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코나 1.6 T-GDi 4WD
컨텐츠 정보
- 907 조회
- 목록
본문
다양한 언론들이 소형 SUV의 인기에 대해 언급한다. 딱히 얼마만큼 성장하고 있는지 예를 들 필요도 없다. 길거리를 활보하는 차량 중 소형 SUV가 얼마나 많은지 딱 보면 알 테니까.
어느덧 국산 소형 SUV도 종류도 많아졌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 기아 니로와 스토닉, 그리고 현대 코나까지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 시장을 처음 개척한 것은 쉐보레 트랙스였다. 그리고 르노삼성이 QM3를 내놓으면서 이 시장을 크게 확대시켰다. 다시금 쌍용자동차가 티볼리는 내놓으며 소형 SUV가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하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동급의 소형 해치백과 비교해 500~1,000만 원까지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SUV는 고가의 상품이란 소비자들의 인식도 가격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 시장에 현대 코나와 기아 스토닉이 가세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많이 늦었다. 그동안 위에서 언급한 국산 소형 SUV 외에 지프 레니게이드, 시트로엥 C4 칵투스, 푸조 2008, 혼다 HR-V, 닛산 쥬크, 피아트 500X와 같은 다양한 수입차까지 경쟁하는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중 현대 코나의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왜? 비싸니까. 소형 SUV에 이것저것을 넣어 3천만 원에 육박한 가격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웠다. 자, 이제 우리 팀은 조금 더 냉철한 시선으로 코나를 바라볼 것이다.
코나라는 모델명은 미국 하와이에 있는 휴양지의 이름에서 따왔다. 싼타페와 투싼에 이어 코나까지 현대자동차의 SUV 모델명은 해외 유명 휴양지의 이름을 사용한다는 새로운 법칙도 만들어졌다.
코나의 디자인은 여전히 파격적이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상이기에 신선함도 상당하다. 전면부의 새로운 라이트 구조 덕분이다. 지프 체로키를 비롯해 시트로엥의 여러 모델들이 이미 이러한 구성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국산차에서 이러한 시도가 나왔다는 점 자체에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 컸을 듯하다.
코나의 전면 램프류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윗부분, 다시 말해 코나의 눈썹같이 생긴 부분은 주간 주행등과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LED로 이뤄져 있으며, 가장 바깥쪽 부분에 노란색 조명이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어두울 때 사용하는 하향등과 상향등은 범퍼 중간 쪽에 위치한 램프에서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안개등이 범퍼 아랫부분에 위치한다.
이렇게 3분할 램프 구조는 여러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참신한 이미지를 전한다. 기존 자동차와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다. 두 번째는 전조등을 낮춰 반대 차선이나 선행차량 운전자의 눈부심 발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크고 높기 때문에 전조등 역시 높게 위치한다. 이는 상향등을 작동시키기 않은 상황에서도 반대 차선 주행차, 선행차량 운전자에게 눈부심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기아 스포티지, 수입차 중에서는 포르쉐 카이엔, 마칸, 포드 익스플로러,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이 이런 아쉬움을 키운다. 다소 이기적인 구성이랄까? 코나는 주간 주행등을 분리시켜 높이를 낮추면서 눈부심을 억제시키게 만들었다. 현대차 디자이너들의 배려?
마지막으로 미래 자동차 이미지에 친숙하도록 해준다. 소비자들에게 선행 학습 역할을 겸한다고 할까? 미래에는 조명 기술의 소형화로 커다란 눈망울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는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LED 라이트는 일반 전구보다 수십 분의 1 정도로 작아졌으며, 레이저라이트는 LED의 수분의 1 정도로 다시 한번 작아졌다. 큰 헤드라이트가 필요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차원의 디자인 변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됐었다.
때문에 코나의 디자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나올 현대차의 SUV가 이와 유사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스파이샷을 통해 앞으로 출시될 신형 싼타페 역시 이러한 3분할 램프 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그릴 특징인 캐스케이딩 그릴이 자리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그릴 디자인과 공통성을 취하면서 독립적인 디자인을 유도한 것인데, 아직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고 있다.
측면부는 키가 커진 해치백의 모습이다. 최근 등장하는 소형 SUV를 볼 때면 이것이 SUV가 맞나 싶다. 메르세데스-벤츠 GLA를 보자. 벤츠는 이 차를 SUV라고 하지만 범퍼와 조금 높은 지상고 외에 어디서 SUV의 특징을 인지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쉐보레 트랙스, 쌍용 티볼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공식이라면 기아 쏘울의 범퍼만 바꿔 소형 SUV로 팔아도 될 것 같다. 어찌 됐건 현대 코나 역시 해치백에 SUV의 느낌을 더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도 SUV의 느낌을 주는 것은 전면부터 시작해 측면과 후면을 둘러싼 플라스틱 패널이다. 현대차는 ‘아머’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미 SUV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요소다. 그보다 C-필러 뒷부분에는 에어로핀이 자리한다. SUV와 해치백에서 많이 발생하는 와류를 정류하기 위한 것인데 현대차가 이러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것이 흥미롭다. 차체 하부 상당 부분을 얇은 플라스틱 패널로 덮었는데 에어로 다이내믹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후면부는 전면 주간 주행등을 연상시키는 얇은 리어램프를 갖추고 있다. 싼타페가 가장 두껍고 투싼이 얇아졌으며, 코나가 가장 얇은 형태다. 여기에 테일게이트에도 굴곡을 넣어 심심하지 않게 변화를 줬다. 머플러는 노출되지 않게 숨겨놨는데 좀 더 멋스럽게 표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테리어는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특징이 반영됐다. 그동안 우리 팀은 엄청난 변화에 성공한 트랙스 페이스리프트의 인테리어에 대해 많은 칭찬을 했다. 특히나 초기형 트랙스의 인테리어가 업계 최저 수준이었던 만큼 반전 효과는 더 컸다. 하지만 코나의 인테리어를 보니 다시 소형 SUV 인테리어 순위를 정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우선 젊은 감각을 전달하는 스티어링 휠 디자인을 갖췄다. 물론 스티어링 시스템 역시 최신 업데이트 사양이다.
계기판도 간결하게 표현했다. 별다른 기교 없이 딱 볼 수 있는 것만 위치시켰다는 점이 좋다. 그리고 계기판 위로는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의외로 많은 기능을 지원한다. 속도는 물론 고속도로 정보와 내비게이션 정보도 표시해준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글자 크기 조절과 글자 색상 조정, 좌우 각도 조정기능 등 설정할 수 있는 가짓수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르노삼성 SM6, 푸조, 시트로엥, 미니 등이 이 방식을 사용하는데 우리 팀이 최근 테스트한 혼다 CR-V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머리는 들고 있을 수 있지만 시선이 하단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 계기판보다 조금 더 높게 위치할 뿐 운전 중 시선을 옮겨야 한다는 점이 같다는 것. 멋이라는 측면에서 좋지만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리한다. 하지만 모니터 양 측면에 다양한 버튼이 자리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논란도 많다. 물론 장단점이 있다. 확실히 버튼 구성 측면에서는 직관적이다. 벤츠, BMW, 아우디처럼 메뉴에 메뉴를 거쳐가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번거로움이 없다. 하지만 뭔가 없어 보인다.
중간 부분에는 공조장치가 달린다. 그 밑부분에는 수납공간 역할을 겸하는 무선 충전 시스템이 자리한다. 현대 기아차의 무선 충전 시스템을 칭찬하고 싶다. 넉넉한 공간에 스마트폰을 올려 두면 바로 충전이 되기에 불편함이 없다. 참고로 쉐보레의 경우 홈에 꽂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스마트폰이 커지면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 없다. 이미 큰 사이즈의 스마트폰 일부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호환되는 스마트폰 종류도 제한적이다. IT 강국인 만큼 이러한 배려는 국산 전통 브랜드인 현대, 기아가 잘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기어 레버 주위에 많은 버튼들이 나열된다. 소형 SUV로는 불필요하게 많은 기능을 지원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통풍과 열선 기능은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지원한다. 열선 스티어링 휠도 물론이다. SUV인 만큼 내리막길 정속 주행장치도 있다.
드라이브 모드 설정은 에코, 컴포트, 스포츠 중에서 선택한다. 그 반대편에는 4륜 락 버튼이 마련된다. 테스트 모델이 4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 모든 기능을 실행하면 계기판 중앙 모니터에 작동 여부가 표기된다. 각종 버튼을 비롯해 메뉴 구성도 왠지 있을 것 같고 이렇게 하면 될 듯한 곳에 자리하고 만들어졌다. 확실히 인터페이스 부분은 사용자 친화적이다.
뒷좌석은 소형 SUV로는 넓은 편에 속한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현재까지 뒷좌석 공간 순위를 따지자면 ‘ 니로 > 코나 = 티볼리 > 트랙스 = QM3 ’ 순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들 간 공간 차이가 크지는 않다. 다만 차급의 한계 때문인지 뒷좌석을 위한 열선이나 송풍구는 지원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이 부분을 추가하며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아니겠지?
트렁크 공간은 360리터 크기를 갖는다. 돌출 공간이 큰 편은 아니지만 트렁크 공간에서는 티볼리가 앞선다. 대신 2열 시트가 거의 평평하게 폴딩이 되기 때문에 공간 활용성이 좋다. 트렁크 바닥 부분도 2단계 높이 조절이 되기에 활용 범위 역시 넓다.
외부 디자인의 호불호를 논외로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좋다’라는 생각이 바로 든다. 국산은 물론 수입 소형 SUV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정숙성과 진동 억제력 때문이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해본 결과 34.5 dBA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아이들 정숙성이 35 dBA 이하 차량을 만났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쉐보레 말리부 2.0T, 현대 쏘나타 2.0 CVVL 모델 모두가 35 dBA을 기록했으니 코나가 어느 정도로 정숙성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소형 SUV 주제에.
또한 스티어링 휠, 시트, 변속레버, 대시보드 어디에서도 진동을 느끼기 힘들다. 현대 그랜저 IG를 테스트할 때 이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 코나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진동 억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등장할 신 모델에도 이러한 방향성을 유지한다면 현대차 만의 장점이 한가지 더 확립될 듯싶다.
주행을 시작한다. 조금은 이질적인 감각과 함께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엔진의 동력을 전달하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감각이다. 확실히 토크컨버터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와 체감적인 부분이 다르기에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일단 차량이 움직이면 듀얼 클러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변속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상 무심코 운전하면 일반 자동변속기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임에도 부드러움을 추구한다는 점은 현대차 DCT 만의 성격이다. 하지만 이처럼 부드러운 특성에는 장단점이 생길 수 있다. 승차감에서는 유리하지만 변속기 내부에서 마찰에 의한 열이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
승차감은 최근 출시되는 소형 SUV 트렌드에 맞춰 조금은 단단한 성격이다.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모델답다. 하지만 승차감을 해치는 단단함은 아니기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또한, 소형 SUV의 한계인 짧은 휠베이스에서 나오는 제한적인 승차감을 기분 나쁘지 않게 잘 조율했다는 점 역시 칭찬할만하다. 현대차가 싼타페(DM)을 내놨을 당시 무리수를 뒀었나 싶을 정도로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율했었는데 코나에 와서야 적정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 사실 LF 쏘나타 이후의 현대차는 크게 달라졌다. 특유의 스티어링 시스템(MDPS)와 서스펜션 셋업 정도가 과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서스펜션 완성도가 제법 높아졌다.
스티어링 휠은 조작하기 편하게 적당히 가볍게 설정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답력도 누가 조작해도 편하다고 말할 수준에 맞췄다. 현대 기아차의 초창기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은 일상 주행에서도 이질감을 주었지만 이제는 일상 주행 정도에서 정말 많이 집중하지 않는 이상 특별한 아쉬움을 키우지 않는다. 물론 SUV의 특성상 이 부분을 예민하게 바라보지 않았던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주행을 시작하며 코나에 탑재된 다양한 안전장비를 확인해봤다. 정말 많다.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 차로이탈방지 보조, 상향등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도 갖췄다.
먼저 먼저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은 차량 윈드 실드에 탑재된 카메라가 사물은 물론 보행자까지 인식해 자동으로 차량을 멈추게 해주는 기능이다. 차량 인식은 널리 쓰이지만 보행자까지 인식 범위를 넓혔다는 점도 좋다.
이외에 차로 이탈 방지 보조 기능도 지원한다. 이 기능은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는 차선을 밟았을 때 간단한 경고음이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스티어링 휠(포드 링컨)이나 시트(캐딜락)에서 진동을 전달해주기도 한다. 이후 2단계부터 스티어링 휠이 작동하는 구조다. 단, 차선을 밟을 때 넘어가지 않게 그때그때 보정하는 정도다. 이 부분을 잘 모르는 일부 누리꾼들이 반자율 주행이라며 손을 놓고 시연하기도 하는데 사고 위험이 상당히 높은 행위다.
그리고 3단계에 들어서면 스티어링 휠이 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때부터 반자율 주행을 위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코나의 경우는 3단계 수준의 차선 유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차선 중앙을 끊임없이 유지시켜주며 스스로 주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반자율 주행 기능 자체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장시간 운전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졸음 운전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 장비로 보자.
하이빔 어시스트는 전방 상황에 따라 상향등과 하향등을 오가는 기능이다. 코나는 이 정도 기능을 지원하지만 차량 등급에 따라 특정 영역만 선별해서 조명을 밝혀주는 기술도 상용화돼 있다.
운전자 주의 경고도 갖췄다. 과거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2시간이 지나면 휴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현재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이나 브레이크 등을 비정상적으로 조작한다고 판단해 휴식을 하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은 쌍용차가 티볼리에 먼저 적용했다. 엄밀하게 따지만 쌍용차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모빌아이(Mobileye)의 ADAS 시스템을 티볼리에 이식한 것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역시 다양한 액티브 세이프티를 적용시키면서 전체적으로 소형 SUV의 구성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이래서 경쟁이 좋은 것. 트랙스와 QM3도 뭔가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속 80km 정도 속도에 이르자 노면 소음이 조금은 부각된다. 엔진 소음이나 풍절음이 좋은 수준이기 때문에 타이어 소음이 조금은 크게 들리는 경향이 있다. 이 속도에서의 정숙성을 측정해보니 61 dBA로 나타났다. 저소음 타이어로만 변경해도 80km/h 주행 정숙성이 58~59 dBA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노블 2였다. 타이어 너비가 235mm에 이른다. 소형 SUV라는 성격을 생각했을 때 오버 스펙이다. 또, 주행 소음 부분에서도 약점을 키운다. 하지만 1.6리터 터보 모델의 경우 확실히 성능적인 부분에서 경쟁차를 압도하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
파워트레인의 성능은 단연 동급 최고다. 국내에서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소형 SUV는 코나가 유일하다. 수입 SUV 중에서도 닛산 쥬크가 유일할 정도다. 시장에 늦게 진입한 만큼 성능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작전이었을까?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다. 확실히 동급 경쟁 모델과 다른 가속감이 전달된다. 코나의 1.6T-GDi 엔진은 177마력과 27.0kg.m의 최대토크를 갖고 있다. 동급에서 가장 높은 출력과 토크다. 그만큼 속도를 올리는 능력도 남다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8.36초 만에 끝냈다. 트랙스 1.4 터보 모델이 9.29초이며,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10초 이후의 성능을 낸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다. 계측기를 사용하지 않고 속도계 만으로 본다면 7초대 중반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실 90마력의 QM3와 티볼리는 동력 성능 면에서 크게 어필하기는 힘든 모습이었다. 때문에 쉐보레 트랙스가 성능으로 어필했다. 하지만 코나가 등장하면서 그 기준이 바뀌게 됐다. 참고로 코나의 이러한 기록은 토요타 86 수동변속기(8.50초)보다도 빠른 것이다. 하지만 코나에게는 한번 더 가속시간을 더 단축시킬 여지가 있다.
우선 현대차의 보수적인 변속기 설정으로 초기 발진 때 동력이 맞물리는 시간이 늦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현대차가 런치 컨트롤 기능을 추가해주면 1초 가량은 더 빨리질 듯하다. 또한 235mm 급 타이어 대신 그립 좋은 215mm 급 타이어만 써줘도 쉽사리 7초대 진입이 가능하다.
사실 현대차의 보수적인 변속기 설정은 주행에서도 쉽게 느껴진다. 일상 주행 때는 일반 자동변속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도 수입 듀얼 클러치 변속기만큼 빠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일반 자동변속기보다는 조금 빠르기에 성능에 불만을 가질 소비자는 없을 듯.
파워트레인 성능에는 만족했지만 엔진의 회전 질감은 아쉬웠다. 1.6터보 엔진은 6천 rpm 이상 사용할 수 있고, 힘차게 돌아준다. 하지만 매끄럽다는 인상은 없었다. 꽤나 거칠게 돈다는 뜻인데, 이는 현대 기아차의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1.6리터 터보 엔진 모두 동일하다. 이 부분만 개선돼도 한층 세련된 주행 감각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아 나간다. 뭔가 스티어링 시스템의 한계가 느껴진다. 센터 감각, 다시 말해 차량의 바퀴가 11자로 정렬된 상황에서 살짝 불명확한 감각을 전달한다. 하지만 이 정도 부분만 제외하면 스티어링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은 충분했다.
과거 현대차는 스티어링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스티어링 휠 답력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당시 스포츠 모드로 변경되면 운전자의 조작만 방해되도록 불필요할 정도로 무겁게만 변했다. 차량의 반응이나 감각은 여전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가 자랑하는(?) R-MDPS를 보다 다양한 모델에 널리 적용시켜 차량의 완성도를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나의 코너링 성능은 좋았다. 사실 SUV인지 해치백인지 경계가 모호한 차량 성격에 1.6리터 터보 엔진 조합이기에 달리는 재미가 상당했다. 특히 코너를 빠른 속도로 돌아나가는 한계 상황에서도 차량 컨트롤이 쉬웠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스티어 특성은 뉴트럴로 봐도 무관할 정도였다. 이 부분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지금까지의 동급 경쟁 모델은 한계 상황에서 차량이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려는 성향의 언더스티어 성향이 짙었다. 하지만 코나는 코너에 들어섰을 때 코너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달리 말하면 차량 뒷부분이 바깥으로 밀리는 오버스티어가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또 그렇지는 않다. 적당히 코너를 따라 민첩하게 움직여주는 이러한 감각이 운전자에게 전혀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 또, 이러한 성향을 조작하는 것 자체도 쉬웠다.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역시 똑똑하게 개입해준다. SUV라는 성격상 전복사고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나의 경우는 급한 조작만 하지 않으면 조금은 느긋하게 운전자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다 갑자기 급작스러운 조작을 하면 다시금 개입해 차량을 안정화 시켰다.
다만 타이어 성능(그립)이 아쉬웠다. 코너링 성능에서는 타협할 수준이었지만 제동성능 측면에서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코나가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40.77m였다. 쉐보레 트랙스 디젤이 40.58m, 트랙스 가솔린이 38.77m, 쌍용 티볼리 1.6 가솔린이 40.72m를 기록했으니 동급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제동성능을 보인 것이다. 물론 티볼리 디젤, QM3에 비하자면 매우 좋은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한계는 뚜렷했다.
무엇보다 테스트의 반복에 따라 최대 43m 대까지 늘어났다. 타이어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시점부터 멈춰 설 때까지 끊임없이 소리를 질렀다. 급제동하는 상황에서의 감각은 타이어에서 접지력이 만들어진다기 보다 ABS가 바쁘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더 크게 다가왔다. 참고로 아반떼 스포츠와 i30 1.6T 모델 모두 공통적인 문제를 보였는데 모두 동일한 타이어를 사용했다. 타이어 선택은 아쉽다. 뭔가 잘 달리도록 트레이닝한 운동선수에서 고무신을 신긴 느낌이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코나는 4륜 버전이다. 하지만 4륜 시스템의 특징적인 부분을 느끼기는 쉽지 않았다. 국산 SUV 다수는 평상시에 앞바퀴에 대부분의 구동력을 보내며 상황에 따라 후륜으로 동력을 전달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구동력을 후륜으로 전달시키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차량의 운동 특성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다. 코나의 4륜 시스템은 눈길이나 빗길에서, 미끄러운 노면의 저속 주행 때 도움을 주는 정도의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 같은 이유로 소형 SUV에서 AWD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코나의 장점을 끌어낸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4륜 버전에만 장착된다.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전륜구동(FF) 버전의 서스펜션 완성도가 높다면 얘기가 달라지긴 하겠지만.
차체 강성 역시 코나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경쟁 모델 역시 차체 강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현대 차량들은 누가 타도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물론 수 년이 흐른 후 차체들이 답을 해주겠지만 현재와 같은 성격이라면 강성 하락이 클 것 같지 않다.
성능을 강조한 파워트레인 구성 탓에 연비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연비를 보였다. 시속 100~110km 주행 구간에서 코나가 보인 연비는 19.4km/L. 고저차 반복이 많은 구간에서도 17~18Km/L 내외를 보였다. 속도를 낮춰 80km/h 속도로 정속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약 22.2km/L의 연비도 기록했다.
평속 15km의 답답한 도심 정체구간 테스트 결과 8.7km/L로 배기량과 차급에 어울리는 연비를 보였다. 물론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까지 더한 만큼 정속 주행이 아닌 환경에서 연비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다양한 환경의 주행을 거친 결과 코나는 10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가속페달을 밟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한자리대 연비를 보일 수도 있겠다.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 편차가 큰 모델이 코나라고 이해하면 쉽겠다.
현대 코나. 사실 소형 SUV 시장에 늦게 진입했다. 다른 업체가 재미를 봤다고 말할 정도로 늦었다. 하지만 늦은 만큼 많은 준비를 했고 그만큼 완성도가 좋았다. 우리 팀 모두가 놀랐다. 현대차 엠블럼이 아니었다면 현대차의 상품인지 몰랐을 것이라는 칭찬도 나왔다.
물론 경쟁 모델보다 비싸다. 하지만 동급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갖췄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은 수긍이 된다 어차피 다들 비싸게 내다 파는 시장이니 말이다.
무엇보다 코나는 중간급 트림(2,200~2,400만 원) 정도만 선택해도 경쟁 모델의 풀옵션 수준의 구성을 갖는다. 추천하지 않지만 최상급 트림에 옵션을 더한다면 구성만큼은 준대형 세단 부럽지 않은 모습을 띄게 된다. 호화스러운 장비들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장점과 단점이 극명했다. 먼저 작은 차를 잘 만들고 제한된 차량 크기 안에서 최대한 넓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편의장비 역시 강점이다. 여기에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역시 현대차의 장기 중 하나다. 하지만 스티어링 시스템은 완성도가 낮았고 서스펜션 설정은 차량 성격에 잘 맞지 않았으며, 시간이 지나면 차체 강성 문제와 소음 진동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지금의 현대차는 어떤가? 코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면 공간 넓고, 편의장비 많으며, 인터페이스 좋다. 차체 강성은 최근의 현대차가 강조하는 것처럼 수준급이며, 이 급에서 느끼기 힘든 소음과 진동이라는 강점까지 추가됐다. 서스펜션도 이제는 차량 성격에 잘 맞으며, 아직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스티어링 시스템의 완성도 역시 크게 향상됐다.
쓰다 보니 칭찬만 늘여놨다. 하지만 코나가 그랬다. 그동안 대중과 언론의 꾸지람과 질타를 그냥 듣고 흘려보내지 않고 실제로 조금씩 개선을 시키며 발전했다. 그만큼 점점 약점이 강점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들이 이제 출시되는 차량부터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역시 느끼고 있는 듯하다. 코나가 출시된 이후 쌍용 티볼리의 판매량 1위 기록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8월 국내 판매량 기준, 코나 : 4,230대, 티볼리 : 4,187대)
국내에는 많은 소형 SUV들이 있다. 하지만 쌍용 티볼리의 완성도는 동급 최저 수준이며, 쉐보레 트랙스는 한시라도 가격을 낮춰야 한다. 르노삼성 QM3는 연비에만 너무 올인을 해서 다른 부분을 놓치는 부분이 많다. 기아차는 니로와 스토닉이 있는데 두 차량 간 잠식 현상인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우리 팀이 코나의 우세를 점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느덧 국산 소형 SUV도 종류도 많아졌다.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 기아 니로와 스토닉, 그리고 현대 코나까지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 시장을 처음 개척한 것은 쉐보레 트랙스였다. 그리고 르노삼성이 QM3를 내놓으면서 이 시장을 크게 확대시켰다. 다시금 쌍용자동차가 티볼리는 내놓으며 소형 SUV가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하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동급의 소형 해치백과 비교해 500~1,000만 원까지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SUV는 고가의 상품이란 소비자들의 인식도 가격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 시장에 현대 코나와 기아 스토닉이 가세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많이 늦었다. 그동안 위에서 언급한 국산 소형 SUV 외에 지프 레니게이드, 시트로엥 C4 칵투스, 푸조 2008, 혼다 HR-V, 닛산 쥬크, 피아트 500X와 같은 다양한 수입차까지 경쟁하는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중 현대 코나의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왜? 비싸니까. 소형 SUV에 이것저것을 넣어 3천만 원에 육박한 가격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웠다. 자, 이제 우리 팀은 조금 더 냉철한 시선으로 코나를 바라볼 것이다.
코나라는 모델명은 미국 하와이에 있는 휴양지의 이름에서 따왔다. 싼타페와 투싼에 이어 코나까지 현대자동차의 SUV 모델명은 해외 유명 휴양지의 이름을 사용한다는 새로운 법칙도 만들어졌다.
코나의 디자인은 여전히 파격적이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상이기에 신선함도 상당하다. 전면부의 새로운 라이트 구조 덕분이다. 지프 체로키를 비롯해 시트로엥의 여러 모델들이 이미 이러한 구성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국산차에서 이러한 시도가 나왔다는 점 자체에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 컸을 듯하다.
코나의 전면 램프류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윗부분, 다시 말해 코나의 눈썹같이 생긴 부분은 주간 주행등과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LED로 이뤄져 있으며, 가장 바깥쪽 부분에 노란색 조명이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어두울 때 사용하는 하향등과 상향등은 범퍼 중간 쪽에 위치한 램프에서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안개등이 범퍼 아랫부분에 위치한다.
이렇게 3분할 램프 구조는 여러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참신한 이미지를 전한다. 기존 자동차와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다. 두 번째는 전조등을 낮춰 반대 차선이나 선행차량 운전자의 눈부심 발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크고 높기 때문에 전조등 역시 높게 위치한다. 이는 상향등을 작동시키기 않은 상황에서도 반대 차선 주행차, 선행차량 운전자에게 눈부심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기아 스포티지, 수입차 중에서는 포르쉐 카이엔, 마칸, 포드 익스플로러,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이 이런 아쉬움을 키운다. 다소 이기적인 구성이랄까? 코나는 주간 주행등을 분리시켜 높이를 낮추면서 눈부심을 억제시키게 만들었다. 현대차 디자이너들의 배려?
마지막으로 미래 자동차 이미지에 친숙하도록 해준다. 소비자들에게 선행 학습 역할을 겸한다고 할까? 미래에는 조명 기술의 소형화로 커다란 눈망울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는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LED 라이트는 일반 전구보다 수십 분의 1 정도로 작아졌으며, 레이저라이트는 LED의 수분의 1 정도로 다시 한번 작아졌다. 큰 헤드라이트가 필요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차원의 디자인 변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됐었다.
때문에 코나의 디자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나올 현대차의 SUV가 이와 유사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스파이샷을 통해 앞으로 출시될 신형 싼타페 역시 이러한 3분할 램프 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그릴 특징인 캐스케이딩 그릴이 자리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그릴 디자인과 공통성을 취하면서 독립적인 디자인을 유도한 것인데, 아직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고 있다.
측면부는 키가 커진 해치백의 모습이다. 최근 등장하는 소형 SUV를 볼 때면 이것이 SUV가 맞나 싶다. 메르세데스-벤츠 GLA를 보자. 벤츠는 이 차를 SUV라고 하지만 범퍼와 조금 높은 지상고 외에 어디서 SUV의 특징을 인지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쉐보레 트랙스, 쌍용 티볼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공식이라면 기아 쏘울의 범퍼만 바꿔 소형 SUV로 팔아도 될 것 같다. 어찌 됐건 현대 코나 역시 해치백에 SUV의 느낌을 더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도 SUV의 느낌을 주는 것은 전면부터 시작해 측면과 후면을 둘러싼 플라스틱 패널이다. 현대차는 ‘아머’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미 SUV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요소다. 그보다 C-필러 뒷부분에는 에어로핀이 자리한다. SUV와 해치백에서 많이 발생하는 와류를 정류하기 위한 것인데 현대차가 이러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것이 흥미롭다. 차체 하부 상당 부분을 얇은 플라스틱 패널로 덮었는데 에어로 다이내믹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후면부는 전면 주간 주행등을 연상시키는 얇은 리어램프를 갖추고 있다. 싼타페가 가장 두껍고 투싼이 얇아졌으며, 코나가 가장 얇은 형태다. 여기에 테일게이트에도 굴곡을 넣어 심심하지 않게 변화를 줬다. 머플러는 노출되지 않게 숨겨놨는데 좀 더 멋스럽게 표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테리어는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특징이 반영됐다. 그동안 우리 팀은 엄청난 변화에 성공한 트랙스 페이스리프트의 인테리어에 대해 많은 칭찬을 했다. 특히나 초기형 트랙스의 인테리어가 업계 최저 수준이었던 만큼 반전 효과는 더 컸다. 하지만 코나의 인테리어를 보니 다시 소형 SUV 인테리어 순위를 정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우선 젊은 감각을 전달하는 스티어링 휠 디자인을 갖췄다. 물론 스티어링 시스템 역시 최신 업데이트 사양이다.
계기판도 간결하게 표현했다. 별다른 기교 없이 딱 볼 수 있는 것만 위치시켰다는 점이 좋다. 그리고 계기판 위로는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의외로 많은 기능을 지원한다. 속도는 물론 고속도로 정보와 내비게이션 정보도 표시해준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글자 크기 조절과 글자 색상 조정, 좌우 각도 조정기능 등 설정할 수 있는 가짓수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르노삼성 SM6, 푸조, 시트로엥, 미니 등이 이 방식을 사용하는데 우리 팀이 최근 테스트한 혼다 CR-V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머리는 들고 있을 수 있지만 시선이 하단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 계기판보다 조금 더 높게 위치할 뿐 운전 중 시선을 옮겨야 한다는 점이 같다는 것. 멋이라는 측면에서 좋지만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리한다. 하지만 모니터 양 측면에 다양한 버튼이 자리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논란도 많다. 물론 장단점이 있다. 확실히 버튼 구성 측면에서는 직관적이다. 벤츠, BMW, 아우디처럼 메뉴에 메뉴를 거쳐가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번거로움이 없다. 하지만 뭔가 없어 보인다.
중간 부분에는 공조장치가 달린다. 그 밑부분에는 수납공간 역할을 겸하는 무선 충전 시스템이 자리한다. 현대 기아차의 무선 충전 시스템을 칭찬하고 싶다. 넉넉한 공간에 스마트폰을 올려 두면 바로 충전이 되기에 불편함이 없다. 참고로 쉐보레의 경우 홈에 꽂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스마트폰이 커지면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 없다. 이미 큰 사이즈의 스마트폰 일부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호환되는 스마트폰 종류도 제한적이다. IT 강국인 만큼 이러한 배려는 국산 전통 브랜드인 현대, 기아가 잘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기어 레버 주위에 많은 버튼들이 나열된다. 소형 SUV로는 불필요하게 많은 기능을 지원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통풍과 열선 기능은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지원한다. 열선 스티어링 휠도 물론이다. SUV인 만큼 내리막길 정속 주행장치도 있다.
드라이브 모드 설정은 에코, 컴포트, 스포츠 중에서 선택한다. 그 반대편에는 4륜 락 버튼이 마련된다. 테스트 모델이 4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 모든 기능을 실행하면 계기판 중앙 모니터에 작동 여부가 표기된다. 각종 버튼을 비롯해 메뉴 구성도 왠지 있을 것 같고 이렇게 하면 될 듯한 곳에 자리하고 만들어졌다. 확실히 인터페이스 부분은 사용자 친화적이다.
뒷좌석은 소형 SUV로는 넓은 편에 속한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현재까지 뒷좌석 공간 순위를 따지자면 ‘ 니로 > 코나 = 티볼리 > 트랙스 = QM3 ’ 순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들 간 공간 차이가 크지는 않다. 다만 차급의 한계 때문인지 뒷좌석을 위한 열선이나 송풍구는 지원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이 부분을 추가하며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아니겠지?
트렁크 공간은 360리터 크기를 갖는다. 돌출 공간이 큰 편은 아니지만 트렁크 공간에서는 티볼리가 앞선다. 대신 2열 시트가 거의 평평하게 폴딩이 되기 때문에 공간 활용성이 좋다. 트렁크 바닥 부분도 2단계 높이 조절이 되기에 활용 범위 역시 넓다.
외부 디자인의 호불호를 논외로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좋다’라는 생각이 바로 든다. 국산은 물론 수입 소형 SUV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정숙성과 진동 억제력 때문이다.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해본 결과 34.5 dBA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아이들 정숙성이 35 dBA 이하 차량을 만났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쉐보레 말리부 2.0T, 현대 쏘나타 2.0 CVVL 모델 모두가 35 dBA을 기록했으니 코나가 어느 정도로 정숙성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소형 SUV 주제에.
또한 스티어링 휠, 시트, 변속레버, 대시보드 어디에서도 진동을 느끼기 힘들다. 현대 그랜저 IG를 테스트할 때 이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 코나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진동 억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등장할 신 모델에도 이러한 방향성을 유지한다면 현대차 만의 장점이 한가지 더 확립될 듯싶다.
주행을 시작한다. 조금은 이질적인 감각과 함께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엔진의 동력을 전달하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감각이다. 확실히 토크컨버터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와 체감적인 부분이 다르기에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일단 차량이 움직이면 듀얼 클러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변속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상 무심코 운전하면 일반 자동변속기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임에도 부드러움을 추구한다는 점은 현대차 DCT 만의 성격이다. 하지만 이처럼 부드러운 특성에는 장단점이 생길 수 있다. 승차감에서는 유리하지만 변속기 내부에서 마찰에 의한 열이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
승차감은 최근 출시되는 소형 SUV 트렌드에 맞춰 조금은 단단한 성격이다.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모델답다. 하지만 승차감을 해치는 단단함은 아니기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또한, 소형 SUV의 한계인 짧은 휠베이스에서 나오는 제한적인 승차감을 기분 나쁘지 않게 잘 조율했다는 점 역시 칭찬할만하다. 현대차가 싼타페(DM)을 내놨을 당시 무리수를 뒀었나 싶을 정도로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율했었는데 코나에 와서야 적정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 사실 LF 쏘나타 이후의 현대차는 크게 달라졌다. 특유의 스티어링 시스템(MDPS)와 서스펜션 셋업 정도가 과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서스펜션 완성도가 제법 높아졌다.
스티어링 휠은 조작하기 편하게 적당히 가볍게 설정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답력도 누가 조작해도 편하다고 말할 수준에 맞췄다. 현대 기아차의 초창기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은 일상 주행에서도 이질감을 주었지만 이제는 일상 주행 정도에서 정말 많이 집중하지 않는 이상 특별한 아쉬움을 키우지 않는다. 물론 SUV의 특성상 이 부분을 예민하게 바라보지 않았던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주행을 시작하며 코나에 탑재된 다양한 안전장비를 확인해봤다. 정말 많다.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 차로이탈방지 보조, 상향등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도 갖췄다.
먼저 먼저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은 차량 윈드 실드에 탑재된 카메라가 사물은 물론 보행자까지 인식해 자동으로 차량을 멈추게 해주는 기능이다. 차량 인식은 널리 쓰이지만 보행자까지 인식 범위를 넓혔다는 점도 좋다.
이외에 차로 이탈 방지 보조 기능도 지원한다. 이 기능은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는 차선을 밟았을 때 간단한 경고음이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스티어링 휠(포드 링컨)이나 시트(캐딜락)에서 진동을 전달해주기도 한다. 이후 2단계부터 스티어링 휠이 작동하는 구조다. 단, 차선을 밟을 때 넘어가지 않게 그때그때 보정하는 정도다. 이 부분을 잘 모르는 일부 누리꾼들이 반자율 주행이라며 손을 놓고 시연하기도 하는데 사고 위험이 상당히 높은 행위다.
그리고 3단계에 들어서면 스티어링 휠이 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때부터 반자율 주행을 위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코나의 경우는 3단계 수준의 차선 유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차선 중앙을 끊임없이 유지시켜주며 스스로 주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반자율 주행 기능 자체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장시간 운전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졸음 운전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 장비로 보자.
하이빔 어시스트는 전방 상황에 따라 상향등과 하향등을 오가는 기능이다. 코나는 이 정도 기능을 지원하지만 차량 등급에 따라 특정 영역만 선별해서 조명을 밝혀주는 기술도 상용화돼 있다.
운전자 주의 경고도 갖췄다. 과거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2시간이 지나면 휴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현재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이나 브레이크 등을 비정상적으로 조작한다고 판단해 휴식을 하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은 쌍용차가 티볼리에 먼저 적용했다. 엄밀하게 따지만 쌍용차가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모빌아이(Mobileye)의 ADAS 시스템을 티볼리에 이식한 것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역시 다양한 액티브 세이프티를 적용시키면서 전체적으로 소형 SUV의 구성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이래서 경쟁이 좋은 것. 트랙스와 QM3도 뭔가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속 80km 정도 속도에 이르자 노면 소음이 조금은 부각된다. 엔진 소음이나 풍절음이 좋은 수준이기 때문에 타이어 소음이 조금은 크게 들리는 경향이 있다. 이 속도에서의 정숙성을 측정해보니 61 dBA로 나타났다. 저소음 타이어로만 변경해도 80km/h 주행 정숙성이 58~59 dBA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노블 2였다. 타이어 너비가 235mm에 이른다. 소형 SUV라는 성격을 생각했을 때 오버 스펙이다. 또, 주행 소음 부분에서도 약점을 키운다. 하지만 1.6리터 터보 모델의 경우 확실히 성능적인 부분에서 경쟁차를 압도하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
파워트레인의 성능은 단연 동급 최고다. 국내에서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소형 SUV는 코나가 유일하다. 수입 SUV 중에서도 닛산 쥬크가 유일할 정도다. 시장에 늦게 진입한 만큼 성능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작전이었을까?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다. 확실히 동급 경쟁 모델과 다른 가속감이 전달된다. 코나의 1.6T-GDi 엔진은 177마력과 27.0kg.m의 최대토크를 갖고 있다. 동급에서 가장 높은 출력과 토크다. 그만큼 속도를 올리는 능력도 남다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8.36초 만에 끝냈다. 트랙스 1.4 터보 모델이 9.29초이며,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10초 이후의 성능을 낸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다. 계측기를 사용하지 않고 속도계 만으로 본다면 7초대 중반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실 90마력의 QM3와 티볼리는 동력 성능 면에서 크게 어필하기는 힘든 모습이었다. 때문에 쉐보레 트랙스가 성능으로 어필했다. 하지만 코나가 등장하면서 그 기준이 바뀌게 됐다. 참고로 코나의 이러한 기록은 토요타 86 수동변속기(8.50초)보다도 빠른 것이다. 하지만 코나에게는 한번 더 가속시간을 더 단축시킬 여지가 있다.
우선 현대차의 보수적인 변속기 설정으로 초기 발진 때 동력이 맞물리는 시간이 늦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현대차가 런치 컨트롤 기능을 추가해주면 1초 가량은 더 빨리질 듯하다. 또한 235mm 급 타이어 대신 그립 좋은 215mm 급 타이어만 써줘도 쉽사리 7초대 진입이 가능하다.
사실 현대차의 보수적인 변속기 설정은 주행에서도 쉽게 느껴진다. 일상 주행 때는 일반 자동변속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도 수입 듀얼 클러치 변속기만큼 빠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일반 자동변속기보다는 조금 빠르기에 성능에 불만을 가질 소비자는 없을 듯.
파워트레인 성능에는 만족했지만 엔진의 회전 질감은 아쉬웠다. 1.6터보 엔진은 6천 rpm 이상 사용할 수 있고, 힘차게 돌아준다. 하지만 매끄럽다는 인상은 없었다. 꽤나 거칠게 돈다는 뜻인데, 이는 현대 기아차의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1.6리터 터보 엔진 모두 동일하다. 이 부분만 개선돼도 한층 세련된 주행 감각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아 나간다. 뭔가 스티어링 시스템의 한계가 느껴진다. 센터 감각, 다시 말해 차량의 바퀴가 11자로 정렬된 상황에서 살짝 불명확한 감각을 전달한다. 하지만 이 정도 부분만 제외하면 스티어링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은 충분했다.
과거 현대차는 스티어링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스티어링 휠 답력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당시 스포츠 모드로 변경되면 운전자의 조작만 방해되도록 불필요할 정도로 무겁게만 변했다. 차량의 반응이나 감각은 여전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가 자랑하는(?) R-MDPS를 보다 다양한 모델에 널리 적용시켜 차량의 완성도를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나의 코너링 성능은 좋았다. 사실 SUV인지 해치백인지 경계가 모호한 차량 성격에 1.6리터 터보 엔진 조합이기에 달리는 재미가 상당했다. 특히 코너를 빠른 속도로 돌아나가는 한계 상황에서도 차량 컨트롤이 쉬웠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스티어 특성은 뉴트럴로 봐도 무관할 정도였다. 이 부분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지금까지의 동급 경쟁 모델은 한계 상황에서 차량이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려는 성향의 언더스티어 성향이 짙었다. 하지만 코나는 코너에 들어섰을 때 코너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달리 말하면 차량 뒷부분이 바깥으로 밀리는 오버스티어가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또 그렇지는 않다. 적당히 코너를 따라 민첩하게 움직여주는 이러한 감각이 운전자에게 전혀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 또, 이러한 성향을 조작하는 것 자체도 쉬웠다.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역시 똑똑하게 개입해준다. SUV라는 성격상 전복사고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나의 경우는 급한 조작만 하지 않으면 조금은 느긋하게 운전자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다 갑자기 급작스러운 조작을 하면 다시금 개입해 차량을 안정화 시켰다.
다만 타이어 성능(그립)이 아쉬웠다. 코너링 성능에서는 타협할 수준이었지만 제동성능 측면에서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코나가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40.77m였다. 쉐보레 트랙스 디젤이 40.58m, 트랙스 가솔린이 38.77m, 쌍용 티볼리 1.6 가솔린이 40.72m를 기록했으니 동급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제동성능을 보인 것이다. 물론 티볼리 디젤, QM3에 비하자면 매우 좋은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한계는 뚜렷했다.
무엇보다 테스트의 반복에 따라 최대 43m 대까지 늘어났다. 타이어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시점부터 멈춰 설 때까지 끊임없이 소리를 질렀다. 급제동하는 상황에서의 감각은 타이어에서 접지력이 만들어진다기 보다 ABS가 바쁘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더 크게 다가왔다. 참고로 아반떼 스포츠와 i30 1.6T 모델 모두 공통적인 문제를 보였는데 모두 동일한 타이어를 사용했다. 타이어 선택은 아쉽다. 뭔가 잘 달리도록 트레이닝한 운동선수에서 고무신을 신긴 느낌이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코나는 4륜 버전이다. 하지만 4륜 시스템의 특징적인 부분을 느끼기는 쉽지 않았다. 국산 SUV 다수는 평상시에 앞바퀴에 대부분의 구동력을 보내며 상황에 따라 후륜으로 동력을 전달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구동력을 후륜으로 전달시키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차량의 운동 특성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다. 코나의 4륜 시스템은 눈길이나 빗길에서, 미끄러운 노면의 저속 주행 때 도움을 주는 정도의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 같은 이유로 소형 SUV에서 AWD를 고집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코나의 장점을 끌어낸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4륜 버전에만 장착된다.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전륜구동(FF) 버전의 서스펜션 완성도가 높다면 얘기가 달라지긴 하겠지만.
차체 강성 역시 코나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경쟁 모델 역시 차체 강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현대 차량들은 누가 타도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물론 수 년이 흐른 후 차체들이 답을 해주겠지만 현재와 같은 성격이라면 강성 하락이 클 것 같지 않다.
성능을 강조한 파워트레인 구성 탓에 연비 부분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연비를 보였다. 시속 100~110km 주행 구간에서 코나가 보인 연비는 19.4km/L. 고저차 반복이 많은 구간에서도 17~18Km/L 내외를 보였다. 속도를 낮춰 80km/h 속도로 정속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약 22.2km/L의 연비도 기록했다.
평속 15km의 답답한 도심 정체구간 테스트 결과 8.7km/L로 배기량과 차급에 어울리는 연비를 보였다. 물론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까지 더한 만큼 정속 주행이 아닌 환경에서 연비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다양한 환경의 주행을 거친 결과 코나는 10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가속페달을 밟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한자리대 연비를 보일 수도 있겠다.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 편차가 큰 모델이 코나라고 이해하면 쉽겠다.
현대 코나. 사실 소형 SUV 시장에 늦게 진입했다. 다른 업체가 재미를 봤다고 말할 정도로 늦었다. 하지만 늦은 만큼 많은 준비를 했고 그만큼 완성도가 좋았다. 우리 팀 모두가 놀랐다. 현대차 엠블럼이 아니었다면 현대차의 상품인지 몰랐을 것이라는 칭찬도 나왔다.
물론 경쟁 모델보다 비싸다. 하지만 동급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갖췄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은 수긍이 된다 어차피 다들 비싸게 내다 파는 시장이니 말이다.
무엇보다 코나는 중간급 트림(2,200~2,400만 원) 정도만 선택해도 경쟁 모델의 풀옵션 수준의 구성을 갖는다. 추천하지 않지만 최상급 트림에 옵션을 더한다면 구성만큼은 준대형 세단 부럽지 않은 모습을 띄게 된다. 호화스러운 장비들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장점과 단점이 극명했다. 먼저 작은 차를 잘 만들고 제한된 차량 크기 안에서 최대한 넓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편의장비 역시 강점이다. 여기에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역시 현대차의 장기 중 하나다. 하지만 스티어링 시스템은 완성도가 낮았고 서스펜션 설정은 차량 성격에 잘 맞지 않았으며, 시간이 지나면 차체 강성 문제와 소음 진동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지금의 현대차는 어떤가? 코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면 공간 넓고, 편의장비 많으며, 인터페이스 좋다. 차체 강성은 최근의 현대차가 강조하는 것처럼 수준급이며, 이 급에서 느끼기 힘든 소음과 진동이라는 강점까지 추가됐다. 서스펜션도 이제는 차량 성격에 잘 맞으며, 아직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스티어링 시스템의 완성도 역시 크게 향상됐다.
쓰다 보니 칭찬만 늘여놨다. 하지만 코나가 그랬다. 그동안 대중과 언론의 꾸지람과 질타를 그냥 듣고 흘려보내지 않고 실제로 조금씩 개선을 시키며 발전했다. 그만큼 점점 약점이 강점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들이 이제 출시되는 차량부터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역시 느끼고 있는 듯하다. 코나가 출시된 이후 쌍용 티볼리의 판매량 1위 기록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8월 국내 판매량 기준, 코나 : 4,230대, 티볼리 : 4,187대)
국내에는 많은 소형 SUV들이 있다. 하지만 쌍용 티볼리의 완성도는 동급 최저 수준이며, 쉐보레 트랙스는 한시라도 가격을 낮춰야 한다. 르노삼성 QM3는 연비에만 너무 올인을 해서 다른 부분을 놓치는 부분이 많다. 기아차는 니로와 스토닉이 있는데 두 차량 간 잠식 현상인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우리 팀이 코나의 우세를 점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