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118d, 후륜구동이 전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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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BMW 뉴 118d 스포츠 라인을 시승했다. 지난 6월 국내에 새롭게 선보인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유로6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이나 제원, 옵션으로 채울 수 없는 전방 엔진, 후륜 구동 레이아웃을 고수한 마지막 해치백으로서의 의미가 깊은 모델이다.
FR로 불리는 후륜구동 레이아웃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구동륜과 조향륜을 구분해 스포티한 주행에 적합하며, 이상적인 앞뒤 무게배분에 유리한 구조다. 반면, 실내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고 상대적으로 무겁고 생산비용이 높다. 1시리즈 역시 차세대 모델에서는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전륜구동 레이아웃으로도 날카로운 핸들링을 보이는 모델이 다수 존재하며, 고출력 모델에서는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의 구동 배분을 통해 후륜구동 방식의 주행감각을 살릴 수 있다. 벤츠 A클래스나 아우디 A3의 경우에도 고출력 모델에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다. 다만, 역동성이라는 부분에서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채울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 무난함을 선택한 페이스리프트
뉴 118d는 외관 디자인에서 변화의 폭이 크다. 기존의 역삼각형 형상 헤드램프는 완만한 사각형의 무난한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1시리즈 만의 개성을 버리고 모두가 납득할 만한 디자인을 선택했다. 그 결과 기존 모델의 귀여운 이미지는 퇴색됐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무난하게 받아들여 진다. 가로로 길게 변경된 리어램프는 고급스러움을 더했으나 어딘가 어색한 모습이다.
측면 디자인은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변화가 없다. 후륜구동 레이아웃으로 인해 소형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긴 보닛과 짧은 프론트 오버행, 그리고 여유 있는 휠베이스는 1시리즈 만의 역동적인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시승차에 적용된 17인치 경합금 휠은 런칭팩 사양이다.
실내는 스포츠 라인 패키지의 적용으로 붉은색 스티치와 포인트 컬러가 적용됐다. 밋밋할 뻔 했던 실내에 포인트가 되는 요소다. 엔진회전계 아래에는 기존 1시리즈의 최상급 트림에만 존재했던 실시간 연비게이지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추가됐다. 노출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빛에 의한 눈부심이 적으며, 후방 카메라의 화질은 아주 뛰어났다.
상대적으로 낮은 시트 포지션과 조절 범위가 큰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을 통해 이상적인 시트포지션의 설정이 가능하다. 로터리 타입의 반자동 공조장치를 적용했으며, 내비게이션은 적용되지 않았다. BMW의 엔트리 모델이지만 실내를 구성하는 소재의 선택이나 마감의 수준은 저렴하지 않다. 뒷좌석 공간은 무릎공간이 부족하고, 센터터널이 높게 솟아 5인 승차는 불편했다.
■ 제원 수치를 넘어서는 주행감각
뉴 118d는 출력 특성이 개선됐다. 2리터 4기통 디젤엔진을 통해 4000rpm에서 최고출력 150마력, 1500~3000rpm에서 최대토크 32.7kgm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12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8.1초, 복합연비는 17.4km/ℓ(도심 15.7 고속 19.9)다.
118d의 최고출력은 기존 143마력에서 150마력으로 높아졌는데 최대토크의 발생시점이 1750rpm에서 1500rpm으로 당겨졌다. 보다 넓은 구간에서 발생되는 최대토크로 인해 완만한 가속이나 항속주행에서의 엔진회전을 낮춰 연비를 높일 수 있다. 에코프로 모드 선택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공회전에 가까운 800rpm까지 엔진회전을 낮춰 타력주행 거리를 늘린다.
일상 주행에서의 가속감은 150마력이라는 수치를 뛰어넘는다. 118d 보다 힘이 강한 120d의 경우 출력이 다소 과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118d은 출력의 밸런스 측면에서 흠을 잡기 어렵다. 일상적인 주행이나 간헐적인 추월가속에서 파워에 대한 갈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160km/h를 넘어서면 가속력이 크게 줄어드는데, 210km/h 부근까지 끈질기게 가속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 두 얼굴의 서스펜션
뉴 118d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서스펜션이 부드러워졌다.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승차감이 특히 향상됐는데, 임시포장 도로를 빠르게 달려도 큰 스트레스가 전해지지 않는다. 최근 대부분의 독일차가 이 같은 세팅으로 변경되고 있는데, 매번 스포츠 주행을 하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환영할 만한 변화다.
고속주행에서는 두 가지의 상반된 특성을 갖는다. 운전자 단독 운행이나 앞좌석에 두 명이 승차했을 때의 감각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속도를 높이면 댐퍼의 단단함이 더해지며 안정감을 높인다. 문제가 되는 상황은 3인 혹은 4인이 승차했을 때의 감각인데, 노면이 좋지 않거나 범프가 있는 노면을 지나면 차체는 바운싱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라 정직하게 움직인다. 인위적으로 날카로움을 강조한 전륜구동 모델과는 다른 세팅이다. 효율적인 무게배분으로 인해 보다 빠른 속도로 공격적인 코너 공략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는 약한 언더스티어 세팅을 갖고 있으나, 가속페달의 개도량에 따라 차체의 방향을 틀어준다. 수입 해치백 중 가장 순수한 핸들링이다.
■ 인상적인 브레이크 성능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이다. 초고속에서의 강한 브레이킹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인다. 여유 있는 브레이크 용량과 제동 후반에 더해지는 브레이크 어시스트 시스템으로 인해 효율적인 감속이 가능하며, 코너에서의 제동 밸런스 등 모든 부분에서 동급 최고 수준의 제동력을 자랑한다.
소음과 진동 부문은 무난한 수준으로 기존 모델 대비 미묘하게 업그레이드 됐다. 하지만, 아이들링 스탑과 스타트 상황에서의 진동은 다소 큰 편이며, 소음 역시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저회전에서의 부밍음은 잘 억제됐으며, 매끄러운 엔진회전과 고회전에서의 발빠른 움직임은 스포츠 디젤의 명성을 확인시켜 주는 부분이다.
시승기간 동안 기록한 118d의 연비는 14.5km/ℓ다. 주행 환경을 감안하면 동급 경쟁 모델대비 10% 가까이 높은 수치인데, 7단과 8단을 폭 넓게 사용하는 변속기의 역할이 크다. 90km/h 전후의 속도로 평지를 순항하는 상황에서는 20km/ℓ를 훌쩍 넘어서는 연비를 기록하는 등 연료소비효율 부문에서는 흠 잡을 부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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