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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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는 지난 1997년 등장했다. 당시만해도 왜 친환경차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다. 하지만 토요타는 판매량을 통해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런 토요타가 판매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대수는 전세계 기준 900만대 이상이다. 즉,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바꾼 것이다.
그 중심에 프리우스가 있었고 현재는 4세대까지 발전했다. 토요타는 모델명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바꿨다고 강조한다. 과연 그 말이 사실일까?
지난해 사진으로 접했던 프리우스는 너무 과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다. 일본 네티즌들 조차 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실차가 나온 뒤 의견은 나뉘었다. 분명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파격적이다. 하지만 사진처럼 과한 것은 아니다. 사실 렉서스 IS의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도 유사했다.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하지만 실물은 그보다 안정화 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팀은 토요타 모델들의 사진촬영을 담당하는 사진 작가들이 안티가 아닐까 하는 의견도 주고 받는다.
과함을 떠나 프리우스의 모든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엔진후드의 면적도 줄였다. 후면부는 여러 디자인 요소를 제외했을 때 사실상 평평하다. 이러한 프리우스의 실루엣만 놓고 보면 쐐기 형태를 떠올리게 한다. 차량 생김새 자체를 저항이 덜 받도록 개발한 것.
휠은 15인치다. 기존 모델이 15~17인치를 사용했다는 것으로 볼 때 연비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자 한 제조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뭔가 앙증맞아 보인다고 할까? 국산 중형세단에 19인치 휠을 장착할 만큼 국내 소비자들은 큰 휠을 선호한다. 때문에 15인치 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알로이 휠이 기본이지만 휠 캡이 달려있다. 주차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에 대비할 수 있고, 파손돼도 휠 캡만 갈아 끼우면 된다는 점이 좋다. 물론 이런 구성은 3세대 모델에서도 볼 수 있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새로운 플랫폼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통해 개발됐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소폭 커졌다. 기존모델과 비교해 60mm 길어지고 15mm 넓어졌으며 20mm 낮아졌다고 보면 된다. 휠베이스는 기존과 같다. 하지만 차체 강성을 60% 가량 향상시켰다. 이는 우리팀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차체 무게는 기존모델 대비 5kg 가량 감소했다. 헤드램프에 바이-LED가 적용될 만큼 구성도 좋아졌다.
실내 디자인도 변했다. 기존 3세대가 우주선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제 한층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시보드 중앙의 계기반은 기존처럼 디지털 형태를 유지하지만 다양한 컬러를 삽입을 통해 세련된 느낌으로 거듭났다. 기어변속 레버는 기존처럼 작지만 디자인을 바꿨다.
무엇보다 고급화가 눈에 띈다. 가죽을 보다 넓은 부위에 활용했으며, 실내 곳곳에 소프트터치 마감을 추가해 촉각적인 부분서의 만족감을 향상을 유도했다. 기어레버 주위와 콘솔트레이는 흰색으로 처리했다. 토요타는 이를 도자기를 떠올리도록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도자기까지는 과장이라 생각되지만 산뜻해 보인다는 점이 좋다. 반면 센터페시아의 고광택 블랙 패널이 아쉽다. 먼지나 오염에 취약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무선충전 시스템이 위치한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안쪽으로는 열선 시트 버튼이 위치한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조작을 위해 허리를 숙여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
스티어링휠에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공조장치를 조작 횟수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시트도 체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재설계했다. 전체적인 시트포지션도 낮아졌다.
뒷좌석은 충분히 넓다. 현대 아반떼와 동일한 휠베이스지만 공간만 본다면 중형세단과 비교될 수준이다.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기에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수치적으로 접근해도 기존대비 실내 길이가 205mm 길어졌으며 폭도 20mm 가량 넓어졌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늘어난 것이다. 사실 기존 3세대 프리우스의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트렁크 공간이다. 상당히 많은 짐을 수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와 연료탱크를 뒷좌석 시트 아래에 위치하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대비 56리터 확대된 502리터 규모를 갖는다. 이는 어지간한 SUV부럽지 않은 사이즈다. 또한 리어시트 폴드를 통해 더 많은 공간을 얻어낼 수도 있다.
본격적인 주행성능과 효율을 확인해볼 차례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넓은 시야가 만족스럽다. 평평하고 넓은 대시보드와 A-필러 안쪽까지 자리한 유리창 덕분이다. 시트포지션이 살짝 낮아졌는데 체감적으로 큰 변화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사실 기존 모델은 시트가 다소 높았으며 A필러와 연결된 작은 윈도가 거슬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이브리드 모델 답게 시동버튼을 눌러도 엔진은 작동하지 않는다. 대신 컬러 계기반을 통한 오프닝 세레모니를 통해 주행 준비를 마쳤음을 알려준다. 이번 모델서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끈다. 신기술 적용에 소극적인 토요타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니… 토요타에게 프리우스가 얼마나 중요한 차량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주행의 시작은 당연히 전기모터로부터 시작된다. 다른 것보다 전기모터 힘이 늘었다고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조금 깊이 밟아도 전기모터만으로 속도를 올려 나간다. 시내 주행서는 전기모터만으로 일반 차량 흐름을 따라가는데 크게 뒤쳐짐 없을 정도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40km에 도달하자 엔진이 작동한다. 이는 기존모델과 동일하다. 이때 가속페달을 놓았다 살며시 밟기 시작하면 다시 전기모터만으로 속도를 올려나간다. 이렇게 전기모터만으로 주행 가능한 최고속도는 시속 80km 수준. 약간의 내리막길만 있으면 90km/h, 100km/h의 속도로까지 달릴 수 있다. 단, 크루즈 컨트롤 작동 때는 엔진이 거의 구동되는 모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전기모터의 성능이다. 체감으로 본다면 전기모터의 성능이 분명 높아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수치는 하락했다. 4세대 프리우스의 전기모터는 72마력을 발휘한다. 기존 모델이 82마력을 발휘했으니 10마력이나 낮아진 것이다. 토요타측은 모터의 재설계를 통해 가용 영역 성능을 늘렸다고 말한다. 수치적인 최고출력보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힘 자체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초기 토요타가 발표한 자료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었지만 직접 차를 타고나니 무엇인지 이해하기 쉬웠다.
시스템 출력도 기존 136마력에서 122마력으로 줄었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의외로 당차게 나간다고 느끼게 된다. 측정장비를 통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10.6초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가속성능이다. 수치적 성능은 낮아졌지만 실용구간서의 효율성을 올림과 동시에 기존 수준의 가속력을 유지해 낸 것이다.
최대 발진가속 외에 인상적인 부분은 차량의 반응이다.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동시에 차량이 반응한다. 전력이 공급되는 순간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의 강점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특히 디젤 터보차량의 반박자 느린 반응과는 비교 불가할 수준이다.
주행을 하며 인상적인 부분을 하나 더 꼽자면 정숙성이다. 기존 모델은 EV 모드에서 조용했지만 엔진이 작동하거나 주행 속도가 높아졌을 때 소음을 유입시켰다. 풍절음도 큰 편이었다. 반면 이번 모델서는 정숙성에 신경을 쓴 흔적이 잘 엿보인다.
우선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아이들 상태의 소음은 약 32.5dBA 수준이었다. 배터리 냉각을 위한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미약하게 들릴 뿐이다. 참고로 우리팀은 차량 소통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소음을 측정한다.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소음이 발생하는 도심에서 냉각 팬 작동 소리를 듣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작동하는 상태서의 소음은 약 39.5dBA 수준이었다.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지만 중형차급의 정숙성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엣킨슨 사이클 엔진 특성상 조금 거친 소리로 다가오는 경향은 있다.
시속 80km 속도의 소음 역시 EV 모드와 엔진 작동 환경으로 나눠 진행했다. EV 모드서의 정숙성은 약 61dBA 수준. 엔진이 작동하지 않다 보니 노면 소음이 부각된다. 엔진이 작동했을 때의 소음은 약 62dBA를 나타냈다. 이는 3세대 모델대비 1dBA 가량 낮아진 수치다. 여기에는 2중 차음유리 적용도 한몫 한다. 이는 3세대 모델에 없던 구성이다.
정숙성 향상은 자연스레 전기모터 작동소리도 줄이는데도 도움을 준다. 기존 모델은 가속 또는 제동할 때 마치 지하철에서 들을 수 있는 특정 소음을 만들어 냈다. 이 소음이 싫어 하이브리드를 등지는 소비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집중하지 않는 이상 잘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조용해진 모습이다. 각종 흡차음제 보강과 동력계통의 재설계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한 내용이다. 어찌됐건 4세대 프리우스의 정숙성은 꽤나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를 측정했다. 프리우스가 기록한 제동거리는 39.5m. 넘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로써 충분히 좋은 성능이다.
제동력도 만족스럽지만 감각적으로도 한층 우수해졌다. 기존모델은 회생 에너지 제동 시스템의 작동으로 제동 때 반응이 반박자 느렸다. 특유의 이질감도 있었다. 물론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의 특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모델은 이런 이질감이 대폭 감소시켰다. 처음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순간만 어색함이 있을 뿐 나머지 반응은 다른 승용차들과 유사하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토요타측은 액티브 유압 부스터(Active hydraulic booster)를 사용해 에너지를 회수하는 과정서의 소음과 이질감을 최소화시켰다고 한다.
주행을 하며 만족스러웠던 또 하나의 영역은 차체 강성의 향상과 서스펜션의 완성도였다. 기존모델은 작은 요철만 만나도 좋지 못한 승차감을 만들어 냈다. 서스펜션이 충격을 거르는데 한계를 보였고 다시금 차체가 넘어 온 충격을 말끔히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3세대 프리우스의 큰 약점이었고 우리팀은 이 부분에 대해 혹평 했었다.
하지만 강화된 차체와 새롭게 설계한 서스펜션은 크게 개선된 승차감을 보여준다. 우선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기존대비 길어진 느낌이다. 때문에 다양한 노면 환경서의 유연성이 좋아졌다. 여기에 확연히 차이 나는 차체 강성이 충격을 깔끔하게 잡아주고 있다. 덕분에 중형차급의 승차감을 갖게 됐다.
간혹 차체 강성을 느끼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물론 강성을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노면서 발생된 진동을 차체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느끼게 되면 차체 강성이 좋다 나쁘다 정도를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같은 20Cm 가량의 길이를 가진 2개의 쇠막대기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께는 모두 같다. 하지만 하나는 속이 빈 막대기이며 하나는 속이 꽉한 막대기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각각의 막대기 끝을 손으로 잡고 반대쪽을 망치로 가볍게 친다고 생각해 보자. 분명 속이 빈 막대기는 진동을 일정시간 유지할 것이다. 반면 속이 찬 막대기는 보다 작은 진동을 짧은 시간만 전달할 것이다. 또한 한걸음 더 나아가면 코너링 등에서, 혹은 출력에 어울리는 강성인지 여부도 가늠할 기준이 생긴다.
이제 프리우스와 와인딩 로드를 달려볼 차례다. 현대 아이오닉도 일반 주행 테스트서 큰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지만 와인딩 코스서 한계를 드러냈던 바 있다. 과연 프리우스는 어떨까?
주행모드를 파워로 변경하고 가속페달을 밟는다. 차량이 페달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터 출력을 최대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달리기를 펼친다는 느낌이다.
변속기의 탄력성도 좋아졌다. 특히 가속감을 줄이던 CVT의 특성이 다소 줄었다. 물론 CVT 특성이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때문에 자트코 CVT처럼 D-스텝 로직을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느껴지는 안정감이 좋다. 서스펜션이 노면과 차체를 잘 붙들게 하기 때문이다. 댐퍼의 움직임이 기존 대비 커졌음에도 완성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느낌도 쉽게 받는다. 참고로 이번 프리우스는 후륜 기준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기존에는 토션빔 구조였다. 어떤 구조냐보다 승차감과 성능을 고루 만족시킬 수 있도록 조율했다는 점을 높이사고 싶다.
핸들링은 무난하다. 민감하지 않지만 정직하게 반응한다. 피드백을 전달서도 인색함이 없다. 효율을 중시한 차량이지만 여러 부분서 나타나는 이질감을 줄인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코너링이 빠르지는 않다. 너비가 195mm에 불과한 타이어로는 분명 한계를 보일 수 밖에없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에코피아 422 플러스라는 모델이다. 회전저항을 감소시켜 차량의 효율 향상에 목적을 둔 타이어다. 우리팀은 고속 환경 등 다양한 조건서 테스트한 결과 이 타이어로도 프리우스를 다루는데 부족함이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애초 달리는 것에 관심을 둔 소비자였다면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이유다. 과거 3세대 때 코너링 안정감과 승차감을 질타했었는데 이는 빠르고 느리고를 떠나 승용모델서 필요한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과 코너링 성능을 비교한다면 어떨까? 당연히 아이오닉이 더 빠르다. 아이오닉 테스트카는 225mm급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를 끼우고 있다. 프리우스 대비 3치수 큰 타이어다. 역으로 타이어를 바꿔 끼운다면 프리우스의 코너링이 더 빨라진다.
그렇다면 프리우스는 얼마 만큼의 연비 향상을 보였을까?
연비 공개에 앞서 프리우스의 연비 측정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에피소드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기존모델대비 전기모터의 가용범위가 크게 커졌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엔진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평소보다 많은 거리를 주행하면서 연비측정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는 EV 모드 사용률과 함께 표기하기로 했다. EV 사용률 변화에 따라 연비 결과 값은 달라질 수 있다.
시속 100~11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상황에서는 엔진이 항시 돌았다.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이 속도에서도 EV 모드를 활용할 수 있지만 오직 크루즈 컨트롤만 사용해 변수를 줄였다. 이때 연비는 24.4km/L를 기록해 냈다.
시속 80km로 정속 주행을 진행하면 도로의 고저차에 따라 엔진이 작동하거나 EV 모드로 전환됨을 반복하기 시작한다. 이 상태로 장거리를 이동한 결과 EV 모드 사용률은 약 50%에 달했다. 전기모터 활용영역이 넓어진 만큼 연료 소비도 줄어 최대 37km/L의 수준의 연비를 나타내기도 했다.
평속 15km의 답답한 도심환경에서는 프리우스의 EV 모드가 진가를 발휘한다. 거의 모든 구간을 EV 모드로 통과했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가동되는 것이 전부일 정도다. 이렇게 진행한 테스트서 프리우스가 보여준 EV 모드 사용률은 무려 80%. 이때 연비는 66.6km/L를 나타냈다. 배터리 용량만 커지면 시내에서 전기차로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전기모터 활용폭이 커졌다.
물론 위의 테스트 결과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유리한 조건에 맞춰 운전을 한 경우다. 때문에 이런 연비를 꾸준히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달려도 20km/L 이상의 연비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심지어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도 12~13km/L 이상의 연비를 확보해 냈다. 보통 코스 특성상 어기간한 차량들이 4~5km/L, 일부 고성능 모델의 경우 1km/L 대의 연비를 보여주는 환경이다. 심지어 1.6리터급 준중형 모델들의 연비도 6km/L 이상을 넘지 못한다. 이 환경에서 프리우스는 13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던 것.
참고로 프리우스의 연료탱크 용량은 43리터다. 현대 엑센트가 45리터이니 소형차 수준에 불과한 용량이다. 하지만 이 연료를 다 쓰는 것이 쉽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연비를 보였다.
4세대 프리우스는 모든 영역에서 개선되고 발전했다. 저렴해 보였던 실내는 구성과 재질 면에서 좋아졌으며, 뒷좌석은 넓어지고 트렁크 공간도 넓어졌다. 향상된 차체 강성과 새로운 서스펜션 덕분에 주행 감각도 크게 개선됐다. 승차감이 좋아진 것은 물론 소음도 줄였다. 스티어링 및 브레이크 시스템의 이질감도 개선됐다. 여기에 새로운 엔진과 모터를 통해 연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금까지 프리우스는 차량의 완성도는 부족해도 연비가 좋으니까 탈 수 있는 차였다. 합의점이 필요했던 것. 하지만 4세대 모델은 다르다. 정말 좋은 차다. 토요타가 정말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팀은 프리우스 E 버전을 추천한다. 구성서는 S버전이 앞서지만 두 모델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프리우스가 있었고 현재는 4세대까지 발전했다. 토요타는 모델명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바꿨다고 강조한다. 과연 그 말이 사실일까?
지난해 사진으로 접했던 프리우스는 너무 과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다. 일본 네티즌들 조차 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실차가 나온 뒤 의견은 나뉘었다. 분명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파격적이다. 하지만 사진처럼 과한 것은 아니다. 사실 렉서스 IS의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도 유사했다.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하지만 실물은 그보다 안정화 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팀은 토요타 모델들의 사진촬영을 담당하는 사진 작가들이 안티가 아닐까 하는 의견도 주고 받는다.
과함을 떠나 프리우스의 모든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엔진후드의 면적도 줄였다. 후면부는 여러 디자인 요소를 제외했을 때 사실상 평평하다. 이러한 프리우스의 실루엣만 놓고 보면 쐐기 형태를 떠올리게 한다. 차량 생김새 자체를 저항이 덜 받도록 개발한 것.
휠은 15인치다. 기존 모델이 15~17인치를 사용했다는 것으로 볼 때 연비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자 한 제조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뭔가 앙증맞아 보인다고 할까? 국산 중형세단에 19인치 휠을 장착할 만큼 국내 소비자들은 큰 휠을 선호한다. 때문에 15인치 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알로이 휠이 기본이지만 휠 캡이 달려있다. 주차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에 대비할 수 있고, 파손돼도 휠 캡만 갈아 끼우면 된다는 점이 좋다. 물론 이런 구성은 3세대 모델에서도 볼 수 있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새로운 플랫폼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통해 개발됐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소폭 커졌다. 기존모델과 비교해 60mm 길어지고 15mm 넓어졌으며 20mm 낮아졌다고 보면 된다. 휠베이스는 기존과 같다. 하지만 차체 강성을 60% 가량 향상시켰다. 이는 우리팀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차체 무게는 기존모델 대비 5kg 가량 감소했다. 헤드램프에 바이-LED가 적용될 만큼 구성도 좋아졌다.
실내 디자인도 변했다. 기존 3세대가 우주선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제 한층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시보드 중앙의 계기반은 기존처럼 디지털 형태를 유지하지만 다양한 컬러를 삽입을 통해 세련된 느낌으로 거듭났다. 기어변속 레버는 기존처럼 작지만 디자인을 바꿨다.
무엇보다 고급화가 눈에 띈다. 가죽을 보다 넓은 부위에 활용했으며, 실내 곳곳에 소프트터치 마감을 추가해 촉각적인 부분서의 만족감을 향상을 유도했다. 기어레버 주위와 콘솔트레이는 흰색으로 처리했다. 토요타는 이를 도자기를 떠올리도록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도자기까지는 과장이라 생각되지만 산뜻해 보인다는 점이 좋다. 반면 센터페시아의 고광택 블랙 패널이 아쉽다. 먼지나 오염에 취약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무선충전 시스템이 위치한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안쪽으로는 열선 시트 버튼이 위치한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조작을 위해 허리를 숙여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
스티어링휠에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공조장치를 조작 횟수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시트도 체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재설계했다. 전체적인 시트포지션도 낮아졌다.
뒷좌석은 충분히 넓다. 현대 아반떼와 동일한 휠베이스지만 공간만 본다면 중형세단과 비교될 수준이다.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기에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수치적으로 접근해도 기존대비 실내 길이가 205mm 길어졌으며 폭도 20mm 가량 넓어졌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늘어난 것이다. 사실 기존 3세대 프리우스의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트렁크 공간이다. 상당히 많은 짐을 수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와 연료탱크를 뒷좌석 시트 아래에 위치하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대비 56리터 확대된 502리터 규모를 갖는다. 이는 어지간한 SUV부럽지 않은 사이즈다. 또한 리어시트 폴드를 통해 더 많은 공간을 얻어낼 수도 있다.
본격적인 주행성능과 효율을 확인해볼 차례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넓은 시야가 만족스럽다. 평평하고 넓은 대시보드와 A-필러 안쪽까지 자리한 유리창 덕분이다. 시트포지션이 살짝 낮아졌는데 체감적으로 큰 변화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사실 기존 모델은 시트가 다소 높았으며 A필러와 연결된 작은 윈도가 거슬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이브리드 모델 답게 시동버튼을 눌러도 엔진은 작동하지 않는다. 대신 컬러 계기반을 통한 오프닝 세레모니를 통해 주행 준비를 마쳤음을 알려준다. 이번 모델서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끈다. 신기술 적용에 소극적인 토요타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니… 토요타에게 프리우스가 얼마나 중요한 차량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주행의 시작은 당연히 전기모터로부터 시작된다. 다른 것보다 전기모터 힘이 늘었다고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조금 깊이 밟아도 전기모터만으로 속도를 올려 나간다. 시내 주행서는 전기모터만으로 일반 차량 흐름을 따라가는데 크게 뒤쳐짐 없을 정도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40km에 도달하자 엔진이 작동한다. 이는 기존모델과 동일하다. 이때 가속페달을 놓았다 살며시 밟기 시작하면 다시 전기모터만으로 속도를 올려나간다. 이렇게 전기모터만으로 주행 가능한 최고속도는 시속 80km 수준. 약간의 내리막길만 있으면 90km/h, 100km/h의 속도로까지 달릴 수 있다. 단, 크루즈 컨트롤 작동 때는 엔진이 거의 구동되는 모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전기모터의 성능이다. 체감으로 본다면 전기모터의 성능이 분명 높아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수치는 하락했다. 4세대 프리우스의 전기모터는 72마력을 발휘한다. 기존 모델이 82마력을 발휘했으니 10마력이나 낮아진 것이다. 토요타측은 모터의 재설계를 통해 가용 영역 성능을 늘렸다고 말한다. 수치적인 최고출력보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힘 자체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초기 토요타가 발표한 자료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었지만 직접 차를 타고나니 무엇인지 이해하기 쉬웠다.
시스템 출력도 기존 136마력에서 122마력으로 줄었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의외로 당차게 나간다고 느끼게 된다. 측정장비를 통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10.6초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가속성능이다. 수치적 성능은 낮아졌지만 실용구간서의 효율성을 올림과 동시에 기존 수준의 가속력을 유지해 낸 것이다.
최대 발진가속 외에 인상적인 부분은 차량의 반응이다.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동시에 차량이 반응한다. 전력이 공급되는 순간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의 강점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특히 디젤 터보차량의 반박자 느린 반응과는 비교 불가할 수준이다.
주행을 하며 인상적인 부분을 하나 더 꼽자면 정숙성이다. 기존 모델은 EV 모드에서 조용했지만 엔진이 작동하거나 주행 속도가 높아졌을 때 소음을 유입시켰다. 풍절음도 큰 편이었다. 반면 이번 모델서는 정숙성에 신경을 쓴 흔적이 잘 엿보인다.
우선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아이들 상태의 소음은 약 32.5dBA 수준이었다. 배터리 냉각을 위한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미약하게 들릴 뿐이다. 참고로 우리팀은 차량 소통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소음을 측정한다.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소음이 발생하는 도심에서 냉각 팬 작동 소리를 듣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작동하는 상태서의 소음은 약 39.5dBA 수준이었다.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지만 중형차급의 정숙성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엣킨슨 사이클 엔진 특성상 조금 거친 소리로 다가오는 경향은 있다.
시속 80km 속도의 소음 역시 EV 모드와 엔진 작동 환경으로 나눠 진행했다. EV 모드서의 정숙성은 약 61dBA 수준. 엔진이 작동하지 않다 보니 노면 소음이 부각된다. 엔진이 작동했을 때의 소음은 약 62dBA를 나타냈다. 이는 3세대 모델대비 1dBA 가량 낮아진 수치다. 여기에는 2중 차음유리 적용도 한몫 한다. 이는 3세대 모델에 없던 구성이다.
정숙성 향상은 자연스레 전기모터 작동소리도 줄이는데도 도움을 준다. 기존 모델은 가속 또는 제동할 때 마치 지하철에서 들을 수 있는 특정 소음을 만들어 냈다. 이 소음이 싫어 하이브리드를 등지는 소비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집중하지 않는 이상 잘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조용해진 모습이다. 각종 흡차음제 보강과 동력계통의 재설계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한 내용이다. 어찌됐건 4세대 프리우스의 정숙성은 꽤나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를 측정했다. 프리우스가 기록한 제동거리는 39.5m. 넘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로써 충분히 좋은 성능이다.
제동력도 만족스럽지만 감각적으로도 한층 우수해졌다. 기존모델은 회생 에너지 제동 시스템의 작동으로 제동 때 반응이 반박자 느렸다. 특유의 이질감도 있었다. 물론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의 특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모델은 이런 이질감이 대폭 감소시켰다. 처음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순간만 어색함이 있을 뿐 나머지 반응은 다른 승용차들과 유사하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토요타측은 액티브 유압 부스터(Active hydraulic booster)를 사용해 에너지를 회수하는 과정서의 소음과 이질감을 최소화시켰다고 한다.
주행을 하며 만족스러웠던 또 하나의 영역은 차체 강성의 향상과 서스펜션의 완성도였다. 기존모델은 작은 요철만 만나도 좋지 못한 승차감을 만들어 냈다. 서스펜션이 충격을 거르는데 한계를 보였고 다시금 차체가 넘어 온 충격을 말끔히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3세대 프리우스의 큰 약점이었고 우리팀은 이 부분에 대해 혹평 했었다.
하지만 강화된 차체와 새롭게 설계한 서스펜션은 크게 개선된 승차감을 보여준다. 우선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기존대비 길어진 느낌이다. 때문에 다양한 노면 환경서의 유연성이 좋아졌다. 여기에 확연히 차이 나는 차체 강성이 충격을 깔끔하게 잡아주고 있다. 덕분에 중형차급의 승차감을 갖게 됐다.
간혹 차체 강성을 느끼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물론 강성을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노면서 발생된 진동을 차체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느끼게 되면 차체 강성이 좋다 나쁘다 정도를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같은 20Cm 가량의 길이를 가진 2개의 쇠막대기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께는 모두 같다. 하지만 하나는 속이 빈 막대기이며 하나는 속이 꽉한 막대기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각각의 막대기 끝을 손으로 잡고 반대쪽을 망치로 가볍게 친다고 생각해 보자. 분명 속이 빈 막대기는 진동을 일정시간 유지할 것이다. 반면 속이 찬 막대기는 보다 작은 진동을 짧은 시간만 전달할 것이다. 또한 한걸음 더 나아가면 코너링 등에서, 혹은 출력에 어울리는 강성인지 여부도 가늠할 기준이 생긴다.
이제 프리우스와 와인딩 로드를 달려볼 차례다. 현대 아이오닉도 일반 주행 테스트서 큰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지만 와인딩 코스서 한계를 드러냈던 바 있다. 과연 프리우스는 어떨까?
주행모드를 파워로 변경하고 가속페달을 밟는다. 차량이 페달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터 출력을 최대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달리기를 펼친다는 느낌이다.
변속기의 탄력성도 좋아졌다. 특히 가속감을 줄이던 CVT의 특성이 다소 줄었다. 물론 CVT 특성이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때문에 자트코 CVT처럼 D-스텝 로직을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느껴지는 안정감이 좋다. 서스펜션이 노면과 차체를 잘 붙들게 하기 때문이다. 댐퍼의 움직임이 기존 대비 커졌음에도 완성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느낌도 쉽게 받는다. 참고로 이번 프리우스는 후륜 기준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기존에는 토션빔 구조였다. 어떤 구조냐보다 승차감과 성능을 고루 만족시킬 수 있도록 조율했다는 점을 높이사고 싶다.
핸들링은 무난하다. 민감하지 않지만 정직하게 반응한다. 피드백을 전달서도 인색함이 없다. 효율을 중시한 차량이지만 여러 부분서 나타나는 이질감을 줄인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코너링이 빠르지는 않다. 너비가 195mm에 불과한 타이어로는 분명 한계를 보일 수 밖에없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에코피아 422 플러스라는 모델이다. 회전저항을 감소시켜 차량의 효율 향상에 목적을 둔 타이어다. 우리팀은 고속 환경 등 다양한 조건서 테스트한 결과 이 타이어로도 프리우스를 다루는데 부족함이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애초 달리는 것에 관심을 둔 소비자였다면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이유다. 과거 3세대 때 코너링 안정감과 승차감을 질타했었는데 이는 빠르고 느리고를 떠나 승용모델서 필요한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과 코너링 성능을 비교한다면 어떨까? 당연히 아이오닉이 더 빠르다. 아이오닉 테스트카는 225mm급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를 끼우고 있다. 프리우스 대비 3치수 큰 타이어다. 역으로 타이어를 바꿔 끼운다면 프리우스의 코너링이 더 빨라진다.
그렇다면 프리우스는 얼마 만큼의 연비 향상을 보였을까?
연비 공개에 앞서 프리우스의 연비 측정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에피소드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기존모델대비 전기모터의 가용범위가 크게 커졌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엔진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평소보다 많은 거리를 주행하면서 연비측정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는 EV 모드 사용률과 함께 표기하기로 했다. EV 사용률 변화에 따라 연비 결과 값은 달라질 수 있다.
시속 100~11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상황에서는 엔진이 항시 돌았다.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이 속도에서도 EV 모드를 활용할 수 있지만 오직 크루즈 컨트롤만 사용해 변수를 줄였다. 이때 연비는 24.4km/L를 기록해 냈다.
시속 80km로 정속 주행을 진행하면 도로의 고저차에 따라 엔진이 작동하거나 EV 모드로 전환됨을 반복하기 시작한다. 이 상태로 장거리를 이동한 결과 EV 모드 사용률은 약 50%에 달했다. 전기모터 활용영역이 넓어진 만큼 연료 소비도 줄어 최대 37km/L의 수준의 연비를 나타내기도 했다.
평속 15km의 답답한 도심환경에서는 프리우스의 EV 모드가 진가를 발휘한다. 거의 모든 구간을 EV 모드로 통과했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가동되는 것이 전부일 정도다. 이렇게 진행한 테스트서 프리우스가 보여준 EV 모드 사용률은 무려 80%. 이때 연비는 66.6km/L를 나타냈다. 배터리 용량만 커지면 시내에서 전기차로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전기모터 활용폭이 커졌다.
물론 위의 테스트 결과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유리한 조건에 맞춰 운전을 한 경우다. 때문에 이런 연비를 꾸준히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달려도 20km/L 이상의 연비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심지어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도 12~13km/L 이상의 연비를 확보해 냈다. 보통 코스 특성상 어기간한 차량들이 4~5km/L, 일부 고성능 모델의 경우 1km/L 대의 연비를 보여주는 환경이다. 심지어 1.6리터급 준중형 모델들의 연비도 6km/L 이상을 넘지 못한다. 이 환경에서 프리우스는 13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던 것.
참고로 프리우스의 연료탱크 용량은 43리터다. 현대 엑센트가 45리터이니 소형차 수준에 불과한 용량이다. 하지만 이 연료를 다 쓰는 것이 쉽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연비를 보였다.
4세대 프리우스는 모든 영역에서 개선되고 발전했다. 저렴해 보였던 실내는 구성과 재질 면에서 좋아졌으며, 뒷좌석은 넓어지고 트렁크 공간도 넓어졌다. 향상된 차체 강성과 새로운 서스펜션 덕분에 주행 감각도 크게 개선됐다. 승차감이 좋아진 것은 물론 소음도 줄였다. 스티어링 및 브레이크 시스템의 이질감도 개선됐다. 여기에 새로운 엔진과 모터를 통해 연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금까지 프리우스는 차량의 완성도는 부족해도 연비가 좋으니까 탈 수 있는 차였다. 합의점이 필요했던 것. 하지만 4세대 모델은 다르다. 정말 좋은 차다. 토요타가 정말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팀은 프리우스 E 버전을 추천한다. 구성서는 S버전이 앞서지만 두 모델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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