자동차는 올해 미뤄왔던 차를 출시했다. 티볼리의 열풍이 예상외로 지속되자 작년부터 출시를 미뤘던 차다. 뒷바퀴 이후 트렁크 공간을 늘린 모델로 '티볼리 에어'라고 이름을 붙였다.
차축을 늘리지 않고 트렁크 공간만 늘린 이유에 대해 쌍용차는 이렇게 설명했다. 폭스바겐의 바리안트, 벤츠의 슈팅브레이크, 아우디의 올로드와 같은 왜건 모델의 공식을 따라갔다. 이 같은 방식은 국내에서도 과거 기아 프라이드 왜건이 비슷한 형태로 출시됐다.
티볼리 에어는 트렁크 공간을 늘렸지만 SUV의 형태도 유지했다. 길이를 기준으로 높이의 비율을 3.68로 맞춰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아우디 Q3 등과 비슷한 형태를 갖췄다.
트렁크 공간은 720리터까지 늘어났다. 또한 2열 시트가 27.5도를 기본으로 5도가 더 기울어져 최대 32.5도의 각도를 이룬다. 뒷좌석의 다리 공간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 아쉽지만 조금 더 뒤로 눕혀 앉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한다.
겉모습은 의외로 괜찮다. 쌍용차의 설명대로 비례가 잘 맞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형 SUV의 축소판과 같은 느낌이다. 트렁크 공간을 늘렸지만 하나도 어색한 부분이 없다. 티볼리 에어의 새로운 앰플럼이 트렁크에 붙었다. 날개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중앙에는 영어로 'AIR'라고 쓰여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디자인인 날개에 운동화 업계에서 유명한 '에어'를 합했기 때문인지 기시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 1.6리터 디젤 엔진의 부드러운 소리가 들린다. 날카로운 국산차 디젤 엔진 소리에 익숙했는데 쌍용차의 디젤 엔진은 좀 더 부드러운 느낌과 소리다. 115마력의 출력은 1500rpm에서 나오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도 여유가 있다. 부드럽게 가속되고 부드럽게 주행한다. 달리다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어도 그대로 굴러가는 느낌이 좋다. 가볍고 경쾌하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했다. 동영상으로 확인한 시간은 대략 13초. 대단한 성능은 아니다. 고속으로 갈수록 가속이 눈에 띄게 느려진다. 배기량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이 차에서 기대했던 성능만큼은 충분하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172km/h.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속도다. 고속도로에서 추월 구간을 통해 잠시 속도를 올려봤는데 소형엔진의 작은 차인데도 불안하지는 않다. 최고속까지 달려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쌍용차 관계자는 밝혔다. 시속 120km/h를 넘기면 풍절음이 크게 들어온다. SUV 형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정도니,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달릴 일도 없으니 합격점이다.
시승차는 2륜구동 모델이다. 일부 4륜구동이 있었지만 탈 기회가 없었다. 2륜구동 모델과는 리어서스펜션이 다르다. 2륜구동 모델에는 토션빔이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승차감이 조금 떨어지지만 내구성이 좋고 유지보수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단가도 저렴하다. 토션빔은 통통 튀는 승차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계속되는 요철을 지날 때나 코너링에서 불안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것을 감안하고 티볼리 에어를 탔는데 리어서스펜션이 불안하다는 느낌은 없다. 고속주행에서 뒤가 조금 튕긴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울퉁불퉁한 노면 때문인 것도 있고 2천만원대의 소형 SUV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티볼리를 구입했다는 한 소비자는 경쟁 모델과의 차별점을 '남성적'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르노삼성의 QM3가 다분히 여심을 공략한다면 쌍용의 티볼리는 남성적인 느낌과 함께 4륜구동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티볼리 에어 역시 마찬가지다. 오히려 티볼리에 비해 더 남성적이다. SUV의 형태가보다 부각되고 동일 차체에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공간을 확보했으니 상품성 개선이다. 쌍용차가 티볼리의 판매가 줄어들 것을 고민하며 출시를 미뤄왔던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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