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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의 수퍼카 NSX·경량 스포츠카 S660..매력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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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X

데일리카 하가(일본)=하영선 기자 ] 일본차 혼다(Honda)는 보통 ‘기술의 혼다’라는 브랜드로 통한다. 기술 제휴를 통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식과는 달리 엔진에서부터 트랜스미션,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주요 파워트레인은 대부분 자체 또는 자회사를 통해 생산하는 시스템을 고집한다.

혼다는 여기에 약 70여종에 달하는 모델 라인업을 갖추기도 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가별 지역적 소비자 선호도에 따라 인기 모델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는 것도 시선을 모은다.

혼다의 이 같은 맥락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지난 10여년간 월드베스트셀링 모델인 시빅이나 중형세단 어코드, SUV 모델인 CR-V 등 3개 모델은 스테디셀러로서 명성을 높인다.

혼다는 이외에 스포츠카 부문에서도 적잖은 잠재성을 띄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수퍼카 ‘NSX’를 비롯해 경량 컨버터블 모델인 ‘S660’은 서로 성향은 극히 다르지만 스포츠카로서 맛깔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지닌다.

■ 친환경 하이브리드 수퍼카, NSX

NSX

혼다 NSX는 최근 열린 2015 도쿄모터쇼에서 새롭게 공개돼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수퍼카다. NSX는 지난 1989년 처음으로 선보였었는데, 당시 F1 월드 챔피언이었던 아일톤 세나(브라질)를 비롯한 수많은 마니아들을 열광케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형 NSX는 혼다가 2005년에 판매 중단을 선언한 이후, 10년만에 다시 부활된 3세대 모델에 속하는데, 빠르면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 생산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될 계획이다.

기존 NSX는 퍼포먼스가 뛰어난데다, 헤드램프를 비롯한 전면부와 측면 후면의 디자인 감각이 페라리의 라인을 쏙 빼닮아 한 때는 ‘일본의 페라리(Ferrari)’로도 불려왔다.

양산을 수개월 앞두고 진행된 이번 NSX 시승은 도쿄에서 두 시간 정도 동북쪽으로 달려 하가市에 위치한 혼다의 R&D센터내 서킷에서 이뤄졌다. 이곳은 48만㎡에 달하는 연구개발 지역과 145만㎡의 다양한 주행 테스트 코스가 인접해 있다.

NSX

신형 NSX의 스타일은 기존처럼 낮고 와이드한 스타일이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최대한 강조한 까닭이다. 후드 상단의 캐릭터 라인이나 모서리가 툭 튀어나온 삼각 형태의 그릴 감각, 길게 내려뻗은 헤드램프는 강한 인상이다.

앞쪽 범퍼 하단에서 측면에도 적용된 대형의 에어 인테이크는 수퍼카로서의 위용을 더욱 높인다. 디자인 감각은 예전과 비교해 좀 더 현대적인 모습이 가미돼 사뭇 다른 형태다. 그러나 수퍼카로서의 카리스마는 여전한 모습이다. 타이어는 앞쪽이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45mm이며, 뒷쪽은 20인치 휠이 적용된 305mm의 대형 사이즈다. 편평비는 앞과 뒤에 각각 35R, 30R로 세팅됐다. 앞과 뒤의 타이어가 다르게 세팅된 건 급코너링에서 조향시 안정적인 핸들링 감각을 제공하고, 고속 주행시에는 뒷쪽에서 힘을 밀어주는 구동력을 더 높이기 위한 때문이다.

신형 NSX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V6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무려 573마력에 달하며, 최대토크는 56.1kg.m을 발휘한다. 2인승 스포츠카로 최고속도는 시속 307km를 달린다.

NSX에 탑승해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엔진음이 나지 않은다. 그냥 조용하다. 시동이 걸렸는지 모를 정도다. 실내는 도서관을 연상시키는데, “수퍼카가 뭐 이리 조용해?”라는 느낌뿐이다. 이처럼 조용한 건 시동을 건 직후에는 모터가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까닭이다. 서킷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약 20여m는 스포츠카를 타지 않는 느낌이다.

서킷 주행에 앞서 차를 정지한 뒤, 아이들링 상태서 곧바로 풀 스로틀로 출발하면 엔진음은 당초 생각했던 수퍼카의 기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우~웅’, ‘우~웅’ 거리는 엔진음에 치고 달리는 가속성은 비행기를 이륙할 때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을 연상시킨다. 고성능의 경기용 바이크를 몰고 있는 짜릿한 맛이다.

NSX (혼다 R&D센터)

서킷 뱅크에서의 주행감도 맛깔스럽다. 비스듬한 경사로에서의 고속 주행감은 평지가 툭 튀어오르는 찰라의 연상이 느껴지지만, 스포츠 SH-AWD 시스템이나, 앞쪽 좌우를 독립적인 2개의 모터가 구동하는 트윈 모터 유닛과 결합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9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적용됐는데, 패들시프트를 통해 감가속을 원하는대로 맞춰준다. 기어 레버 대신 버튼식 변속시스템을 새롭게 채용한 것도 공간활용성뿐 아니라 편의성을 더욱 높인다.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구동 능력 이외에 브레이킹은 순간 토크 벡터링을 통해 안전감을 크게 높인다. 제동거리는 생각보다 훨씬 짧을 정도로 날카롭게 세팅됐다.

서스펜션은 앞과 뒤에 더블위시본과 멀티링크 방식을 적용했는데, 주행중 하드한 감각이다. 코너링에서도 접지력이나 타이어의 그립감은 기대 이상이다. 뒷쪽 타이어는 20인치 휠에 305mm의 광폭인데, 핸들링에서는 절제감을 고속주행에서는 구동력을 밀쳐주는 느낌이다. 고속에서의 스티어링 휠 감각은 묵직한 맛이다.

본격 양산을 앞둔 신형 NSX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된 수퍼카여서 달리기 성능 이외에 연비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게 혼다 기술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양산 싯점에서 최첨단 고급 편의사양이 적절히 가미된다면, 수퍼카이면서도 데일리카로서의 활용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S660

신형 NSX를 시승한 이곳 서킷은 타원형 구조로 이뤄진 하이스피드가 가능한 코스인데, 관제타워에서 모든 주행 테스트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도 주목된다.

■ 작아서 더 매력 덩어리..경량 스포츠카 S660

혼다가 스포츠카를 처음으로 내놓은 건 지난 1963년 S500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500은 일본이 1960년대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마이카 붐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에는 정통 스포츠카 NSX에 이어 1999년 선보인 S2000으로 이어진다.

S660은 배기량 658cc의 가솔린 l3 직분사 싱글 터보엔진이 탑재된 2인승 경량 로드스터에 속한다. 올해 4월 일본 내수용으로 제작돼 판매된 이후 불과 5개월도 안돼 8600대 한정생산된 모델이 모두 완판됐다. 경차 혜택을 누리면서도 스포츠카와 같은 스포티한 주행감에 컨버터블 모델로서의 매력 때문이다.

사이즈는 전장 3395mm, 전폭 1475mm, 전고 1180mm이며, 휠베이스는 2285mm에 달한다. 차체 중량은 830~850kg에 불과하다. 차체 길이만 보면, 기아차 모닝이나 쉐보레 스파크(3595mm)보다도 200mm가 짧다.

S660

S660은 ‘Energetic Bullet’이라는 디자인 컨셉이 적용됐는데, 작지만 스타일에 대한 완성도는 높다. 굉장히 강렬하다. 여성적인 감각도 느껴지지만 직선 라인이 강조돼 스포츠카로서의 위용은 대단하다. 깜찍하면서도 매력적인 감각이어서 한 눈에 반한다.

후드 상단의 캐릭터 라인이나 라디에이터 그릴, 수평으로 길게 뻗어 내린 헤드램프 등은 부드러운 감각이지만, 범퍼에 적용된 에어 인테이크는 스포츠카로서의 강렬함도 묻어난다. 측면은 윗쪽으로 치솟는 듯한 벨트라인으로 다이내믹한 감각이다.

S660은 후륜구동 방식이 적용됐으며, 7단 패들시프트가 탑재된 CVT 자동변속기와 수동 6단 트랜스미션이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64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10.6kg.m를 나타낸다.

혼다 R&D센터 서킷에서 이뤄진 S660 시승은 우(右) 핸들이 적용된 로드스터. 우리와는 반대지만, 짧은 시간에도 익숙해져 안전에 지장은 없다. 루프는 자동이 아닌 직접 손으로 둘둘 말아서 걷어내면 된다. 전자동이 여전히 익숙하지만, 루프를 감아 올리는 손 맛도 정감적이다.

S660

정지 상태서 브레이킹과 풀액셀로 숨을 고른 후, 풀 스로틀로 엔진회전수 3000rpm을 넘긴 상태에서 출발하면 휠스핀과 함께 작은 차가 툭 튀어나간다. 엔진 사운드는 차체가 작은 것치고는 우르렁우르렁 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킥다운에서 치고 달리는 드라이빙 감각은 맛깔스럽다. 뱅크에서의 최고속도는 시속 143km를 오르내렸다.

로드스터여서 주행중 드라이빙 재미는 기대 이상이다. 뻥 뚫린 파란 하늘과 찬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맛은 그냥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뱅크를 빠져나와 직선에서의 탄력적인 주행감도 인상적이다. 급코너링에서의 핸들링 감각은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받쳐주는데 압권이다.

터보 엔진을 탑재했으면서도 배기량이 낮은 만큼 당초 생각했던 폭발적인 드라이빙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핸들링만큼은 유럽차를 뺨친다. 후륜구동 방식을 적용했으면서도 오버스티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밀한 감각이다. 브레이킹 역시 스포츠카로서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한 마디로 매력 덩어리다.

■ 혼다 NSX·S660의 시장 경쟁력은...

우리나라에서도 스포츠카나 수퍼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드높다. 혼다 NSX는 정통 수퍼카로서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 생산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될 계획인데, 국내시장에서도 전격 투입될 가능성이 적은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S660

국내에서 소개되고 있는 혼다 차량은 시빅이나 어코드, 레전드, CR-V 등 대부분 대중 성향이 강한 모델이 배치된 상태지만, 뛰어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NSX가 투입된다면, 혼다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형 NSX는 수퍼카이면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이어서 연비효율성도 뛰어나다. 그런 면에서는 데일리카로서의 활용성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판매 가격이나 예상 판매대수를 놓고 시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혼다코리아 경영진의 고민도 더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경량 스포츠카인 S660의 경우 한국시장에서도 소개된다면, 혼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대박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다. 판매 가격을 떠나 그만큼 매력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S660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는 현싯점에서도 상당수에 이른다. 우핸들이 적용된 중고 S660도 없어서 못파는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S660에 대한 인기는 놀랄만한 정도다.

그러나 S660의 한국시장 투입은 쉽지 않은 상태다. 일본 내수용으로만 제작되는 한정 생산 차량으로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지 않은 까닭이다. 항간에는 1.0 터보 엔진을 탑재한 후속 모델을 북미시장에서도 선보인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혼다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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