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수소 미래와 연결 고리 될까

컨텐츠 정보

본문

2083737489_jS4Y3DAX_94e8bf75bfac29af330aa4f3b82b4ee2a5219ae6.png
 

에게… 겨우 이거야?

화려한 겉모습, 미래적인 이미지와 달리 이건 그저 ‘자동차’였다. 짜릿하기는 커녕 별다른 주행감각도 없고, 평소 타던 바로 그 SUV 느낌이다. 하지만 실망할 일이 아니다. 현대차가 추구한 방향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연료와 기술을 총 동원한 생소한 시스템이지만, 운전자에겐 낯선 느낌이 없도록, 편안한 주행 감각을 갖추는게 바로 이 차가 추구한 목표 였다.

일반 SUV 같다고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상급에 속하는 주행 감각이다. 속도를 높일 수록 핸들이 단단해지고, 주행감각도 꽤 든든해서 독일 SUV 같은 느낌이다. 현대차의 운전감각 세팅이 이제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겠다.

2083737489_jHwFinz2_a392b2dddb6456e2c9360122028667a367bd0b80.jpg
 

# 화려하지만 안정적인 디자인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샅샅이 봤지만, 도로에서 만나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무대에 올랐을 때와 달리 군데군데 화려한 엑센트가 생경하게 눈에 띈다. 전면에서는 최근 현대차가 SUV들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DRL업(상단 주간주행등, 하단 헤드램프) 디자인이 무척 강조돼 보인다. DRL 사이에는 또 길다란 막대 형태의 램프를 구성해 양쪽 DRL을 연결시킴으로써 미래 자동차 이미지를 더하기도 했다. 그릴은 X자 모양에 가깝게 처리 됐는데, 신형 싼타페(TM)과도 약간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후면을 보면 전면부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차분한 디자인이지만, 미래의 차라는 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램프 그래픽을 화려하게 꾸몄다. 전면이 좀 지나친 면이 있었다면 후면은 힘겨운 시각을 달래주는 고급감이 있었다.

인테리어야 말로 이 차의 특색을 드러내는 부분인데, 현대차는 물론 세계 어느 회사 차와도 차별화 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 자동차들의 센터 페이시아는 세로로 서있지만, 이 차는 누르기 쉽도록 눕혀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더 누르기 쉽고 인식하기 쉬워 인체공학적이다. 다만 버튼의 숫자가 너무 많고 복잡하기도 하다.

12인치 거대한 센터 디스플레이는 현대차의 어떤 고급차보다 더 우수한 품질과 디자인을 보여줬다. 가로로 넓은 화면은 그저 크기만 한게 아니라 2,3 파트로 나뉘어져 동시에 여러 내용을 표시할 수도 있었다. 수입차들은 커다란 센터 디스플레이를 갖춰도 터치가 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차는 터치도 되고 다이얼로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국내시장에 꼭 맞춘 내비게이션이 실려있는 것은 현대차의 큰 장점이다.

2083737489_MwxilQYA_5672dc29aac3b24c6012eef8405f269536cf0581.jpg
 

# 주행해보면, 수소전기차의 느낌…별다르지 않은게 별다른 점

시동버튼을 누르고 출발을 해보면 차는 별다른 소리 없이 전진한다. 주행감은 배터리 전기차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나 앞차를 보니 길에 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달리기 때문에 수소전기차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리니 앞차의 물이 뒷차 앞유리에 튀는 경우까지 있다. 도요타의 수소연료차 미라이는 수소 물을 상당량 모아두고, 필요할때마다 쏟아내는 기능이 따로 있는데, 개발자들은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물을 모아뒀다가 자신의 집에 도착해서 쏟아내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전의 투싼 수소전기차나 모하비 수소전기차를 주행해보면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졌는데, 이 차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다. 아무래도 전용 플랫폼인만큼 무게가 나가는 부품들의 무게 중심을 크게 낮출 수 있었을거고, 가솔린 차와 다른 무게 중심(GC)에 맞춰 서스펜션 롤센터(RC)를 처음부터 설계 했기 때문에 이같은 주행 감각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오닉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패들을 이용해 회생제동의 정도를 3단계로 수시 조절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걸 이용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현대차는 다양한 세팅의 답을 스스로 찾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가장 강한 세팅을 해도 회생제동이 그리 강하게 이뤄지지 않아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전기차들과 차이가 있다. 아마도 차체 무게와 모터(발전기)의 밸런스 차이 때문인걸로 보인다.

깜박이를 켜는 방향의 백밀러를 카메라로 찍어서 계기반에 보여준다. 거울보다 사각지대가 적어 사실상 사이드미러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다. 모니터의 장착 위치를 사이드미러 근처에 두거나 센터 디스플레이에 두지 않고 계기반을 전환 시킨다는게 참신하다. 작동 방법 자체도 어라운드뷰 카메라를 이용, 비디오프로세싱을 통해 후방을 비춰주는 방식이다. 다만 다가오는 차를 인식해서 색상 경고까지 해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물량이 얼마 안되는 차인만큼 파노라마 선루프는 달리지 못했다. 그것을 제외하면 모든 부품이 이 차만을 위한 부품으로 여겨질만큼 색달랐다. 이렇게까지 다 새로 만들어야 했을까 싶은 생각도 있지만, 그만큼 이 차에 쏟는 비용과 노력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한번 만들어보고 접을 생각은 아니라는 느낌이다.

2083737489_xJvISP2B_2f476673b22d974e19490df11dbccfbb6d31aaa4.jpg
 

​여주 휴게소에는 현대차가 임시로 설치한 '수소 스테이션'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곳의 설치 비용이 약 50억원 정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소 1kg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6kg만 넣으면 고속도로에서 500km를 달릴 수 있었다. 연비 시험 패턴으로 주행하면 609km를 간다. 문제는 수소 가격이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1kg당 1만원 정도에 책정된다면 가솔린차보다 두배 정도의 경제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차량 가격 등 많은 부분이 생략된 경제성 측정이다. 

# 자동, 자율…신기한 넥쏘

우리 차에 탄 기자들은 신기한 장난감을 만난 듯, '자율주차'를 시험 해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차에서 내려 리모컨키의 전진/후진 버튼을 마구 눌러 차를 이리저리 움직여 본다. 그런데 마침 여주 휴게소의 주차칸은 대각선이어서 좀 곤란했다. 차가 주차를 하긴 하는데, 한쪽편에 딱 붙인다거나 대각선인 주차칸을 직각으로 주차하거나 하는 식이다. 몇번을 해봐도 ‘인간적으로’ 주차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노면의 차선을 감지하듯 주차칸도 카메라로 감지해 자율 주차를 해주면 좋을텐데, 이 차는 거리 감각이 명확치 않은 초음파 센서에 주로 의지하는 것 같았다. 아직 일상에서 사용할 정도는 아니고, 양산때까지 개선의 여지가 있다.

이제는 좀 익숙해진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과 차선유지기능은 역시 재미있다. 고속도로에선 손을 떼도 알아서 주행을 해주고, 차선의 가운데로 차를 유지시켜 운전자의 피로도를 극도로 낮춰준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스스로 속도를 줄여 앞차의 꽁무니에 딱 멈춰준다. 첨단운전보조장치(ADAS)를 적용한 차들의 운전자들은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사고가 잦아질거라는 우려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잘 작동한다면 사고도 줄어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부드러움이나 유연함은 볼보나 아우디와 비교했을때 아직 약간은 부족하지만 곧 따라잡을 수 있을만한 격차로 보인다.

이날 현대차는 평창의 일부 구간에서 자율주행 넥쏘도 잠시 시승을 시켜줬는데, 이 차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차는 아니고, 자율주행을 위해 새로 구성한 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체험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겠다.

2083737489_xjEGSTq8_fe405481d7eb5a6b41b6b2ca9b8b6c09f2383607.jpg
 

​# 넥쏘는 왜 존재하는가

수익성이 좋지도 않고, 그리 색다르지도 않은 보통 차. 그렇다면 이 차는 왜 존재하는가.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에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양웅철 부회장은 넥쏘를 통해 현대차의 비전을 제시했다. 배터리 전기차가 가야 할 길과 수소전지차가 가야할 길이 있으며 그 때문에 두가지 전기 소스를 통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현재까지 가장 고급의 전기차도 400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하기 벅찬 반면 넥쏘는 한번 충전으로 609km라는 놀라운 주행 가능 거리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수소차에서 주행거리를 더 늘리는데 필요한건 오로지 빈 탱크지만, 전기차에서 주행거리를 더 늘리려면 값비싼 배터리를 더 실어야 한다는 점에서 장거리 주행 자동차를 만들 경우 격차는 더 벌어진다.

실은 수소전지차 대중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자동차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수소 기반으로 변경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만을 위해 수소 공급 체인을 만든다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래학자들, 특히 수소사회 예찬론자들은 일반 아파트에도 가스파이프, 전기선, 지역난방 열원이 각기 들어오는걸 매우 비효율적인 상황으로 본다. 그 대신 오로지 수소만 공급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수소는 전기나 열원보다 이동하고 보관하기 쉬울 뿐 아니라 더 효율적이고, 그 자체를 태울 수도 있어 열원으로도 쓸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수소는 우주에 가장 많은 분자인데다 가장 유연한 자원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수소는 현대 사회가 미래 사회와 연결되는 커다란 전환점이고, 그래서 넥쏘는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시장에 나오게 된 것으로 봐야겠다. 

2083737489_rOQVpIsg_224c80e85a663ac34e120f5898afa5569560605c.png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자동차 시승기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