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제타 & 골프 & 파사트 2.0 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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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인기모델로 꼽히는 것은 티구안, 골프 등 4개 모델이다. 국내 수입차 단일모델 판매 1위 티구안은 여전히 시장서 높은 인기를 이끌고 있으며 골프, 파사트, 제타에 대한 소비자 지지 역시 탄탄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2.0 TDI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
이 가운데 제타가 새로운 엔진과 구성으로 페이스리프트 됐다. 수입 컴팩트 세단 시장의 65.5%를 점유하고 있다는 제타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을 탑재한 골프, 파사트와 함께 도로에 나섰다.
디자인
신형 제타의 디자인은 폭스바겐의 디자인 특징을 충실히 따른다. 특히 페이스리프트를 된 제타에는 최초로 주간 주행등이 포함된 바이-제논 헤드라이트와 LED 리어램프가 장착된다. 전면 범퍼는 가로선을 중심에 놓은 디자인으로 차체가 커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갖는다. 특히 기존 제타가 골프의 이미지를 보였자면 페이스리프트 이후엔 파사트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인기 해치백인 골프는 제타 및 파사트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헤드램프를 관통한 듯한 그릴 디자인과 전용 범퍼, ‘>’ 형태의 C-필러 디자인은 골프만의 특징이 되는 부분이다. 반면 리어램프의 디자인은 다른 모델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제타와 골프를 본 후 파사트를 대하면 볼륨에서 큰 차이를 느끼게 된다. 또한 군더더기 없는 비율과 디자인도 장점이 된다. 물론 전형적인 세단의 모습이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았기에 수수해 보이지만 이 덕분에 오랫동안 접해도 질리지 않는다.
제타와 골프, 파사트를 한자리에서 바라보면 폭스바겐이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럼에도 각각의 개성을 잘 담아낸 것도 특징이 아닐까 싶다.
차량 크기 제원
중형세단인 파사트가 가장 큰 크기를 갖는다. 가장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골프의 경우 가장 컴팩트한 크기를 갖지만 너비 면에서 제타보다 20mm 넓다.
제타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15mm 길어지고 5mm 낮아진 차체를 갖는다. 그럼에도 디자인의 개선을 통해 공기저항을 10% 가량 감소시켰다. 높이는 파사트와 5mm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파사트 만큼은 아니지만 존재감을 표현하는데 있어 부족함은 없다.
골프는 7세대로 진화하며 MQB(Modularer Querbaukasten) 플랫폼을 적용 받았다. 반면 제타는 6세대 골프의 플랫폼인 PQ35를 활용한다. 때문에 너비와 휠베이스에서 수치적인 차이가 난다. 하지만 제타 쪽이 더 긴 휠베이스를 갖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테리어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진 만큼 실내 변화의 폭은 제타가 가장 크다. 새로운 스티어링휠은 D-컷 스타일로 꾸며졌으며 새로운 디자인의 각종 버튼들도 추가됐다. 밋밋해 보이던 계기판도 실린더 타입으로 변경돼 세련된 느낌을 보여준다. 가장 큰 변화는 센터페시아다. 새로운 모니터가 추가되었고 각종 버튼 역시 파사트 및 골프와 유사한 배치 형식으로 변했다. 또한 각종 내장재의 품질이 향상돼 고급스러운 느낌이 커졌다.
골프의 특징은 센터페시아 모니터의 사이즈에 있다. 한글화도 잘되어 있어 쓰기 편하다. 조작은 물론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만족감이 높다. 하지만 제타와 파사트에 있는 크루즈컨트롤이 빠져 있다.
파사트의 기본적인 구성은 골프와 제타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먼저 출시된 모델이기 때문에 구성적인 면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요소들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파사트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 만큼은 분명한 경쟁력이 된다. 이처럼 넉넉한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덕분에 각종 짐을 싣고도 5인의 성인이 승차한 상황에서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트렁크 공간 활용성은 어느 정도일까?
트렁크 비교
직접 수치를 측정해 본 결과 파사트가 가장 넓은 트렁크를 갖고 있었다. 돌출 부위도 크지 않았고 세로로 길게 뻗어있어 한눈에도 광활함이 잘 느껴진다. 골프는 해치백의 특성으로 기본 공간서 넉넉함까지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뒷좌석 폴딩을 통해 공간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물론 제타와 파사트 역시 뒷좌석 폴딩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제타의 트렁크 공간이다. 파사트와 비교해 세로 길이만 짧을 뿐 너비는 동일했다. 높이에서는 파사트를 앞서기도 했다. 제조가 발표 기준 트렁크 용량도 19리터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컴팩트 세단이지만 트렁크 공간 만큼은 국산 준대형 세단 부럽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트렁크 안쪽에 손을 넣으려 하니 상반신 절반 이상이 깊숙하게 들어가야 했다.
앞좌석 시트백 조절은 수동으로 한다. 골프는 다이얼 방식, 제타는 레버 방식으로 시트백을 조절한다. 반면 파사트는 전동식이다. 뒷좌석에 앉아 레그룸을 비교해 보니 파사트 > 제타 > 골프 순으로 정리됐다. 반면 헤드룸이 가장 넉넉한 것은 골프였다. 해치백 특유의 루프라인 때문이다.
성능비교
성능비교에 앞서 3개 모델의 간단한 제원을 살펴보자.
제타와 골프는 150마력, 파사트는 14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의 경우 골프와 파사트는 32.6kg.m인 반면 제타는 34.7kg.m를 기록한다. 골프와 제타의 중량 차이는 55kg, 제타와 파사트는 93kg다. 수치만 놓고 보면 제타가 가장 유리하며 파사트가 불리해 보인다. 과연 실제 테스트 결과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발진 가속
정지상태에서 60km/h까지 가속은 상대적으로 토크가 높은 제타가 앞서나간 모습이다. 하지만 이후 무게가 가벼운 골프가 100km/h를 먼저 돌파해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기록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제타와 골프의 0-100km/h 기록 차이는 불과 0.01초에 불과했다. 거리로 봐도 1m 미만이다. 사실상 동일한 성능과 기록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파사트 제타보다 딱 1초 느린 기록을 작성했다. 중형세단으로 9초 중반대 기록은 불만을 갖지 않는 수준이다.
한가지 참고할 내용은 타이어 부분이다. 제타에는 여름용 타이어가 장착된 반면 파사트와 골프에는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돼 있었다. 때문에 초기에 걸리는 엔진 토크를 처리하지 못하고 휠스핀 시간을 늘리는 아쉬움을 보였다. 만약 노면 온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동급의 타이어를 장착한 경우였다면 골프가 조금 확실한 경쟁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100→0km/h 제동
제동력 측정도 진행했다. 앞서 언급된 대로 타이어가 변수로 작용했다. 참고로 제타는 사계절 타이어인 미쉐린 프라이머시 HP를, 골프와 파사트는 겨울용 타이어인 한국타이어 i’cept evo를 장착한 조건이다. 따라서 이번 제동테스트는 성능 차이보다 타이어 조건 및 무게 변화에 따른 참고 비교 정도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역시 여름용 타이어를 사용한 제타의 제동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측정됐다. 골프보다 2m 이상, 파사트보다 4m 이상 짧은 거리다. 골프와 제타의 차이를 감안해 보면 겨울용 타이어 사용으로 제동거리가 약 2m 가량 늘어난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겨울철 노면에서의 안전성을 위해서는 역시나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연비 비교
장거리 주행에 이점이 있는 디젤엔진과 동력 전달력이 뛰어난 DSG의 조합은 연비 부분서 어느 정도의 효율을 보여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에서 경남 일대까지 주행해 봤다.
연비 측정 결과 재미있는 수치가 산출됐다. 골프와 제타 중 어떤 모델이 연비가 높을지 기대했지만 결과는 파사트의 승리였던 것. 게다가 3개 모델 모두 연비 차이는 0.5km/L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오차 범위 정도의 수준이다. 예상처럼 골프와 제타는 뛰어난 효율을 보였다. 특히나 정속 주행이 아닌 고속도로에서의 흐름을 맞춰 주행한 결과라는 것을 감안하면 TDI의 경제성이 잘 부각됐다고 볼 수 있겠다.
시승에 나서며
제타 2.0 TDI = 제타의 기본은 골프다. 덕분에 세단이지만 골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경쾌한 느낌이 잘 부각된다. 여기에 향상된 토크에 의해 느껴지는 체감 가속도도 좋다. 골프나 파사트보다 수치가 높다는 점에서 오는 만족감은 덤이다.
특히 제타에 탑재된 새로운 엔진(코드네임 EA288)은 클린디젤 기술의 적용으로 미국에서 2017년부터 시행할 LEV3/TIER3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엔진은 향후 골프와 파사트, 비틀을 비롯해 다양한 모델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며 느껴지는 차체 반응도 인상적이다. 이 부분에 특화 된 골프에 필적하는 수준인 것.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초로 하지만 차량의 기본기 자체가 좋아 컨트롤에 따른 부담이 없다. 민첩함이 강조된 골프와 달리 진중해 보이는 느낌을 준다는 것도 제타의 장점이다.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성능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 탄탄한 느낌을 전해주면서도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며, 코너에서 차체를 지지해주는 능력도 좋다. 이로 인해 고속주행 안정감이 뛰어나다는 점도 장점이 된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HP를 사용한다. 낮은 노면 온도로 인해 성능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무난한 성능을 보였다는 점이 좋았다. 물론 영상의 기온이 되면 보다 좋은 성능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제동력도 좋다. 하지만 초기부터 민감하게 잡아주는 타입은 아니다. 초기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제동 성능을 끌어올려주기 때문에 조작에서 유리한 모습을 보이는 편이다. 또한 반복된 제동 테스트 조건에서도 쉽게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통상 100-0km/h 테스트 3회 이상을 버텨내는 모델이 드문 편이지만 제타는 그 이상의 반복된 테스트에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능력을 보였다.
변속기는 습식 타입의 6단 DSG가 탑재됐다. 폭스바겐은 듀얼클러치 투입을 일찍부터 서둘렀다. 때문에 오랜 노하우 만큼의 세련된 주행감각이 살아난다. 과거에는 특유의 동력 전달감으로 인해 승차감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일반 자동변속기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자동 모드에서, 또는 수동으로 조작해도 충분한 만족감이 전해졌다.
제타는 골프의 운동 성능과 파사트의 공간이라는 두가지 장점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모델이다. 때문에 젊은 소비자 또는 신혼부부들이 접근했을 때 만족감이 높아질 듯 하다.
골프 2.0 TDi = 골프는 수치적으로 제타보다 2kg.m가량 낮은 토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핸들링을 비롯한 퍼포먼스에서는 단연 두드러지는 성능을 자랑한다. 당연히 3개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체감상으로도 150마력 이상의 능력이 느껴진다.
주행시 느껴지는 운전재미서 골프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출력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잘 다듬어진 하체가 코너에서 차량을 잘 붙들어 맨다. 스티어링 기어비도 적정 수준서 잘 타협이 되어 있기 때문에 운전의 편안함과 재미를 잘 만족시킨다. 제타가 안정적인 면을 강조했다면 골프는 민첩함이 부각된다는 것.
승차감도 좋은 수준이다. 덕분에 다양한 환경에서의 적응 능력 또한 좋다. 또한 고속주행 안정감도 뛰어나다. 물론 제동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다. 단,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골프는 제타 및 파사트와 달리 주행 모드 설정 기능을 지원한다. ECO 모드를 실행시키면 효율을 우선시하도록 엔진과 변속기, 각종 시스템 등을 연비 위주로 변경한다. 주행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동력 전달을 끊어 관성 주행으로 연비를 높이는 코스팅(Coasting) 기능도 달려있다. 반대로 스포츠 모드는 출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엔진 회전수 높여쓰는데 촛점이 맞춰진다.
골프는 제타와 파사트 대비 주행 성능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크다. 주행 밸런스,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에 이르기까지 모두 적정한 셋업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마니아를 비롯한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파사트 2.0 TDi = 파사트에는 수치적으로 조금 부족한 2.0 TDi 엔진이 얹힌다. 하지만 연비 테스트 결과에서 보듯이 디튠 엔진의 효율성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가 잘 나타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준대형 세단급 공간에 골프급 연비를 갖는다는 점이 파사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것이다.
주행 감각은 차분하다. 운전 질감은 제타와 유사한 느낌이지만 보다 묵직한 느낌이 강조된다. 물론 실제로 더 크고 무겁기도 하다. 이는 승차감이 중요시되는 중형세단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유럽차 특유의 핸들링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코너 구간에서 보여주는 서스펜션의 처리 능력이 인상적이다. 출시된 지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차체의 견고함에도 나무랄 부분이 없다. 서스펜션도 안정감 있는 드라이빙 감각을 만들어 준다. 고속주행 부분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해 파사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소비자는 많지 않을 듯 싶다.
파사트는 넓은 공간을 기초로 수준급의 연비와 신뢰도 높은 주행감각을 갖춘 패밀리 세단이다.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이동거리가 많은 소비자라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정리하며 = 골프의 매력은 운동성능에 있다. 핸들링을 비롯해 코너링 퍼포먼스 역시 충분하다. 궁극적인 고성능을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따르지만 기본적인 차를 다루는 재미가 상당하다.
파사트의 장점은 넉넉한 공간이다. 넓은 뒷좌석 공간은 시각적인 만족도는 물론 실제 탑승해도 편안함이 강조된다. 승차감도 좋다. 여기에 연비까지 좋아 가족과 함께 장거리 이동에 딱이다. 광활한 트렁크에는 캠핑용품을 한 가득 적재할 수도 있다.
제타는 골프의 운동성능과 파사트의 공간 활용성까지 아우른다. 코너링 성능을 비롯해 운전재미가 뛰어나며, 파사트보다 살짝 작은 트렁크를 갖췄을 뿐이다. 새로운 엔진은 효율성과 향상된 토크를 통해 만족감을 높인다.
결론적으로 골프는 운동성능을, 파사트는 공간을, 이 두 가지 장점을 적절하게 조율한 것이 제타라고 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모델 라인업은 다양하다. 디자인을 비롯해 플랫폼 공유화로 모델간 특성이 유사해지고 있지만 각각의 매력은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3가지 모델에서 찾아낸 유사한 점도 많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각각의 개성을 읽어내는 대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경쟁력 있는 모델들인 만큼 세부모델에 대한 선택은 소비자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이 가운데 제타가 새로운 엔진과 구성으로 페이스리프트 됐다. 수입 컴팩트 세단 시장의 65.5%를 점유하고 있다는 제타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을 탑재한 골프, 파사트와 함께 도로에 나섰다.
디자인
신형 제타의 디자인은 폭스바겐의 디자인 특징을 충실히 따른다. 특히 페이스리프트를 된 제타에는 최초로 주간 주행등이 포함된 바이-제논 헤드라이트와 LED 리어램프가 장착된다. 전면 범퍼는 가로선을 중심에 놓은 디자인으로 차체가 커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갖는다. 특히 기존 제타가 골프의 이미지를 보였자면 페이스리프트 이후엔 파사트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인기 해치백인 골프는 제타 및 파사트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헤드램프를 관통한 듯한 그릴 디자인과 전용 범퍼, ‘>’ 형태의 C-필러 디자인은 골프만의 특징이 되는 부분이다. 반면 리어램프의 디자인은 다른 모델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제타와 골프를 본 후 파사트를 대하면 볼륨에서 큰 차이를 느끼게 된다. 또한 군더더기 없는 비율과 디자인도 장점이 된다. 물론 전형적인 세단의 모습이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았기에 수수해 보이지만 이 덕분에 오랫동안 접해도 질리지 않는다.
제타와 골프, 파사트를 한자리에서 바라보면 폭스바겐이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럼에도 각각의 개성을 잘 담아낸 것도 특징이 아닐까 싶다.
차량 크기 제원
중형세단인 파사트가 가장 큰 크기를 갖는다. 가장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골프의 경우 가장 컴팩트한 크기를 갖지만 너비 면에서 제타보다 20mm 넓다.
제타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15mm 길어지고 5mm 낮아진 차체를 갖는다. 그럼에도 디자인의 개선을 통해 공기저항을 10% 가량 감소시켰다. 높이는 파사트와 5mm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파사트 만큼은 아니지만 존재감을 표현하는데 있어 부족함은 없다.
골프는 7세대로 진화하며 MQB(Modularer Querbaukasten) 플랫폼을 적용 받았다. 반면 제타는 6세대 골프의 플랫폼인 PQ35를 활용한다. 때문에 너비와 휠베이스에서 수치적인 차이가 난다. 하지만 제타 쪽이 더 긴 휠베이스를 갖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테리어
페이스리프트가 이뤄진 만큼 실내 변화의 폭은 제타가 가장 크다. 새로운 스티어링휠은 D-컷 스타일로 꾸며졌으며 새로운 디자인의 각종 버튼들도 추가됐다. 밋밋해 보이던 계기판도 실린더 타입으로 변경돼 세련된 느낌을 보여준다. 가장 큰 변화는 센터페시아다. 새로운 모니터가 추가되었고 각종 버튼 역시 파사트 및 골프와 유사한 배치 형식으로 변했다. 또한 각종 내장재의 품질이 향상돼 고급스러운 느낌이 커졌다.
골프의 특징은 센터페시아 모니터의 사이즈에 있다. 한글화도 잘되어 있어 쓰기 편하다. 조작은 물론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만족감이 높다. 하지만 제타와 파사트에 있는 크루즈컨트롤이 빠져 있다.
파사트의 기본적인 구성은 골프와 제타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먼저 출시된 모델이기 때문에 구성적인 면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요소들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파사트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 만큼은 분명한 경쟁력이 된다. 이처럼 넉넉한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덕분에 각종 짐을 싣고도 5인의 성인이 승차한 상황에서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트렁크 공간 활용성은 어느 정도일까?
트렁크 비교
직접 수치를 측정해 본 결과 파사트가 가장 넓은 트렁크를 갖고 있었다. 돌출 부위도 크지 않았고 세로로 길게 뻗어있어 한눈에도 광활함이 잘 느껴진다. 골프는 해치백의 특성으로 기본 공간서 넉넉함까지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뒷좌석 폴딩을 통해 공간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물론 제타와 파사트 역시 뒷좌석 폴딩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제타의 트렁크 공간이다. 파사트와 비교해 세로 길이만 짧을 뿐 너비는 동일했다. 높이에서는 파사트를 앞서기도 했다. 제조가 발표 기준 트렁크 용량도 19리터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컴팩트 세단이지만 트렁크 공간 만큼은 국산 준대형 세단 부럽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트렁크 안쪽에 손을 넣으려 하니 상반신 절반 이상이 깊숙하게 들어가야 했다.
앞좌석 시트백 조절은 수동으로 한다. 골프는 다이얼 방식, 제타는 레버 방식으로 시트백을 조절한다. 반면 파사트는 전동식이다. 뒷좌석에 앉아 레그룸을 비교해 보니 파사트 > 제타 > 골프 순으로 정리됐다. 반면 헤드룸이 가장 넉넉한 것은 골프였다. 해치백 특유의 루프라인 때문이다.
성능비교
성능비교에 앞서 3개 모델의 간단한 제원을 살펴보자.
제타와 골프는 150마력, 파사트는 14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의 경우 골프와 파사트는 32.6kg.m인 반면 제타는 34.7kg.m를 기록한다. 골프와 제타의 중량 차이는 55kg, 제타와 파사트는 93kg다. 수치만 놓고 보면 제타가 가장 유리하며 파사트가 불리해 보인다. 과연 실제 테스트 결과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발진 가속
정지상태에서 60km/h까지 가속은 상대적으로 토크가 높은 제타가 앞서나간 모습이다. 하지만 이후 무게가 가벼운 골프가 100km/h를 먼저 돌파해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기록을 만들어 냈다. 그럼에도 제타와 골프의 0-100km/h 기록 차이는 불과 0.01초에 불과했다. 거리로 봐도 1m 미만이다. 사실상 동일한 성능과 기록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파사트 제타보다 딱 1초 느린 기록을 작성했다. 중형세단으로 9초 중반대 기록은 불만을 갖지 않는 수준이다.
한가지 참고할 내용은 타이어 부분이다. 제타에는 여름용 타이어가 장착된 반면 파사트와 골프에는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돼 있었다. 때문에 초기에 걸리는 엔진 토크를 처리하지 못하고 휠스핀 시간을 늘리는 아쉬움을 보였다. 만약 노면 온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동급의 타이어를 장착한 경우였다면 골프가 조금 확실한 경쟁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100→0km/h 제동
제동력 측정도 진행했다. 앞서 언급된 대로 타이어가 변수로 작용했다. 참고로 제타는 사계절 타이어인 미쉐린 프라이머시 HP를, 골프와 파사트는 겨울용 타이어인 한국타이어 i’cept evo를 장착한 조건이다. 따라서 이번 제동테스트는 성능 차이보다 타이어 조건 및 무게 변화에 따른 참고 비교 정도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역시 여름용 타이어를 사용한 제타의 제동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측정됐다. 골프보다 2m 이상, 파사트보다 4m 이상 짧은 거리다. 골프와 제타의 차이를 감안해 보면 겨울용 타이어 사용으로 제동거리가 약 2m 가량 늘어난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겨울철 노면에서의 안전성을 위해서는 역시나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연비 비교
장거리 주행에 이점이 있는 디젤엔진과 동력 전달력이 뛰어난 DSG의 조합은 연비 부분서 어느 정도의 효율을 보여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에서 경남 일대까지 주행해 봤다.
연비 측정 결과 재미있는 수치가 산출됐다. 골프와 제타 중 어떤 모델이 연비가 높을지 기대했지만 결과는 파사트의 승리였던 것. 게다가 3개 모델 모두 연비 차이는 0.5km/L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오차 범위 정도의 수준이다. 예상처럼 골프와 제타는 뛰어난 효율을 보였다. 특히나 정속 주행이 아닌 고속도로에서의 흐름을 맞춰 주행한 결과라는 것을 감안하면 TDI의 경제성이 잘 부각됐다고 볼 수 있겠다.
시승에 나서며
제타 2.0 TDI = 제타의 기본은 골프다. 덕분에 세단이지만 골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경쾌한 느낌이 잘 부각된다. 여기에 향상된 토크에 의해 느껴지는 체감 가속도도 좋다. 골프나 파사트보다 수치가 높다는 점에서 오는 만족감은 덤이다.
특히 제타에 탑재된 새로운 엔진(코드네임 EA288)은 클린디젤 기술의 적용으로 미국에서 2017년부터 시행할 LEV3/TIER3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엔진은 향후 골프와 파사트, 비틀을 비롯해 다양한 모델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며 느껴지는 차체 반응도 인상적이다. 이 부분에 특화 된 골프에 필적하는 수준인 것.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초로 하지만 차량의 기본기 자체가 좋아 컨트롤에 따른 부담이 없다. 민첩함이 강조된 골프와 달리 진중해 보이는 느낌을 준다는 것도 제타의 장점이다.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성능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 탄탄한 느낌을 전해주면서도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며, 코너에서 차체를 지지해주는 능력도 좋다. 이로 인해 고속주행 안정감이 뛰어나다는 점도 장점이 된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HP를 사용한다. 낮은 노면 온도로 인해 성능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무난한 성능을 보였다는 점이 좋았다. 물론 영상의 기온이 되면 보다 좋은 성능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제동력도 좋다. 하지만 초기부터 민감하게 잡아주는 타입은 아니다. 초기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제동 성능을 끌어올려주기 때문에 조작에서 유리한 모습을 보이는 편이다. 또한 반복된 제동 테스트 조건에서도 쉽게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통상 100-0km/h 테스트 3회 이상을 버텨내는 모델이 드문 편이지만 제타는 그 이상의 반복된 테스트에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능력을 보였다.
변속기는 습식 타입의 6단 DSG가 탑재됐다. 폭스바겐은 듀얼클러치 투입을 일찍부터 서둘렀다. 때문에 오랜 노하우 만큼의 세련된 주행감각이 살아난다. 과거에는 특유의 동력 전달감으로 인해 승차감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일반 자동변속기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자동 모드에서, 또는 수동으로 조작해도 충분한 만족감이 전해졌다.
제타는 골프의 운동 성능과 파사트의 공간이라는 두가지 장점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모델이다. 때문에 젊은 소비자 또는 신혼부부들이 접근했을 때 만족감이 높아질 듯 하다.
골프 2.0 TDi = 골프는 수치적으로 제타보다 2kg.m가량 낮은 토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핸들링을 비롯한 퍼포먼스에서는 단연 두드러지는 성능을 자랑한다. 당연히 3개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체감상으로도 150마력 이상의 능력이 느껴진다.
주행시 느껴지는 운전재미서 골프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출력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잘 다듬어진 하체가 코너에서 차량을 잘 붙들어 맨다. 스티어링 기어비도 적정 수준서 잘 타협이 되어 있기 때문에 운전의 편안함과 재미를 잘 만족시킨다. 제타가 안정적인 면을 강조했다면 골프는 민첩함이 부각된다는 것.
승차감도 좋은 수준이다. 덕분에 다양한 환경에서의 적응 능력 또한 좋다. 또한 고속주행 안정감도 뛰어나다. 물론 제동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다. 단,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골프는 제타 및 파사트와 달리 주행 모드 설정 기능을 지원한다. ECO 모드를 실행시키면 효율을 우선시하도록 엔진과 변속기, 각종 시스템 등을 연비 위주로 변경한다. 주행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동력 전달을 끊어 관성 주행으로 연비를 높이는 코스팅(Coasting) 기능도 달려있다. 반대로 스포츠 모드는 출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엔진 회전수 높여쓰는데 촛점이 맞춰진다.
골프는 제타와 파사트 대비 주행 성능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크다. 주행 밸런스,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에 이르기까지 모두 적정한 셋업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마니아를 비롯한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파사트 2.0 TDi = 파사트에는 수치적으로 조금 부족한 2.0 TDi 엔진이 얹힌다. 하지만 연비 테스트 결과에서 보듯이 디튠 엔진의 효율성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가 잘 나타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준대형 세단급 공간에 골프급 연비를 갖는다는 점이 파사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것이다.
주행 감각은 차분하다. 운전 질감은 제타와 유사한 느낌이지만 보다 묵직한 느낌이 강조된다. 물론 실제로 더 크고 무겁기도 하다. 이는 승차감이 중요시되는 중형세단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유럽차 특유의 핸들링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코너 구간에서 보여주는 서스펜션의 처리 능력이 인상적이다. 출시된 지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차체의 견고함에도 나무랄 부분이 없다. 서스펜션도 안정감 있는 드라이빙 감각을 만들어 준다. 고속주행 부분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해 파사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소비자는 많지 않을 듯 싶다.
파사트는 넓은 공간을 기초로 수준급의 연비와 신뢰도 높은 주행감각을 갖춘 패밀리 세단이다.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이동거리가 많은 소비자라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정리하며 = 골프의 매력은 운동성능에 있다. 핸들링을 비롯해 코너링 퍼포먼스 역시 충분하다. 궁극적인 고성능을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따르지만 기본적인 차를 다루는 재미가 상당하다.
파사트의 장점은 넉넉한 공간이다. 넓은 뒷좌석 공간은 시각적인 만족도는 물론 실제 탑승해도 편안함이 강조된다. 승차감도 좋다. 여기에 연비까지 좋아 가족과 함께 장거리 이동에 딱이다. 광활한 트렁크에는 캠핑용품을 한 가득 적재할 수도 있다.
제타는 골프의 운동성능과 파사트의 공간 활용성까지 아우른다. 코너링 성능을 비롯해 운전재미가 뛰어나며, 파사트보다 살짝 작은 트렁크를 갖췄을 뿐이다. 새로운 엔진은 효율성과 향상된 토크를 통해 만족감을 높인다.
결론적으로 골프는 운동성능을, 파사트는 공간을, 이 두 가지 장점을 적절하게 조율한 것이 제타라고 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모델 라인업은 다양하다. 디자인을 비롯해 플랫폼 공유화로 모델간 특성이 유사해지고 있지만 각각의 매력은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3가지 모델에서 찾아낸 유사한 점도 많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각각의 개성을 읽어내는 대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경쟁력 있는 모델들인 만큼 세부모델에 대한 선택은 소비자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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