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편안하고 잘 달리는 스포츠 쿠페..인피니티 Q6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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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닛산의 고급브랜드인 인피니티는 과거 한국시장에서 G35, G37 쿠페로 높은 인기를 모았다.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경쟁모델 대비 우위에 있는 상품성 등을 앞세워 쿠페와 세단 라인업 모두가 탄탄한 입지를 보여왔다.
이후 네이밍 전략을 Q로 통일한 인피니티는 G37 쿠페의 후속으로 Q60을 내놓았다. 시승차는 Q60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400마력의 출력을 지닌 Q60S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쿠페, BMW 4시리즈 쿠페, 아우디 A5 쿠페 등과 경쟁하는 Q60S는 동급 모델 가운데서도 눈에띄는 강력한 성능과 다양한 편의사양 및 구성을 앞세운다.
■ 세단과 다른 유려한 디자인..구형 티를 벗어내지 못한 실내
Q60S는 세단인 Q50을 쿠페로 만든 모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세단형태를 가진 Q50에 비해 훨씬 더 눈길이 가는 디자인이 채용됐다. 사람의 눈을 형상화한 전면 램프 디자인과 인피니티 고유의 커다란 그릴은 어디서든 존재감을 나타내며, 고성능 쿠페의 이미지도 동시에 전달한다.
측면은 Q60S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부분으로 늘씬한 2도어 쿠페의 멋과 인피니티 특유의 C필러 디자인이 더해져 고급쿠페의 멋도 동시에 느껴진다. 20인치 휠과 펜더에 위치한 공기 배출구 역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측면의 디자인에서 눈에띄는 포인트 역할을 한다.
후면부 역시 세단인 Q50과 많은 차이를 느끼게 한다. 길게 이어진 램프 디자인은 전면 주간 주행등의 형상이 고스란히 담겨졌다. 여기에 두텁게 자리잡은 범퍼와 양쪽에 세심한 디테일을 살린 배기구는 한눈에 보아도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외관의 멋스러움을 기대하고 마주한 실내는 아쉬움을 가득 남긴다. Q50과 90%이상 동일한 실내 디자인은 평범한 모습이다. 시트를 비롯한 도어 등에서 차별화되는 가죽과 마감을 통해 고급감을 전달하지만 디자인의 변화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쟁 모델들과의 격차가 느껴진다.
여기에 센터페이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굳이 2개로 나누어 탑재한 이유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상단 8인치, 하단 7인치 구성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를 담당하는 상단과 공조장치 및 차량 설정을 다루는 하단으로 이루어져있다.
어떤 의도에서 이런 구성을 갖췄는지는 모르겠지만 복잡하다. 그리고 불편하다. 여기에 후방카메라 화질은 아직도 10년전 인피니티가 최초로 선보인 어라운드 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소재에 큰 돈을 들였기 때문일까? 외관의 최신 디자인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보이는 수준이다.
2열의 거주공간은 쿠페이기에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무릎공간은 비교적 넉넉하지만 머리공간이 비좁다. 성인이 앉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며, 어린아이와 추가적인 적재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쓰임새가 높아진다.
■ 405마력의 출력..고급스러운 움직임
Q60S에는 3.0리터 V6 터보엔진이 탑재된다. 해외에서는 출력을 낮춘 엔트리급 모델도 판매하지만 국내 수입되는 모델은 최상위 버전인 400마력 버전뿐이다.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48.4kgf.m의 Q60S는 7단 자동변속기를 거쳐 뒷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한다. 높은 출력만큼 과격한 움직임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Q60S는 꽤나 진중한 움직임으로 서서히 앞으로 나아간다.
고급쿠페가 단숨에 생각날만큼 정숙성과 진동억제 능력이 뛰어나다. 가다서다가 반복되는 시내주행에서 승차감 또한 우수한 편이다. 쿠페이기에 딱딱하고 불편한 승차감을 보여줄 것이라는 편견이 단숨에 깨지는 순간이다.
Q60S에는 주행모드별 페달의 감각이 달라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에코모드의 경우 가속페달을 밟아도 한박자 늦게 엔진이 반응한다는 점은 다른 모델들과 동일한 부분이지만 조금이라도 깊게 가속페달을 조작할 경우 페달 스스로 운전자의 발을 밀어낸다.
엔진의 반응성만 변화되는 모델들과 달리 확실한 의사표현을 한다는 점에서 에코모드의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는 생각이다. 이밖에 능동형 안전장치 작동 시에도 앞차와의 거리가 가깝다 느껴지면 스스로 가속페달의 반발력을 키운다.
이러한 경험은 여느 차종에서 쉽사리 접할 수 없는 기능으로 처음에는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적응시 불필요한 가속페달 조작과 브레이크 조작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제한속도가 낮은 시내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고속도로에 오르면 Q60S의 본성이 드러난다. 주행모드 변경 후 오른발에 힘을주면 조금의 머뭇거림 없는 빠른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속도 상승에 따른 안정감이 경쟁모델 대비 떨어지는 편이다. 속도계 바늘은 빠르게 오르내리지만 함께 동반되어야 할 안정감이 부족하단 점에서 개선의 여지가 필요해 보인다.
7단 변속기는 제 역할을 톡톡히해 운전자가 원하는 최적의 주행을 가능케 한다. 여기에 Q60S에는 DAS(Direct Adaptive Steering)로 불리는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이 적용됐다.
1초에 천 번단위로 통신하는 전자식 시스템은 노면의 충격을 운전자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직접적인 기계적 연결 방식대신 전자식으로 연결된 시스템 때문으로 장거리 주행시 오는 피로감을 상당부분 줄여준다. 또, 타이트한 기어비 덕에 주차나 유턴시 운전대의 조작량을 크게 가져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Q60S만의 장점이다.
빠른 주행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유독 돋보이는 부분은 코너링 성능이다. 앞서 언급한 타이트한 운전대 기어비와 DDS(Dynamic Digital Suspension)로 불리는 가변 서스펜션은 빠른 속도에서도 일관된 움직임을 보여준다.
255mm 앞뒤 동일한 타이어 사이즈는 때때로 아쉬움을 남기지만 해외 사양에서 사용되는 후륜 275mm의 사이즈로 업그레이드 한다면 해소될 문제로 판단된다.
■ 수요가 적은 쿠페시장..Q60S의 경쟁력은?
국내 시장에서 세단과 SUV를 제외하고는 점유율을 끌어올릴만한 모델을 찾아보기 힘들다. 왜건과 해치백 시장에서는 몇몇 모델들이 인기모델로 자리잡고 있지만 대다수의 점유율을 가져가는 세단과 SUV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수준이다.
쿠페시장은 더 처참하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있는 독일산 업체들 조차 쿠페 모델의 판매량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C클래스 쿠페, 4시리즈 쿠페, A5 쿠페 등은 여전히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피니티의 Q60S는 더욱 더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다. 경쟁 모델 대비 앞선 상품성은 쿠페 모델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하지만 파이가 적은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꾸준한 판매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유지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의 탄탄한 주행성능을 유지하면서 고급스러운 승차감으로 GT 모델의 성향을 더한 Q60S는 인피니티 모델 가운데서 단연 돋보이는 모델이다. 쿠페 특성상 반전을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서 언급된 몇몇 단점들만 보완한다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에는 충분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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