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실내 거주성은 동급 최고, 기아차 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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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니로”란 다소 오글거리는 TV 광고 멘트의 주인공 기아차 니로를 시승했다. 디자인은 여전히 불호였지만, 부족함 없는 성능과 다양한 안전편의품목으로 뜻밖의 만족감을 준 차였다. 특히, 인테리어의 짜임새 있는 레이아웃과 완성도 있는 마감, 그리고 각종 편의 장비로 완성되는 실내 거주성은 느낌이 좋았다. 이 부분만큼은 기아차가 니로의 라이벌로 지목한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보다 분명 한 단계 위급의 상품성을 지녔다고 생각됐다. 즉, 차 내부에서 느껴지는 품질을 구매의 중요 포인트로 생각하는 이라면 주저없이 이 소형 SUV를 추천하고 싶었다.

머물고 싶은 실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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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의 가죽 시트가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감촉이 나쁘지 않았다. 날이 많이 풀린 탓에 통풍 시트도 켰는데, 시원한 바람이 은은하게 엉덩이와 등 구석구석을 매만져 주는 느낌이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해줬다. 가죽으로 뒤덮여 있는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 역시 만족스러웠다. 시인성 높은 계기반의 그래픽 디자인은 눈에 띄었고, 내부 곳곳에 들어간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너무 좋은 점만 얘기하는 것 같지만, 실제가 그랬다. 특히 이 차 경쟁 차종의 인테리어를 생각하면 더더욱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통풍 시트와 더불어 다양한 편의 품목까지 고려하면 ‘경쟁력이 상당하다’란 걸 다시금 깨닫게 됐다.

이런 느낌은 주행을 시작하면서 배가되는데, 원인이 바로 정숙성이었다. 안 그래도 조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흡차음재를 아낌없이 집어넣어 그 조용한 전기모터 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게 했다. 아울러 풍절음까지 잘 잡아내 전 영역에 걸쳐 안락한 실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는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와 휠 하우스 강성 보강 등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다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꽤 들이치는데, 심한 정도는 아니라 그렇게 불쾌하지는 않았다. 덕분에 시승 내내 편안하면서도 편리한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성능도 기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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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고 꼭 운전 재미가 덜한 건 아니다. 니로는 달릴 땐 달릴 줄 아는 차였다. 이 차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1.6 GDI 엔진과 전기모터, 그리고 6단 DCT. 시스템 출력 최고 141마력, 최대 27.0kg.m의 힘을 발휘한다. 수치로만 보면 그렇게 잘 나갈 것 같진 않지만 초반부터 힘을 끌어내는 전기모터와 발 빠른 DCT 변속감은 전 구간에서 시원한 가속력을 선사했다. 과장을 좀 보태서 도로 위를 물 만난 고기처럼 잘 달려 나갔다. 물론 배기량의 한계가 있어 고속 영역에 오래 머물수록 버거워 하는 건 느껴졌다.

고속 안정성도 상당했다. 빠른 속도에서도 자세를 쉽게 잃지 않았다. 제동력도 준수했다. 약간 밀리는 감은 있었지만, 불안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단 한 가지,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몸을 거북하게 했다. 롤링 때문에 멀미가 날 정도였다. SUV란 장르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일부로 세팅을 물렁하게 한 걸 수도 있으나, 키가 낮은 차체를 생각하면 기우뚱하는 정도가 심했다. 따라서 직선 도로만 쭉 달리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으나, 운전대를 움직일 상황이 오면 이내 불쾌한 승차감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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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노면에서 전달되는 크고 작은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은 수준급이었다. 자잘한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며, 과속방지턱과 같이 차에 무리가 가는 장애물을 최대한 부드럽게 넘어갔다. 시속 50km 이상의 속도로 과속방지턱에 접근해도 하제는 정신을 놓지 않았다. 확실히 우리나라 브랜드가 우리나라 지형을 잘 파악하는 것 같다. 니로의 서스펜션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 링크 세팅이다.

실 연비는 약 80km를 달려 리터당 16.7km를 기록했다. 차의 성능을 파악하고자 연비 운전을 하지 않았다. 이 차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7.1km. 도심연비 리터당 17.7km, 고속연비 리터당 16.4km다. 하이브리드 카답게 도심, 고속 모두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참고로 이날 시승 행사의 최고 연비는 리터당 33km 이상이었다. 이 말인즉, 연비 운전만 제대로 한다면 충분히 높은 연료 효율성을 맞볼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니로는 효율과 성능은 물론 정숙성까지 모두를 챙긴 모델이라 말할 수 있겠다. 코너에서 과한 롤링이 발생한다는 단점 아닌 단점도 존재하지만, 다수의 장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결국 판을 이끌어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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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상품 경쟁력이 우수한 차가 니로다. 이 차를 시승하기 전까진 다소 억지스러운 광고 마케팅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SUV, 호불호가 명확한 디자인 등 ‘과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걱정이 들었었지만, 역시 차는 타보고 몰아봐야 안다고. 오히려 판을 이끌어갈 모델이란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여기에는 실내 거주성을 우선적으로 보는 기자 주관이 들어간 영향도 크겠지만, 결국 운전을 하거나 차에 타서 이동하는 행위 모두 실내에서 이루어 지는 일이 아닌가. 겉만 뻔지르르한 건 얼마 못 간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만큼 기아차의 소형 SUV가 내실이 잘 갖췄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니로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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