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5 하이브리드, 동력성능 강화로 운전 재미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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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신형 K5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신형 K5가 출시된지 7개월 만에 선보인 K5 하이브리드는 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다. K5 하이브리드는 스포티한 주행 감성과 동력 성능을 강조해 하이브리드카가 재미 없다는 편견을 깨려고 한다.
현대기아차는 빠른 속도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존재감을 높여 가고 있다.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토요타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올해 미국시장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토요타와 포드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출시를 앞둔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과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소형 SUV가 추가되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바로 전환하고 있는데, 높은 가격으로 인해 토요타나 현대기아차와는 다른 시장이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의 외관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다. 기존 K5 500h 하이브리드가 차별화를 위해 허둥댄 느낌이라면,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을 염두한 모습이다. 전후면 범퍼와 그릴, 헤드램프의 디테일 수준의 크지 않은 변화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 오히려 기존 SX나 MX 보다 신형 K5의 디자인을 잘 살려낸 것으로 생각된다.
실내에서는 계기판에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가 적용된 것을 제외하면 큰 차이는 확인되지 않는다. 실내를 구성하는 소재에 대한 만족감이 높게 나타나는데, 대시보드와 공조장치 조작부, 도어트림과 윈도우 조작 스위치 등의 디테일과 소재의 질감은 먼저 출시된 LF쏘나타 보다도 고급스러운 감각이다. 다만, 트렁크 내부 마감재가 엉성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에는 2리터 4기통 GDI 하이브리드 전용엔진으로 6000rpm에서 최고출력 156마력, 5000rpm에서 최대토크 19.3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최고출력 51마력, 최대토크 20.9kgm의 전기모터가 힘을 더해 시스템출력은 193마력이다. 전기모터 만으로 주행 가능한 최고속도는 120km/h로 높아졌다. 17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는 17.0km/ℓ(도심 16.6 고속 17.5)다. 16인치는 17.5km/ℓ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에는 출력이 강화된 2리터 GDI엔진과 최고출력이 4마력 강화된 모터를 통해 동력성능이 향상됐다. 특히 GDI 엔진의 적용은 국내 소비자에게 큰 혜택이다. 기존 K5 하이브리드는 국내에는 2리터 엔진을 북미에는 2.4리터 엔진을 적용했으나,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북미의 2.4리터 엔진을 2리터 GDI이 대체한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출력 수치는 기존 엔진에 근접한다.
이를 통해 체감되는 부분은 가속성능의 향상이다. 기아차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기존 K5 하이브리드의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 10초는 9.4초로 줄었으며, 80-120km/h의 추월가속은 6.7초에서 6.5초로 단축됐다. 특히 K5 CVVL의 10.5초와 7.6초 대비 1.1초 빠른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산차 브랜드가 가속성능을 기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주행에서 신형 K5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가속감이 월등히 향상됐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스로틀 반응을 지나치게 억제하던 세팅에서 벗어나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엔진과 모터를 활발히 움직인다. 연비 주행을 원하는 상황에서는 에코모드가 효과적이다. 특히 스포츠모드에서는 엔진의 가동 시간을 늘렸으며, 모터가 힘을 더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주행감각을 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이브리드카가 단순히 연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하이브리드카는 동일한 주행환경에서 유해가스 배출을 줄이고 적은 화석연료를 소모하는데 의미가 있다. 또한 최근에는 운전 재미까지 강조하는 추세다.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이런 트렌드를 담아냈다.
풀 가속시의 감각은 인상적이다. 엔진회전을 끝까지 붙인 뒤에 다음 단으로 변속되며 속도를 높여가는 감각은 무단변속기가 표현하기 어려운 가속감이다. 특히 K5 하이브리드는 가속시의 엔진음을 강조함으로써 단지 속도의 증가를 넘어선 가속감을 표현해 냈다. 또한 스포츠모드에서는 엔진의 스로틀 반응과 모터의 움직임이 날카롭게 변경된다.
K5 하이브리드는 경쟁 모델인 캠리 하이브리드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변속기로 토요타가 CVT 무단변속기를 사용하는 반면, 기아차는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CVT 변속기는 연비와 부드러운 변속감각 측면에서 장점을 나타내며, 6단 자동변속기는 가속시의 속도 상승감이 좋다.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가감속과 초고속주행을 포함한 상황에서 14.5km/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비슷한 환경에서 가솔린엔진 중형차는 두 자리수 연비를 기록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파워트레인의 설 자리는 더욱 작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평균 80km/h의 고속구간에서는 20km/ℓ에 가까운 연비에 손쉽게 도달한다. 특히 항속주행 중간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연료를 전혀 소비하지 않고 충전이 진행되는데, 120km/h까지는 모터 만으로 주행이 가능해 나홀로 주행에서 연비를 높일 여지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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