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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 CR-V 터보 4WD (2019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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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V는 지난 2004년 10월 2세대 모델을 통해 국내에 시장에 들어왔다. 당시 2990만 원(2WD 기준)이라는 가격은 상당히 피격적이었다. ‘수입차’라기보다 ‘외제차’라고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았던 시기였기에 더 상징성이 컸다. 현대 투싼 2WD 최고급 사양이 2500만 원대에 팔리고 있었으니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도 충분했다. 대성공을 거두며 최단기간 1천 대 판매 돌파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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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입차의 벽을 허물고 대중 친화적으로 다가왔던 CR-V가 어느덧 5세대로 진화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이제 CR-V는 동급 경쟁 모델 중에서 가장 비싸며 특별한 구성도 없는 그런 차가 되어 있었다.

여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나온 몇몇 문제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엔진 오일에 연료가 섞이는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발생했던 기아 쏘렌토의 엔진 오일 증가 문제와 동일한 증상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결국 신차임에도 판매량이 떨어지는 결과를 보여줬다. 북미 시장에서 CR-V는 5세대가 등장하기 이전인 2017년까지 동급 경쟁 모델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CR-V가 모델체인지 된 2017년부터 판매량이 하락하며 경쟁 모델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혼다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음을 인지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더했다. 그렇게 2019년형 CR-V가 국내외 시장에 출시됐다. 혼다는 시장에서 지적된 모든 문제들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연식 변경이지만 사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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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돌아온 2019년형 CR-V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디자인은 기존과 같다. LED로 구성된 램프와 그릴도 기존과 같은 모양새다. 아무래도 연식 변경에서 디자인까지 바꾸긴 어려웠을 것. 하지만 C-필러를 따라 흐르는 ‘L’자 형태의 리어램프는 여전히 CR-V만의 특징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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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차이점도 있다. 전면부에 사각형의 레이더 센서가 추가됐다는 것. 후술하겠지만 혼다의 액티브 세이프티 패키지인 혼다 센싱(Honda Sensing)이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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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숨은 그림 찾기 수준으로 살짝 변했다. 기본 틀은 혼다 만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세련된 감각을 더한 디자인이다. 각종 소재나 버튼 조작감도 좋다. 전투기 콕핏을 연상시키는 디스플레이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구성도 젊은 감각을 살리는데 좋은 요소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차이점은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에 있다. 먼저 혼다 센싱이 탑재되면서 이를 조작하는 버튼들이 추가됐다. 여기에 빨래판 모양의 볼륨 조절 버튼 디자인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터치를 인식해 쓸어 올리거나 내리 것만으로 볼륨 조절도 가능했다. 하지만 디자인이 좋지 못했다. 현재는 부가 기능 없이 깔끔한 버튼 구성으로 거듭났다.

또한 우리 팀은 연료 게이지와 냉각수 온도 게이지의 표시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CR-V는 연료 게이지와 냉각수 게이지 바늘을 붉은색으로 바꿔 확실하게 전달 해준다. 우리 팀의 지적 내용들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보니, 다양한 시장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느낌이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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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센싱이란 이름의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이 추가되면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도 더 많아졌다. 소소하지만 이 역시 보완된 부분이다. 사실 스티어링 휠 우측에 있는 HUD 조작 버튼도 우리 팀의 지적 내용이었다. 두 개의 버튼이 있지만 어떤 버튼을 누르던 타코미터(엔진회전계)만 사라졌다 나타나는 역할만 했던 것. 굳이 두 개의 버튼이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혼다 센싱이란 각종 안전 사양이 장착되면서 이 버튼이 제 역할을 하게 됐다. 다양한 정보를 위아래로 오가며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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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동일하다. 열선 스티어링 휠, 조수석 전동 시트, 2열 열선 시트 등의 구성도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며 중앙 돌출 공간(센터 터널)도 없다. 트렁크 공간은 1110리터 수준이며 원터치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접어 최대 2146리터로 확장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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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뒷좌석이나 트렁크 공간 부분은 닛산 엑스트레일과 쉐보레 이쿼녹스가 차급에 비해 큰 편이라 CR-V 쪽이 살짝 부족하다.

세세하게 달라진 부분을 살펴봤으니 주행을 해보자. 시동 버튼을 누르면 4기통 1.5리터 엔진이 회전을 시작한다. 다른 엔진과 다르게 시동이 걸리고 마치 엔진이 꺼질 것 같이 순식간에 엔진 회전수가 하락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체감되는 소음과 진동은 좋은 수준이다. 하지만 만약 현대 그랜저 IG나 제네시스와 같은 국산 모델에 익숙하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국산차가 이 부분에 있어 특화된 것이지 일본 브랜드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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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정숙성은 38.0dBA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그랜저 IG(3.0)와 링컨 컨티넨탈 등 정숙하기로 유명한 세단들과 동일한 수치다. 참고로 기존 모델의 정숙성은 37.0dBA이었다. 2019년형은 소음이 늘었다기 보다 이번 측정 때 바람 등 외부 환경 요인이 조금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오차 범위를 감안해 본다면 대략 37.5dBA 내외의 정숙성을 갖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아이들링 속도(rpm)을 확인한 결과 2017년식과 2019년식 간 차이는 없었다. 참고로 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상황에서는 60.5dBA로 기존 2017년식과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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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을 하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각은 가벼움이었다. 경량화된 차체, 다운사이징 엔진과 더불어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감각과 가속할 때 차량의 거동과 반응 등이 가볍다. 물론 경박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여성 소비자들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의외로 차가 잘 나간다. 2017년형에서는 살짝 답답함이 느껴졌는데 이러한 부분이 개선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저속에서 가다 서다 할 때 감각이 좋아졌다. 더불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최대 가속력을 끌어낼 때 감각도 한층 경쾌해졌다. 기존에는 다소 버거워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보다 탄력이 잘 받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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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수치적 성능은 동일하다. 4기통 1.5리터 터보 엔진으로 193마력과 24.8kgf.m을 발휘한다. CVT 변속기 조합도 변하지 않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8.61초를 기록했다. 기존 모델이 9.33초를 기록했으니 0.7초 이상 빨라진 것이다. 차량의 관리 상태나 대기 환경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날 수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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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타코미터의 움직임으로 볼 때 변속 시점에 약간의 변화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 밖에도 하나의 변수가 더 있는데 대기온도의 변화다. 배기량이 작은 엔진에 터보차저를 더해 힘을 낸다는 것은 쉽게 압축공기를 만들어 엔진으로 밀어 넣고, 이 비율에 맞춰 연료 분사량을 조절해 엔진 배기량 이상의 힘을 낸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공기를 압축할 때 온도가 상승하는데, 이는 엔진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같은 이유로 압축 공기의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인터쿨러라는 부속을 거치도록 만드는 것이다. 참고로 온도가 낮아질수록 효율은 조금 더 좋아진다. 여름 보다 겨울철에 차가 더 잘 나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우리 팀이 지난 2017년 테스트할 당시의 온도는 영상 30도 내외, 이번에는 영상 10도 내외였다. 아무래도 조건상 지금이 유리하다. 즉, 세부적인 튜닝에 의한 효율성 향상 또는 온도에 따른 성능 향상일 수 있다.

사실 가족용 SUV를 운행함에 있어 발진 가속 성능 0.7초라는 수치는 중요치 않다. 매번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주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조금 더 탄력적인 움직임을 갖게 되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겠다.

정확한 내막은 혼다 연구원들만 알겠지만 2019년형 CR-V는 한층 시원스러운 주행이 가능하게 변했다. 대략 5000rpm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VTEC 덕분에 가속 감각도 좋다.

고속도로에 오르면 2019년형 CR-V의 가장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바로 혼다 센싱이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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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센싱은 일종의 액티브 세이프티 패키지의 이름이다. 이 패키지 속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사각 및 후측방 경고, 오토 하이빔 등이 속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기능은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고급 사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중 브랜드도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혼다도 적극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보급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말이 나온 김에 조금 더 상세하게 알아보고 넘어가자. 액티브 세이프티 시스템이라도 모두 동일한 것이 아니다. 현재도 계속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마다 지원하는 사양과 성능이 다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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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보자. 초기 버전은 일정 속도 이상에서 작동하고 일정 속도 이하에서 자동으로 해제됐다. 그야말로 고속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기능이다. 여기서 발전하면 정차까지 해준다. 하지만 정차 후 자동으로 해제됐다.

한 번 더 발전하면 정체 구간에서 저속으로 가다 서다까지 스스로 해준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과 지도 정보를 활용해 과속카메라 전에 스스로 속도를 줄여주거나 교통 표지판에 맞춰 속도를 맞춰주고 코너에서 적정 속도로 낮춰주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이중 CR-V는 정차 및 재출발은 물론 도심 구간에서 저속으로 가다 서다를 해주는 것까지 가능하다.

참고로 CR-V는 스스로 속도를 줄일 때 브레이크 페달이 실제로 움직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과거에 볼보가 이런 방식을 사용했다가 페달이 움직이지 않는 방식으로 변경했는데, 혼다도 이 방식을 택했다. 브레이크 페달이 스스로 움직인다고 놀랄 수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다만 쓰임새 측면에서는 페달이 고정되는 방식이 더 좋긴 하다.

차선 이탈 경고 및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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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기능을 보자. 처음에는 소리와 계기판으로만 경고를 해줬다. 다음으로 스티어링 휠에서 진동을 해주게 됐다. 캐딜락은 이를 응용해 햅틱 시트라는 이름의 시트 진동 발생 장치를 추가한 바 있다.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이 쓰일 때는 차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브레이크가 작동해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도와줬다. 이후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을 활용해 스티어링 스스로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게 됐다. 현재는 지속적으로 차선 중앙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이 쓰인다. 이를 래인 센터링(Lane Centering)이라고 한다.

참고로 원래는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는 것과 차선 이탈을 막아주는 기능은 분리하는 개념이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다가도 차선을 넘으려 하면 적극적으로 방지해주는 기능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한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래인 센터링을 하는 것과 동시에 차선이탈 가능성이 발생할 때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를 함께 활용하는 기능이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CR-V는 이 기술을 갖고 있다.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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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시스템을 보자. 사고 위험을 감지하면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소리와 계기판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도 운전자가 반응을 하지 않으면 브레이크 스스로 작동한다.

인식 범위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기본은 자동차를 인식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보행자를 인식한다. 다시 그다음으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탄 사람까지 인식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동물까지 인식할 정도로 발전했다. CR-V는 보행자까지 인식을 해서 자동차를 멈춰주는 것이 가능하다.

사각 및 후측방 경고

사각 및 후측방 경고는 초창기에는 소리를 비롯해서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 모니터, 혹은 사이드미러에서 경고 표시를 해줬다. 여기에서 발전하면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를 활용해 차선 변경이나 후진을 막아줄 수 있다. 당초 사각 경고 기능과 후측방 경고는 분리된 개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대부분 한가지 패키지로 묶여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

CR-V에는 이 기능 대신 래인와치 기능이 탑재됐다. 래인와치는 혼다가 처음 선보인 기술인데, 오른쪽 사각지대를 카메라를 통해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현대와 기아, 제네시스 모델에는 이를 모방해 좌우 모두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능으로 쓰고 있다. 다만 후측방 안내 기능은 넣어줬으면 싶다. 카메라도 좋지만 현시대 자동차에게 필수로 자리 잡아가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오토 하이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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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하이빔 기능은 헤드램프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단순히 상대방에게 눈부심을 막아주기 위해 하향등과 상향등을 오가는 기능이 대부분의 모델에 적용되는 내용이다. 여기에 수십 개의 LED를 활용해 상향등을 유지하면서 상대방 쪽에는 선택적으로 어둡게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다.

지금은 이 기능을 응용해서 표지판 영역에만 조명을 비춰주거나 어둡게 만들어서 운전자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능도 있다. 이중 CR-V는 상향등과 하향등을 오가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대중 브랜드들이 택하는 기능이다.

확실히 현재의 기준에서 바라봐도 CR-V에 탑재된 혼다 센싱은 충분히 좋은 구성을 갖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만큼은 아니지만 모델체인지를 앞둔 토요타 RAV4나 차선 이탈 보조 기능이 제한적인 닛산 엑스트레일과 비교해 경쟁력에서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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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행 부분으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제동 성능 확인이다. 참고로 이번 모델에서 제동력도 약간 좋아졌는데, 지난번 시험 때는 39.0m 내외의 성능을 보였다. 반면 지금은 38.13m의 성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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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당시 차량의 누적 주행거리는 900km 내외. 가능한 선에서 브레이크 길들이기를 했지만, 그렇다고 최상의 상태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만큼의 수치를 보였다는 점이 좋다. 다만 이것이 소재의 변경에 의한 성능 향상인지, 차량 컨디션에 따른 성능 향상인지에 대해 100% 확신하긴 어렵다. 다만 기존 2017년형 대비 나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브레이크 특성은 초반 응답성을 강조한 셋업이다. 예전 국산차들이 즐겨 쓰던 방식인데, 작은 힘으로 페달을 밟아도 쉽게 차를 정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세밀한 제어를 하는 측면에서 보면 페달 조작에 따라 힘을 고루 분포 시킨 셋업이 더 좋다. 보통 운전 재미에 의미를 두는 소비자층은 후자의 방식을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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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 성능은 어떨까? 동급 모델과 비교했을 때 유사 수준이다. 아무래도 지향점이 같고, 타이어 자체 특성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다 보니 대동소이한 성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바디롤도 적정 수준이며, 기본적인 운동 특성은 앞 축이 바깥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 특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4륜 구동 시스템의 탄력성이 좋아진 덕분에, 제법 안정적인 주행 라인을 그릴 수 있다. 전 세대 CR-V는 앞쪽에 몰린 토크를 리어 휠로 보내는 시간이 꽤나 길었다. 이런 4륜 구동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세대 CR-V는 이 성능을 대폭 개선했는데, 이것을 계기판 내 모니터를 통해 볼 수도 있다.

통상 전륜구동 기반의 4륜 구동 시스템은 가능한 앞바퀴에 많은 토크를 보내려 한다. 이를 통해 연비 향상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CR-V의 것은 초기 발진부터 코너링, 재가속 등 다양한 환경에서 탄력적인 구동 배분을 위한 노력을 보여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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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CR-V가 갖는 장점이 있는데, 바로 승차감이다. 최근 온로드 지향의 SUV들이 주를 이룬다. JEEP, 랜드로버처럼 오프로드를 감안한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마무리하려는 경향이 짙다. 물론 그 단단함이라는 것은 가족용 승용차의 범위를 기준으로 한다.

최근 현대차는 핸들링에 비중을 두면서 서스펜션을 꽤나 단단하게 조인다. 하지만 그것이 맞을까? 투싼이나 싼타페 같은 차는 혼자 보다 가족을 위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약간의 핸들링과 승차감,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같은 이유로 우리 팀은 가족용 SUV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에게 기아 쏘렌토를 추천한다. 싼타페 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모든 승객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뭐랄까? 유럽에서 온 고위급 엔지니어들의 스타일에 밀려 승차감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유럽 시장은 다르다. 한국도 미국도 다른 시장이다.

CR-V는 동급 모델 대비 편안한 승차감이 자랑이다. 사실 동급 모델인 닛산 엑스트레일과 비교해보면 주행할 때 부각되는 고급스러운 느낌에서는 엑스트레일이 앞선다. 하지만 승차감에서는 CR-V가 낫다. 올해 신형이 나온다지만 기존 토요타 RAV4와 비교해도 CR-V의 승차감이 확실히 좋다. 그렇다고 CR-V의 핸들링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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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도 CR-V의 경쟁력이 된다. 특히 고속도로를 달릴 때 CR-V는 리터당 19km 수준의 연비를 보여준다. 동급 모델들은 2.4~2.5리터 급 자연흡기 엔진을 쓴다. 반면 CR-V는 1.5리터 급 엔진에 터보차저를 달았다. 터보차저는 가속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연료를 꽤나 먹어 댄다. 하지만 정속 주행 때는 일정한 수준의 과급만 진행하기에 연료 소모율이 크지 않다. 여기에 낮은 배기량이란 요소가 다시금 빛을 발한다. 즉, 고속도로 주행에서 연비를 뽑아내는 측면에서 CR-V를 능가할 경쟁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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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이렇게 나왔어야 한다. 5세대 CR-V는 장점도 많았지만 소소한 아쉬움이 컸다. 가격이나 구성이 동급 경쟁 모델 중에서 경쟁력이 부각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혼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소비자들이 지적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개선했다. 물론 그만큼 혼다에게 CR-V가 중요한 모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는 태도를 가졌냐는 점이다. 혼다는 이것을 했고 반영까지 해서 더욱 발전된 차를 내놨다.

아직 가격이 높아 보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적어도 현재의 경쟁 모델과 비교해서 100만 원 이상씩 비싸다. 이러한 아쉬움을 혼다 센싱이 막아주고 있다. 분명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CR-V를 선택해도 후회 없을 정도로 만족감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등장할 토요타의 신형 RAV4의 가격과 구성이 상당히 중요해질 것이다.

항상 모든 차가 완벽할 수 없다. 가끔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다음에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혼다가 2019년 CR-V를 통해 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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