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페라리 ‘캘리포니아 T’..정장이 어울리는 수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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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 고성능 퍼포먼스로 무장한 스포츠카나 수퍼카에 대한 시장 반응이 뜨겁다. 민첩한 주행능력에 괴물같은 엔진 파워로 궁극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드라이빙 맛이 남다른 때문이다.
특히 수퍼카를 향한 우리나라 자동차 소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도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단순히 달리기 성능에만 초첨이 맞춰져 있는 건 아니다. 럭셔리하면서도 감성적인 부분까지 채워져야만 국내 고객들의 환심을 살 수 있다. 여기에 브랜드 파워가 요구되는 건 절대 기본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국내에서 소개되고 있는 대표적인 수퍼카 브랜드로는 페라리(Ferrari)를 비롯해 람보르기니(Lamborghini), 애스턴 마틴(Aston Martin), 맥라렌(McLaren)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중에서도 페라리의 엔트리 모델급에 속하는 ‘캘리포니아 T’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적잖은 호소력을 동시에 담고 있어 주목된다.
캘리포니아 T(California T)는 자연흡기 대신 터보엔진을 탑재한데다 7단 DCT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도시적 세련미를 더 했는데, 정장을 입은 신사에게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수퍼카로서 때로는 강력하게, 그러면서도 때로는 부드러운 드라이빙 맛은 캘리포니아 T만의 매력 포인트다.
페라리 측은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대수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작년에는 연간 100대 판매를 넘겼다는 게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역시 458 스페치알레를 비롯해 488 GTB, 488 스파이더, FF, F12 베를리네타(Berlinetta) 등으로 모델 라인업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150대 판매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다이내믹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 감각
캘리포니아 T의 디자인은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감각이 살아있다. 다이내믹한 모습과 유선이 강조된 라인은 그저 아름답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최고의 디자이너로 꼽히는 세르지오 피닌파리나가 강조해왔던 공기역학적인 요소와 미적인 요소가 그대로 담겨있다. 캘리포니아 T는 수퍼카이면서도 청바지에 가죽점퍼를 입을 운전자보다는 오히려 형식을 갖춘 정장 차림이 더 어울릴 것 같은 그런 스타일이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 4570mm, 전폭 1910mm, 전고 1322mm이다. 휠베이스는 2670mm로 전장에 비해 프로포션이 길게 세팅됐는데, 이는 고속주행이나 핸들링에서 안정감을 더하기 위함이다. 앞뒤 무게 배분은 47:53 구조. 차체 밸런스는 조화로운 형상이다.
정면에서는 유선형이 강조된 후드라인이나 후드에서 길게 내려뻗은 헤드램프 감각은 차별적이다.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도약하는 말(Prnacing Horse)’이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범퍼 하단에는 대형의 에어인테이크도 적용됐다.
수퍼카로서 에어로 파츠들은 고속주행시 공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차체가 노면에 더 밀착되게 해줌으로서 안정적인 주행에 도움을 준다. 정면에서는 공기 압력이 커지나, 측면이나 차체 하단의 공기 흐름을 빠르게 유지시켜 주는 공기 역학적인 설계로 이뤄졌다.
측면 벨트 라인은 다이내믹함이 더해졌다.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으며, 타이어는 앞쪽이 245mm, 뒷쪽은 285mm의 사이즈다. 편평비는 40ZR로 달리기 성능이 강조됐다. 후면은 디자인 밸런스가 조화롭다. 트렁크 리드는 살짝 끝부분을 치켜올려 리어 스포일러 기능이 더해졌다. 원형의 리어램프나 스톱램프, 리플렉터 등은 시인성이 높다. 디퓨저는 남성적인 감각이며, 듀얼 트윈머플러는 강력한 출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실내는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데,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하다. 장인정신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거친 수퍼카이면서도 시트는 매끈함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럽다. 세미-아닐린 가죽으로 마감됐는데, 아늑한 분위기마저 연출한다.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구조지만, 리어 시트에는 핸드백이나 가방 등 가벼운 짐을 싣는게 낫다. 트렁크는 100ℓ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 강력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퍼포먼스
캘리포니아 T는 배기량 3855cc의 직분사 V8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엔진회전수 7500rpm에서 560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4750rpm에서 77.0kg.m의 파워를 지닌다. 최고속도는 시속 316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도달 시간은 3.6초이며, 시속 200km까지는 11.2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수퍼카로서 이 같은 달리기 성능은 기본이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부르릉, 부~웅’거리는 엔진사운드가 가슴을 뛰게 만든다. 그러나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사운드 감각은 당초 기대했었던 것처럼 우렁차기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감각이다. 출발은 스티어링 휠에 적용된 패들시프트 1단을 이용한다. 이후 오토 버튼이나 수동모드를 통해 주행이 가능하다. 후진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버튼을 눌러 사용하는데 이채롭다.
캘리포니아 T는 오픈카로서 컨버터블 모델에 속하는데, 전동 접이식 루프가 적용됐다. 센터패널에 위치한 버튼만 누르면 단 14초만에 루프를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루프는 다만, 주행중에는 가동되지 않는다. 정지상태에서만 루프를 오픈하거나 닫을 수 있는데 저속 주행에서도 가능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정지상태에서 풀 스로틀로 출발하면, 타이어는 휠스핀을 일으키면서 툭 튀어나간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바로 그 짜릿한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엔진회전수 3000rpm 이하에서는 비교적 부드러운 엔진 사운드로 주행하지만, 5000~7000rpm 수준에서는 박진감 넘친다. 때로는 우렁찬 바리톤, 때로는 부드러운 소프라노를 연상시킨다. 사운드는 맛깔스러운 분위기다.
캘리포니아 T는 F1 듀얼 클러치 7단 변속이 적용됐는데, 패들시프트를 통한 시프트 업다운은 정밀하면서도 한 박자 빠른 감각이다. 운전자가 원하는만큼 반응한다. 토크감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고속 주행중에도 순간 가속성은 일품이다.
앞뒤 타이어는 사이즈가 다른데, 핸들링에서는 아웃-인-아웃 코스에서 정밀하면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고속 주행에서는 뒷쪽에서 밀어주는 탄력감을 지체없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생각보다는 훨씬 가벼운 놀림이다. 스포츠모드로 적용하더라도 일반 스포츠카에 비해서는 가볍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차체는 접지력이 뛰어난데다, 고속주행에서 도로에 밀착되는 느낌이어서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한다.
캘리포니아 T는 시속 100~200km 수준의 고속 주행중에도 실내는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등 럭셔리 세단 못잖게 조용하다. 전형적인 수퍼카이면서도 정숙성이나 승차감은 편안한 세단 뺨친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 운전자도 캘리포니아 T의 이런 성향에 매혹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캘리포니아 T는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고속주행시 급제동에서 안정적인 거리를 유지한다. 브레이킹은 고급세단에 비해서는 훨씬 날카롭게 세팅된 편이지만, 충분히 제동거리를 예상할 수는 있는 정도다.
캘리포니아 T의 공인 연비는 9.5km/ℓ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사실 이번 시승 과정에서는 주로 고속도로에서 주행이 이뤄졌지만, 평균 7.5km/ℓ 수준은 충분히 나타냈다. 수퍼카이면서도 연비효율성은 뛰어났다는 생각이다.
■ 페라리 캘리포니아 T의 시장 경쟁력은...
수퍼카(Supercar)는 보통 고성능 스포츠카의 범주를 뛰어넘는 초고성능이면서도 최상의 품질과 희소가치가 분명한 차종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간 2만대 정도가 판매되고 있는데, 페라리 브랜드는 이중 7000대 안팎이다. 수퍼카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보이는 셈이다.
수퍼카는 이처럼 워낙 퍼포먼스가 강조된 차여서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게 사실이다. 성능 면에서 터프함이 묻어나는 남성적인데다, 거친 이미지도 한 이유다.
그러나 페라리 캘리포니아 T는 페라리의 엔트리급 모델에 속하는 수퍼카로서 뛰어난 달리기 성능 이외에도 정숙함이나 승차감 등에서 고급세단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 감각은 여성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대목이다. 뛰어난 연비 효율성까지 감안하면 고성능이면서도 데일리카로 활용하기에도 무리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페라리 캘리포니아 T의 국내 판매 가격은 2억8000만원부터 시작된다. 편의사양이나 개성이나 취향에 따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옵션을 감안하면 가격은 무한대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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