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골프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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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대중적인 소형 해치백이다. 동시에 젊은 소비자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골프의고성능 모델들은 젊은 소비자층의 인기를 끌어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중 골프 R은 골프 라인업 중 최상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이미지 리더다.
그런 골프 R이 7세대 골프를 기초로 어느새 4세대까지 발전했다. 향상된 파워트레인과 4륜구동 시스템으로 무장한 골프 R은 이미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R이라는 이름이 더해졌지만 외관은 수수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조금 더 각진 골프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세부적으로는 각진 범퍼와 넓은 공기흡입구, 19인치 휠, 4개의 머플러 등으로 꾸며져 있다.
실내서는 블루 컬러의 바늘이 적용된 계기판이 눈길을 끈다. D-컷 스티어링휠에도 R 로고가 삽입됐다. 시트는 가죽으로 마감됐고 GTI와 달리 전동식 조절기능도 지원한다. 참고로 골프 GTI는 수동으로 시트를 조작했었다. 그밖에 카본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패널을 활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고자 했다.
기존 골프와 R사이의 차이는 이 정도다. 이제 골프 R과 달려볼 차례. 국내 시장의 직접 경쟁상대는 메르세데스-AMG의 A45 4MATIC, 아우디의 S3 정도가 꼽힌다. 곧 BMW M2도 경쟁자로 등장하게 된다.
시동을 걸었을 때 들리는 배기음색이 좋다. 2.0리터 배기량을 생각하면 충분히 스포티하고 듣기 좋은 수준이다. 물론 기타 스포츠 모델처럼 자극적인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이용을 감안해야 하는 모델 특성상 불필요하게 소음을 키울 필요는 없겠다.
엔진이 돌고 있는 상황서 측정된 소음은 약 42.5dBA이다. 골프 2.0 TDI가 44.5dBA을 보였으니 디젤차량보다 조용한 아이들 소음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은근히 옹골찬 배기사운드가 부각된다. 골프 R 역시 가변배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반 차량보다 큰 배기음이 발생한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정속주행중인 상황서 측정된 소음 역시 약 62dBA로 평균치인 60dBA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 주행서 느껴지는 서스펜션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승차감도 조금 떨어진다. 서스펜션의 영향도 있겠지만 19인치에 달하는 휠과 타이어 편평비 때문이기도 하다.
시속 15km 내외의 정차구간을 지난다. 이때 기록된 연비는 약 8Km/L 수준. 고성능 모델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에어컨 작동 때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시속 80km 정속주행시 약 17.5km/L의 연비를 100~11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상황에서는 약 14km/L의 효율을 나타냈다.
앞서 승차감이 아쉽다 표현했지만 이미 고성능 차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다. 적어도 포르쉐와 같은 승차감을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 즉,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일 뿐 성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접근한다면 충분히 타협할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정체 구간을 지나려니 조금 근질근질하다. 조금 더 빠르게 스티어링휠을 감아보고 싶고 조금 더 깊게 가속페달을 밟아보고 싶다.
몇 km 정도 지났을까? 도로가 열린다. 오른발에 힘을 주자 제법 두둑한 사운드를 내뱉으며 가속을 시작한다. 뭔가 폭발적이진 않지만 안정감 있고 빠르다. 과거 같으면 감탄을 연발할 가속력이겠지만 요즘엔 너무나 빠른 차들이 많아진 것 같다.
고속서의 안정감도 충분하다. 골프 GTI는 속도 제한 영역이 빨라 고속 주행서 한계를 보였지만 골프R은 그보다 40km/h 높은 속도서 제한을 시작한다.
하지만 직진 가속이 골프 R의 장기는 아니다. 직선 가속이라면 하이브리드의 파워를 더한 인피니티의 Q50S가 더 빠를 수 있다.
국내에 판매되는 골프 R은 2.0리터 터보엔진을 바탕으로 292마력과 38.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유럽사양의 300마력 대비 뒤쳐지는 것으로 엔진의 압축비 등에서도 차이가 난다.
변속기는 폭스바겐이 애용하는 듀얼클러치인 DSG다. 빠른 변속과 확실한 동력전달 능력이 장점이지만 일상서 이용함에 있어 최상이라 말하긴 어렵다. 아무래도 특유의 울컥거림은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는 소비자의 타협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현대차의 듀얼클러치는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대신 자동변속기 같은 승차감이 일품이다. 향후 이 두 가지 장점을 적절히 결합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가속페달을 밟는다. AWD 시스템 영향 때문인지 가속 감 자체가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계측 결과 정지상태서 100km/h까지 5.3초만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이는 최고 기록이며 평균 5.4초 내외를 기록해 냈다. 물론 흡기온도에 민감한 터보엔진 특성을 감안할 때 대기온이 조금 더 낮아진다면 이보다 빠른 성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제조사 발표 수치는 5.1초. 유럽사양은 4.9초만에 100km/h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측은 런치컨트롤을 활용해 진행했다. 메르세데스-AMG의 A45 4Matic은 2회 이상 런치콘트롤을 사용하지 못했는데 골프 R은 수회 이상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같은 런치콘트롤에서 차이가 있다. AMG 쪽 듀얼클러치는 한번에 때리듯 클러치가 붙여 속도를 올려 나가지만 골프R의 런치콘트롤은 클러치가 천천히 붙은 느낌이다. 물론 A45 4Matic 쪽이 더 부담스러운 방식이다.
참고로 메르세데스-AMG C63등의 MCT는 횟수와 무관하게 런치컨트롤을 사용할 수 있다.
가속에 도움을 주는 요소 중 하나는 변속기다. 시내 주행서 조금 어색한 승차감을 만들던 변속기가 가속만큼은 확실하게 해내게 한다. 기어비도 적당하다. 기어비를 조금 더 타이트하게 조였으면 싶지만 오히려 가속력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터보엔진은 자연흡기 엔진보다 큰 토크가 무기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약 35m대로 수준급의 제동성능을 발휘했다. 테스트가 반복되는 환경에서도 36m대를 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면서 강력한 제동력을 뽐냈다.
일반 주행 속 골프 R은 빠른 가속과 튼튼한 제동력, 조금은 단단한 승차감을 가진 해치백이었다. 하지만 코너가 즐비한 트랙이나 와인딩 로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작은 차체, 여기에 AWD 시스템이 어우러지며 빠른 달리기를 가능케 해준다.
본격 주행을 위해 ESP를 해제시킨다. 골프 GTI는 ESC를 부분 제한하는 모드만 갖췄을 뿐 완전히 해제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골프R은 부분 제한과 ESP Off 모드를 함께 제공해 준다. 물론 GTI의 ESP 부분제한 모드도 스포티한 주행을 함에 있어 불만을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선택 영역을 넓혀준다는 측면에서 골프 R의 것이 더 낫다.
변속기는 D모드를 기초로 조금 더 높은 RPM을 사용해주는 S모드, 그리고 운전자가 제어할 수 있는 수동모드 등 3가지를 지원한다. 그 밖에도 차의 셋업을 바꿔주는 레이스, 스포츠, 컴포트, 사용자 설정 등 총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각 모드는 스로틀과 변속기의 반응성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국내 사양에는 빠져 있지만 댐핑 컨트를 기능까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코너를 바라보며 브레이크 페달을 발을 올린다. 페달의 답력도 적당하다. 기본 성향은 약한 언드스티어. 이를 감안하고 가속페달을 밟아 코너 탈출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골프 R에는 5세대 할덱스 4륜 시스템이 탑재된다. 일반적인 주행시 전륜에 대부분의 구동력을 전달해준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유압식 다판 클러치의 압력을 증가시켜 상황에 따라 후륜에 100%에 가까운 구동력을 전달해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4개의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4휠 EDS(Electronic Differential Locks) 시스템도 적용되었다. 이는 전륜과 후륜 모두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적용되는 XDS+ 시스템과 함께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요소다.
다양한 주행 보조 장비들의 조화를 통해 골프 R은 적극적으로 코너를 공략할 수 있고 운전재미도 좋다. 단순 가속만 따지면 AMG A45 4MATIC 쪽이 우세할 수 있지만 종합적인 밸런스는 골프 R 쪽이 좋다. 특히 운전재미라는 측면에서는 골프 R의 매력이 부각된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했던 아우디 S3의 경우 느린차는 아니지만 감성적인 측면까지 만족시켜주진 못했다. 해치백 특유의 다이내믹한 감각 역시 장점으로 부각된다.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 느껴지는 민첩함도 좋다.
의외로 차체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GTI나 GTD를 탈 때는 큰 부족함을 못 느꼈는데 아무래도 R의 파워트레인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따르는 듯 하다.
아쉬우면서도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타이어다. 골프 R에 장착된 제품은 브리지스톤의 RE050A. 이미 마모 한계선 부근까지 사용됐기 때문에 최상의 성능 발휘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끈끈하게 노면을 움켜쥐는 감각도 좋고 그립의 한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따지고 보면 골프 R은 참 많은 것을 갖춘 차다. 해치백 특유의 실용성을 갖췄고 적당히 작은 사이즈라 운전도 편하다. 뒷좌석 공간도 보편적인 수준은 되기 때문에 성인 4명이 함께 이동하기에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 여기에 R이라는 배지가 붙은 만큼 빠르고 재미있으며 감각적인 달리기가 가능하다.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골프 R의 가격은 5,010만원이다. 잠시 음… 하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분명 AMG A45 4MATIC의 5,990만원, 아우디 S3 세단의 6,350만원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이들의 프로모션 적용 가격을 감안하면 골프 R의 가격이 그리 저렴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골프R에도 프로모션이 적용되지만 이를 반영해도 조금은 높은 가격이라는 것.
출시 당시부터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골프 R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골프 R은 그만큼 좋은 차고 골프를 동경하는 골수 팬들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그런 골프 R이 7세대 골프를 기초로 어느새 4세대까지 발전했다. 향상된 파워트레인과 4륜구동 시스템으로 무장한 골프 R은 이미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R이라는 이름이 더해졌지만 외관은 수수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조금 더 각진 골프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세부적으로는 각진 범퍼와 넓은 공기흡입구, 19인치 휠, 4개의 머플러 등으로 꾸며져 있다.
실내서는 블루 컬러의 바늘이 적용된 계기판이 눈길을 끈다. D-컷 스티어링휠에도 R 로고가 삽입됐다. 시트는 가죽으로 마감됐고 GTI와 달리 전동식 조절기능도 지원한다. 참고로 골프 GTI는 수동으로 시트를 조작했었다. 그밖에 카본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패널을 활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고자 했다.
기존 골프와 R사이의 차이는 이 정도다. 이제 골프 R과 달려볼 차례. 국내 시장의 직접 경쟁상대는 메르세데스-AMG의 A45 4MATIC, 아우디의 S3 정도가 꼽힌다. 곧 BMW M2도 경쟁자로 등장하게 된다.
시동을 걸었을 때 들리는 배기음색이 좋다. 2.0리터 배기량을 생각하면 충분히 스포티하고 듣기 좋은 수준이다. 물론 기타 스포츠 모델처럼 자극적인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이용을 감안해야 하는 모델 특성상 불필요하게 소음을 키울 필요는 없겠다.
엔진이 돌고 있는 상황서 측정된 소음은 약 42.5dBA이다. 골프 2.0 TDI가 44.5dBA을 보였으니 디젤차량보다 조용한 아이들 소음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은근히 옹골찬 배기사운드가 부각된다. 골프 R 역시 가변배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반 차량보다 큰 배기음이 발생한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정속주행중인 상황서 측정된 소음 역시 약 62dBA로 평균치인 60dBA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 주행서 느껴지는 서스펜션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승차감도 조금 떨어진다. 서스펜션의 영향도 있겠지만 19인치에 달하는 휠과 타이어 편평비 때문이기도 하다.
시속 15km 내외의 정차구간을 지난다. 이때 기록된 연비는 약 8Km/L 수준. 고성능 모델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에어컨 작동 때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시속 80km 정속주행시 약 17.5km/L의 연비를 100~11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상황에서는 약 14km/L의 효율을 나타냈다.
앞서 승차감이 아쉽다 표현했지만 이미 고성능 차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다. 적어도 포르쉐와 같은 승차감을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 즉,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일 뿐 성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접근한다면 충분히 타협할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정체 구간을 지나려니 조금 근질근질하다. 조금 더 빠르게 스티어링휠을 감아보고 싶고 조금 더 깊게 가속페달을 밟아보고 싶다.
몇 km 정도 지났을까? 도로가 열린다. 오른발에 힘을 주자 제법 두둑한 사운드를 내뱉으며 가속을 시작한다. 뭔가 폭발적이진 않지만 안정감 있고 빠르다. 과거 같으면 감탄을 연발할 가속력이겠지만 요즘엔 너무나 빠른 차들이 많아진 것 같다.
고속서의 안정감도 충분하다. 골프 GTI는 속도 제한 영역이 빨라 고속 주행서 한계를 보였지만 골프R은 그보다 40km/h 높은 속도서 제한을 시작한다.
하지만 직진 가속이 골프 R의 장기는 아니다. 직선 가속이라면 하이브리드의 파워를 더한 인피니티의 Q50S가 더 빠를 수 있다.
국내에 판매되는 골프 R은 2.0리터 터보엔진을 바탕으로 292마력과 38.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유럽사양의 300마력 대비 뒤쳐지는 것으로 엔진의 압축비 등에서도 차이가 난다.
변속기는 폭스바겐이 애용하는 듀얼클러치인 DSG다. 빠른 변속과 확실한 동력전달 능력이 장점이지만 일상서 이용함에 있어 최상이라 말하긴 어렵다. 아무래도 특유의 울컥거림은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는 소비자의 타협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현대차의 듀얼클러치는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대신 자동변속기 같은 승차감이 일품이다. 향후 이 두 가지 장점을 적절히 결합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가속페달을 밟는다. AWD 시스템 영향 때문인지 가속 감 자체가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계측 결과 정지상태서 100km/h까지 5.3초만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이는 최고 기록이며 평균 5.4초 내외를 기록해 냈다. 물론 흡기온도에 민감한 터보엔진 특성을 감안할 때 대기온이 조금 더 낮아진다면 이보다 빠른 성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제조사 발표 수치는 5.1초. 유럽사양은 4.9초만에 100km/h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측은 런치컨트롤을 활용해 진행했다. 메르세데스-AMG의 A45 4Matic은 2회 이상 런치콘트롤을 사용하지 못했는데 골프 R은 수회 이상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같은 런치콘트롤에서 차이가 있다. AMG 쪽 듀얼클러치는 한번에 때리듯 클러치가 붙여 속도를 올려 나가지만 골프R의 런치콘트롤은 클러치가 천천히 붙은 느낌이다. 물론 A45 4Matic 쪽이 더 부담스러운 방식이다.
참고로 메르세데스-AMG C63등의 MCT는 횟수와 무관하게 런치컨트롤을 사용할 수 있다.
가속에 도움을 주는 요소 중 하나는 변속기다. 시내 주행서 조금 어색한 승차감을 만들던 변속기가 가속만큼은 확실하게 해내게 한다. 기어비도 적당하다. 기어비를 조금 더 타이트하게 조였으면 싶지만 오히려 가속력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터보엔진은 자연흡기 엔진보다 큰 토크가 무기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약 35m대로 수준급의 제동성능을 발휘했다. 테스트가 반복되는 환경에서도 36m대를 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면서 강력한 제동력을 뽐냈다.
일반 주행 속 골프 R은 빠른 가속과 튼튼한 제동력, 조금은 단단한 승차감을 가진 해치백이었다. 하지만 코너가 즐비한 트랙이나 와인딩 로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작은 차체, 여기에 AWD 시스템이 어우러지며 빠른 달리기를 가능케 해준다.
본격 주행을 위해 ESP를 해제시킨다. 골프 GTI는 ESC를 부분 제한하는 모드만 갖췄을 뿐 완전히 해제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골프R은 부분 제한과 ESP Off 모드를 함께 제공해 준다. 물론 GTI의 ESP 부분제한 모드도 스포티한 주행을 함에 있어 불만을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선택 영역을 넓혀준다는 측면에서 골프 R의 것이 더 낫다.
변속기는 D모드를 기초로 조금 더 높은 RPM을 사용해주는 S모드, 그리고 운전자가 제어할 수 있는 수동모드 등 3가지를 지원한다. 그 밖에도 차의 셋업을 바꿔주는 레이스, 스포츠, 컴포트, 사용자 설정 등 총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각 모드는 스로틀과 변속기의 반응성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국내 사양에는 빠져 있지만 댐핑 컨트를 기능까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코너를 바라보며 브레이크 페달을 발을 올린다. 페달의 답력도 적당하다. 기본 성향은 약한 언드스티어. 이를 감안하고 가속페달을 밟아 코너 탈출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골프 R에는 5세대 할덱스 4륜 시스템이 탑재된다. 일반적인 주행시 전륜에 대부분의 구동력을 전달해준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유압식 다판 클러치의 압력을 증가시켜 상황에 따라 후륜에 100%에 가까운 구동력을 전달해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4개의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4휠 EDS(Electronic Differential Locks) 시스템도 적용되었다. 이는 전륜과 후륜 모두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적용되는 XDS+ 시스템과 함께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요소다.
다양한 주행 보조 장비들의 조화를 통해 골프 R은 적극적으로 코너를 공략할 수 있고 운전재미도 좋다. 단순 가속만 따지면 AMG A45 4MATIC 쪽이 우세할 수 있지만 종합적인 밸런스는 골프 R 쪽이 좋다. 특히 운전재미라는 측면에서는 골프 R의 매력이 부각된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했던 아우디 S3의 경우 느린차는 아니지만 감성적인 측면까지 만족시켜주진 못했다. 해치백 특유의 다이내믹한 감각 역시 장점으로 부각된다.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 느껴지는 민첩함도 좋다.
의외로 차체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 GTI나 GTD를 탈 때는 큰 부족함을 못 느꼈는데 아무래도 R의 파워트레인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따르는 듯 하다.
아쉬우면서도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타이어다. 골프 R에 장착된 제품은 브리지스톤의 RE050A. 이미 마모 한계선 부근까지 사용됐기 때문에 최상의 성능 발휘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끈끈하게 노면을 움켜쥐는 감각도 좋고 그립의 한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따지고 보면 골프 R은 참 많은 것을 갖춘 차다. 해치백 특유의 실용성을 갖췄고 적당히 작은 사이즈라 운전도 편하다. 뒷좌석 공간도 보편적인 수준은 되기 때문에 성인 4명이 함께 이동하기에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 여기에 R이라는 배지가 붙은 만큼 빠르고 재미있으며 감각적인 달리기가 가능하다.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골프 R의 가격은 5,010만원이다. 잠시 음… 하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분명 AMG A45 4MATIC의 5,990만원, 아우디 S3 세단의 6,350만원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이들의 프로모션 적용 가격을 감안하면 골프 R의 가격이 그리 저렴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골프R에도 프로모션이 적용되지만 이를 반영해도 조금은 높은 가격이라는 것.
출시 당시부터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골프 R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골프 R은 그만큼 좋은 차고 골프를 동경하는 골수 팬들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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