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X4 30d xDrive, 마다할 이유가 없다
컨텐츠 정보
- 525 조회
- 목록
본문
저마다 미적 기준은 다르지만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도 아름다운 것은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당연한 이치지만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생도 감수해야 하는게 문제다.
아름다운 쿠페 또한 원래는 여러가지로 불편한 차였다. 하지만 X4는 다르다. 넓고 크고 든든해 전혀 불편하지 않다. 뒷좌석 루프가 조금 깎였기로서니 문제 될건 없다. 툭하면 뒷좌석에 누군가를 태우고, 트렁크를 가득 채워 달릴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다면 일단 X4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 쿠페, 자동차 업계의 큰 파도
아름다운 쿠페의 디자인 특징을 담는 것은 자동차 업계의 큰 흐름이다. 교과서적인 세단의 비율은 점차 줄고 있다. 4도어 쿠페나 스포트백 등 쿠페의 디자인 요소를 담은 세단이 주류가 되고 있다. SUV도 마찬가지다. 쿠페의 특징이 담긴 SUV가 더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그 수가 늘고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아예 문짝이 두개만 달리기도 했고, 메르세데스-벤츠나 아우디, 포르쉐 등도 X4, X6처럼 루프 라인이 유려한 SUV를 준비 중이다.
이들의 원조는 BMW X6다. 쌍용 카이런이 묘하게도 어딘가 닮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과는 전혀 다르다.
X6는 X5보다 세련됐지만, 실내 공간에 대한 불리함이 있었고 가격도 비쌌다. 하지만 적잖은 소비자들이 '세련'의 손을 들어줬다. 소비자들이 차를 살때 디자인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애초부터 머리 공간이 넓다는 점 덕분에 쿠페 스타일 루프 라인에 대한 부담도 적었다.
BMW X4(위)와 쌍둥이 격인 X3(아래) |
타보니 실내 공간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뒷좌석의 경우 등받이가 좀 기울어졌다. 약간 눕듯이 앉게 된다. 덕분에 낮아진 천장이 부담스럽지 않다. 깎인 루프는 뒷좌석 공간보다 트렁크 공간에서 조금 손해를 봤다. 각진 SUV에 비하면야 다소 부족해 보이는 공간이지만, 세단과 비교한다면 광활하다.
X3와 얼굴은 똑같다. 헤드램프와 키드니 그릴은 더욱 명확해졌다. M 스포츠 패키지 덕분에 범퍼 하단의 디자인은 일반 모델에 비해 더 스포티하다. 뒷모습은 X6를 쏙 빼닮았다. 실내 디자인도 여느 BMW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갈하고 직관적이다. 기어 노브나 iDrive 등의 디자인이나 사용감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세부적인 마감에서는 불만거리를 찾기 힘드나, 각 부분이 조금 더 고급스러워질 필요는 있다. 8천만원 넘는 차라고 보기엔 미흡한 부분도 많다. 또 앞좌석 햇빛가리개 조명이나 천장 손잡이 등 원가절감의 흔적도 종종 보인다.
# 누구보다 운전자를 자극한다
X4 30d는 무엇보다 빠르다. 출발도 동시에 제법 덩치 큰 SUV가 쏜살같이 달린다. 시속 100km까지 5.8초면 도달한다. 사치스럽게 빠르다고 느껴질 정도다. 직렬 3.0리터 6기통 엔진은 매끄럽고 반응도 즉각적이다. 계기바늘이 어떤 곳에 위치했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항상 적극적으로 힘을 바퀴로 보낸다. 움직임이 가볍고 경쾌하다. 역시나 BMW다.
가속을 위해 엔진회전수를 높이는 재미도 충분하다. 소리는 잘 다듬어졌고, 고회전에서는 톡 쏘는 맛도 있다. 운전자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그러면서 평소엔 4기통 엔진보다 조용하다. 또 힘이 센 엔진 임에도 진동도 적다. 차체가 높고, 앞좌석 공간도 충분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누구보다 쾌적하다.
8단 자동변속기는 충분히 무르익었다. BMW를 탈때면,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굳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변속은 매끄럽게 이어지고, 신속하다. 변속 과정에서 힘이 빠지는 모습도 없다. 특히 BMW는 차마다 특색에 맞게 변속기를 재설정한다. 또 주행모드에 따라 그 성격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점도 특징이다. 출발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회전수를 충분히 높이며 변속한다. 이때면 의도적인 변속 충격으로 차체가 들썩이기까지 한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엔진과 변속기가 전부는 아니다. BMW 최고의 장점은 손맛이다. 그 특징은 작은 차, 큰 차, 전기차 가리지 않는다. 역동성을 잃는다면 그건 BMW가 아니다. BMW는 X4를 SUV가 아닌 SAC(Sport Activity Coupe)로 부른다. X4가 단순히 모양만 쿠페는 아니란 설명이다.
M 스포츠 패키지 덕분에 유독 더 두툼한 스티어링휠은 큰 신뢰감을 준다. 조작에 따른 움직임은 정밀하고, 기민하다. BMW의 SUV는 쏠림이 심하지 않다. 와인딩을 신나게, 그리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X4는 움직임까지 잘 달리는 쿠페를 닮았다. 굽이진 길을 쉽게 지나친다. 속도를 높여도 큰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스티어링의 반응, 가속과 감속, 차체의 거동 등은 여느 SUV와 분명 차별화됐다. 산길에서는 이 차의 크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흥이 난다.
# 가장 핫한 SUV
X4는 목적이 뚜렷하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이미 X6를 통해 쿠페의 특징이 담긴 SUV에 대한 충분한 학습을 거쳤다. 역시 반응이 좋다. BMW의 계획과 소비자들의 요구가 잘 맞아 떨어졌다. 완전히 새로운 차, 개성이 중시된 차 임에도 오랫동안 대들보 역할을 하던 X3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다. 오히려 너무 잘 팔려서 그 특별함이 희석될까 걱정된다.
* 장점
1. 한층 스포티하다. 그러면서 남성적인 면도 잃지 않았다.
2. 직렬 6기통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
3. 스티어링 반응과 단단한 서스펜션을 통한 온로드 주행.
* 단점
1. 실내 세부적인 부분의 고급스러움이 결여됐다.
2. 온로드 주행에만 최적화됐다.
3. 아름다운 것은 비싸다.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