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DS3 뉴 라이트 시그니쳐, "한줄기 빛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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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3가 국내에 출시된지도 3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생소하다. DS3가 폭스바겐 골프만큼 많이 팔릴 차는 아니지만, 골프만큼의 관심은 받아야 한다. 그래서 어렵다.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기까지 무수한 난관에 봉착한다. 고개를 갸웃거릴때마다 한 뭉텅이로 사람들이 빠져나간다. 갖고는 싶지만,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다. 미니, 피아트 500, DS3 등 개성이 강조된 차는 모두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
이른바 ‘패션카’로 불리는 소형차의 어려움은 미니가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디자인을 집요하게 발전시켰다. 또 패션카를 구매 할만한 소비자들을 위한 첨단 편의장비까지 넣고 있다.
PSA도 DS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DS를 아예 시트로엥으로부터 분리해 독립 브랜드로 만들어 냈다. 시트로엥은 대중적이고 무난한 차를 내놓고, DS는 고급스럽고 개성있는 차를 선보인다는 목표지만 아직 뚜렷하지 않다. 또 DS를 하나의 브랜드로 분리할만큼 무게감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다분히 중국 시장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이지만, 효과를 거둘진 의문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선 DS가 여러모로 어중간해졌다. 가뜩이나 시트로엥 브랜드조차 역사나 철학, 특징 등을 소비자들에게 완벽하게 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어두운 앞길을 밝히겠다는 의미였는지 DS3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엔 ‘뉴 라이트 시그니쳐(New Light Signature)’란 이름이 덧붙여졌다.
# 반짝이는 디자인
PSA는 대중 브랜드 중에서 LED 램프 도입이 가장 앞섰다. 이미 푸조의 여러 차종을 통해 LED 램프를 선보였고, DS3에도 적용했다.
LED 램프가 주는 이점은 상당하다. 어두운 곳을 밝히는 기본 성능면에서 할로겐이나 HID보다 월등하다. 수명도 할로겐 램프에 비해 약 20배나 길다. 또 무척 새하얀 광선은 어두운 도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강조하기도 한다. 내가 남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이 나를 식별하는 것도 안전과 밀접한 부분이다.
LED 램프를 통해 미적인 요소도 강조할 수 있다. DS3에는 3개의 LED와 1개의 제논 램프가 결합됐다. 마치 반짝이는 크리스탈 조각을 램프 안에 넣은 것 같다. 또 아우디처럼 방향지시등은 한쪽으로 물결치듯 흘러간다. LED 테일램프는 3차원 홀로그램을 보는듯 입체적이다. 각각의 램프만 놓고 본다면 현존하는 것 중에 가장 화려하고 미래지향적이다. LED 램프를 제외하곤 DS3 뉴 라이트 시그니쳐가 이전 모델과 차별화된 부분을 찾긴 힘들다.
그러니 여전히 디자인은 난해하다. 꾸밈이 너무 많다. 얼굴을 보고 있으면 한곳에 시선을 두기 어렵다. 또 휠이나 C필러 등은 지나치게 화려한 면도 있다. 분명 현재 자동차 디자인의 경향과는 거리가 있다. 3도어면서 스포티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쉽다.
# 천천히 달리면 많은 것이 보인다
PSA는 스티어링휠 만큼은 정말 잘 만든다. 손바닥 두뼘 정도되는 크기에 아랫부분이 평평하게 잘린 D컷 스티어링휠이다. 3시와 9시 방향 부근을 움켜쥐면, 입체적인 형태로 인해 손가락이 스티어링휠에 힘을 전달하기 용이한 형태가 된다. 또 그립이 편안하기까지 하다. 특유의 변속기를 오랫동안 고집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모델에 패들시프트가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고급스런 소재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정교하고, 조작감도 우수하다.
스티어링휠은 무척이나 스포티하지만 정작 차는 그렇지 않다. 스티어링휠 중심부의 유격이 어느 정도 있고, 돌리고 조향을 유지할때도 꽤 유격이 있다. SUV처럼 스티어링이 느슨하다. 폭스바겐 골프보다 더 단단했던 푸조 308의 움직임을 기대했다가 적잖이 실망했다.
차가 작고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출발은 경쾌하다. 엔진의 회전 질감은 다소 거칠지만 도심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출중한 토크를 느낄 수 있다. 속도가 높아지면 연료효율이 강조된 디젤 엔진은 한계를 드러낸다. 시속 100km를 넘어가면 어느새 디젤 특유의 토크는 자취를 감춘다. 바람소리와 노면소음도 거세다. 확실히 스포츠 주행과는 거리가 멀다.
느긋하게 달리는 것이 가장 DS3답다. 여유롭게 달리면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차 크기에 비해 창은 넓다. 그만큼 쾌적하다. 마치 스타트버튼처럼 생긴 버튼 속엔 전용 방향제를 넣을 수 있다. 은은한 향까지 퍼지면 더할 나위없다.
저렴한 소재를 그렇지 않게 보이게 하는 것도 능력이다. 소형차에 능통한 프랑스 브랜드의 장기기도 하다. DS3는 아기자기한 디자인까지 더해졌다. 가죽과 직물이 혼합된 시트는 몸을 감싸주는 능력이 탁월하고, 편안함까지 겸비했다.
# 여전한 것, 새로운 것
변속기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일반적인 오토 모드에서는 울컥거림을 피할 방법이 없다. 기계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보완할 방법은 없어보인다. 구조가 수동변속기에 훨씬 더 가깝다. 반대로 수동변속기에서 클러치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면 무척 진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약간의 울컥거림을 갖게 된 대신 수동변속기 못지 않은 연비를 챙겼다. 짧은 시승 기간 동안 연료게이지를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보였다. 참고로 복합연비는 19km/l에 달한다.
LED 헤드램프와 함께 DS3 뉴 라이트 시그니쳐에 새롭게 추가된 장비는 시속 30km 이하에서 충돌을 방지해 주는 능동형 안전 시스템인 ‘액티브 시티 브레이크’. 앞유리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가 전방을 주시하고, 브레이크 시스템과 연계해 충돌이 감지될 경우 스스로 차를 세운다.
DS3 뉴 라이트 시그니쳐는 페이스리프트라기엔 새로운 것이 그리 많지 않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고, 디자인의 변화도 적다. 대신 편의장비 추가로 가격 변동이 있었다. 추가된 장비에 비해 가격 인상은 최소화됐다고 생각되지만, 3290만원의 가격대에선 선택할 수 있는 수입 소형차가 많다. 같은 식구인 푸조 308과 비교해도, 주행성능이 단단하고 실용적인 308로 마음이 기운다. 더욱이 앞으론 경쟁자가 더 많아질거다. DS3에겐 LED 램프가 아닌 더 밝게 앞길을 비춰줄 무언가가 절실해 보인다.
* 장점
1. 연비. 연비운전, 하이브리드 등 이런거 필요없다.
2. 제법 첨단 편의 및 안전장비의 도입이 빠르다.
3.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실내 환경. 물론 앞좌석만 해당.
* 단점
1. 패션카지만 장점을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
2. 변속기. 논란이 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
3. 고속주행에서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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