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4세대 프리우스, 주행성능 강화된 ‘연비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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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를 시승했다. 신형 프리우스는 주행성능을 강화하고 고급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기 충전식 하이브리드가 아닌 모델로는 경이로운 40km/ℓ의 실주행 연비를 기록해 원조 하이브리드 메이커다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보였다.
토요타는 지난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했다. 이후 18년이 지난 작년 선보인 4세대 프리우스는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토요타의 모든 차량에 적용될 TNGA 플랫폼의 첫 주자로 주목받았다. TNGA 플랫폼은 광범위한 공용 아키텍처로 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의 약자다. TNGA의 핵심은 저중심화와 주행의 맛을 높여 감성품질이 높은 차를 만드는데 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열효율 40%의 고효율 엔진과 모터, 트랜스액슬, 파워 컨트롤 유닛, 배터리 등 시스템 전체에서의 소형, 경량화를 통해 약 20%의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특히 토요타가 2014년 발표한 실리콘카바이트(SiC) 파워 반도체에 의한 파워 컨트롤 유닛의 전력 손실 저감은 주목할만 하다. 파워 컨트롤 유닛은 하이브리드카 전력 손실의 20%를 차지한다.
JC08 기준 25% 향상된 연비
4세대 프리우스는 일본 JC08 모드 기준 리터당 40.8km/ℓ를 달성했다. 이는 3세대의 32.6km/ℓ 대비 25% 높아진 수치다. 높아진 연료 소비효율과 상품성으로 인해 4세대 프리우스는 일본에서 출시 1개월 만에 10만대를 수주했다. 이는 메이커 목표치의 8배에 해당한다.
신형 프리우스의 외관 디자인은 파격적이다. 수 많은 날카로운 예각들이 차의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판매량이 많은 핵심 차종에 이같은 디자인을 채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전면은 토요타의 새로운 패밀리 룩 ‘킨 룩’이 적용됐다. 바이펑션 LED 헤드램프를 통해 가능했던 트라이앵글 헤드램프도 눈에 띈다. 코를 연상케하는 엠블럼의 위치는 귀엽거나 못나게 느껴진다.
후면에는 세로로 길게 뻗은 리어램프가 독특하다. 리어 스포일러와의 일체감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차량의 첨단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등공신이다. 측면에서는 작은 휠과 껑충한 루프라인이 특징이다. 루프라인은 공기저항을 고려해 B필러 앞단에서 솟아오른뒤 떨어지는 형상을 한다. 멋지다거나 프로포션이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사진보다는 실물의 느낌이 좋다.
고급감 높인 실내와 낮은 시트포지션
실내에서 계기판이 중앙에 위치한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전작과 동일하다. 미묘하게 이리저리 틀어져 있는 정렬되지 않은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목적이 궁금하다. 놀라운 점은 실내 재질의 업그레이드다. 딱딱한 내장재 일색이던 3세대와 달리 부드럽고 매끈한 소재를 폭넓게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온도 변화가 억제된 신소재를 사용해 히팅기능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프리우스는 1.8리터 4기통 앳킨슨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 2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갖는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5200rpm에서 98마력, 최대토크는 3600rpm에서 14.5kgm다. 전기모터의 출력이 합쳐진 시스템 출력은 122마력이다. 공차중량 1390kg으로 국내 복합연비 21.9km/ℓ(도심 22.6, 고속 21.0)다. 휠 타이어는 195/65R15로 연비 향상에 촛점을 맞췄다.
운전석에 앉았을때 가장 큰 특징은 낮은 시트포지션이다. 가장 아래로 내리면 유럽의 스포츠세단 수준으로 내려간다. 세미 버킷 타입의 시트는 방석 부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 피로감이 덜하다. 낮아진 센터터널에는 도자기를 연상케하는 매끄러운 소재가 적용됐다. 센터터널의 높이를 낮춰 앞좌석 좌우의 이동이나 컵홀더에 물병을 꽂았을 때 운전자 팔과의 간섭을 줄였다.
정숙성과 승차감의 향상
신형 프리우스는 주행시 소음 유입이 크게 줄었다. 모터의 동작과 충전시 발생하는 고주파음의 유입이 현저히 줄었다. 특히 전체적인 방음 대책의 강화로 엔진의 가동과 정지를 숨기고 있다. 바닥 소음의 유입도 현저히 줄었으며, 엔진의 음색도 보다 두터운 바리톤 음색으로 변경됐다. 이전 모델과 동급차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뒷좌석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도 확인된다. 뒷좌석 시트의 헤드레스트가 앞쪽으로 기울어 있어 뒷좌석 탑승 내내 목이 불편했다. 또한 고속주행에서는 B필러 쪽에서 풍절음이 지속적으로 들려오는데, 히터를 세게 틀었을 때의 송풍 노이즈와 비슷하다.
승차감 역시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다. 통통 튀던 3세대와 달리 진지하고 부드럽다. 스프링이나 댐퍼의 튜닝으로 개선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선다. 차체의 강성과 요철을 소화하는 감각에 있어 3세대가 경차급이라면 4세대는 중형급으로 진화했다. 후륜에 적용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앞선 토션빔 구조 대비 노면 장악력이 뛰어났다.
EV 주행 비율 61%
고속주행시의 안정감은 상당히 향상됐다. 특히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는 고속에서의 가속감이 좋아졌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따로 놀던 3세대와 달리 둘 사이의 유기적인 일체감이 인상적이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과 이질감도 개선됐다. 전체적인 차의 주행감각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다만 완전히 정차하는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졌다.
발진시에는 전기모터가, 이후에는 엔진이 가동되며 가속하는 기본 로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전기모터의 가동 구간이 늘어나 엔진이 개입하는 빈도가 줄었다. 직병렬 혼합 방식 특유의 빠른 배터리 충전 속도는 여전했다. 시승 후반부 계기판에서 확인한 EV 주행의 비율은 61%에 달했다. 주행중 61%의 시간은 전기차로 운행된 셈이다.
시승 구간에서 확인한 평균 연비는 2.6ℓ/100km를 기록했다. 트립상 40km/h의 평균 속도로 주행한 결과로 환산하면 38.4km/ℓ에 달한다. 연비 상위 그룹의 경우 2.4ℓ/100km를 기록해 41.6km/ℓ의 믿기지 않는 연비를 기록했다. 특히 퍼포먼스 주행을 한 동승자 조차도 누적 평균 20km/ℓ를 기록했다. 퍼포먼스 주행에서 14-16km/ℓ를 오가던 연비는 정체구간에서 20km/ℓ까지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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