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싼타페 가솔린 2.0T 2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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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4세대 싼타페는 잘 만들어진 중형급 SUV다. 디젤 모델은 우리 팀의 좋은 평가를 이끈 바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지지만 상품성을 생각했을 때 경쟁력은 충분했다. 그런 싼타페는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대표 모델로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싼타페는 대부분 디젤 모델이다. 하지만 싼타페 라인업에는 가솔린도 있다. 지금 SUV 시장에서는 디젤이 주를 이룬다지만 1세대 싼타페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2.7리터 LPG 엔진을 먼저 사용했었다. 이후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추가했다.
하지만 2세대 모델부터 디젤 엔진을 기본으로 얹었고, 가솔린 엔진은 북미시장에서만 팔았다. 이후 국내 시장에 가솔린을 팔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3월, 3세대 싼타페 때였다. 그리고 지금의 4세대 모델부터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디젤, 가솔린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모든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싼타페 가솔린 모델의 장점으로는 가격이 꼽힌다. 기본형 트림의 가격은 2700만 원대에서 시작한다. 사실 일반 소비자들은 쌍용 티볼리가 저렴한 SUV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쉽게는 소비자의 99% 이상이 구입하지 않는 기본 트림의 가격만 낮을 뿐, 실제 구입하는 차량들의 가격은 꽤나 높다. 심지어 풀옵션 모델은 소형 SUV임에도 3천만 원에 가까운 가격을 갖고 있다.
그에 비하면 일부 옵션을 더해 3천만 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싼타페가 더 매력적이다. 참고로 싼타페 디젤 2.0은 2800만 원대, 디젤 2.2는 3300만 원대의 가격대에서 시작한다. 물론 기본 트림의 구성은 빈약하다. 때문에 일부 옵션 정도를 갖춰야 한다.
우리 팀이 만난 모델은 중간 트림(익스클루시브 스페셜)에 내비게이션 패키지, 스마트센스, 파노라마 선루프 등이 추가된 사양이다. 유사한 구성을 갖춘 디젤 2.0 모델과 비교한다면 약 300만 원가량이 저렴하다.
물론 눈에 보이는 사양들을 잘 강조하는 현대기아차의 구성원답게 다양한 장비들을 갖췄다. 풀 LED 헤드램프,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ECM 및 하이패스, 정차 및 재출발에 전방 차량이 출발함을 알려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뒷좌석 선셰이드도 있다.
시트는 통풍과 열선 기능을 갖췄고, 넉넉한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 조절도 있다. 특히 220볼트 전원과 USB 충전 포트는 쓰임새가 많다.
최신 모델답게 어라운드 뷰 모니터도 있다. 주차 때 도움을 주는 기능인데, 가끔 왜곡 현상이 크게 부각될 때가 있다. 카메라의 화각 문제인데, 다른 차에도 이따금씩 이런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런 부분에 강한 회사다. 조금 더 완성도를 높여 만족감을 주면 좋겠다.
사실 디젤 버전 대비 구성에서 큰 차이는 없다. 파워 트레인 변경 모델이니까 당연한 얘기다.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엔진 회전수 영역을 보여주는 타코미터의 숫자 영역이 디젤보다 넓어진 정도. 7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테마를 바꾸거나 화려한 효과를 보여주는 기능도 좋다.
전면부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 디자인, 캐스캐이딩 그릴, 입체적인 리어램프,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금속 장식도 그대로다. 측면에서 눈에 띄는 휠은 무려 19인치 크기다. 가뜩이나 연비에서 불리한 가솔린 SUV에서 19인치는 다소 과해 보인다.
엔진룸을 열었다. 납작하고 작아 보이는 엔진이 자리하는데, 확실히 디젤 엔진의 대비 부피 차이를 보인다. 자연스럽게 무게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시동 버튼을 누른다. 특유의 정숙성은 가솔린 엔진의 경쟁력이다. 시트, 스티어링 휠, 기어 레버, 대시보드에서도 진동은 없다. 국내 소비자 다수가 소음 진동에 민감한데, 확실히 가솔린 모델은 그 부분에서 우위에 선다.
분명 싼타페의 가솔린 엔진은 정숙하다. 하지만 음색 자체만 놓고 보면 꽤나 거칠다는 느낌이 짙다. 디젤과 비교한다면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다른 가솔린 엔진과 비교한다면 실망감이 생긴다.
다소 거친 느낌을 보이는 엔진이지만, 그래도 가솔린 엔진이기에 아이들 정숙성은 좋았다. 측정 결과 37.0 dBA을 보였는데, 이는 쉐보레 임팔라 3.6, 기아 K7 3.3, 닛산 맥시마 등 6기통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준대형~대형급 세단의 조용함을 싼타페에서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참고로 시속 80km로 달릴 때의 정숙성은 59.0 dBA 수준이었다. 세단과 달리 전면부에서 바람을 받는 면적이 넓은 SUV로는 좋은 수치다.
참고로 가솔린 엔진이 무조건 조용한 것은 아니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면 디젤보다 소음이 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주행 환경에서 엔진 회전수를 6000 rpm까지 사용할 일은 드물다. 또한 같은 소음 수준(dBA)를 기록해도 그것이 듣기 좋은 소리인지 거슬리는 소리인지에 따라 운전자가 느끼는 차이도 크다.
가볍게 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가볍고 경쾌하다는 느낌이 든다. 싼타페 2.2 디젤은 묵직하지만 부드러운 감각을 전달했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주행 느낌 차이가 분명하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좋다. 하지만 주행 감각을 조금 더 묵직하게 튜닝 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 등에 무게감을 줘서 이 차량이 조금 더 진중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좋겠다. 사실 안정감 측면, 조금 더 고급화된 느낌으로 보자면 디젤 쪽이 낫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다. 어느 정도 정적이 흐른 후 엔진이 힘을 내기 시작한다. 터보차저가 공기를 압축해 밀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 터보랙 현상이 크다고 느껴진다. 특히 저속에서 힘을 끌어올릴 때 아쉬움이 커진다.
요즘 터보차저 엔진은 이런 정도의 느린 반응을 만들지 않는다. 참고로 싼타페 가솔린만 반응이 아쉬운 것은 아니다.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쏘나타 터보도 반응성 부분에서 아쉬움을 줬던 바 있다.
또 하나 아쉬움은 엔진의 음색이다. 대중 브랜드에서 사운드까지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고회전 영역에서 거친 음색이 다소 거슬린다. 테스트를 담당자 중 한 명은 마치 부서질 것 같은 불안한 음색이 아쉬움을 키운다고 말했다. 4기통의 한계라는 것을 감안해도 타사의 엔진 대비 거친 음색은 향후 보강이 되면 좋겠다.
참고로 주차를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스티어링 휠(핸들)이 약간 돌아간 상황에서 후진을 하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정상적인 제동이 되지 않고 ABS의 작동과 함께 미끄러지는 현상이 나오기도 한다. 올 상반기 테스트했던 싼타페 디젤에서도 이 현상이 있었는데 아직 개선하지 않은 모양이다.
겨울철 빙판길에서 급제동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ABS가 최대한 작동할 때의 느낌을 알 것이다. 10km/h 내외의 저속 환경, 그것도 영상 기온의 마른 노면에서 ABS의 작동에 의한 미끄러짐이 발생한다면 다수의 소비자들이 크게 놀라고 말 것이다. 참고로 시승 영상을 보면 운전자의 상반신이 크게 반발할 정도로 강한 힘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음에도 차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우리 팀 모두가 개별 테스트 때 이 현상을 겪으며 많이 놀랐다. 물론 이 현상이 매번 나오는 것은 아니다. 대략 유사한 조건이 구현될 때 1/3~1/4 정도의 확률도 나온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안전 이슈가 될 수 있기에 소비자들은 제조사에게 개선책을 요구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2.0리터 가솔린 터보 사양의 엔진은 235마력과 36.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터보랙을 참고 기다리면 꽤나 넉넉한 힘을 바탕에 두고 가속을 이어나간다. 본격적인 가속이 시작됐을 때 아쉬움은 없다. 하지만 가감속이 많은 시내 도로를 달릴 때 엔진 반응에 의한 아쉬움이 커질 때가 많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오히려 시내 주행을 할 때는 디젤 쪽이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디젤 쪽의 저속 운전이 더 편했다. 보통은 순간적으로 토크가 커지는 디젤보다 가솔린의 저속 주행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은데 싼타페는 반대였다.
이번에는 차체 무게를 확인해 보자. 그 결과 1712 kg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2.2 디젤 모델은 1920 kg이었다. 이전 테스트한 디젤 모델은 4륜 시스템까지 갖춰 무게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엔진과 4륜 구동 시스템이 약 208 kg 내외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테스트했다. 결과는 8.85초. 4륜 시스템을 갖춘 디젤 2.2 모델이 8.92초를 기록했으니 무게와 출력을 내세운 가솔린 모델의 경쟁력이 커지는 부분이라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차이는 미미하다. 사실상 0.07초의 차이라는 것은 오차 범위에 불과하다. 같은 모델을 동일한 시간대에 테스트해도 약 0.1~0.2초 내외의 시간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속에 필요한 거리를 봐도 디젤이 140m 내외로 가솔린 모델이 필요로 했던 143m 보다 짧았다. 즉, 가속 시간은 유사해도 거리 면으로 볼 때 2.2 디젤의 성능이 조금 더 낫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가속 성능은 수준급이었지만 감각이 조금 아쉬웠다. 급가속 때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 즉 토크 스티어가 뚜렷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쉬움을 키운다. 쏘나타 2.0 터보에서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부분인데, 싼타페 가솔린도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4륜 시스템을 추가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지만 196만 원이라는 금액 대비 효과를 생각하면 투자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
물론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토크 스티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쉽사리 현상이 재현되기에 완성도를 높여주면 좋겠다.
정리하자면 터보랙으로 답답함을 만들다 가속을 전개하는데, 엔진은 거친 음색을 토한다. 여기에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짙다면 만족감이 저하될 수 있다. 사실상 싼타페 가솔린 버전, 정확히 엔진에 대한 만족감은 크지 않았다. 디젤 엔진이라면 여러 가지, 효율과 함께 일상에서의 편안함까지 갖추게 된다. 그 때문에 우리 팀 모두는 디젤을 추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고속 안정감은 어떨까? 직선 주행 때는 잘 모르지만 약간 굽은 도로에서 속도를 높이는 환경, 여기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살며시 뗀다면 다소 불안정감 모습이 나온다. 디젤 모델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었는데, 가솔린의 고속 주행감각 역시 싼타페의 이름값과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감각적인 것들을 무시하고 속도를 올릴 수 있긴 하지만 조금은 무모한 도전이 아닐까 싶다.
물론 디젤을 앞선 부분도 있다. 특히 200 kg 감소한 무게는 제동 성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제동 시험 결과 싼타페 가솔린의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38.62m를 기록했다. 테스트 반복에 따라 늘어나도 39.9m 이상 밀려나지 않았다. 참고로 2.2 디젤 모델은 최단거리 40.7m 수준의 제동거리를 기록했었다.
와인딩 로드에 진입해 싼타페 가솔린의 기본기를 확인한다. 코너링 때의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속도를 높이면 후륜이 불안정한 모습으로 따라온다. 그렇다고 오버스티어 성향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다. 차량의 거동이 불안해지는 한계를 보인 것이다.
아무래도 4륜 시스템인 HTRAC의 유무에 따라 주행 안정감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동력을 4개의 바퀴로 분산시키면 안정감을 취하기 쉽다. 하지만 2개의 바퀴로 동력을 전달시킬 때 진짜 실력이 나온다.
타이어 성능은 무난하다. 235mm 너비를 가진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HP2는 4계절 대응용인데, 적당한 성능을 내고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무난하다. 랙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R-MDPS)을 사용하고 있는데, 살짝 인위적인 느낌이 있지만 불만이 나오는 수준은 아니다. 분명 칼럼식(C-MDPS)보다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최종적인 튜닝을 통한 완성도에서는 조금 차이가 난다. 과거의 것이 바닥을 쳤다면 지금은 평균에서 조금 낮은 정도의 수준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N 브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는 만큼 수년 뒤라면 이 부분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 같다.
8단 자동 변속기는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췄다. 승차감은 물론 동력 전달 측면에서도 아쉬움은 없다. 반응 속도 역시 평균 이상이다. 하지만 속도를 높여 몰아붙일 때 변속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거나 울컥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갈 때 멈칫거리기도 했다. 조금 더 세밀한 튜닝이 필요해 보인다.
서스펜션은 어떨까? 성능과 승차감 사이에서 조율이 잘 된 모습이다. 어느 한쪽에 치중하기 보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감안한 모습이다. 기아 쏘렌토는 부드러움으로 치중했다. SUV 특성상 그것이 약점은 아니다. 과거 싼타페 DM은 그냥 딱딱했다. 하지만 이번 모델은 이상적인 지향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필요할 때는 적당히 부드럽게, 상황에 따라 적당한 모습으로 차체를 지지한다. 덕분에 쏘렌토 대비 주행 감각이 좋다. 국내 시장 성향을 바탕으로 적정 값을 찾았다.
4륜 시스템이 빠진 만큼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은 조금 더 적극적이다. 디젤 대비 거동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 그래도 장치의 개입이 급작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이뤄진다. 때문에 운전자를 놀라게 만들지는 않는다.
연비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디젤 모델보다 낮다. 하지만 이는 가솔린 엔진 채용에 따른 현상이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주행할 때 가솔린 엔진은 13.5~14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2.2 디젤 모델이 16km/L 수준이었으니 참고가 될 것이다.
평균속도 15km/h 내외의 시내 주행 환경에서는 오토스탑 기능을 바탕으로 7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가솔린 터보 엔진을 가진 차량이 보여주는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다양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최종적으로 보여준 연비는 8.8~9km/L 내외였다. 유사한 환경에서 2.2 디젤 엔진이 11km/L 수준을 보였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르노삼성의 QM6 GDe다. 넉넉한 공간을 갖추고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형 SUV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 싼타페 가솔린은 이보다 더 큰 차체, 한층 넉넉한 동력성능, 보다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췄다. 물론 가격은 300~700만 원가량 더 비싸다. 하지만 그만큼 싼타페 가솔린 모델이 가진 것도 많다.
싼타페 가솔린이 보유한 가성비의 진면목. 같은 지붕 아래 있는 투싼과 비교하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투싼 스마트스트림 1.6 디젤 모델은 2381~2916만 원의 가격을 갖는다. 여기에 각종 옵션을 추가한다면? 투싼이 싼타페 가솔린보다 비싼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가 운영하는 시승차만 봐도 투산 1.6 디젤이 싼타페 가솔린보다 비싸다.
싼타페 가솔린은 어떤 차인가? 토크 스티어와 터보랙, 2륜 모델의 주행 안정감 저하 등의 약점은 현대차가 풀어야 할 숙제다. 2.0 터보 엔진과 맞물린 8단 자동변속기의 완성도 역시 조금 더 올려주면 좋겠다. 무난하긴 하지만 조금 더 개선의 여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모든 것들은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쏘나타 2.0 터보에서도 나타났던 것들이다.
싼타페 가솔린은 디젤의 소음 진동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한 대안 모델이다. 하지만 디젤의 소음 진동을 멀리한 대가로 안정감 저하 및 저속에서의 엔진 반응 지연을 안고 가야 한다. 사실 투싼 1.6d와 비교한다면 싼타페 가솔린은 꽤나 매력적인 차이지만 같은 싼타페 디젤과 비교했을 때 더 뛰어난 것은 엔진 마력 수치밖에 없는 느낌이었다.
우리 팀은 싼타페 가솔린 보다 디젤을 추천한다. 뭐랄까? 디젤을 만들고 나서 그 공간에 가솔린 엔진만 장착한 것일 뿐, 뭔가 가솔린 버전을 위해 공을 들였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확실히 시장의 중심인 디젤 모델이 낫다. 디젤 버전은 시장을 이끄는 중심 모델로의 충분한 역량을 보여준다. 여전히 동급 모델 기준 1순위 추천 대상이다. 소비자들도 디젤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줄 것 같다. 실제 시장에서 싼타페 판매량을 주도하는 것도 디젤이다.
여담이지만 2.0 가솔린 터보 엔진의 출력을 조금 더 내리더라도 조금 더 마일드한 성격으로 바꿔주면 좋겠다. 성능 때문에 가솔린을 택하기엔 디젤 대비 성능 차이가 미미하고, 안정감도 디젤이 낫다. 발진 가속 능력은 가솔린이 빠르다. 하지만 0.07초 차이다. 0.1초 미만의 오차 범위라는 얘기다. 소음과 진동 억제, 조금 더 편안한 주행을 위해 가솔린을 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지 않을까?
참고로 싼타페 가솔린이 나쁜 차라거나 구입을 말리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디젤이 워낙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상대적으로 저 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싼타페는 대부분 디젤 모델이다. 하지만 싼타페 라인업에는 가솔린도 있다. 지금 SUV 시장에서는 디젤이 주를 이룬다지만 1세대 싼타페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2.7리터 LPG 엔진을 먼저 사용했었다. 이후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추가했다.
하지만 2세대 모델부터 디젤 엔진을 기본으로 얹었고, 가솔린 엔진은 북미시장에서만 팔았다. 이후 국내 시장에 가솔린을 팔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3월, 3세대 싼타페 때였다. 그리고 지금의 4세대 모델부터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디젤, 가솔린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모든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싼타페 가솔린 모델의 장점으로는 가격이 꼽힌다. 기본형 트림의 가격은 2700만 원대에서 시작한다. 사실 일반 소비자들은 쌍용 티볼리가 저렴한 SUV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쉽게는 소비자의 99% 이상이 구입하지 않는 기본 트림의 가격만 낮을 뿐, 실제 구입하는 차량들의 가격은 꽤나 높다. 심지어 풀옵션 모델은 소형 SUV임에도 3천만 원에 가까운 가격을 갖고 있다.
그에 비하면 일부 옵션을 더해 3천만 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싼타페가 더 매력적이다. 참고로 싼타페 디젤 2.0은 2800만 원대, 디젤 2.2는 3300만 원대의 가격대에서 시작한다. 물론 기본 트림의 구성은 빈약하다. 때문에 일부 옵션 정도를 갖춰야 한다.
우리 팀이 만난 모델은 중간 트림(익스클루시브 스페셜)에 내비게이션 패키지, 스마트센스, 파노라마 선루프 등이 추가된 사양이다. 유사한 구성을 갖춘 디젤 2.0 모델과 비교한다면 약 300만 원가량이 저렴하다.
물론 눈에 보이는 사양들을 잘 강조하는 현대기아차의 구성원답게 다양한 장비들을 갖췄다. 풀 LED 헤드램프,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ECM 및 하이패스, 정차 및 재출발에 전방 차량이 출발함을 알려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뒷좌석 선셰이드도 있다.
시트는 통풍과 열선 기능을 갖췄고, 넉넉한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 조절도 있다. 특히 220볼트 전원과 USB 충전 포트는 쓰임새가 많다.
최신 모델답게 어라운드 뷰 모니터도 있다. 주차 때 도움을 주는 기능인데, 가끔 왜곡 현상이 크게 부각될 때가 있다. 카메라의 화각 문제인데, 다른 차에도 이따금씩 이런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런 부분에 강한 회사다. 조금 더 완성도를 높여 만족감을 주면 좋겠다.
사실 디젤 버전 대비 구성에서 큰 차이는 없다. 파워 트레인 변경 모델이니까 당연한 얘기다.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엔진 회전수 영역을 보여주는 타코미터의 숫자 영역이 디젤보다 넓어진 정도. 7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테마를 바꾸거나 화려한 효과를 보여주는 기능도 좋다.
전면부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 디자인, 캐스캐이딩 그릴, 입체적인 리어램프,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금속 장식도 그대로다. 측면에서 눈에 띄는 휠은 무려 19인치 크기다. 가뜩이나 연비에서 불리한 가솔린 SUV에서 19인치는 다소 과해 보인다.
엔진룸을 열었다. 납작하고 작아 보이는 엔진이 자리하는데, 확실히 디젤 엔진의 대비 부피 차이를 보인다. 자연스럽게 무게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시동 버튼을 누른다. 특유의 정숙성은 가솔린 엔진의 경쟁력이다. 시트, 스티어링 휠, 기어 레버, 대시보드에서도 진동은 없다. 국내 소비자 다수가 소음 진동에 민감한데, 확실히 가솔린 모델은 그 부분에서 우위에 선다.
분명 싼타페의 가솔린 엔진은 정숙하다. 하지만 음색 자체만 놓고 보면 꽤나 거칠다는 느낌이 짙다. 디젤과 비교한다면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다른 가솔린 엔진과 비교한다면 실망감이 생긴다.
다소 거친 느낌을 보이는 엔진이지만, 그래도 가솔린 엔진이기에 아이들 정숙성은 좋았다. 측정 결과 37.0 dBA을 보였는데, 이는 쉐보레 임팔라 3.6, 기아 K7 3.3, 닛산 맥시마 등 6기통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준대형~대형급 세단의 조용함을 싼타페에서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참고로 시속 80km로 달릴 때의 정숙성은 59.0 dBA 수준이었다. 세단과 달리 전면부에서 바람을 받는 면적이 넓은 SUV로는 좋은 수치다.
참고로 가솔린 엔진이 무조건 조용한 것은 아니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면 디젤보다 소음이 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주행 환경에서 엔진 회전수를 6000 rpm까지 사용할 일은 드물다. 또한 같은 소음 수준(dBA)를 기록해도 그것이 듣기 좋은 소리인지 거슬리는 소리인지에 따라 운전자가 느끼는 차이도 크다.
가볍게 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가볍고 경쾌하다는 느낌이 든다. 싼타페 2.2 디젤은 묵직하지만 부드러운 감각을 전달했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주행 느낌 차이가 분명하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좋다. 하지만 주행 감각을 조금 더 묵직하게 튜닝 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 등에 무게감을 줘서 이 차량이 조금 더 진중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좋겠다. 사실 안정감 측면, 조금 더 고급화된 느낌으로 보자면 디젤 쪽이 낫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다. 어느 정도 정적이 흐른 후 엔진이 힘을 내기 시작한다. 터보차저가 공기를 압축해 밀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 터보랙 현상이 크다고 느껴진다. 특히 저속에서 힘을 끌어올릴 때 아쉬움이 커진다.
요즘 터보차저 엔진은 이런 정도의 느린 반응을 만들지 않는다. 참고로 싼타페 가솔린만 반응이 아쉬운 것은 아니다.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쏘나타 터보도 반응성 부분에서 아쉬움을 줬던 바 있다.
또 하나 아쉬움은 엔진의 음색이다. 대중 브랜드에서 사운드까지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고회전 영역에서 거친 음색이 다소 거슬린다. 테스트를 담당자 중 한 명은 마치 부서질 것 같은 불안한 음색이 아쉬움을 키운다고 말했다. 4기통의 한계라는 것을 감안해도 타사의 엔진 대비 거친 음색은 향후 보강이 되면 좋겠다.
참고로 주차를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스티어링 휠(핸들)이 약간 돌아간 상황에서 후진을 하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정상적인 제동이 되지 않고 ABS의 작동과 함께 미끄러지는 현상이 나오기도 한다. 올 상반기 테스트했던 싼타페 디젤에서도 이 현상이 있었는데 아직 개선하지 않은 모양이다.
겨울철 빙판길에서 급제동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ABS가 최대한 작동할 때의 느낌을 알 것이다. 10km/h 내외의 저속 환경, 그것도 영상 기온의 마른 노면에서 ABS의 작동에 의한 미끄러짐이 발생한다면 다수의 소비자들이 크게 놀라고 말 것이다. 참고로 시승 영상을 보면 운전자의 상반신이 크게 반발할 정도로 강한 힘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음에도 차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우리 팀 모두가 개별 테스트 때 이 현상을 겪으며 많이 놀랐다. 물론 이 현상이 매번 나오는 것은 아니다. 대략 유사한 조건이 구현될 때 1/3~1/4 정도의 확률도 나온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안전 이슈가 될 수 있기에 소비자들은 제조사에게 개선책을 요구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2.0리터 가솔린 터보 사양의 엔진은 235마력과 36.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터보랙을 참고 기다리면 꽤나 넉넉한 힘을 바탕에 두고 가속을 이어나간다. 본격적인 가속이 시작됐을 때 아쉬움은 없다. 하지만 가감속이 많은 시내 도로를 달릴 때 엔진 반응에 의한 아쉬움이 커질 때가 많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오히려 시내 주행을 할 때는 디젤 쪽이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디젤 쪽의 저속 운전이 더 편했다. 보통은 순간적으로 토크가 커지는 디젤보다 가솔린의 저속 주행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은데 싼타페는 반대였다.
이번에는 차체 무게를 확인해 보자. 그 결과 1712 kg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2.2 디젤 모델은 1920 kg이었다. 이전 테스트한 디젤 모델은 4륜 시스템까지 갖춰 무게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엔진과 4륜 구동 시스템이 약 208 kg 내외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테스트했다. 결과는 8.85초. 4륜 시스템을 갖춘 디젤 2.2 모델이 8.92초를 기록했으니 무게와 출력을 내세운 가솔린 모델의 경쟁력이 커지는 부분이라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차이는 미미하다. 사실상 0.07초의 차이라는 것은 오차 범위에 불과하다. 같은 모델을 동일한 시간대에 테스트해도 약 0.1~0.2초 내외의 시간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속에 필요한 거리를 봐도 디젤이 140m 내외로 가솔린 모델이 필요로 했던 143m 보다 짧았다. 즉, 가속 시간은 유사해도 거리 면으로 볼 때 2.2 디젤의 성능이 조금 더 낫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가속 성능은 수준급이었지만 감각이 조금 아쉬웠다. 급가속 때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 즉 토크 스티어가 뚜렷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쉬움을 키운다. 쏘나타 2.0 터보에서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부분인데, 싼타페 가솔린도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4륜 시스템을 추가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지만 196만 원이라는 금액 대비 효과를 생각하면 투자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
물론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토크 스티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쉽사리 현상이 재현되기에 완성도를 높여주면 좋겠다.
정리하자면 터보랙으로 답답함을 만들다 가속을 전개하는데, 엔진은 거친 음색을 토한다. 여기에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짙다면 만족감이 저하될 수 있다. 사실상 싼타페 가솔린 버전, 정확히 엔진에 대한 만족감은 크지 않았다. 디젤 엔진이라면 여러 가지, 효율과 함께 일상에서의 편안함까지 갖추게 된다. 그 때문에 우리 팀 모두는 디젤을 추천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고속 안정감은 어떨까? 직선 주행 때는 잘 모르지만 약간 굽은 도로에서 속도를 높이는 환경, 여기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살며시 뗀다면 다소 불안정감 모습이 나온다. 디젤 모델에서는 이런 현상이 없었는데, 가솔린의 고속 주행감각 역시 싼타페의 이름값과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감각적인 것들을 무시하고 속도를 올릴 수 있긴 하지만 조금은 무모한 도전이 아닐까 싶다.
물론 디젤을 앞선 부분도 있다. 특히 200 kg 감소한 무게는 제동 성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제동 시험 결과 싼타페 가솔린의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38.62m를 기록했다. 테스트 반복에 따라 늘어나도 39.9m 이상 밀려나지 않았다. 참고로 2.2 디젤 모델은 최단거리 40.7m 수준의 제동거리를 기록했었다.
와인딩 로드에 진입해 싼타페 가솔린의 기본기를 확인한다. 코너링 때의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속도를 높이면 후륜이 불안정한 모습으로 따라온다. 그렇다고 오버스티어 성향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다. 차량의 거동이 불안해지는 한계를 보인 것이다.
아무래도 4륜 시스템인 HTRAC의 유무에 따라 주행 안정감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동력을 4개의 바퀴로 분산시키면 안정감을 취하기 쉽다. 하지만 2개의 바퀴로 동력을 전달시킬 때 진짜 실력이 나온다.
타이어 성능은 무난하다. 235mm 너비를 가진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HP2는 4계절 대응용인데, 적당한 성능을 내고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무난하다. 랙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R-MDPS)을 사용하고 있는데, 살짝 인위적인 느낌이 있지만 불만이 나오는 수준은 아니다. 분명 칼럼식(C-MDPS)보다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최종적인 튜닝을 통한 완성도에서는 조금 차이가 난다. 과거의 것이 바닥을 쳤다면 지금은 평균에서 조금 낮은 정도의 수준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N 브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는 만큼 수년 뒤라면 이 부분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 같다.
8단 자동 변속기는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췄다. 승차감은 물론 동력 전달 측면에서도 아쉬움은 없다. 반응 속도 역시 평균 이상이다. 하지만 속도를 높여 몰아붙일 때 변속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거나 울컥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갈 때 멈칫거리기도 했다. 조금 더 세밀한 튜닝이 필요해 보인다.
서스펜션은 어떨까? 성능과 승차감 사이에서 조율이 잘 된 모습이다. 어느 한쪽에 치중하기 보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감안한 모습이다. 기아 쏘렌토는 부드러움으로 치중했다. SUV 특성상 그것이 약점은 아니다. 과거 싼타페 DM은 그냥 딱딱했다. 하지만 이번 모델은 이상적인 지향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필요할 때는 적당히 부드럽게, 상황에 따라 적당한 모습으로 차체를 지지한다. 덕분에 쏘렌토 대비 주행 감각이 좋다. 국내 시장 성향을 바탕으로 적정 값을 찾았다.
4륜 시스템이 빠진 만큼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은 조금 더 적극적이다. 디젤 대비 거동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 그래도 장치의 개입이 급작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이뤄진다. 때문에 운전자를 놀라게 만들지는 않는다.
연비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디젤 모델보다 낮다. 하지만 이는 가솔린 엔진 채용에 따른 현상이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주행할 때 가솔린 엔진은 13.5~14km/L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2.2 디젤 모델이 16km/L 수준이었으니 참고가 될 것이다.
평균속도 15km/h 내외의 시내 주행 환경에서는 오토스탑 기능을 바탕으로 7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가솔린 터보 엔진을 가진 차량이 보여주는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다양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최종적으로 보여준 연비는 8.8~9km/L 내외였다. 유사한 환경에서 2.2 디젤 엔진이 11km/L 수준을 보였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르노삼성의 QM6 GDe다. 넉넉한 공간을 갖추고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형 SUV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 싼타페 가솔린은 이보다 더 큰 차체, 한층 넉넉한 동력성능, 보다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췄다. 물론 가격은 300~700만 원가량 더 비싸다. 하지만 그만큼 싼타페 가솔린 모델이 가진 것도 많다.
싼타페 가솔린이 보유한 가성비의 진면목. 같은 지붕 아래 있는 투싼과 비교하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투싼 스마트스트림 1.6 디젤 모델은 2381~2916만 원의 가격을 갖는다. 여기에 각종 옵션을 추가한다면? 투싼이 싼타페 가솔린보다 비싼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가 운영하는 시승차만 봐도 투산 1.6 디젤이 싼타페 가솔린보다 비싸다.
싼타페 가솔린은 어떤 차인가? 토크 스티어와 터보랙, 2륜 모델의 주행 안정감 저하 등의 약점은 현대차가 풀어야 할 숙제다. 2.0 터보 엔진과 맞물린 8단 자동변속기의 완성도 역시 조금 더 올려주면 좋겠다. 무난하긴 하지만 조금 더 개선의 여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모든 것들은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쏘나타 2.0 터보에서도 나타났던 것들이다.
싼타페 가솔린은 디젤의 소음 진동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한 대안 모델이다. 하지만 디젤의 소음 진동을 멀리한 대가로 안정감 저하 및 저속에서의 엔진 반응 지연을 안고 가야 한다. 사실 투싼 1.6d와 비교한다면 싼타페 가솔린은 꽤나 매력적인 차이지만 같은 싼타페 디젤과 비교했을 때 더 뛰어난 것은 엔진 마력 수치밖에 없는 느낌이었다.
우리 팀은 싼타페 가솔린 보다 디젤을 추천한다. 뭐랄까? 디젤을 만들고 나서 그 공간에 가솔린 엔진만 장착한 것일 뿐, 뭔가 가솔린 버전을 위해 공을 들였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확실히 시장의 중심인 디젤 모델이 낫다. 디젤 버전은 시장을 이끄는 중심 모델로의 충분한 역량을 보여준다. 여전히 동급 모델 기준 1순위 추천 대상이다. 소비자들도 디젤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줄 것 같다. 실제 시장에서 싼타페 판매량을 주도하는 것도 디젤이다.
여담이지만 2.0 가솔린 터보 엔진의 출력을 조금 더 내리더라도 조금 더 마일드한 성격으로 바꿔주면 좋겠다. 성능 때문에 가솔린을 택하기엔 디젤 대비 성능 차이가 미미하고, 안정감도 디젤이 낫다. 발진 가속 능력은 가솔린이 빠르다. 하지만 0.07초 차이다. 0.1초 미만의 오차 범위라는 얘기다. 소음과 진동 억제, 조금 더 편안한 주행을 위해 가솔린을 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지 않을까?
참고로 싼타페 가솔린이 나쁜 차라거나 구입을 말리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디젤이 워낙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상대적으로 저 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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