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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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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에는 어떤 모델들이 있을까? 답은 토요타 RAV4(80만 7401대)다. 그리고 뒤를 이어 혼다 CR-V(74만 8048대)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음은 폭스바겐 티구안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SUV 3위다. 70만 3143대가 팔리면서 유럽 브랜드 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SUV가 됐다. 참고로 4위는 62만 678대가 판매된 현대 투싼이다.

국내에서 티구안의 인기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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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전까지 티구안은 대단한 인기를 누렸는데, 신형 티구안도 지난 5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줄곧 수입차 판매 1~2위를 유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9월에는 출시 후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 6천 대를 넘어섰다. 그만큼 신형 티구안을 기다렸던 국내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클 수 있는 법. 자동차는 꾸준히 진화한다. 티구안 역시 진화의 흐름을 맞추지 못했다면 앞으로의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과연 새로운 티구안은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티구안 2.0 TDI 전륜구동 모델의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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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모델이 둥글둥글한 외모를 가졌다면 2세대는 각진 형태를 갖는다. 유선형보다 직선이 부각된 디자인 때문이다. 이제 호랑이(Tiger)의 모습도, 이구아나(Iguana)의 모습도 볼 수 없다. 그저 폭스바겐의 공통된 디자인만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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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는 직선 중심의 디자인이 기본이다. 범퍼도 각진 모습인데 꽤나 다부진 이미지를 보여준다. LED 헤드램프의 내부 그래픽이 재미있는데, 마치 로봇의 눈을 연상시킨다. 무표정한 로봇의 모습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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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는 날카롭게 파인 가로줄로 강인한 인상을 키웠다. 더불어 윈도우 프레임에도 각을 더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추려 했다. 후면부도 ‘ㄱ’자 형상의 램프, 각을 더해 접은 느낌을 주는 테일게이트로 통일된 이미지를 구현하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꽤나 단조롭게 보이는데,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지는 못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차체 크기도 키웠다. 5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하는 PQ35 플랫폼 대신 MQB 플랫폼을 통해 크기를 키우면서 무게 증가를 억제시켰다. 물론 충돌 안전성능도 높였다. 수치로 본다면 전 세대 모델 대비 길이 55mm, 너비 30mm를 늘렸고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를 76mm나 확장했다. 공기저항 계수는 0.31Cd로 SUV로는 낮은 편에 속한다.

외관만 보면 세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쉽게 알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다소 실망감이 커진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가? 겉보기에 1세대 모델과 큰 차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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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세히 보면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틀이 기존과 같다. 입체적인 대시보드, 계단식으로 내려가는 센터페시아 구성도 기존과 같다. 바뀐 부분은 원형 송풍구가 사각형으로, 각종 버튼들이나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바꾼 정도. 물론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도 변경됐다. 이렇게 바뀌긴 했는데 체감적 변화가 적다는 점이 아쉬움을 키운다.

계기판 넘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보인다. 컴바이너 타입으로 마치 전투기 콕핏을 연상시키는 기분을 내준다. 하지만 컴바이너 타입은 저가형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속한다. 또한 시선을 아래로 향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8인치 크기다. 시각적으로는 10인치 이상으로 보인다. 화면과 베젤 모두를 검은색으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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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달라졌다. 타일 형태의 메뉴 구성을 바탕으로 간단하면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대신 공조장치의 버튼 조작 질감이 아쉽다. 특히 다이얼 조작감이 그렇다. 덜렁거리며 헐거운 감각은 마치 3~4년 전 쌍용자동차의 마감 품질을 떠올리게 한다.

사운드 시스템 성능도 업그레이드하면 좋겠다. 못 들어줄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뛰어난 편도 아니다. 베이스 부분이 약해 비트 있는 음악을 들어도 박진감이 덜하다. 그렇다고 중고음 부분이 뚜렷하지도 않다. 3천만 원 후반부터 5천만 원대에 이르는 SUV라면 사운드 시스템의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 티구안의 주요 소비가 층인 30~40대 소비자들은 사운드 시스템을 중요시한다.

다수의 폭스바겐 모델이 그렇듯 시트 마감은 보편적이다. 가죽 질감이 뛰어나지도, 화려한 스티칭도 없다. 하지만 앉았을 때 몸을 감싸는 느낌이 좋다. 시각적 만족도 보다 체감으로 좋은 시트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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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가 커진 만큼 뒷좌석 무릎 공간도 29mm 가량 넓어졌다. 그리고 시트의 슬라이딩 거리가 180mm나 된다. 시트를 앞으로 밀면 앞좌석까지 닿을 정도. 물론 시트백 각도 조절 기능도 넣었다. 컴팩트 SUV에서는 보기 힘든 구성이다. 피크닉 테이블이 있다는 점도 좋고, 3-존 공조장치까지 갖췄다. 이 등급에서 뒷좌석을 위해 이렇게나 신경 쓴 모델이 있을까 싶다.

트렁크 공간도 145리터가 넓어진 615리터 이다. 리어 시트를 접어 1655리터까지 늘릴 수도 있다. 다만 컴팩트 SUV의 범주를 넘어서는 수준은 아니다.

과거 1세대 티구안은 자동 주차 기능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첨단 기술을 경험하게 해줬다. 물론 인식률이 낮아 그리 쓸모가 많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2세대 티구안은 최신 기술을 넣어 토요타 RAV4나 혼다 CR-V보다 좋은 구성을 갖는다.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까지 유지시켜줄 수 있는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기능, 긴급제동 시스템, 360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 자동 주차 기능을 갖고 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국내 출시가 늦어졌다는 것.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반자율 주행 기능까지 넣었기에 비교가 된다. 조금은 김이 빠진 느낌이랄까?

이제 주행을 시작할 차례다. 시동을 걸어 2.0 디젤 엔진을 회전시킨다. ‘이 차가 디젤이구나’라는 것을 알리는 사운드가 울린다. 약한 진동도 느껴진다. 확실히 유럽 소비자들은 소음과 진동에 관대한 것 같다. 물론 진동과 소음이 크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 기준에서 ‘조금 더’라는 욕심을 키운다는 것일 뿐.

티구안의 아이들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 42.5 dBA 수준이었다. 너무 크지도, 그렇다고 조용하지도 않은 수준이다. 참고로 현대자동차의 투싼 2.0 디젤 모델이 40.5 dBA을 기록했는데, 이는 매우 뛰어난 수치다.

물론 속도가 상승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주행할 때는 엔진 작동 소리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확인된 정숙성은 58.0 dBA로 준대형급 세단 수준과 비교해도 좋은 수준이었다. 다만 시속 100km 이상부터 풍절음이 다소 부각되는 모습이었다.

2세대 티구안과의 주행. 가장 큰 변화는 2가지인데 첫 번째 변속 감각이다. 폭스바겐의 DSG는 초창기 많은 말썽을 일으켰지만 이제 시간이 흘러 완성도가 높다. 하지만 첫 출발 때 울컥거림이 있는데 기계적인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의외인 부분은 이제 폭스바겐의 DSG가 꽤나 울컥거린다고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유는 매우 부드러운 질감을 내세운 현대 기아차의 DCT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옮고 그름은 없다. 폭스바겐은 기계적인 감각과 내구를 중시했지만 부드러움을 양보했고, 현대 기아차는 변속 속도와 내구를 희생한 대신 부드러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만약 국산 DCT 탑재 모델을 보유한 이후 티구안을 접한다면 변속기에서 불만이 나올 수도 있겠다.

두 번째는 승차감 변화다. 1세대 티구안은 독일 SUV 성향이 짙었다. 보다 탄탄한 서스펜션, 그를 바탕으로 감각적인 주행 질감을 만들어 냈다. 반면 2세대 티구안은 부드러워졌다. 당연히 승차감이 좋아졌다. 다른 말로는 대중성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출시되는 SUV들은 온로드 주행 성능을 강조하며 전통적인 SUV보다 키 큰 해치백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반면 티구안은 전통적인 SUV 쪽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더불어 스티어링 휠도 제법 가볍게 움직인다.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 답력도 가볍다. 조금은 헐렁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주행 질감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적당한 편안함을 지향한다고 보면 된다.

티구안은 부드럽다. 하지만 단순히 부드럽다는 것으로 최종 정리를 하기엔 변수가 많다. 때문에 와인딩 로드 주행을 곁들였다. 코너를 돌아나간다. 차체는 잡스러운 움직임 없이 노면을 잘 붙들고 회전한다. 복합 코너를 달려도 하체는 덜렁거리지 않는다. 유연함을 가졌지만 확실하게 노면에 타이어를 밀착시키는 모습이다. 이런 부분이 유럽차의 기술을 체감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간혹 일부 마니아들은 단단한 것이 좋은 것이라 착각한다. 바디롤이 있으면 그것이 큰 문제 인냥 폄하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냉정히 말하자면 머릿속으로만 이상적인 차를 그려서다. 그리고 그런 공식이 통하던 것은 옛날 얘기다.

진짜 빠르게 달리다 보면 단단함에서 오는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카마니아니까, 나는 차를 더 아니까’ 이런 것들을 내세우기 위해 단단한 것이 최고라는 주장을 펼치는 부류도 있다. 경험해본 고성능 차량 몇 대를 기준점으로 삼아 대중차에 적용하는 소비자들도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등급에 맞는 필요한 만큼의 승차감과 성능을 내고 있는지, 그 사이에서의 밸런스는 어떠한지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또한 뻥 뚫린 고속도로 등에서 속도를 높이며 자신의 운전 실력이 최고라고 착각하는 소비자들도 줄어야 한다. 그저 위험할 뿐이다.

다시 티구안으로 돌아가자.

달려나가는 것. 쉽게는 가속력이 평이하다. 150마력 출력과 34.7kg.m의 토크는 딱 필요한 수준의 성능을 낸다. 강하게 밀어붙이기 보다 꾸준히 속도를 올리는 성격이다.

주행모드를 ECO로 바꾸면 답답해진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엔진은 둔하게 반응한다. 연비를 올리기 위함인데,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한다면 노멀 모드가 좋다. 물론 성격 급한 소비자라면 스포츠 모드가 낫다. 변속기가 저단을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춰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제 구동 손실을 확인해 보자. 결과는 150.6 마력과 34.9 kg.m의 토크를 가진 것으로 나왔다. 제원상 출력보다 더 높게 나온 것.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오버부스트가 활성화되는데, 그로 인해 더 높은 출력과 토크가 발휘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티구안도 그 덕을 많이 봤다. 물론 오버부스트를 감안해도 최소 140마력 이상의 실구동 출력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구동 손실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이번에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했다. 결과는 10.03초였다. 136마력을 내는 1.6리터 디젤엔진의 쉐보레 이쿼녹스가 10.66초를 기록했으니 딱 적절한 수준의 가속성능이다. 참고로 투싼 1.6리터 디젤도 이쿼녹스와 유사한 성능을 낸다. 다만 2.0리터 급 투싼과 비교한다면 격차가 벌어지는데 이는 출력 차이 때문이다. 폭스바겐도 고출력 디젤을 보유한 만큼 선택의 폭을 넓히면 좋겠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는다. 우직한 속도 향상…. 이때 고속 안정성이 좋다. 출렁거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달려준다. 확실히 독일계 모델들은 차종을 불문하고 이 부분을 잘 해낸다. 다만 ‘엔진 힘이 조금 더 여유로워서 고속 영역까지 빠르게 치고 나가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평범한 가속성능. 하지만 제동성능은 좋았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 거리는 36.99m 수준. 물론 이는 최단 기록이다. 하지만 테스트를 반복해도 37m 후반을 넘어서지 않았다. 수 회의 테스트에서 1m 내외를 보인다는 것은 꽤나 대단한 성능이다. 어떤 차량들은 5m 이상을 넘어서기도 하는데, 이 경우 제동력을 신뢰하기 어렵다. 브레이크 페달 조작 감각도 좋다. 다소 가벼운 느낌이지만 운전자가 다루기 쉬운 조작감 덕에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

기본 성능을 점검했으니 다시 와인딩 로드에서 티구안의 기본기를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자세제어장치(ESP)는 끌 수 없다. 꺼도 다시 개입하기 때문.

코너를 부드럽게 돌아나간다. 타이어 마찰음이 들리지만 ESP는 개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티어링 조작이 급격해지면 위기라 판단해 적극적인 개입을 해나간다. 다만 개입할 때 운전자가 놀랄 수 있겠다. 급작스럽게 속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10년 전 랜드로버 모델에서나 볼 수 있었던 특징인데, 조금은 세련된 제어가 이뤄지면 좋겠다.

차량의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사실 언더스티어가 발생한다고 해도 사전에 운전자에게 충분한 예고를 해주기에 별 부담이 없다. 같은 언더스티어라도 어떤 모델들은 갑작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티구안은 파악하기 쉬운 수준의 거동 특성을 보여준다. 물론 한계를 벗어나기 이전에 ESP가 개입하겠지만.

타이어는 235mm 너비의 피렐리 스콜피온 VERDE라는 제품이다. 차량의 출력과 무게를 감안했을 때 접지력이 좋은 편이다. 급제동 테스트 때 타이어 마찰음이 컸지만 제동거리를 증가시키지는 않았다. 좌우로 버티는 횡 그립 보다 앞뒤로 버티는 종 그립이 조금 더 좋은 모습이었다.

디젤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갖춘 만큼 연비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 않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정속 주행하면 22km/L 수준의 연비가 목격된다. 우리 팀의 다양한 주행 시험을 거친 이후에도 12km/L대의 연비를 보였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이보다 월등한 종합 연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티구안은 골프나 비틀처럼 긴 역사를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티구안은 현재 폭스바겐에게 효자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단순히 많이 찍어낸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소비자가 접해도 무난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상품성과 완성도를 갖춰야 가능한다.

이번 2세대 티구안은 한발 더 나아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디자인이 특별하지 않지만 질리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는다. 인테리어도 쓰임새가 좋은 쪽을 겨냥해 최대한 간결하게 다듬었다. 특히 뒷좌석에 많은 공을 들였다. 승차감도 좋은 방향으로 잡았다. 특별하게 잘 달리지는 않아도 누가 운전하더라도 안심하고 편하게 다룰 수 있다.

이것이 티구안이다. 시험 성적으로 따지면 A+도 받았다가 C도 받는 등 갈팡질팡한 것이 아니라 항상 전 과목 B+ 이상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팀의 의견도 그랬다. 팀원 중 누구도 ‘티구안이 최고’라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티구안 구입을 고려한다고 했을 때 한결같이 ‘나쁘지 않아’ 혹은 ‘후회하지 않아’라고 말해줄 수 있다. 어쩌면 대중 브랜드가 취해야 하는 전략의 표본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입차라는 신분으로 인해 국산 경쟁 모델인 투싼이나 스포티지보다 높은 가격대를 갖는다. 하지만 국산 동급 SUV들도 옵션을 더하면 3천만 원대 중반에 들어서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물론 5천만 원에 가까운 최상급 트림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 경우라면 차라리 더 큰 SUV, 또는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가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간 정도 트림 정도라면 무난한 타협이 될 수 있다.

디젤 게이트 여파로 폭스바겐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 과정을 거치고 태어난 2세대 티구안은 그런 시절이 있었냐는 듯, 높은 경쟁력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또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티구안의 전략은 통할 듯싶다. 또한 다시금 판매량이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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