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 고연비에 모든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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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표하는 모델이자,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친환경차다. 1997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이 350만대를 넘어섰다. 주요 무대인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디젤 차량이 주류인 유럽 무대에서도 프리우스는 `고연비` 상징이다. 지난해 출시한 4세대 모델은 강성을 높인 경량화 차체와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역대 최고 연비를 달성했다.
프리우스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 상태인 하이브리드를 대중화시킨 모델이다. 혼다, 포드, 현대자동차 등 많은 완성차 업체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할 때 교본이자 경쟁자로 삼는다. 올해 초 현대차가 내놓은 하이브리드 전용차 `아이오닉 HEV`가 대표적인 차량이다. 아이오닉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22.4㎞/ℓ로, 4세대 프리우스(21.9㎞/ℓ)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 진가가 드러나는 도심에서는 프리우스가 국내 최고 연비(22.6㎞/ℓ)를 달성했다.
지난 23일 4세대 프리우스 S트림을 타고 서울시 잠실 제2롯데월드를 출발해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를 다녀오는 왕복 110㎞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출퇴근 시간 도심과 고속화도로에서 실제 연비를 알아보는 것에 집중했다. 또 기존 모델보다 강화된 운동능력도 점검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높은 연비만큼 독특한 디자인도 유명하다.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형이상학적인 범퍼 디자인은 쉽게 익숙해지기 힘든 모습이다. 모든 디자인 요소에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포함됐다. 전면부는 엠블럼을 꼭지점을 하는 `트라이앵글` 실루엣에 무게중심을 기존 대비 70㎜가량 낮췄다. 전고도 기존 대비 20㎜ 내리고, 지붕 최고점을 170㎜ 앞에 배치해서 세계최고 수준 공기저항계수(CD) 0.24를 구현했다. 헤드 램프는 하이빔과 로빔 기능을 갖춘 `바이빔 LED 램프`를 적용했다.
차체 크기는 기존 프리우스보다 커졌다. 전장은 60㎜ 길어진 4540㎜, 전폭도 15㎜ 늘어난 1760㎜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해치백보다 세단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뒷모습도 미래지향적이다. 리어스포일러 위치가 기존 대비 55㎜ 낮아져 공기저항을 줄였다. 면발광 LED를 적용한 테일램프는 프리우스 정체성을 강조했다.
차체가 커진 만큼 실내 공간 활용도는 훨씬 커졌다. 휠베이스는 2700㎜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패키징 기술 개선을 통해 훨씬 넓은 실내공간과 트렁크 공간을 구현했다. A필러(후드에서 지붕으로 연결되는 기둥) 두께를 줄이면서 유리창을 설치하고, 대시보드 높이를 낮추는 등 개방감을 높이기 위한 흔적이 돋보였다. 뒷좌석은 신장 180㎝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공간과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트렁크는 502리터로, 골프백 4개까지 실을 수 있었다.
앞좌석은 단순하지만 필요한 기능을 다 갖췄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LCD 클러스터 페시아(계기판)은 속도, 에코지수,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은 버튼을 최소화하고, 터치 형식으로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공조장치 등을 조작하게 제작됐다. 하얀 도자기색 프런트 콘솔에는 컵홀더와 스마트폰 무선충전장치가 설치됐다. 스티어링 휠은 특수재질을 적용하고 적당한 두께를 갖춰 파지감이 좋았다.
프리우스 최대 개선 사항 중 하나는 시트다. 스프링 특성을 최적화해, 허리나 근육에 대한 부담이 적은 골반 각도를 실현했다. 시트 내 쿠션패드 소재나 두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좌골부에 집중되기 쉬운 압력을 주위로 분산해 몸을 감싸는 것 같은 느낌을 구현했다. 또 눈에 보이고, 몸에 닿는 부분 마감재 질감을 높여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열효율을 기존 38.5%에서 40%까지 끌어올린 1.8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연비개선을 이뤄냈다. 특히 엔진 개입을 최소화시키고 전기모터 활용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최고속도 시속 110㎞까지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최고속도 시속 60㎞까지 가능했다. 새롭게 개발한 니켈수소 배터리는 크기를 10% 줄이고, 충전성능을 28% 향상시켰다.
`파워` 버튼을 누르고 시동을 걸어보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계기판이 켜지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다는 것을 모를 정도였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잠실 도심을 주행할 때도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조용했지만, 힘이 부족하지 않았다. 계기판에 표시된 에코-파워 게이지를 의식하면서 연비주행을 하면 시내에서는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했다. 통상 시속 70㎞ 속도까지는 엔진 개입이 거의 없었다. 시내 주행에서 얻은 연비는 50㎞/ℓ에 가까웠다.
올림픽대로에 들어서서 속도를 높이자 엔진이 즉각 개입했다. 시속 70~100㎞ 속도에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번갈아가면서 차량을 끌고 나갔다. 구름 위를 달리는 것 같은 승차감은 탑승자를 편안하게 했다. 주행모드를 파워모드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보면 완전히 다른 성격을 보여줬다. 엔진소리가 시끄럽게 나면서 앞으로 튀어나갔다. 고속 주행 안정감과 선회능력도 좋아졌다. 토요타 새로운 플랫폼 `TNGA`와 초공장력강판을 확대 적용하면서 차체 강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최종연비는 34.5㎞/ℓ였다. 전체 주행 90% 가량을 연비 주행을 한 결과지만, 공인연비보다 57%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일상 주행을 펼치더라도 25~6㎞/ℓ 수준 연비는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4세대 프리우스 S트림 가격은 3890만원이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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