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K5 하이브리드, 아무리 세게 달려도 경차 이상의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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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나눠 시승을 했다. 기아차 신형 K5 하이브리드, 첫날 서울 도심을 헤집고 다녔고 다음 날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 행담도 휴게소를 가고 다시 거슬러 영종도 을왕리까지.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경제성! 이걸 확인해보기 위해 도심에서는 약 50km, 90% 이상의 고속도로는 170km 남짓한 거리를 달렸다.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 달린 시간은 2시간 정도. 운전은 세게 했다. 도심은 어쩔 수 없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제한속도 이상으로 속력을 냈다. 연비부터 공개한다. 도심에서는 20.6km/리터, 고속도로는 19.9km/리터를 각각 기록했다. 시승차 K5 하이브리드는 빌트인 캠을 달았고 17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모델로 인증 연비가 도심에서는 18.3km/ℓ, 고속도로에서는 19.3km/ℓ다.(복합연비 18.8km/ℓ)
어떤 하이브리드 카든 경차 이상의 연비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50km 정도의 거리에서 가다 서다 반복을 하며 2시간 넘게 걸린 도심 연비는 인상적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연비를 재 봤지만 순수 내연기관으로는 인증 수치의 60% 수준에 머무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도 K5 하이브리드는 인증 연비를 넘겼다. 2.0 가솔린 세단과 전기모터의 결합으로 악명 높은 서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홍은동에서 서울역, 서초를 거쳐가는 도심 주행에서 20km/ℓ대의 연비라니. 모터의 개입이 적극적인 것이 비결로 보인다.(솔직히 지붕에 달린 솔라 패널의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신호등이나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 정체 구간에서 서행을 할 때 모터가 개입해 전기 모드로 가는 빈도가 잦다. 하이브리드카의 특성에 맞춰 운전을 한 효과도 있다. 정지할 때나 감속을 할 때 가급적 제동을 길고 확실하게 가져갔다. 반면 고속도로에서는 원 없이 속력을 내봤다. 대신 타력 운전에 신경을 썼다.
타력 운전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속도와 상관없이 전기 모드로 전환되기 때문에 그만큼 연료 효율성이 상승한다. 이때에 맞춰 평균 연비의 수치도 빠르게 상승한다. 운전자의 스킬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하면 고속도로에서 세게 달려도 평균 17km/ℓ 이상은 유지된다.
중형 세단으로 이런 연비를 낸다면 비싼 찻값이 아깝지 않겠다. 그렇다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직접 경험해 보면 동의하겠지만 엔진의 힘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카의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가속 페달의 반응이나 질감, 섀시의 피드백까지 분명하다. 엔진에서 나오는 152마력의 최고 출력과 19.2kgf.m의 최대토크에 전기모터(최고 출력 38.6 kW/ 최대 토크 205 Nm)의 힘이 보태져 기민하고 부드러운 탄력성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고속에서는 차체 진동이 거칠게 느껴지고 발진을 할 때 약간의 텀이 생기는 것 정도는 허물이 될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카의 특성상 제동이 즉각적이지 않은 점도 보인다. 고속에서 회전을 하면 후미의 추종력이 떨어진다.
공격적인 프런트 마스크, 패스트 백 스타일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금까지 차고 넘칠 정도로 소개가 됐고 제대로 다 써보지 못할 정도로 차고 넘치는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다만 시승차만 그랬던 것인지 도어의 상태가 혼란스러웠다. 일반적인 힘으로 닫아도 꽉 닫히지를 않는다. 또 하나 기아차가 자랑하는 음성인식 기능의 정확도도 떨어진다. 자연어까지 알아듣는다고 하지만 하라는 대로 해도 몇 번을 시도해야 제대로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총평>
신형 K5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크지 않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크고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도 있다. 그러나 K5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 반드시 하이브리드카도 염두에 두고 고민해 보기 바란다. 주력 트림인 노블레스를 기준으로 세제 혜택을 받으면 3190만원, 2.0 가솔린의 같은 트림은 2835만원으로 355만원의 차이가 나지만 연비 시승에서 입증된 것처럼 연료비만으로 상쇄가 충분한 경제성을 갖고 있다. 1.6터보의 스포티한 주행 성능, 2.0가솔린의 무난한 승차감에 경제성이 보태진 모델쯤으로 보면 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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