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1.6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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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데뷔한 8세대 쏘나타(DN8)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앞세우며 시장에 돌아왔다. 직접 만난 쏘나타에게서 가능성을 봤지만 만족감을 높이지는 못했다. 3세대 플랫폼이 보여준 차체의 견고함, 탄력성은 좋았다. 현대차답게 이런저런 기능도 빵빵하게 넣었다. 하지만 엔진은 맥없어 답답함이 느껴졌고, 속도가 높아지면 소음이 크게 부각됐다. 소음? 그건 중형차가 보여줄 수준이 아니었다. 완성도? 그건 현대차의 중심 상품이라 말하기 민망했다. 그 결과 우리 팀은 쏘나타 예비 구매자들에게 차후에 나올 다른 파워트레인을 선택하라 조언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1.6T(터보) 모델을 순차적으로 내놨다. 우리 팀은 1.6T 모델인 쏘나타 센슈어스를 만났다. 센슈어스(Sensuous). 현대차가 이 단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이미 조금 지난 일이다. 현대차는 자사의 디자인 특징으로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라는 메시지를 내세워왔다.
쏘나타 센슈어스. 여기엔 힘없이 빌빌 거리던 2.0 자연흡기 엔진이 아닌, 풍부한 토크로 부장한 1.6T 엔진이 장착된다. 뿐만 아니다. 자동 8단 변속기가 탑재되는데, 이것이 오늘의 키포인트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 모습부터 훑는 것이 순서이니 가볍게 디자인을 보자. 현대차가 추구하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 삼각떼라 불리는 아반떼에 대한 평은 나쁘지만, 쏘나타, 새로운 그랜저 디자인에 대한 평은 나쁘지 않다.
터보 엔진의 힘찬 느낌을 살리기 위해 현대차는 유광 블랙 패널을 곳곳에 넣어 멋을 냈다. 독특한 패턴을 머금은 전면부 그릴로 특별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범퍼 안쪽 공기흡입구도 분위기를 띄우는 데 도움을 준다.
측면부 변화는 없다. 그래도 측면부 사이드 스커트를 달아 제법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려냈다. 예전엔 일본산 애프터마켓 제품에서나 볼 수 있던 것들인데, 국산 양산차에서 이런 구성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휠은 18인치가 쓰이는데 균형감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타이어는 피렐리의 P ZERO A/S(올 시즌=4계절), 235mm 너비를 갖고 있다.
후면은 범퍼에 트윈 팁 머플러와 디퓨저 디자인을 추가해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외적인 것만 보면 2.0 대비 차이 없어 보이지만 단순한 파워트레인 추가 모델에 이 정도의 신경을 썼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이제 안을 보자. 이미 봤던 쏘나타인데, 여전히 대단한 구성이란 말을 이끌어 낸다. 운전석 분위기를 바꿔주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시작으로 10.25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간결하고 세련된 센터페시아도 좋지만 박음질로 멋을 낸 시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확실히 현대차는 눈에 보이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다. 다만 공조 장치 버튼이 작아 직관성이 떨어진다. 이전에도 지적한 내용인데, 조금 더 크게 만들면 좋겠다.
이 밖에 눈에 띄는 구성으로 변속기 제어 버튼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데크가 있다. 변속기 제어 버튼은 처음엔 어색한데, 쓰다 보면 쉽게 적응되는 부분이다.
부가적으로 빌트인 캠으로 불리는 블랙박스가 있는데, 화질이 좋은 편이 아니다. 기회를 만들어 성능을 비교해 보겠지만, 이 장비의 가치가 10만 원 이상 될까 싶었다. 또 하나, 현대차는 영상을 다운로드할 때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냥 SD카드를 뽑아 쓰면 될 것을 앱으로 만들어 지속적이 업데이트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제를 갖게 된 것. 자체 업데이트뿐 아니라 스마트폰 O/S 변경 때도 튜닝을 해줘야 하는데, 고용 창출엔 의미가 있다지만 거대 자동차 제조사가 택할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쓰는 사람도 불편하고.
시트 구성은 좋다. 통풍과 열선, 조수석 워크인 디바이스도 지원한다. 앞좌석에서 누릴 수 있는 것. 고급화 된 느낌은 적어도 프리미엄 차에서 누릴 수 있는 각종 기능성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것이 현대차의 지향점이기도 하고 말이다.
뒷좌석도 넉넉하다. 열선은 물론 측면과 후면에 선셰이드도 갖춰진다. 하지만 센터 터널이 높아 5명이 탈 때 불편하다. 시트 폴딩 부재도 아쉬운 대목인데 활용성을 생각해주면 좋겠다. 그래도 트렁크 공간은 넓은 편이다.
안전 기능도 풍부하다. 지난번 만났던 쏘나타 2.0처럼 반자율 주행 기능은 물론 안전 하차 보조, 뒷좌석 승차 확인 기능 등 세부적인 안전 기능이 모두 갖춰진다. 초기형 HDA(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은 다소 형식적인 느낌을 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완성도가 많이 높아졌다. 특히 저속 정체 구간에서 운전자를 편하게 해줘서 좋다.
다른 부가적 아이템으로는 12개 스피커를 갖춘 보스(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달린다. 베이스가 조금 큰 편인데, 음악을 좋아하는 담당 PD들도 동급 다른 차의 보스(BOSE) 시스템이 더 낫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도 원격 시동, 전후 이동이 가능한 원격 주차 보조, 카카오 i의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것은 쏘나타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다만 음성 인식을 잘 못할 때가 있긴 하다.
이제 쏘나타 센슈어스와 함께 달려보자.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적용. 이것은 굼뜨던 2.0 모델이 보이던 저속에서의 아쉬움을 충분히 만회 시킨다. 변속기도 제법 좋은 움직임으로 만족감을 키워주는데, 이전에 만난 1.6T 엔진과는 다른 만족감을 줘서 좋았다. 정확히는 변속기가 보여주는 경쟁력인데, 현대차는 1.6T 엔진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맞물려 왔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 폭스바겐 그룹이 십수 년 이상 즐겨 쓰던 변속기다. 그 덕분에 고출력도 어렵지 않게 받아내는 노하우도 갖췄다. 반면 현대차는 고출력 대응용 변속기를 개발하기 못하고 1.6T 엔진에만 이 변속기를 달아왔다. 당초 현대차의 계획대로라면 벨로스터 N 등에도 DCT가 장비됐어야 하지만 토크 대응 문제로 기본형 모델에만 이 변속기를 써왔다. 그래도 최근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고출력 대응 변속기도 포함돼 있으니 차후를 기대해 보자.
다시 원론으로 돌아와 DCT 변속기는 빠른 반응과 효율이 자랑이지만 저속에서 울컥거리는 약점을 갖는다. 현대차는 승차감 저하를 막기 위해 내부 부속의 마찰 시간을 늘렸는데, 쉽게는 수동변속기에서 반클러치를 쓰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 결과 내부 부속의 마모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는 저속에서의 울컥거림. 고연비를 목적으로 하는 일부 디젤이나 고성능 차라면 수긍할 수 있지만 일상용 차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최근 나올 기아 셀토스도 이것이 문제인데, 저속 구간에서 승차감이 매우 떨어진다.
반면 쏘나타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얹힌다. 현대차가 초기 8단을 장착하기 시작했을 때,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안정권에 오른 모습이기에 새(?) 변속기 적용에 따른 리스크도 크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여유로운 1.6T 엔진의 힘을 8단 자동변속기가 부드럽게 흡수해 전달한다는 것. 이것은 DCT와 달리 저속 승차감 향상에 도움을 줬다. 또한 부드럽게 상승하는 토크 덕분에 2.0 엔진 대비 편안한 운전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이것이 이번 센슈어스(1.6T)의 핵심으로 보면 된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 역시 무난하다. 매우 빠른 편은 아니지만 대중 브랜드 상품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다. 적어도 기존 것 대비 승차감이란 확실한 무기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가속성능은 어떨까? 계측 장치로 측정한 결과 쏘나타는 8.06초 안에 시속 100km에 도달했다. 이 성능은 과거 우리 팀이 테스트한 렉서스 IS200t(現 IS300), 기아 스팅어 2.0T 등과 같은 수준의 기록이다. 특히나 전 세대 쏘나타 2.0T가 기록한 7.81과 비교해도 단지 0.2초 정도가 부족할 뿐인데, 성능에 아쉬움을 표할 소비자는 거의 없을 듯싶다. 또한 지난해 테스트한 기아 K5 1.6T의 8.28초와 비교해도 약 0.2초 앞선다. 경쟁 차였던 말리부 1.5T, 해외에서 경쟁할 혼다 어코드 1.5T 보다 빠른 성능을 갖췄다는 점이 좋다.
다시 달려보자. 초반부터 무난하게 상승하는 가속감이 속도계 바늘을 높은 영역까지 올려놓는다. 이 영역에서의 안정감도 제법 좋다. 특히 차체가 보여주는 만족도가 상당하다. 전 세대 모델은 마치 철판을 타고 있는 것 같은 단단함만 줬는데, 지금의 것은 자동차에서 필요한 탄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것에 고급화된 느낌을 가미할 수 있으면 비로소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이 완성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대중 브랜드 상품으로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또한 높아진 속도에서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쇼크를 처리하는 서스펜션의 능력도 좋다.
최상급 모델인 만큼 패들이 달려있는데, 이를 통해 변속기를 제어하는 재미도 좋다. 또한 타코미터 바늘이 역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어 놔 마치 프랑스차를 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뭔가 정신없는 구성이긴 한데, 쏘나타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코너를 만났다. 중심부를 바라보며 스티어링 휠(핸들)을 감는다. 제법 타이트한 감각, 이는 촘촘한 기어비의 스티어링 시스템이 만드는 영역이다. 쉽게 말해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휠이 많이 회전하기에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보면 된다. 과거였다면 일부 스포츠카에서나 쓰일 스티어링 기어비. 대략 2.5회전 미만의 것인데, 차의 성격이 약간의 스포티함과 매칭될 수 있기에 무난했다고 평할 수 있겠다.
이 시스템은 랙타입으로 R-MDPS라 불린다. 기술적 가치로 본다면 C-MDPS에 비해 좋지만, R-MDPS이기에 뭔가 확 다르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현대차가 좋은 선택을 했다는 점에 변함은 없다.
코너링 성능은 평범하다. 피렐리의 P ZERO를 끼우고도 말이다. 피렐리의 P ZERO.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고성능이란 이미지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4계절인 올 시즌은 기대보다 평범하다. 때문에 쏘나타와 굳이 이 타이어를 매칭 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특히나 쏘나타는 주행 정숙성이 좋지 못하다. 이번 센슈어스를 타면서 8세대 쏘나타가 구조적으로 소음에 취약하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현대차가 8세대 쏘나타 2.0을 내놨을 때, 미디어 대상 시승회에서 소음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정의선 부회장은 쏘나타 출고를 미루는 초강수까지 뒀다. 그리고 한참 뒤 만난 쏘나타 테스트카는 80km/h 주행 환경에서 무려 62.0dBA 수준의 소음을 보였다. 쉽게 말해 경차보다 떨어지는 수치다. 특히나 우리 팀은 같은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기에 소음에 조금 더 민감하다.
그럼 이번 쏘나타 센슈어스는? 앞유리, 앞좌석 좌우에 이중 접합유리를 썼다. 이는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정숙성이 얼마나 좋아졌을까? 아이들링 보다 문제가 된 주행 소음을 확인해 본 결과 62.0dBA 수준이 60.5dBA 정도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중형급으로 좋은 편은 아니다. 뭐 이 정도면 그래도 봐줄 만하다고 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줄인 것이 이 수치라는 것. 특히나 저소음 타이어로 정숙성을 높인 르노삼성 SM6 GDe와 비교해 보면 소음 격차가 더 커진다. 차라리 비싼 피렐리 P ZERO가 아닌, 국산 저소음 프리미엄 타이어를 쓰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이유다.
이번에는 제동 성능을 보자. 쏘나타는 41.8m 내외 거리에 멈췄다. 다소 긴 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것. 국산차의 제동 시스템 성능도 좋아지고 있는데, 제 성능이 나오려면 패드와 디스크 길들이기가 잘 끝나야 한다. 하지만 최근 테스트카들은 길들이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제동 측정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그래도 일정 수준의 성능을 꾸준히 이어 나갔다는 점이 좋다. 봄 즈음에 만난 쏘나타는 38m 후반 제동거리를 보였는데, 센슈어스도 제 성능을 내준다면 최소 그만큼의 성능을 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승차감은 조금 단단한 편이다. 서스펜션의 튜닝 방향성이 컴포트와 성능 중간에서 성능에 조금 더 치우친 모습인데, 현재의 쏘나타가 젊은 층을 지향하는 만큼 타협은 가능하다. 다만 저속 일부 조건,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필요 이상의 쇼크를 전할 때가 많다.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현대차는 다양한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서스펜션이다.
브레이크는 성능이 여유로운 것을 갖다 쓰면 된다. 하지만 서스펜션은 제조사의 노하우가 충분해야 한다. 현대차가 서스펜션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주면 좋겠다. 자사 연구원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는 의미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충분히 좋은 차였다. 동급 모델인 1.5~.1.6T 모델과의 비교라면 충분히 우위에 설 능력을 갖췄다. 사실상 완성도는 말리부 1.5T가 좋았다. 중형 세단으로 균형이 잘 맞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1.35T가 이 역할을 대신한다. 기술적 가치에 의미가 있는 파워트레인을 달았지만 주행 때 만족도는 쏘나타 센슈어스가 낫다. 해외 모델과 견준다면 혼다의 어코드 1.5T가 있는데, 감각적 요소, 일부 성능에서는 어코드가 앞서지만 기능성이란 부분에서는 쏘나타가 낫다. 대중에 대한 어필 요소가 더 많다는 얘기다. 적어도 초기 쏘나타 2.0 보다 많은 점들이 좋아졌다. 일부 아쉬움을 지적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보완만 이뤄진다면, 국산 중형차를 대표하는 최고의 모델로 자리할 것 같다.
현대차는 쏘나타에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넣을 계획이다. 여기엔 N 모델도 추가된다. 드디어 한국 마니아들이 꿈꾸던 그런 중형 세단이 선보여 질것이라는 얘기다. 다양한 파생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준다. 지금의 현대차 행보를 지지하고 싶은 이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1.6T(터보) 모델을 순차적으로 내놨다. 우리 팀은 1.6T 모델인 쏘나타 센슈어스를 만났다. 센슈어스(Sensuous). 현대차가 이 단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이미 조금 지난 일이다. 현대차는 자사의 디자인 특징으로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라는 메시지를 내세워왔다.
쏘나타 센슈어스. 여기엔 힘없이 빌빌 거리던 2.0 자연흡기 엔진이 아닌, 풍부한 토크로 부장한 1.6T 엔진이 장착된다. 뿐만 아니다. 자동 8단 변속기가 탑재되는데, 이것이 오늘의 키포인트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 모습부터 훑는 것이 순서이니 가볍게 디자인을 보자. 현대차가 추구하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 삼각떼라 불리는 아반떼에 대한 평은 나쁘지만, 쏘나타, 새로운 그랜저 디자인에 대한 평은 나쁘지 않다.
터보 엔진의 힘찬 느낌을 살리기 위해 현대차는 유광 블랙 패널을 곳곳에 넣어 멋을 냈다. 독특한 패턴을 머금은 전면부 그릴로 특별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범퍼 안쪽 공기흡입구도 분위기를 띄우는 데 도움을 준다.
측면부 변화는 없다. 그래도 측면부 사이드 스커트를 달아 제법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려냈다. 예전엔 일본산 애프터마켓 제품에서나 볼 수 있던 것들인데, 국산 양산차에서 이런 구성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휠은 18인치가 쓰이는데 균형감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타이어는 피렐리의 P ZERO A/S(올 시즌=4계절), 235mm 너비를 갖고 있다.
후면은 범퍼에 트윈 팁 머플러와 디퓨저 디자인을 추가해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외적인 것만 보면 2.0 대비 차이 없어 보이지만 단순한 파워트레인 추가 모델에 이 정도의 신경을 썼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이제 안을 보자. 이미 봤던 쏘나타인데, 여전히 대단한 구성이란 말을 이끌어 낸다. 운전석 분위기를 바꿔주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시작으로 10.25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다.
간결하고 세련된 센터페시아도 좋지만 박음질로 멋을 낸 시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확실히 현대차는 눈에 보이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다. 다만 공조 장치 버튼이 작아 직관성이 떨어진다. 이전에도 지적한 내용인데, 조금 더 크게 만들면 좋겠다.
이 밖에 눈에 띄는 구성으로 변속기 제어 버튼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데크가 있다. 변속기 제어 버튼은 처음엔 어색한데, 쓰다 보면 쉽게 적응되는 부분이다.
부가적으로 빌트인 캠으로 불리는 블랙박스가 있는데, 화질이 좋은 편이 아니다. 기회를 만들어 성능을 비교해 보겠지만, 이 장비의 가치가 10만 원 이상 될까 싶었다. 또 하나, 현대차는 영상을 다운로드할 때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냥 SD카드를 뽑아 쓰면 될 것을 앱으로 만들어 지속적이 업데이트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제를 갖게 된 것. 자체 업데이트뿐 아니라 스마트폰 O/S 변경 때도 튜닝을 해줘야 하는데, 고용 창출엔 의미가 있다지만 거대 자동차 제조사가 택할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쓰는 사람도 불편하고.
시트 구성은 좋다. 통풍과 열선, 조수석 워크인 디바이스도 지원한다. 앞좌석에서 누릴 수 있는 것. 고급화 된 느낌은 적어도 프리미엄 차에서 누릴 수 있는 각종 기능성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것이 현대차의 지향점이기도 하고 말이다.
뒷좌석도 넉넉하다. 열선은 물론 측면과 후면에 선셰이드도 갖춰진다. 하지만 센터 터널이 높아 5명이 탈 때 불편하다. 시트 폴딩 부재도 아쉬운 대목인데 활용성을 생각해주면 좋겠다. 그래도 트렁크 공간은 넓은 편이다.
안전 기능도 풍부하다. 지난번 만났던 쏘나타 2.0처럼 반자율 주행 기능은 물론 안전 하차 보조, 뒷좌석 승차 확인 기능 등 세부적인 안전 기능이 모두 갖춰진다. 초기형 HDA(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은 다소 형식적인 느낌을 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완성도가 많이 높아졌다. 특히 저속 정체 구간에서 운전자를 편하게 해줘서 좋다.
다른 부가적 아이템으로는 12개 스피커를 갖춘 보스(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달린다. 베이스가 조금 큰 편인데, 음악을 좋아하는 담당 PD들도 동급 다른 차의 보스(BOSE) 시스템이 더 낫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도 원격 시동, 전후 이동이 가능한 원격 주차 보조, 카카오 i의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것은 쏘나타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다만 음성 인식을 잘 못할 때가 있긴 하다.
이제 쏘나타 센슈어스와 함께 달려보자.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적용. 이것은 굼뜨던 2.0 모델이 보이던 저속에서의 아쉬움을 충분히 만회 시킨다. 변속기도 제법 좋은 움직임으로 만족감을 키워주는데, 이전에 만난 1.6T 엔진과는 다른 만족감을 줘서 좋았다. 정확히는 변속기가 보여주는 경쟁력인데, 현대차는 1.6T 엔진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맞물려 왔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 폭스바겐 그룹이 십수 년 이상 즐겨 쓰던 변속기다. 그 덕분에 고출력도 어렵지 않게 받아내는 노하우도 갖췄다. 반면 현대차는 고출력 대응용 변속기를 개발하기 못하고 1.6T 엔진에만 이 변속기를 달아왔다. 당초 현대차의 계획대로라면 벨로스터 N 등에도 DCT가 장비됐어야 하지만 토크 대응 문제로 기본형 모델에만 이 변속기를 써왔다. 그래도 최근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고출력 대응 변속기도 포함돼 있으니 차후를 기대해 보자.
다시 원론으로 돌아와 DCT 변속기는 빠른 반응과 효율이 자랑이지만 저속에서 울컥거리는 약점을 갖는다. 현대차는 승차감 저하를 막기 위해 내부 부속의 마찰 시간을 늘렸는데, 쉽게는 수동변속기에서 반클러치를 쓰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 결과 내부 부속의 마모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는 저속에서의 울컥거림. 고연비를 목적으로 하는 일부 디젤이나 고성능 차라면 수긍할 수 있지만 일상용 차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최근 나올 기아 셀토스도 이것이 문제인데, 저속 구간에서 승차감이 매우 떨어진다.
반면 쏘나타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얹힌다. 현대차가 초기 8단을 장착하기 시작했을 때,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안정권에 오른 모습이기에 새(?) 변속기 적용에 따른 리스크도 크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여유로운 1.6T 엔진의 힘을 8단 자동변속기가 부드럽게 흡수해 전달한다는 것. 이것은 DCT와 달리 저속 승차감 향상에 도움을 줬다. 또한 부드럽게 상승하는 토크 덕분에 2.0 엔진 대비 편안한 운전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이것이 이번 센슈어스(1.6T)의 핵심으로 보면 된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 역시 무난하다. 매우 빠른 편은 아니지만 대중 브랜드 상품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다. 적어도 기존 것 대비 승차감이란 확실한 무기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가속성능은 어떨까? 계측 장치로 측정한 결과 쏘나타는 8.06초 안에 시속 100km에 도달했다. 이 성능은 과거 우리 팀이 테스트한 렉서스 IS200t(現 IS300), 기아 스팅어 2.0T 등과 같은 수준의 기록이다. 특히나 전 세대 쏘나타 2.0T가 기록한 7.81과 비교해도 단지 0.2초 정도가 부족할 뿐인데, 성능에 아쉬움을 표할 소비자는 거의 없을 듯싶다. 또한 지난해 테스트한 기아 K5 1.6T의 8.28초와 비교해도 약 0.2초 앞선다. 경쟁 차였던 말리부 1.5T, 해외에서 경쟁할 혼다 어코드 1.5T 보다 빠른 성능을 갖췄다는 점이 좋다.
다시 달려보자. 초반부터 무난하게 상승하는 가속감이 속도계 바늘을 높은 영역까지 올려놓는다. 이 영역에서의 안정감도 제법 좋다. 특히 차체가 보여주는 만족도가 상당하다. 전 세대 모델은 마치 철판을 타고 있는 것 같은 단단함만 줬는데, 지금의 것은 자동차에서 필요한 탄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것에 고급화된 느낌을 가미할 수 있으면 비로소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이 완성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대중 브랜드 상품으로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또한 높아진 속도에서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쇼크를 처리하는 서스펜션의 능력도 좋다.
최상급 모델인 만큼 패들이 달려있는데, 이를 통해 변속기를 제어하는 재미도 좋다. 또한 타코미터 바늘이 역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어 놔 마치 프랑스차를 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뭔가 정신없는 구성이긴 한데, 쏘나타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코너를 만났다. 중심부를 바라보며 스티어링 휠(핸들)을 감는다. 제법 타이트한 감각, 이는 촘촘한 기어비의 스티어링 시스템이 만드는 영역이다. 쉽게 말해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휠이 많이 회전하기에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보면 된다. 과거였다면 일부 스포츠카에서나 쓰일 스티어링 기어비. 대략 2.5회전 미만의 것인데, 차의 성격이 약간의 스포티함과 매칭될 수 있기에 무난했다고 평할 수 있겠다.
이 시스템은 랙타입으로 R-MDPS라 불린다. 기술적 가치로 본다면 C-MDPS에 비해 좋지만, R-MDPS이기에 뭔가 확 다르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현대차가 좋은 선택을 했다는 점에 변함은 없다.
코너링 성능은 평범하다. 피렐리의 P ZERO를 끼우고도 말이다. 피렐리의 P ZERO.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고성능이란 이미지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4계절인 올 시즌은 기대보다 평범하다. 때문에 쏘나타와 굳이 이 타이어를 매칭 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특히나 쏘나타는 주행 정숙성이 좋지 못하다. 이번 센슈어스를 타면서 8세대 쏘나타가 구조적으로 소음에 취약하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현대차가 8세대 쏘나타 2.0을 내놨을 때, 미디어 대상 시승회에서 소음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정의선 부회장은 쏘나타 출고를 미루는 초강수까지 뒀다. 그리고 한참 뒤 만난 쏘나타 테스트카는 80km/h 주행 환경에서 무려 62.0dBA 수준의 소음을 보였다. 쉽게 말해 경차보다 떨어지는 수치다. 특히나 우리 팀은 같은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기에 소음에 조금 더 민감하다.
그럼 이번 쏘나타 센슈어스는? 앞유리, 앞좌석 좌우에 이중 접합유리를 썼다. 이는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정숙성이 얼마나 좋아졌을까? 아이들링 보다 문제가 된 주행 소음을 확인해 본 결과 62.0dBA 수준이 60.5dBA 정도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중형급으로 좋은 편은 아니다. 뭐 이 정도면 그래도 봐줄 만하다고 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줄인 것이 이 수치라는 것. 특히나 저소음 타이어로 정숙성을 높인 르노삼성 SM6 GDe와 비교해 보면 소음 격차가 더 커진다. 차라리 비싼 피렐리 P ZERO가 아닌, 국산 저소음 프리미엄 타이어를 쓰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이유다.
이번에는 제동 성능을 보자. 쏘나타는 41.8m 내외 거리에 멈췄다. 다소 긴 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것. 국산차의 제동 시스템 성능도 좋아지고 있는데, 제 성능이 나오려면 패드와 디스크 길들이기가 잘 끝나야 한다. 하지만 최근 테스트카들은 길들이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제동 측정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그래도 일정 수준의 성능을 꾸준히 이어 나갔다는 점이 좋다. 봄 즈음에 만난 쏘나타는 38m 후반 제동거리를 보였는데, 센슈어스도 제 성능을 내준다면 최소 그만큼의 성능을 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승차감은 조금 단단한 편이다. 서스펜션의 튜닝 방향성이 컴포트와 성능 중간에서 성능에 조금 더 치우친 모습인데, 현재의 쏘나타가 젊은 층을 지향하는 만큼 타협은 가능하다. 다만 저속 일부 조건,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필요 이상의 쇼크를 전할 때가 많다.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현대차는 다양한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서스펜션이다.
브레이크는 성능이 여유로운 것을 갖다 쓰면 된다. 하지만 서스펜션은 제조사의 노하우가 충분해야 한다. 현대차가 서스펜션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주면 좋겠다. 자사 연구원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는 의미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충분히 좋은 차였다. 동급 모델인 1.5~.1.6T 모델과의 비교라면 충분히 우위에 설 능력을 갖췄다. 사실상 완성도는 말리부 1.5T가 좋았다. 중형 세단으로 균형이 잘 맞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1.35T가 이 역할을 대신한다. 기술적 가치에 의미가 있는 파워트레인을 달았지만 주행 때 만족도는 쏘나타 센슈어스가 낫다. 해외 모델과 견준다면 혼다의 어코드 1.5T가 있는데, 감각적 요소, 일부 성능에서는 어코드가 앞서지만 기능성이란 부분에서는 쏘나타가 낫다. 대중에 대한 어필 요소가 더 많다는 얘기다. 적어도 초기 쏘나타 2.0 보다 많은 점들이 좋아졌다. 일부 아쉬움을 지적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보완만 이뤄진다면, 국산 중형차를 대표하는 최고의 모델로 자리할 것 같다.
현대차는 쏘나타에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넣을 계획이다. 여기엔 N 모델도 추가된다. 드디어 한국 마니아들이 꿈꾸던 그런 중형 세단이 선보여 질것이라는 얘기다. 다양한 파생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준다. 지금의 현대차 행보를 지지하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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