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45년간 3500만대 판매된 해치백..폭스바겐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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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포르투갈)=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폭스바겐의 신형 골프가 공개됐다. 독일에서부터 사전계약이 시작된 8세대 골프(Golf)는 내년 1분기 안에는 유럽시장 등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소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년이 지난 2020년 11~12월, 또는 늦어도 2021년 초에는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골프는 지난 1974년 3월에 출시됐는데, 당시 조르제토 주지아로(Girgetto Giugiaro)가 디자인을 맡았다. 주지아로는 같은 해 현대차 포니의 디자인도 총괄 지휘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다.
폭스바겐 골프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무려 35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소형 해치백에 속한다. 딱 40초에 1대가 판매되는 셈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데일리카 등 한국언론과 네덜란드,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일본 등에서 50여명의 자동차 전문기자를 초청, 글로벌 미디어 드라이빙 행사를 치뤘다.
■ 골프의 디자인 DNA 따르면서도 존재감 강조된 스타일
주지아로가 디자인 했던 1세대 골프는 직선이 강조된 모습이었지만, 폭스바겐의 디자인 수장 클라우스 비숍이 총괄한 8세대 신형 골프는 유려한 라인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다소 밋밋해 보이지만 꾸밈없는 후드 상단과 의도적으로 좁게 설계된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는 대형의 폭스바겐 엠블럼으로 첫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에도 대낮처럼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준다.
측면의 C필러는 앞으로 달려 나가는 듯한 차체의 역동성과 시각적 특징을 뒷쪽으로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오리지널 골프의 상징적 형태를 투영한다.
실내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설명이 필요 없는 정도로 디지털화된 것이 특징이다. 버튼이 전혀 없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모두 터치 방식이다. 묘하게도 처음 핸드폰을 접했을 때의 그런 감정이다.
윈드스크린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실내는 터치 방식의 다양한 조절장치와 음성 제어 시스템이 동원됐다. 사람과 기계 사이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기아차가 내놓은 중형세단 3세대 K5를 연상시킨다.
골프에 적용된 내비게이션은 향후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인터페이스를 통해 주행중 식당 예약이 가능한 온라인 서비스 기능도 추가된다.
■ 커넥티비티카로 진화된 골프
8세대 신형 골프는 가솔린(TSI)과 디젤(TDI), 천연가스(TGI), 마일드 하이브리드(eTSI),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총 8개의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시승은 포르투갈 포르투 공항에서 출발, 고속도로와 도루강(Douro), 산기슭 험로 등 이틀간 약 300km 거리에서 자유롭게 진행됐다. 대상은 골프 디젤(2.0 TDI) 모델과 골프 마일드 하이브리드(1.5 eTSI) 등 두 개 모델.
먼저, 디젤 모델인 골프 2.0 TDI는 최고출력 150마력(3250~4000rpm), 최대토크 36.7kgf.m(1750~3000rpm)의 파워를 지닌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골프 1.5 eTSI는 최고출력 150마력(5000~6000rpm), 최대토크 25.5kgf.m(1500~3500rpm)의 힘을 발휘한다.
신형 골프 2.0 TDI는 디젤차 임에도 7세대 디젤 대비 정숙한 감각이다. 골프 특유의 치고 달리는 맛은 여전하다.
풀스로틀에서의 페달 반응은 민첩하다. 고속 주행에서의 가속감은 탄력적이어서 “역시 골프구나”라는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도루강을 거쳐 포르투시를 향하는 구불구불한 산기슭 험로에서는 골프만의 타이트한 핸들링 감각도 여전한 모양새다. 핸들링은 그야말로 맛깔스럽다. 전륜구동 방식이지만, 스티어링 휠 반응은 뉴트럴에 가깝다.
트랜스미션은 7단 듀얼클러치(DSG)가 적용됐는데, 시프트업 다운에서의 직결감은 한 박자 빠르다. DSG는 수동변속기를 기본 베이스로 하는데, 5단으로 주행할 때 4단과 6단을 미리 준비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다만, 최근에는 자동변속기와 CVT 무단변속기의 기술 개발이 빨라지고 있어 내구성이나 가격, 성능면 등에서 DSG가 밀리고 있는 추세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골프 1.5 eTSI의 주행성능도 골프 디젤차와 별반 다르진 않다.
다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디젤차 대비 가솔린과 전기 등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 대비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추가된 것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엔진의 작동 시간을 줄이고 모터로만 구동되는 특징을 지닌다.
여기에 일반차에서 봐왔던 12V 대신 전압을 훨씬 높여 48V짜리 배터리를 적용한 것이 차이점이다. 그런만큼 연비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면서도 탄력적인 주행감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더한다.
골프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자동차가 이젠 스마트폰 충전이나 자율주행을 위한 전자장비가 확대되는 등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걸 감안할 때 바람직한 파워트레인에 속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골프 1.5 eTSI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퍼포먼스는 디젤차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로서 정숙감과 경제성은 더 높다고 봐야한다.
8세대 신형 골프는 파워트레인에 따라 8개의 라인업으로 구성됐는데, 각 트림별 모델은 디자인과 퍼포먼스 등 주행 성능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8세대 신형 골프의 가장 큰 특징은 커넥티비티카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그런만큼 골프 45년 역사상 가장 진보된 해치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조작하듯이 다양한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 와이어리스 앱 커넥트 시스템과 아직은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인공지능(AI)과 음성 제어 기능이 포함됐다는 점 등은 골프만의 매력 포인트다.
신형 골프에는 트래블 어시스트를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교차로 충돌방지 브레이킹 시스템, IQ.라이트 시스템 등 최첨단 안전 사양이 대거 적용된 것도 눈길을 모은다.
■ 폭스바겐 8세대 골프의 시장 경쟁력은...
골프는 ‘골프(Golf)’라는 브랜드명 하나 만으로도 경쟁력을 지닌다. 지금까지 45년간 3500만대, 글로벌 시장에서 딱 40초만에 1대씩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8세대 신형 골프는 향후 1년 내에 한국시장에서도 선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시장에 투입될 골프의 트림별 모델은 최종적으로 정해진 건 아니다.
폭스바겐 측에 따르면 한국시장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가솔린, 디젤 엔진을 탑재한 8세대 신형 골프를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디젤차가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소개되길 기대한다.
8세대 골프의 판매 가격은 유럽 기준으로 2만 유로(한화 약 2587만원)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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