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HEV, 실연비 ‘훌륭’...세밀함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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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토요타 ‘프리우스’가 독주하는 하이브리드카(HEV) 시장에 ‘아이오닉 HEV’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인연비는 3세대 프리우스(21㎞/ℓ)보다 6.7% 가량 높은 수준이다. 4세대 프리우스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지금까지는 아이오닉 연비가 국내 출시된 차 가운데 최고다. 아이오닉은 HEV 단점인 ‘가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6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를 장착했다. ‘신인’ 아이오닉이 ‘베테랑’ 프리우스에 맞붙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한 것이다.
지난 26일 아이오닉 Q트림 풀옵션 차량을 타고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경기도 파주 헤이리 ‘요나루키’까지 왕복 100㎞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아이오닉 실제 연비, 주행감각, 공간 활용도를 파악하기 위한 주행을 했다. 아이오닉은 실제 주행에서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전면부에는 현대차 패밀리룩 ‘헥사고날 그릴’이 중앙에 장착됐다. 검은색 그릴은 액티브 에어 플랩(Active Air Flap) 기술이 적용돼 공기저항에 따라 여닫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센서를 장착한 패널 때문에 금속 엠블럼 대신 프린팅을 적용한 것은 디자인 완성도를 떨어뜨렸다.
측면부는 공기 흐름을 따르는 실루엣을 통해 단정하고 정제된 면을 강조했으며 C자형으로 빛나는 리어램프가 돋보이는 후면부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휠 에어커튼과 차량 하부 언더 커버, 후방부 공기 유동저항 최소화를 위한 리어 스포일러 등 공력성능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0.24Cd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했다. 뒷모습은 해치백 형식으로 제작, 넓은 트렁크 공간을 제공했다.
아이오닉은 전장 4470㎜, 전폭 1820㎜, 전고 1450㎜ 등의 차체 크기를 갖췄다. 휠베이스(축거)는 2700㎜로, 아이오닉보다 차체가 큰 프리우스, 아반떼와 동일한 길이다. 차체는 작지만 실내 크기를 비슷한 수준으로 확보했다. 트렁크 공간도 750리터로 동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넉넉하다. 이는 배터리를 뒷좌석 하단부에 배치한 덕분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현대차 다른 차량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프리우스가 첨단 친환경차 느낌을 강조했다면, 아이오닉은 단순하고 깔끔했다. 인간공학적으로 편리하게 정돈된 조작 계통, 실내 주요 부분에 블루 포인트 컬러를 활용해 차별화된 감성과 친환경 내장재 적용으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제공했다. 실내 곳곳에는 푸른색을 적용해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앞좌석은 넉넉한 편이지만, 뒷좌석은 좁았다. 신장 175㎝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부족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HEV에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인장강도 60㎏f/㎟)을 차체 53%에 적용했다. 차체 구조간 결합력 강화를 위해 구조용 접착제도 145m를 사용했다. 경량화를 위해 후드, 테일게이트, 백빔, 샤시부품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연료 탱크는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하는 등 차량 경량화에 주력해 공차중량은 1380㎏(15인치 타이어 기준)을 달성했다.
파워트레인은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32㎾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를 적용, 시스템 최대 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m의 힘을 낸다. 변속기는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를 장착했다.
출발을 위해 시동을 걸어도 아무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엔진 대신 전기모터에만 전원이 켜졌기 때문이다. 차량을 출발시키자 전기모터의 ‘위잉’하는 소리만 들렸다. 주차장을 나와 일반 도로에서 주행할 때도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은 시속 120㎞까지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량이 40% 이하로 떨어지자 엔진 개입이 많아져 연비 주행을 어렵게 했다.
고속도로에서는 6단 DCT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시속 80㎞ 이상 속도에서도 가속력이 뛰어나다. 전기모터는 엔진 출력에 힘을 더해 연비에도 도움을 줬다. 고속도로에서 평균 시속 90㎞ 속도로 주행한 결과 연비가 28㎞/ℓ까지 나오기도 했다. 다만 MDPS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은 이질감이 있었다. 타이어는 미쉐린 ‘프리머시 MXM4’를 적용했지만, 주행감이 크게 뛰어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번 주행을 마치고 얻은 연비는 24.6㎞/ℓ. 17인치 타이어 공식 연비 20.2㎞/ℓ보다 21.8% 가량 높게 나왔다. 전 모델 대비 연비를 25% 이상 향상시킨 4세대 프리우스와 경쟁이 기대된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시판가격은 △I 트림 2295만원 △I+ 트림 2395만원 △N 트림 2495만원 △N+ 트림 2625만원 △Q 트림 2755만원이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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