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투싼, 티구안·CR-V 보다 품질 경쟁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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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1.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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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현대차 신형 투싼을 시승했다. R2.0 엔진이 적용된 사양으로 파워풀한 가속력이 인상적이다. 파워트레인이 전하는 감성적인 주행감각의 향상과 함께 고속주행 안정성 부문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디자인과 편의사양의 경쟁력은 우수했으며, 연비에서는 개선의 여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신형 투싼은 올해 새롭게 출시된 3세대 모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 티구안, 포드 쿠가, 혼다 CR-V 등과 경쟁하는 모델로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독일에서는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빌트지와 아우토자이퉁지의 SUV 비교 평가에서 티구안을 누르고 1위로 선정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만, 티구안의 테스트 모델은 모델 체인지 직전의 차량이었다.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의 제품 경쟁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주행감각 부문에서 그 동안의 불만을 상당히 해소하고 있다. 다만, 신형 모델에서 전반적으로 공차중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높은 충돌안전성이나 고속주행 시의 안정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다. 역설적으로 기존 모델들의 공차중량이 지나치게 가볍기도 했다.

■ 완성도 높은 외관 디자인

신형 투싼의 외관 디자인은 현대차 SUV 디자인의 정점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전면에서는 새로운 형상의 헥사고날 그릴이 분위기를 주도한다. 초기형 헥사고날 그릴과 달리 과감하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보닛 끝단에 위치한 헤드램프와 디테일을 강조한 LED 주간주행등은 최신 감각이다.

후면 디자인은 낮고 넓은 비율이 인상적이다. i20에서 먼저 선보인 리어램프는 차폭을 넓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보디패널과 일체감이 높은 리어범퍼, 여백을 강조해 유럽차 감각을 풍기는 트렁크리드, 실버컬러 스키드 플레이트와 트윈 머플러 팁 등 SUV 중에서도 손꼽히는 디자인 완성도를 자랑한다.

측면 디자인의 핵심은 비율이다. 전륜구동 기반 모델 특유의 긴 프론트 오버행을 억제하고, 휠 하우스의 디테일을 통해 역동적인 프로포션을 완성했다. 단순한 캐릭터라인과 볼륨감 넘치는 리어펜더와 날렵한 그린하우스 등 스포티한 감각을 연출하는데 집중한 모습이다.

■ 만족스러운 시트포지션

실내는 수평 구조의 레이아웃을 통해 공간감을 강조했다. 대형 내비게이션과 듀얼 존 공조장치, 그리고 통풍시트와 스티어링 휠 열선기능 등 다양한 조작부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통해 운전 중에도 조작 편의성이 좋았다. 스티어링 휠의 펑션 스위치나 방향지시 레버의 디자인이나 조작감은 신형 제네시스의 감각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썩 괜찮은 시트포지션이 가능한 점이다. 시트를 가장 낮게 위치시키고 타이트한 운전 자세를 세팅한 상황에서도 시트는 껑충하지 않았고, 전방 시야 확보는 용이했다. 주행감성을 얘기할 때 시트포지션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인데, 엔진 출력이 몇 마력 높은 것보다는 이쪽의 경쟁력이 월등히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

신형 투싼에는 2리터 R엔진과 1.7리터 U2엔진이 적용된다. 시승한 모델은 R2.0 e-VGT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4000rpm에서 186마력, 최대토크는 1750-2750rpm에서 41.0kgm다. 제원상 수치 면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은 수준이다. 복합연비는 19인치 휠 2WD 기준으로 13.8km/ℓ(도심 12.8 고속 15.3)다.

실제 주행에서 신형 투싼은 다양한 환경에서의 강력한 토크감이 인상적이다. 19인치 2WD 모델 기준으로 1665kg의 차체를 움직이는데 다소 과하다 싶을 만큼 힘은 차고 넘친다. 정지상태에서 발진가속은 물론 중고속에서의 추월가속에서도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중요한 점은 힘을 전달하는 과정인데, 변속기의 직결감과 변속 스피드가 이전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면 다운시프팅을 통해 엔진회전을 높이는 것보다 기어를 고정한 채 가속감각이 월등히 좋다. 파워는 물론 소음과 진동 부문에서도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R엔진이지만, 고회전에서의 회전질감이 매끄럽지 못하고 초중반 회전에서의 토크감을 고회전에서의 출력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점은 탑 클래스 디젤엔진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다.

■ 뛰어난 고속주행 안정감

신형 투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속주행 시의 안정감이다.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서스펜션은 최고속도에 가까운 초고속 영역에서도 주행 안정성이 꾸준히 유지된다. 급차선 변경 상황에서도 서스펜션은 허둥대지 않으며 안정감을 유지했다. 특히 서스펜션과 타이어의 그립이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는데, 신형 투싼의 OE 타이어는 현대차 SUV 중에 가장 좋은 주행성능을 보인다.

시승 기간 동안의 누적 평균 연비는 12.5km/ℓ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산 풀타임 사륜구동의 소형SUV와 비슷한 수치인데, 시승한 신형 투싼은 2WD 모델이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 1500rpm 부근의 낮은 회전을 사용하고, 락업 클러치의 빠른 개입, 그리고 감속시 다운시프팅을 통해 퓨얼컷을 유도하는 등 연비향상을 위한 요소는 대부분 구현했다.

그러나, 정속주행과 같은 가속페달을 일정하게 밟는 상황에서의 희박연소 개입이 더디게 느껴지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의 연료 절감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뗀 상태에서는 엔진회전을 1200rpm 부근까지 떨어트리는데, 재 가속시 기어가 매칭되는 상황에서의 울컥임이 느껴지는 점은 에코모드 만으로 국한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