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파사트 1.8 T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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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짧은 시간만에 단명한 모델이 있다. 주인공은 폭스바겐의 파사트 페이스리프트 모델.
2016년 4월 출시됐지만 7월 환경부의 79개 모델 인증 취소 결정으로 3개월 만에 판매가 중지됐다.
상처는 빨리 털고 일어나야 한다. 폭스바겐도 다시금 움직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티구안의 리콜을 시작으로 나머지 모델에 대한 리콜도 준비 중이다. 당연히 신모델 출시도 계획돼 있다. 또한 신차 그룹에는 미국형 파사트가 아닌 유럽형 파사트의 국내 판매도 포함된다.
유럽형 8세대 파사트는 국내에서 파사트 GT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북미형 파사트가 실용성을 중시했다면 유럽형 파사트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폭스바겐 유럽 법인도 새로운 타입의 비즈니스 세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출시될 유럽형 파사트에서 어떤 부분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 전에 북미형 파사트의 장단점을 살펴보며 유럽형 파사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보는 것도 좋겠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디자인의 변화가 있었지만 첫눈에 느낄 만큼의 변화는 아니다. 조금은 고급화된 느낌도 들지만 파사트가 그러했듯 수수한 모습이 기본이다.
기존 파사트 오너가 아니라면 변화된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 우선 그릴 상단에서 헤드램프까지 굵은 금속 장식이 이어져 있다. 평범했던 범퍼 형상도 보다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자세히 보면 그릴도 격자무늬로 변경됐다.
엔진 후드에 굴곡도 추가했다. 이런 표현은 대배기량 머슬카에서 종종 활용되는데, 파사트에서는 주름만 추가한 정도이기에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구성적으로는 LED 헤드라이트와 LED 주간 주행등이 기본 장착된다.
측면부의 차이는 휠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단순했던 과거 디자인에서 한층 세련된 느낌이 강조됐다. 후면부는 새로운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엄밀하게 따지면 리어램프 내부 그래픽이 바뀐 것이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기존 파사트와 변화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그밖에 크롬 장식을 보다 다양하게 사용했다.
그래도 외관은 많이 바뀐 편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다시금 ‘뭐가 달라졌지?’라는 고민을 만들어 준다.
다시금 하나하나 살펴보자. 계기판은 평면적인 형태에서 실린더 타입으로 변경됐다. 그러고 보니 투박했던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야 다른 폭스바겐 모델에 적용되는 디자인이 적용된 것이다. 또 뭐가 있을까? 아! 프레임리스 리어뷰 미러(룸미러)가 달렸다. 참고로 북미 판매 모델에는 애플 카플레이가 추가되지만 내수용 모델은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범퍼 하단에 발을 넣어 트렁크를 열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팀원들 모두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다. 동작 인식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조사마다 센서 위치나 인식 범위도 달라 트렁크를 한 번에 열기까지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차라리 키만 소지한 뒤 다가서면 3초 후에 자동으로 열리는 현대 기아차 방식이 낫다.
반면 트렁크가 열리면 광활한 내부 공간에 놀라게 된다. 국산차가 이 부분에서 잘 하고 있는데 파사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돌출 공간도 적다. 쏘나타 트렁크와 비교해보자. 쏘나타는 트렁크 안쪽으로 갈수록 굴곡이 늘어나는 형태다. 반면 파사트는 양측면 튀어나올 부분 이외에 깔끔하다. 시각적으로나, 활용성으로 보나 파사트의 트렁크 공간은 상당한 수준이다. 대형 세단과 비교될 수준이다.
변화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지만 사실 현재 파사트의 인테리어 구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르노삼성 SM6의 화려함에 익숙해진 현재의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도 작고 각종 다이얼들의 조작감도 좋지 않다. 적어도 가격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편의장비는 뭐가 있을까? 열선시트… 이외에 마땅히 생각나는 것도 없다. 물론 뒷좌석은 넓다.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 북미형 파사트의 한계다.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 파사트는 캠리나 쏘나타처럼 잘 굴러가면 그만인 일반 세단이다. 폭스바겐의 브랜드 밸류? 멕시코산 폭스바겐에 치를 떠는 미국인들에게는 어쩌면 현대차의 브랜드 밸류가 더 높아 보일 수도 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운전석에 오른다. 어라? 시트가 좋다. 적당한 쿠션감은 물론 몸에 착 감기는 느낌도 수준급이다. 겉보기엔 평평한 모습이다. 가로줄 패턴 때문에 디자인도 촌스럽지만 기능성 하나만큼은 뛰어나다.
시동을 건다. 조용하다. 아이들 상태에서 약 37.5dBA을 기록했다. 현대 그랜저 IG 3.0이 동일한 환경에서 38.5dBA을 기록했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또 스티어링 휠이나 시트, 변속레버 등에서 느껴지는 진동도 잘 억제시켰다. 소음 진동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이 반길만한 내용이다.
이 차에는 1.8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과거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이다. 그만큼 170마력과 25.4kg.m의 토크를 발휘해 딱 과거 엔진만큼의 성능만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9.12초를 기록해 냈다. 2.4리터 엔진을 사용했던 크라이슬러 200C (9.1초)와 유사한 동일한 성능이다.
가속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듯 파사트 1.8 TSI의 파워트레인은 무난한 성능을 제공해 준다. 좋지도 그렇다고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반면 체감 성능은 수치보다 좋다. 터보 엔진 특성상 토크감이 좋으며, 엔진 회전수가 6,500rpm을 전후하는 시점까지 꾸준하게 밀어주는 감각도 만족스러웠다. 디젤엔진 특유의 거친 회전 질감없이 부드럽게 돌아가는 엔진 감각도 가솔린 엔진만의 장점이다. 같은 터보 차량이라지만 가속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 반응도 둔하지 않다. 여러모로 디젤 모델보다 가솔린 모델이 좋다.
100km/h 이후 영역에서도 속도는 꾸준하게 상승한다. 빠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일찍 지치지도 않는다. 최고속도는 210km/h에서 제한되는데 미국형 수입 모델의 특징이다. 아우디 역시 북미형 모델들은 같은 최고속도를 갖는다. 그보다 인상적인 것은 빠른 속도로 달리는 환경에서도 좋은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다. 독일차 특유의 안정적이며 무게감 있는 달리기 성능이다. 국산차나 일본차도 좋아졌지만 아직까지 이 영역은 독일 브랜드가 우세하다.
수치 이상으로 잘 달리는 파사트의 구동 출력을 확인해봤다. 계측기는 154마력과 25.58kg.m의 토크를 나타냈다. 마력 부분의 구동 출력은 9%대. 변속기의 좋은 효율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단, 토크 부분이 초반에 크게 몰려있다가 엔진 회전수가 상승에 따라 하락하는 모습이다. 최근 출시되는 터보 엔진과 달리 토크 유지 부분에서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영역서 20Kg.m 이상을 발휘하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속주행 안정성 부분에서 알 수 있듯 파사트는 실제 운전할 때 만족감이 컸다. 특히 코너를 돌아나갈 때 만족감이 증가한다.
핸들링은 중형 세단으로 상당한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반응하는 거동도 좋았다. 무엇보다 민첩했다. 단순히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 아니다. 부드럽지만 안정적이며 동시에 운전자의 의도대로 잘 반응해준다고 보면 된다. 그러고 보니 스티어링 휠도 손에 잘 잡힌다. 투박하게 생겼지만 기능성만큼은 충분하다.
서스펜션 설정도 칭찬하고 싶다. 독일 브랜드들이 서스펜션 튜닝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부드러움을 지향한다. 가족용 세단이니 당연하다. 덕분에 승차감도 좋다. 하지만 덜렁대지는 않는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충분히 탄탄하게 차체를 지지해준다. 도로에 나서 주행을 시작하면 차량은 복잡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흔들리게 된다. 하지만 파사트의 서스펜션은 이러한 움직임을 허둥거림 없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마무리해 낸다.
변속기는 6단 자동. 최근 8단 자동변속기가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조금은 부족한 스펙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부드러움과 빠른 변속 속도를 갖춰 잘 조율된 모습을 보였다.
그밖에 경사로에서 재출발시 뒤로 밀리는 증상을 막기 위한 힐 스타트 어시스트(Hill Start Assist)도 갖춰진다.
스티어 특성은 언더스티어가 기본이다. 하지만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코너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마냥 밖으로 밀리기만 하지 않는다. 타이어를 노면에 밀착시키는 서스펜션의 능력에 한번 더 감탄하게 된다.
반면 타이어 성능은 제한적이다. 18인치 크기의 휠에 4개에 235mm 너비의 컨티넨탈 콘티 프로 컨텍 타이어를 장착시켰다. 프리미엄급 컴포트 지향 타이어로, 높은 그립력을 발휘하기 위한 타이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실제 그립력은 215mm 급 4계절용 타이어와 유사했다. 사이즈 대비 접지 성능 면에서 부족함이 엿보인다는 것.
타이어는 제동성능을 끌어냄에 있어서도 한계를 보였다. 시속 100km에서 정지 상태까지 이동한 거리는 40.82m. 아무래도 타이어의 미끄러짐 때문인데 타이어만 교체해도 보다 짧은 제동거리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쉐보레 임팔라 3.6(40.46m), 기아 K7 3.3(40.52m), 현대 쏘나타 1.7 디젤(40.86m)과 비교한다면 중형 세단으로 평균적인 제동성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가솔린 모델로는 연비에 대한 경쟁력도 높았다. 시속 100~110km 구간에서 약 16.5km/L, 80km/h 정속 주행 시 약 17km/L의 효율을 보였다. 가솔린 터보 모델이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연비가 빠르게 떨어지지만 평균적으로 12km/L 대의 효율을 보였다. 평속 15km/h의 도심 연비 시뮬레이션 테스트 결과는 8.8km/L. 오토 스톱 기능의 부재로 보다 높은 효율을 보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2.5리터 급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으로 충분히 좋은 수준이다.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파사트의 장단점은 분명하게 나뉘었다. 차량 자체의 순수 기본기만 바라본다면 정말 완성도가 높다는 것. 하지만 수입차라는 타이틀 이외에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한 구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파사트는 시각적인 측면서의 세련미가 떨어진다. 수수하다. 역시나 갖춘 것이 없다. 하지만 기본기에서는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운전할 때의 만족도 역시 동급 경쟁 모델을 능가한다.
북미형 파사트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단종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유럽형 파사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었다. 완성도 높은 주행성능에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까지 더해질 예정이기에 기대감이 더 커진다. 물론 가격이 문제겠지만 다시금 폭스바겐의 인기를 끌어올릴 핵심 카드이기에 폭스바겐 코리아의 전략적인 가격 정책이 가능할 수도 있다.
2016년 4월 출시됐지만 7월 환경부의 79개 모델 인증 취소 결정으로 3개월 만에 판매가 중지됐다.
상처는 빨리 털고 일어나야 한다. 폭스바겐도 다시금 움직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티구안의 리콜을 시작으로 나머지 모델에 대한 리콜도 준비 중이다. 당연히 신모델 출시도 계획돼 있다. 또한 신차 그룹에는 미국형 파사트가 아닌 유럽형 파사트의 국내 판매도 포함된다.
유럽형 8세대 파사트는 국내에서 파사트 GT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북미형 파사트가 실용성을 중시했다면 유럽형 파사트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폭스바겐 유럽 법인도 새로운 타입의 비즈니스 세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출시될 유럽형 파사트에서 어떤 부분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 전에 북미형 파사트의 장단점을 살펴보며 유럽형 파사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보는 것도 좋겠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디자인의 변화가 있었지만 첫눈에 느낄 만큼의 변화는 아니다. 조금은 고급화된 느낌도 들지만 파사트가 그러했듯 수수한 모습이 기본이다.
기존 파사트 오너가 아니라면 변화된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 우선 그릴 상단에서 헤드램프까지 굵은 금속 장식이 이어져 있다. 평범했던 범퍼 형상도 보다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자세히 보면 그릴도 격자무늬로 변경됐다.
엔진 후드에 굴곡도 추가했다. 이런 표현은 대배기량 머슬카에서 종종 활용되는데, 파사트에서는 주름만 추가한 정도이기에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구성적으로는 LED 헤드라이트와 LED 주간 주행등이 기본 장착된다.
측면부의 차이는 휠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단순했던 과거 디자인에서 한층 세련된 느낌이 강조됐다. 후면부는 새로운 리어램프가 적용됐다. 엄밀하게 따지면 리어램프 내부 그래픽이 바뀐 것이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기존 파사트와 변화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그밖에 크롬 장식을 보다 다양하게 사용했다.
그래도 외관은 많이 바뀐 편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다시금 ‘뭐가 달라졌지?’라는 고민을 만들어 준다.
다시금 하나하나 살펴보자. 계기판은 평면적인 형태에서 실린더 타입으로 변경됐다. 그러고 보니 투박했던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야 다른 폭스바겐 모델에 적용되는 디자인이 적용된 것이다. 또 뭐가 있을까? 아! 프레임리스 리어뷰 미러(룸미러)가 달렸다. 참고로 북미 판매 모델에는 애플 카플레이가 추가되지만 내수용 모델은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범퍼 하단에 발을 넣어 트렁크를 열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팀원들 모두 별로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다. 동작 인식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조사마다 센서 위치나 인식 범위도 달라 트렁크를 한 번에 열기까지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차라리 키만 소지한 뒤 다가서면 3초 후에 자동으로 열리는 현대 기아차 방식이 낫다.
반면 트렁크가 열리면 광활한 내부 공간에 놀라게 된다. 국산차가 이 부분에서 잘 하고 있는데 파사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돌출 공간도 적다. 쏘나타 트렁크와 비교해보자. 쏘나타는 트렁크 안쪽으로 갈수록 굴곡이 늘어나는 형태다. 반면 파사트는 양측면 튀어나올 부분 이외에 깔끔하다. 시각적으로나, 활용성으로 보나 파사트의 트렁크 공간은 상당한 수준이다. 대형 세단과 비교될 수준이다.
변화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지만 사실 현재 파사트의 인테리어 구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르노삼성 SM6의 화려함에 익숙해진 현재의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도 작고 각종 다이얼들의 조작감도 좋지 않다. 적어도 가격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편의장비는 뭐가 있을까? 열선시트… 이외에 마땅히 생각나는 것도 없다. 물론 뒷좌석은 넓다.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 북미형 파사트의 한계다.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 파사트는 캠리나 쏘나타처럼 잘 굴러가면 그만인 일반 세단이다. 폭스바겐의 브랜드 밸류? 멕시코산 폭스바겐에 치를 떠는 미국인들에게는 어쩌면 현대차의 브랜드 밸류가 더 높아 보일 수도 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운전석에 오른다. 어라? 시트가 좋다. 적당한 쿠션감은 물론 몸에 착 감기는 느낌도 수준급이다. 겉보기엔 평평한 모습이다. 가로줄 패턴 때문에 디자인도 촌스럽지만 기능성 하나만큼은 뛰어나다.
시동을 건다. 조용하다. 아이들 상태에서 약 37.5dBA을 기록했다. 현대 그랜저 IG 3.0이 동일한 환경에서 38.5dBA을 기록했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또 스티어링 휠이나 시트, 변속레버 등에서 느껴지는 진동도 잘 억제시켰다. 소음 진동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이 반길만한 내용이다.
이 차에는 1.8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과거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이다. 그만큼 170마력과 25.4kg.m의 토크를 발휘해 딱 과거 엔진만큼의 성능만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9.12초를 기록해 냈다. 2.4리터 엔진을 사용했던 크라이슬러 200C (9.1초)와 유사한 동일한 성능이다.
가속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듯 파사트 1.8 TSI의 파워트레인은 무난한 성능을 제공해 준다. 좋지도 그렇다고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반면 체감 성능은 수치보다 좋다. 터보 엔진 특성상 토크감이 좋으며, 엔진 회전수가 6,500rpm을 전후하는 시점까지 꾸준하게 밀어주는 감각도 만족스러웠다. 디젤엔진 특유의 거친 회전 질감없이 부드럽게 돌아가는 엔진 감각도 가솔린 엔진만의 장점이다. 같은 터보 차량이라지만 가속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 반응도 둔하지 않다. 여러모로 디젤 모델보다 가솔린 모델이 좋다.
100km/h 이후 영역에서도 속도는 꾸준하게 상승한다. 빠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일찍 지치지도 않는다. 최고속도는 210km/h에서 제한되는데 미국형 수입 모델의 특징이다. 아우디 역시 북미형 모델들은 같은 최고속도를 갖는다. 그보다 인상적인 것은 빠른 속도로 달리는 환경에서도 좋은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다. 독일차 특유의 안정적이며 무게감 있는 달리기 성능이다. 국산차나 일본차도 좋아졌지만 아직까지 이 영역은 독일 브랜드가 우세하다.
수치 이상으로 잘 달리는 파사트의 구동 출력을 확인해봤다. 계측기는 154마력과 25.58kg.m의 토크를 나타냈다. 마력 부분의 구동 출력은 9%대. 변속기의 좋은 효율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단, 토크 부분이 초반에 크게 몰려있다가 엔진 회전수가 상승에 따라 하락하는 모습이다. 최근 출시되는 터보 엔진과 달리 토크 유지 부분에서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영역서 20Kg.m 이상을 발휘하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속주행 안정성 부분에서 알 수 있듯 파사트는 실제 운전할 때 만족감이 컸다. 특히 코너를 돌아나갈 때 만족감이 증가한다.
핸들링은 중형 세단으로 상당한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반응하는 거동도 좋았다. 무엇보다 민첩했다. 단순히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 아니다. 부드럽지만 안정적이며 동시에 운전자의 의도대로 잘 반응해준다고 보면 된다. 그러고 보니 스티어링 휠도 손에 잘 잡힌다. 투박하게 생겼지만 기능성만큼은 충분하다.
서스펜션 설정도 칭찬하고 싶다. 독일 브랜드들이 서스펜션 튜닝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부드러움을 지향한다. 가족용 세단이니 당연하다. 덕분에 승차감도 좋다. 하지만 덜렁대지는 않는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충분히 탄탄하게 차체를 지지해준다. 도로에 나서 주행을 시작하면 차량은 복잡하고 다양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흔들리게 된다. 하지만 파사트의 서스펜션은 이러한 움직임을 허둥거림 없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마무리해 낸다.
변속기는 6단 자동. 최근 8단 자동변속기가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조금은 부족한 스펙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부드러움과 빠른 변속 속도를 갖춰 잘 조율된 모습을 보였다.
그밖에 경사로에서 재출발시 뒤로 밀리는 증상을 막기 위한 힐 스타트 어시스트(Hill Start Assist)도 갖춰진다.
스티어 특성은 언더스티어가 기본이다. 하지만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코너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마냥 밖으로 밀리기만 하지 않는다. 타이어를 노면에 밀착시키는 서스펜션의 능력에 한번 더 감탄하게 된다.
반면 타이어 성능은 제한적이다. 18인치 크기의 휠에 4개에 235mm 너비의 컨티넨탈 콘티 프로 컨텍 타이어를 장착시켰다. 프리미엄급 컴포트 지향 타이어로, 높은 그립력을 발휘하기 위한 타이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실제 그립력은 215mm 급 4계절용 타이어와 유사했다. 사이즈 대비 접지 성능 면에서 부족함이 엿보인다는 것.
타이어는 제동성능을 끌어냄에 있어서도 한계를 보였다. 시속 100km에서 정지 상태까지 이동한 거리는 40.82m. 아무래도 타이어의 미끄러짐 때문인데 타이어만 교체해도 보다 짧은 제동거리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쉐보레 임팔라 3.6(40.46m), 기아 K7 3.3(40.52m), 현대 쏘나타 1.7 디젤(40.86m)과 비교한다면 중형 세단으로 평균적인 제동성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가솔린 모델로는 연비에 대한 경쟁력도 높았다. 시속 100~110km 구간에서 약 16.5km/L, 80km/h 정속 주행 시 약 17km/L의 효율을 보였다. 가솔린 터보 모델이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연비가 빠르게 떨어지지만 평균적으로 12km/L 대의 효율을 보였다. 평속 15km/h의 도심 연비 시뮬레이션 테스트 결과는 8.8km/L. 오토 스톱 기능의 부재로 보다 높은 효율을 보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2.5리터 급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으로 충분히 좋은 수준이다.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파사트의 장단점은 분명하게 나뉘었다. 차량 자체의 순수 기본기만 바라본다면 정말 완성도가 높다는 것. 하지만 수입차라는 타이틀 이외에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한 구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파사트는 시각적인 측면서의 세련미가 떨어진다. 수수하다. 역시나 갖춘 것이 없다. 하지만 기본기에서는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운전할 때의 만족도 역시 동급 경쟁 모델을 능가한다.
북미형 파사트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단종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유럽형 파사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었다. 완성도 높은 주행성능에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까지 더해질 예정이기에 기대감이 더 커진다. 물론 가격이 문제겠지만 다시금 폭스바겐의 인기를 끌어올릴 핵심 카드이기에 폭스바겐 코리아의 전략적인 가격 정책이 가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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