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아반떼 스마트스트림 1.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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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노멀”을 외쳤던 6세대 아반떼. 아반떼는 특별한 아쉬움이 없을 만큼 좋았었다. 하지만 페이스리프트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못생겨졌기 때문이다. 디자인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
전면부 디자인 때문에 아반떼가 아니라 삼각떼라며 놀림당했다. 포켓몬에 나오는 ‘찌리리공’이라고도 불렸다. 물론 실제로 보면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다.
제조사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튀는 디자인을 들고 나오기도 한다. 토요타 킨-룩, 시트로엥의 독특한 디자인이 이에 속한다.
현대차는 이런 포인트를 ‘삼각형’으로 정한 듯하다. 차기 그랜저에도 삼각형 디자인을 쓰고 있는데, 사실상 확정적이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를 한두 명도 아닌 여러 명 불러들인 결과가 ‘삼각형’이라는 점이 아쉽긴 해도 말이다.
지난 1년, 소비자들의 디자인 평가는 ‘못생겼다’가 중론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자인이 실제 판매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페이스리프트 전후 모두 연평균 7만 대는 유지 중이다. 대신 전기형은 7만 대 후반대, 후기형은 7만 대 초반대 판매량이다. 대략 7천 대 정도가 하락했는데, 월평균으로 따지면 약 6백 대 전후로 덜 팔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아반떼의 디자인이 싫어서 일 수도 있겠만 소형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현대차로는 이익이다. 소형 SUV 대부분이 아반떼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 여기에 모델 체인지가 임박해 온다는 것도 일부 판매량 저하의 이유가 될 것이다.
삼각형 중심의 디자인. 시간이 흐른 만큼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익숙해졌다.
다시 디자인을 보자. 헤드램프는 삼각형의 형태를 따르고 있는데, 파격적이다. 그릴도 현대차의 최신 스타일이다. 테스트 모델은 가성비를 추구한 중간 트림인데, 15인치 휠을 사용하고 있다. 15인치 휠은 차체 크기 대비 왜소하게 보여도 승차감이나 연비 등에서 이점이 많다.
후면 번호판이 트렁크에서 범퍼 하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리어램프도 날카롭게 다듬었고, 범퍼 하단에 작게 디퓨저 디자인을 추가한 것도 눈에 띈다.
인테리어는 부분적으로 달라졌다. 스티어링 휠이 최신 스타일로 바뀌고 송풍구 디자인이 보다 세련되게 변했다. 계기판과 계기판 하우징 등에는 카본 패턴이 새롭게 추가됐다.
센터페시아 하단의 공조장치 일부 버튼도 디자인이 달라졌다. 풍량 조절이 버튼에서 다이얼로 바뀌면서 조작성도 직관적으로 변했다. 현대기아차가 잘 하는 부분이다.
시트에 통풍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이 있으니 구성이 풍족하게 느껴진다. 옵션 사양이지만 중간 정도 트림에서도 이 기능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칭찬할 부분이다. 특히나 우리 팀이 가져온 것은 렌터카다. 준중형 렌터카에서 통풍시트라니.
뒷좌석 공간은 여전히 넉넉하다. 국산차가 잘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뒷좌석 송풍구, 뒷좌석 시트 암 레스트, 뒷좌석 높이 조절 헤드레스트가 없으며, 뒷좌석 폴딩도 안되어 아쉽다.
트렁크 공간도 국산차답게 넓지만 폴딩을 통한 공간 확장이 안된다. 뒷좌석 폴딩을 하려면 최상급인 프리미엄 트림을 선택하거나 옵션으로 컴포트 패키지 II를 추가해야 한다. 최근 현대 기아차가 좋은 구성을 탑재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요즘에 다시금 옵션 장사를 하고 있다. 못난 경쟁사들 탓이기도 하지만.
테스트 모델에는 현대 스마트센스 패키지 I이 탑재돼 있다. 옵션으로 49만 원이다. 여기에는 긴급제동까지 해주는 전방 추돌 경고 및 제동, 차로 중앙 유지까지 가능한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운전자 주의 경고 기능이 탑재된다.
전방 추돌 경고 기능은 차량이 가까워지면 계기판 경고를 비롯해 살짝살짝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량이 움찔거리게 만들어 운전자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줘 좋았다. 참고로 스마트센스 패키지 I에서 긴급제동은 차량만 인식하며, 스마트센스 패키지 II나 III이 되어야 차량과 보행자까지 인식한다.
이제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기능은 어지간하면 차로 유지 기능까지 겸한다. 쌍용차가 티볼리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을 탑재했는데, 아반떼에서는 50만 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이 기능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크루즈 컨트롤만 있으면 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최상급인 프리미엄 트림에만 들어가고 나머지는 옵션으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탑재할 수 있다. 애매한 상품 구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돈을 더 받아내고자 하는 것. 마치 64GB 아니면 256GB를 선택하도록 구성한 애플의 아이폰 정책과 같다.
결국 이것저것 옵션을 추가하도록 유도하는 구성을 만들었다. 가격표상으로 1411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최소한 2천만 원 이상은 되어야 일정 수준 이상의 구성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긴 해도 소형 SUV보다 저렴하긴 하다. 사실 해치백의 지상고를 높인 뒤 소형 SUV라며 격만 대폭 높여 부르는 브랜드들도 많으니까.
시동을 걸고 정숙성을 확인해본다. 기아 K3와 현대 베뉴 이후 다시 접하는 신형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CVT 변속기 조합인데, 정숙성과 진동 억제력이 놀랍다. K3 때는 시동이 걸려있는 줄도 모르고 시동 버튼을 한 번 더 눌러 시동을 끈 적도 있다.
계측 장비를 활용해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 35.0 dBA로 나타났다. 물론 형제 모델인 K3도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체감적으로나 수치적으로나 놀라운 N.V.H(소음 진동) 성능이다.
시속 80km로 달릴 때의 정숙성은 60.5 dBA로 나타났다. 참고로 K3는 59.0 dBA이었다. 차이는 타이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K3에는 금호타이어의 마제스티 솔루스가 탑재된다. 조용하고 승차감 좋기로 입소문 난 타이어다. 최근 우리 팀이 테스트한 타이어 평가에서도 마제스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아반떼에는 넥센타이어의 Npriz AH8이 장착된다. 아무래도 프리미엄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 간 성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같은 넥센타이어지만 엔페라 AU7 같은 타이어가 장착됐다면 K3와 비슷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였을 것이다.
주행 감각은 무난함 그 자체다. 특별히 뛰어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누가 타더라도 불만이 나오지 않는 느낌인데, 확실히 현대차는 중소형 차를 잘 만든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지 않아도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CVT 변속기를 사용했지만 이질감도 적고 동력 직결감도 좋다. 엔진 배기량은 1.6리터이며 변속기는 CVT다. 현대차는 IVT(Intelligent Variable Transmission)라 부르는데 명칭만 그럴 뿐 무단 변속기인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다.
엔진 출력은 123마력, 최대토크는 15.7kgf.m를 낼 수 있다. 직분사(GDi) 사양과 비교해 9마력과 0.7kgf.m의 토크가 낮아졌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수치 하락, 이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엔진에는 2개의 포트 분사 방식을 사용하는 인젝터가 장착된다. 2개의 포트 분사 인젝터를 사용해 흔히 DPI(Dual Port Injection)라고 부른다. 가격을 낮추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구성이다. 카본 축적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물론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등 고출력 엔진으로 활용성은 떨어지지만 애초에 개발 방향은 대중성과 고효율, 저비용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문제 될 부분은 없다.
주행 시 힘 부족이 느껴지지 않는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수치적 성능은 떨어졌지만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 여기엔 똑똑한 CVT의 탄력적인 움직임이 한몫한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중간 정도만 밟는 것과 끝까지 밟았을 때의 가속력 차이가 크지 않다. 평상시 순발력은 좋은데, 추월 등을 위해 최대 가속을 만들 때 뭔가 기대만큼의 가속이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상승하면서 속도가 상승한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면 마치 자동변속기를 채용한 모델처럼 엔진 회전수(rpm)을 떨어뜨리고 다시금 회전수를 높여 나간다. 이는 CVT에서 나타나던 이질감 문제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것을 처음 적용한 것은 일본의 자트코. 현대차도 이것을 모방한 것이다.
엔진의 고회전 영역, 회전 질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과거 GDi 엔진처럼 금방 터질 것 같은 느낌은 아니다. 차량 등급 때문인지 엔진에서 발생되는 고급감까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한 결과 9.84초였다. 아반떼 전기형 GDi 모델은 10.22초 기록을 냈었다. 수치적 성능은 줄었지만 가속 성능이 향상된 것.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형제 모델 K3의 10.68초보다도 빨랐다.
원인은 2가지로 좁혀진다. 첫 번째 휠 타이어 사이즈의 차이다. 아반떼에는 15인치 휠과 195mm 너비의 타이어가 장착됐다. 반면 K3에는 17인치 휠과 225mm 타이어를 사용했다. 휠 타이어 변화에 따른 가속성능 변화라는 것.
두 번째, 이 파워트레인이 K3를 통해 베타테스트(?)를 이룬 후 아반떼에 적용될 때 완성도가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신개발 파워트레인이나 일부 신기술을 기아차에(K3, K7, K9 등) 탑재한 이후 어느 정도 상황을 관망한 후 자사 차에 탑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간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기아차는 각종 정보를 연구소에 전달한다. 그 정보를 기반으로 현대차에 적용될 기술의 완성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참고로 무게 변화에 따른 성능 변화 가능성은 낮다. 우리 팀이 직접 측정한 K3의 무게는 1263kg. 아반떼는 1256.5kg으로 6.5kg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아무 의미 없는 수준의 무게 차이다.
제동 성능은 어땠을까? 아무래도 좁은 너비의 타이어를 사용한 만큼 이상적인 제동거리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최단거리는 41.23m. 전기형 모델이 37m 대를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타이어 성능에 대한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 성능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테스트가 반복돼 최대로 밀려났을 때가 42.55m 수준이었다. 평균 제동거리는 42.16m 내외. 적어도 꾸준한 성능이 유지돼 좋았다. 다만 거리가 살짝 긴 편이라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참고로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민감하게 잘 잡아주는 편이었으며,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강한 힘을 끌어내는 모습이었다. 남녀노소 모두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성격인데, 정확히 제동 시스템을 제어할 때 좋은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차량 성격상 단점으로 지적할 필요는 없겠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며 코너에 들어선다. 타이어의 한계로 코너링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다. 그래도 준중형으로는 무난한 성능을 냈다. 정확히 단종 직전의 쉐보레 크루즈와 비교한다면 크루즈가 낫다. 사실 차체를 비롯해 섀시 완성도만 보면 크루즈의 압승이다. 하지만 이건 ‘죽은 자식 OO 만지기’다. 한국지엠의 잘못된 정책으로 크루즈는 죽었고, 아반떼는 살아남아 독식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또한 현대차의 스티어링 시스템 완성도 역시 예전 같지 않다. 최상은 아니어도 대중 브랜드 상품으로는 타협할 수준의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기본 운동성능은 당연히 언더스티어. 하지만 거동이 급격히 변하거나 불안감을 주지 않아 좋았다.
승차감도 무난하다. 어떤 상황에서는 쏘나타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도 많다. 쏘나타는 거친 노면, 과속방지턱을 넘은 이후 강한 쇼크를 남길 때가 많다. 중형차 맞나 싶었다. 반면 아반떼는 준중형에서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을 냈다.
팀 내 김기태 PD의 첫 차가 아반떼였는데, 당시 것과 완성도를 비교하면 거의 슈퍼카 수준에 와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슈퍼 노멀’을 외쳤나?
주행 부분에서 아반떼는 상급 수준의 실력을 뽐냈다. K3 보다 나은 완성도. 아반떼를 타고난 이후 디자인을 제외하고 K3를 사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한 패널도 많았다.
주행 연비는 어떨까? 고속도로 주행 환경에서 21km/L 수준의 연비를 뽑아냈다. 환경이 더 좋아지면 한층 나은 연비를, 시내 주행 때도 충분히 수긍할 정도의 연비를 보였다. 이런 연비를 견인한 것도 CVT(IVT)의 역할 덕분이다.
현대차는 CVT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제법 쓸 만한 변속기를 만들어냈다. 울컥거리며 아쉬움을 주던 DCT 보다 대중 모델에는 이 변속기가 더 잘 어울린다. CVT(IVT)에 대한 경험이 쌓여갈수록 기아 셀토스가 생각난다. 그 울컥거림을 잡을 열쇠가 IVT이기 때문이다. 토크 대응이 문제겠지만 이건 제조사가 풀 숙제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몇 차례 아반떼를 만나려 했다. 하지만 테스트 카를 운영하지 않는 때가 많았다. 결국 페이스리프트 이후 1년 만에 아반떼를 만났다. 그래도 만족한다. 아니 충분히 좋았다. 그리고 이 흐름이 내년 신차에 그대로 이어지길 바란다.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최근 현대차는 차를 제법 잘 만들고 있다.
전면부 디자인 때문에 아반떼가 아니라 삼각떼라며 놀림당했다. 포켓몬에 나오는 ‘찌리리공’이라고도 불렸다. 물론 실제로 보면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다.
제조사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튀는 디자인을 들고 나오기도 한다. 토요타 킨-룩, 시트로엥의 독특한 디자인이 이에 속한다.
현대차는 이런 포인트를 ‘삼각형’으로 정한 듯하다. 차기 그랜저에도 삼각형 디자인을 쓰고 있는데, 사실상 확정적이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를 한두 명도 아닌 여러 명 불러들인 결과가 ‘삼각형’이라는 점이 아쉽긴 해도 말이다.
지난 1년, 소비자들의 디자인 평가는 ‘못생겼다’가 중론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자인이 실제 판매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페이스리프트 전후 모두 연평균 7만 대는 유지 중이다. 대신 전기형은 7만 대 후반대, 후기형은 7만 대 초반대 판매량이다. 대략 7천 대 정도가 하락했는데, 월평균으로 따지면 약 6백 대 전후로 덜 팔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아반떼의 디자인이 싫어서 일 수도 있겠만 소형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현대차로는 이익이다. 소형 SUV 대부분이 아반떼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 여기에 모델 체인지가 임박해 온다는 것도 일부 판매량 저하의 이유가 될 것이다.
삼각형 중심의 디자인. 시간이 흐른 만큼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익숙해졌다.
다시 디자인을 보자. 헤드램프는 삼각형의 형태를 따르고 있는데, 파격적이다. 그릴도 현대차의 최신 스타일이다. 테스트 모델은 가성비를 추구한 중간 트림인데, 15인치 휠을 사용하고 있다. 15인치 휠은 차체 크기 대비 왜소하게 보여도 승차감이나 연비 등에서 이점이 많다.
후면 번호판이 트렁크에서 범퍼 하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리어램프도 날카롭게 다듬었고, 범퍼 하단에 작게 디퓨저 디자인을 추가한 것도 눈에 띈다.
인테리어는 부분적으로 달라졌다. 스티어링 휠이 최신 스타일로 바뀌고 송풍구 디자인이 보다 세련되게 변했다. 계기판과 계기판 하우징 등에는 카본 패턴이 새롭게 추가됐다.
센터페시아 하단의 공조장치 일부 버튼도 디자인이 달라졌다. 풍량 조절이 버튼에서 다이얼로 바뀌면서 조작성도 직관적으로 변했다. 현대기아차가 잘 하는 부분이다.
시트에 통풍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이 있으니 구성이 풍족하게 느껴진다. 옵션 사양이지만 중간 정도 트림에서도 이 기능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칭찬할 부분이다. 특히나 우리 팀이 가져온 것은 렌터카다. 준중형 렌터카에서 통풍시트라니.
뒷좌석 공간은 여전히 넉넉하다. 국산차가 잘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뒷좌석 송풍구, 뒷좌석 시트 암 레스트, 뒷좌석 높이 조절 헤드레스트가 없으며, 뒷좌석 폴딩도 안되어 아쉽다.
트렁크 공간도 국산차답게 넓지만 폴딩을 통한 공간 확장이 안된다. 뒷좌석 폴딩을 하려면 최상급인 프리미엄 트림을 선택하거나 옵션으로 컴포트 패키지 II를 추가해야 한다. 최근 현대 기아차가 좋은 구성을 탑재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요즘에 다시금 옵션 장사를 하고 있다. 못난 경쟁사들 탓이기도 하지만.
테스트 모델에는 현대 스마트센스 패키지 I이 탑재돼 있다. 옵션으로 49만 원이다. 여기에는 긴급제동까지 해주는 전방 추돌 경고 및 제동, 차로 중앙 유지까지 가능한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운전자 주의 경고 기능이 탑재된다.
전방 추돌 경고 기능은 차량이 가까워지면 계기판 경고를 비롯해 살짝살짝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량이 움찔거리게 만들어 운전자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줘 좋았다. 참고로 스마트센스 패키지 I에서 긴급제동은 차량만 인식하며, 스마트센스 패키지 II나 III이 되어야 차량과 보행자까지 인식한다.
이제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기능은 어지간하면 차로 유지 기능까지 겸한다. 쌍용차가 티볼리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을 탑재했는데, 아반떼에서는 50만 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이 기능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크루즈 컨트롤만 있으면 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최상급인 프리미엄 트림에만 들어가고 나머지는 옵션으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탑재할 수 있다. 애매한 상품 구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돈을 더 받아내고자 하는 것. 마치 64GB 아니면 256GB를 선택하도록 구성한 애플의 아이폰 정책과 같다.
결국 이것저것 옵션을 추가하도록 유도하는 구성을 만들었다. 가격표상으로 1411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최소한 2천만 원 이상은 되어야 일정 수준 이상의 구성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긴 해도 소형 SUV보다 저렴하긴 하다. 사실 해치백의 지상고를 높인 뒤 소형 SUV라며 격만 대폭 높여 부르는 브랜드들도 많으니까.
시동을 걸고 정숙성을 확인해본다. 기아 K3와 현대 베뉴 이후 다시 접하는 신형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CVT 변속기 조합인데, 정숙성과 진동 억제력이 놀랍다. K3 때는 시동이 걸려있는 줄도 모르고 시동 버튼을 한 번 더 눌러 시동을 끈 적도 있다.
계측 장비를 활용해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 35.0 dBA로 나타났다. 물론 형제 모델인 K3도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체감적으로나 수치적으로나 놀라운 N.V.H(소음 진동) 성능이다.
시속 80km로 달릴 때의 정숙성은 60.5 dBA로 나타났다. 참고로 K3는 59.0 dBA이었다. 차이는 타이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K3에는 금호타이어의 마제스티 솔루스가 탑재된다. 조용하고 승차감 좋기로 입소문 난 타이어다. 최근 우리 팀이 테스트한 타이어 평가에서도 마제스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아반떼에는 넥센타이어의 Npriz AH8이 장착된다. 아무래도 프리미엄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 간 성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같은 넥센타이어지만 엔페라 AU7 같은 타이어가 장착됐다면 K3와 비슷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였을 것이다.
주행 감각은 무난함 그 자체다. 특별히 뛰어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누가 타더라도 불만이 나오지 않는 느낌인데, 확실히 현대차는 중소형 차를 잘 만든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지 않아도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CVT 변속기를 사용했지만 이질감도 적고 동력 직결감도 좋다. 엔진 배기량은 1.6리터이며 변속기는 CVT다. 현대차는 IVT(Intelligent Variable Transmission)라 부르는데 명칭만 그럴 뿐 무단 변속기인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다.
엔진 출력은 123마력, 최대토크는 15.7kgf.m를 낼 수 있다. 직분사(GDi) 사양과 비교해 9마력과 0.7kgf.m의 토크가 낮아졌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수치 하락, 이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엔진에는 2개의 포트 분사 방식을 사용하는 인젝터가 장착된다. 2개의 포트 분사 인젝터를 사용해 흔히 DPI(Dual Port Injection)라고 부른다. 가격을 낮추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구성이다. 카본 축적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물론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등 고출력 엔진으로 활용성은 떨어지지만 애초에 개발 방향은 대중성과 고효율, 저비용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문제 될 부분은 없다.
주행 시 힘 부족이 느껴지지 않는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수치적 성능은 떨어졌지만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 여기엔 똑똑한 CVT의 탄력적인 움직임이 한몫한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중간 정도만 밟는 것과 끝까지 밟았을 때의 가속력 차이가 크지 않다. 평상시 순발력은 좋은데, 추월 등을 위해 최대 가속을 만들 때 뭔가 기대만큼의 가속이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상승하면서 속도가 상승한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면 마치 자동변속기를 채용한 모델처럼 엔진 회전수(rpm)을 떨어뜨리고 다시금 회전수를 높여 나간다. 이는 CVT에서 나타나던 이질감 문제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것을 처음 적용한 것은 일본의 자트코. 현대차도 이것을 모방한 것이다.
엔진의 고회전 영역, 회전 질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과거 GDi 엔진처럼 금방 터질 것 같은 느낌은 아니다. 차량 등급 때문인지 엔진에서 발생되는 고급감까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한 결과 9.84초였다. 아반떼 전기형 GDi 모델은 10.22초 기록을 냈었다. 수치적 성능은 줄었지만 가속 성능이 향상된 것.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형제 모델 K3의 10.68초보다도 빨랐다.
원인은 2가지로 좁혀진다. 첫 번째 휠 타이어 사이즈의 차이다. 아반떼에는 15인치 휠과 195mm 너비의 타이어가 장착됐다. 반면 K3에는 17인치 휠과 225mm 타이어를 사용했다. 휠 타이어 변화에 따른 가속성능 변화라는 것.
두 번째, 이 파워트레인이 K3를 통해 베타테스트(?)를 이룬 후 아반떼에 적용될 때 완성도가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신개발 파워트레인이나 일부 신기술을 기아차에(K3, K7, K9 등) 탑재한 이후 어느 정도 상황을 관망한 후 자사 차에 탑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간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기아차는 각종 정보를 연구소에 전달한다. 그 정보를 기반으로 현대차에 적용될 기술의 완성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참고로 무게 변화에 따른 성능 변화 가능성은 낮다. 우리 팀이 직접 측정한 K3의 무게는 1263kg. 아반떼는 1256.5kg으로 6.5kg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아무 의미 없는 수준의 무게 차이다.
제동 성능은 어땠을까? 아무래도 좁은 너비의 타이어를 사용한 만큼 이상적인 제동거리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최단거리는 41.23m. 전기형 모델이 37m 대를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타이어 성능에 대한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 성능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테스트가 반복돼 최대로 밀려났을 때가 42.55m 수준이었다. 평균 제동거리는 42.16m 내외. 적어도 꾸준한 성능이 유지돼 좋았다. 다만 거리가 살짝 긴 편이라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참고로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민감하게 잘 잡아주는 편이었으며,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강한 힘을 끌어내는 모습이었다. 남녀노소 모두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성격인데, 정확히 제동 시스템을 제어할 때 좋은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차량 성격상 단점으로 지적할 필요는 없겠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며 코너에 들어선다. 타이어의 한계로 코너링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다. 그래도 준중형으로는 무난한 성능을 냈다. 정확히 단종 직전의 쉐보레 크루즈와 비교한다면 크루즈가 낫다. 사실 차체를 비롯해 섀시 완성도만 보면 크루즈의 압승이다. 하지만 이건 ‘죽은 자식 OO 만지기’다. 한국지엠의 잘못된 정책으로 크루즈는 죽었고, 아반떼는 살아남아 독식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또한 현대차의 스티어링 시스템 완성도 역시 예전 같지 않다. 최상은 아니어도 대중 브랜드 상품으로는 타협할 수준의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기본 운동성능은 당연히 언더스티어. 하지만 거동이 급격히 변하거나 불안감을 주지 않아 좋았다.
승차감도 무난하다. 어떤 상황에서는 쏘나타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도 많다. 쏘나타는 거친 노면, 과속방지턱을 넘은 이후 강한 쇼크를 남길 때가 많다. 중형차 맞나 싶었다. 반면 아반떼는 준중형에서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을 냈다.
팀 내 김기태 PD의 첫 차가 아반떼였는데, 당시 것과 완성도를 비교하면 거의 슈퍼카 수준에 와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슈퍼 노멀’을 외쳤나?
주행 부분에서 아반떼는 상급 수준의 실력을 뽐냈다. K3 보다 나은 완성도. 아반떼를 타고난 이후 디자인을 제외하고 K3를 사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한 패널도 많았다.
주행 연비는 어떨까? 고속도로 주행 환경에서 21km/L 수준의 연비를 뽑아냈다. 환경이 더 좋아지면 한층 나은 연비를, 시내 주행 때도 충분히 수긍할 정도의 연비를 보였다. 이런 연비를 견인한 것도 CVT(IVT)의 역할 덕분이다.
현대차는 CVT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제법 쓸 만한 변속기를 만들어냈다. 울컥거리며 아쉬움을 주던 DCT 보다 대중 모델에는 이 변속기가 더 잘 어울린다. CVT(IVT)에 대한 경험이 쌓여갈수록 기아 셀토스가 생각난다. 그 울컥거림을 잡을 열쇠가 IVT이기 때문이다. 토크 대응이 문제겠지만 이건 제조사가 풀 숙제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몇 차례 아반떼를 만나려 했다. 하지만 테스트 카를 운영하지 않는 때가 많았다. 결국 페이스리프트 이후 1년 만에 아반떼를 만났다. 그래도 만족한다. 아니 충분히 좋았다. 그리고 이 흐름이 내년 신차에 그대로 이어지길 바란다.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최근 현대차는 차를 제법 잘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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