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혹한과 오프로드에서 빛나는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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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설과 혹한에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를 요청했다. 지프 트레일호크는 파생 모델보다 '고성능 브랜드'에 더 가깝다. 메르세데스-AMG나 BMW M이 서킷을 전장으로 삼는다면, 지프 트레일호크는 바윗길과 뻘밭, 그리고 강이 그 무대다. 도심형 SUV의 대표 주자인 체로키에 트레일호크의 조합은 어떨까.
# 지프 트레일호크는 기승전 '오프로드'
신차의 외관은 체로키 일반 모델보다 한층 강렬하다. 기존 체로키와 비교해 껑충 큰 키는 물론, 외관 곳곳이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차체를 둘러싼 전용 범퍼 및 스키드 플레이트다. 오프로드 주행에서 차체 손상을 막기 위함이다. 설령 파손되어도 별도 도색 작업 없이 가볍게 교체할 수 있어 더 실용적이다.
곳곳에 드러나있는 디테일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차체 전후방에 2톤을 견딜 수 있는 견인고리가 부착돼 만약의 상황을 대비했고, 보닛에 있는 무광 데칼 포인트와 트레일호크 전용 휠이 강인한 인상을 완성시킨다.
차체 측면에는 트레일 레이티드 배지가 부착됐다. 이는 미국 군용차를 평가하는 네바다 오토모티브 테스트센터(NATC)의 테스트를 수료한 훈장이다. 가파른 노면 주행과 도하 테스트를 비롯해 진흙밭, 눈길, 한쪽 바퀴가 떠 있는 상태에서 접지력을 확보하는 아티큘레이션 테스트 등을 통과했다.
# 투박함은 버리지 못했다
실내는 극단적이다. 그 흔한 우드그레인이나 카본 패턴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투박하다. 그나마 시트에 새긴 자수와 스티어링 휠 및 기어 부츠 등에 레드 스티치로 포인트를 살렸다. 이것마저도 없었다면 정말 허전하겠다.
아날로그 타입 계기판은 위트있게 구성됐다. 엔진 회전계 레드존은 마치 출입 금지 구역을 연상시키는 듯 주황색 스트라이프로 처리했다. 클러스터 중앙에 위치한 컬러 LCD 모니터는 다양한 정보를 표시한다.
중앙에 자리잡은 8.4인치 유커넥트 디스플레이 사용성은 만족스럽다. 하단에 다양한 정보를 표기해 자주 사용하는 메뉴를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조작감과 반응속도는 경쟁 모델 중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한다.
중형 SUV에 걸맞는 2열 구성도 인상적이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은 한뼘 가량 여유가 있고, 2개의 USB 포트와 전기 콘센트를 마련해 다양한 전자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2단 구성으로 이뤄진 트렁크도 활용도가 높다.
# 여유로운 온로드, 역동적인 오프로드
체로키 트레일호크는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2.1kg.m을 발휘하는 3.2리터 V6 펜타스타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액티브 드라이브2 기반의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됐다.
온로드에서는 마냥 여유로운 주행 성능을 발휘된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은 반박자가 늦지만, V6 엔진 특유의 풍부한 토크감으로 충분히 상쇄된다. 2톤에 달하는 거구는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꾸준한 힘으로 속도계를 거침없이 밀어올린다.
온로드 승차감은 떨어진다. 이따금 방지턱을 넘거나 큰 포트홀을 지나면 제법 큰 충격이 전해진다. 아무래도 일상 생활에서 온로드 승차감을 생각한다면, 체로키 오버랜드 트림을 선택하는 나을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는 그 명성에 걸맞게 거침없이 나아간다. 별도의 지형 설정 없이 오토 모드만으로도 웬만한 험로는 손쉽게 지나간다. 눈이나 낙엽이 쌓여 그립이 확보되지 않는 곳에서는 액티브 드라이브 2 시스템에 내장된 4WD LOW 모드를 작동시켰다.
일반 모델과 달리 가파르게 깎인 범퍼 디자인도 오프로드에 적합하다. 접근각(29.9°)과 탈출각(32.2°)이 기존 체로키(접근각 25° 탈출각 30°)보다 높아졌고, 툭 튀어나온 바위도 사뿐히 즈려밟고 갈 수 있다. 온로드에서 이따금 신경질적이었던 서스펜션은 제 짝을 만난듯 노면 충격을 안정적으로 걸러낸다.
아쉬운 점은 강력한 주행성능에 비례하는 먹성이다. 도로 흐름에 따라 일상적인 주행과 약간의 오프로드 주행만을 했을 뿐인데, 평균 연비는 9km/L 아래 머물고 있다.
# 트레일호크, 고성능 브랜드 맞습니다
그간 지프 체로키를 볼 때마다 어딘가 심심한 음식들이 떠올랐다. 어딘가 곱상한(?) 외모에 2.4리터 엔진 출력은 조금 부족했고, 오프로드 실력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이 같은 아쉬움은 체로키 트레일호크를 시승하며 단번에 해소됐다. V6 엔진으로 힘을 키웠고, 곳곳에 적용된 전용 사양으로 오프로드 주파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단번에 불식시켰다.
지프는 늘 '모험'을 떠올리게 한다. 체로키 트레일호크는 평일은 도심을, 주말에는 산 속을 누빌 수 있는 만능모험가였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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