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캠리 2.5 페이스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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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는 토요타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전세계 판매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코롤라도 있지만 존재감에서는 캠리가 앞선다. 북미시장 시장서는 포드, 쉐보레, 램 픽업 등이 최고의 판매량을 누리고 있는데 이들과 판매량 경쟁을 하는 세단으로 캠리가 유일하다.
그런 캠리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신형 캠리가 처음 국내에 출시됐을 때 103가지 디테일을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2천여가지 부품이 변경됐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말 디자인과 구성, 안전성까지 전방위적으로 변화가 이뤄진 신형 캠리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토요타는 루프를 제외한 모든 부분의 디자인을 바꿨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외관만 놓고 보면 거의 모델체인지에 가까울 수준의 진화를 보여준다. 초기형 캠리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전면부 그릴 부위는 상급 아발론에서 시작된 디자인 특징을 기초로 한다. 디자인에 대한 완성도를 떠나 최근 토요타-렉서스가 지향하는 디자인의 방향성을 확실히 읽어낼 수 있다. 쉽게는 ‘입’을 크게 벌린 것 같은 디자인 말이다. 헤드램프 디자인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여기에는 LED 라이트도 갖춰졌다. 토요타는 준중형 코롤라에도 LED 라이트를 적용시킬 정도로 LED 라이트 채용에 적극적이다. 범퍼 양 측면에 얇게 자리한 LED 주간주행등은 방향지시등 역할도 병행한다.
측면부는 한층 부드러워진 실루엣을 갖는다. 각진 세단의 멋을 보여주던 기존 디자인에서 방향을 바꾼 것. 후면부의 리어램프는 ‘ㄱ’자에서 역삼각형으로 변했다. 리어램프 사이에는 두꺼운 크롬 장식을 추가하기도 했다. 각졌던 트렁크와 범퍼도 보다 부드럽게 다듬어졌다.
인테리어 분위기는 기존 모델 대비 큰 차이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와 고급스러움에서 한층 나아진 느낌을 전한다. 스티어링휠도 기존 4스포크 형식에서 3스포크로 변경됐다. 가죽 질감도 좋아진 듯 하다.
토요타는 계기판을 3차원 디자인으로 꾸몄다고 발표했다. 푸른색을 바탕으로 디테일이 좋아지긴 했지만 3차원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시인성 만큼은 좋다. 계기판 중앙에는 4.2인치 디스플레이가 추가돼 있다. 컬러는 물론 애니메이션 기능까지 지원한다. 덕분에 다양한 정보를 쉽고 깔끔하게 득할 수 있다. 렉서스를 경험했던 소비자에게 익숙하게 느껴질 구성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등 실내 곳곳을 소프트한 소재로 꾸몄다. 여기에 스티칭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보여주고자 했다. 모양만 낸 것이 아니라 실제 박음질이다. 또, 실내 장식을 새틴 크롬으로 꾸몄다. 이는 렉서스가 내세우는 구성요소이기도 하다. 캠리가 그만큼 고급스러워졌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크게 바뀐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각종 버튼들의 사이즈를 키운 것이 눈에 띈다. 처음 보면 놀랄 수준이다. 단순히 버튼 사이즈를 키운 것 뿐만이 아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상의 메뉴들도 크게 표기된다. 이 정도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겠다. 단순히 버튼만 커진 것이 아니다. 조작감 또한 고급스러워졌다.
사운드 시스템은 JBL 제품을 사용하며 스피커 개수는 10개다. 스펙에서 경쟁모델을 능가하며 실제 사운드도 만족스럽다. 동급 모델 알티마는 BOSE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운드에 대한 만족도는 캠리 쪽이 높게 느껴진다.
앞좌석과 뒷좌석 공간서 변화는 없다. 여전히 넓고 편안하며 안락함을 중시한 설정을 갖췄다. 하지만 미국서 경쟁하는 현대 쏘나타가 뒷좌석 공간의 이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사이즈를 확대해 보는 것도 좋겠다.
트렁크 크기는 436리터 용량을 갖는다. 수치적으로 봤을 때 보편적인 수준이지만 돌출부위가 다소 많다는 점이 아쉽다. 여기에 트렁크 상단에 금속 선들이 눈에 띈다는 점 또한 아쉬움을 가중 시킨다. 무엇인가 정리가 안돼 보이는 느낌이다. 뒷좌석 시트의 폴딩을 통해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다. 다만 통로의 너비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실내외를 살펴봤으니 본격적인 주행 테스트에 나설 차례다. 토요터는 캠리의 디자인과 구성 외에도 주행성능까지 다듬었다는 의견을 전했다.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토요타 특유의 건조한 엔진음이 실내로 스며든다.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수준이다. 만족스럽지만 건조한 엔진음이 들려오기에 아주 조용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테스트 장비를 통해 측정된 아이들 소음은 41dBA 수준이었다. 기존 모델은 36.5dBA 수준. 토요타는 방음 부분에도 신경 썼다고 했지만 측정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이 부분의 해당 차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테스트카는 사고 이력을 갖고 있었다.)
주행을 시작하니 엔진 소음이 말끔히 사라졌다. 특히 시속 80km로 주행하고 있을 때의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이 뛰어났다. 이때 측정된 소음 수치는 58.5dBA다. 보편적인 중형 세단이 60dBA 전후의 소음을 갖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좋은 수준임에 분명하다. 기존 캠리는 80km/h 주행서 60dBA 수준의 소음을 보인 바 있다.
일상적인 주행감은 부드럽다. 여기서 부드럽다는 것은 하체가 아닌 차량이 굴러가는 것 자체를 의미한다. 뭔가 고급 베어링을 사용해 사르르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느낌이다. 변속 충격도 느끼기 힘든 수준이다.
가속페달을 밟아 최대 발진 가속능력을 끌어내본다. 폭발적인 것은 아니지만 2.5리터 모델로는 무난한 성능임이 분명하다. 엔진 회전질감이 뛰어나다고 볼 수준은 아니지만 회전수를 높이는데 있어 부담스런 요소는 없었다. 또한 고 rpm에서 느껴지는 마력감도 좋은 편이었다.
캠리에 탑재된 엔진은 4기통 2.5리터 자연흡기 방식이다. 이 엔진은 최대 181마력과 23.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현재 트렌드로 봤을 때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수치보다 실제 주행서 발휘되는 성능이 좋았다.
계측기에서 실구동 출력도 측정해봤다. 결과는 155마력과 20.2kg.m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나 과거 우리팀에 계측한 151마력, 토크 19.1kg.m보다 소폭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구동손실률 역시 14%대로 낮아졌다.
공식 제원상 수치 변화는 없지만 구동 효율이 조금 더 나아진 느낌이 크다. 그 때문인지 가속 측정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캠리는 정밀 계측장비를 통한 0-100km/h까지의 도달에서 8.63초를 기록해 냈다. 기존 캠리 기록인 9.1초와 비교해 0.5초가량 앞당겨진 수치다.
고속도로에서 기존 모델의 불만사항이던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점검해 봤다. 기존 토요타의 크루즈 컨트롤은 아쉬움을 키우는 부분 중 하나였다. 크루즈 컨트롤에 대한 미세 설정이 불가능해 내가 어떤 속도로 설정했는지 확인하기 힘들었다. 레버로 속도를 조절해도 어느 때는 3km/h씩, 어느때는 5km/h씩 늘기도 하는 등 제 각각인 모습 또한 보였었다. 또한 설정된 속도를 원만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빨라졌다 느려졌다를 반복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버전에서는 이런 불만이 말끔히 해소됐다. 디지털 방식으로 설정 속도를 표시해주고 1km/h 단위로 정확하게 속도를 표기하기 때문이다. 소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기존의 단점을 개선함으로써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테스트장소를 와인딩 로드로 옮겨 종합적인 주행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차를 잠시 세운 뒤 가속 테스트부터 다시 시작했다. 역시나 큰 불만 없는 가속력이 연출된다. 그리고 첫번째 코너에 들어서며 스티어링 휠을 돌린다.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느낀 것은 서스펜션의 변화였다. 기존모델 대비 승차감이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주행 성능이 향상됐다. 과거 모델이 단순 컴포트한 성향에 기울어 있었다면 현재는 성능과 승차감 사이서 타협하려 한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분명 서스펜션의 셋업 완성도는 높아 졌다. ‘전륜과 후륜 서스펜션을 전면 개선’했다고 언급한 토요타 측의 주장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서스펜션과 함께 핸들링에 대한 만족감도 높아졌다. 스티어링을 조작 때 느껴지는 감각적인 부분이 잘 살아나기 때문이다. 차체에서 전해지는 느낌도 좋다. 이 부분에 대해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충돌 안전성 향상을 위한 강성 확보의 일환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스티어링 시스템도 업데이트 받았다고 한다. 분명 조정성의 향상이 돋보인다. 이제는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코너링 속도가 빨라진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타이어의 한계 때문이다. 캠리에는 브리지스톤의 투란자 EL400 제품이 쓰인다. 이 타이어는 내마모성과 소음 감소를 우선시 한다. 이와 같은 타이어 특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캠리와 세단서는 성능 보다 컴포트한 측면을 내세운 타이어가 잘 어울리긴 한다.
코스 내에서 꾸준히 가감속을 시도하며 제동력도 점검해 봤다. 그리고 계측장비를 통해 100km/h에서 정지시킬 때의 거리를 측정했다. 그 결과 41.4m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형세단으로써 경쟁력 있는 수치다. 하지만 타이어의 성능이 보강되면 거리가 더 줄어들 것이다. 여담이지만 0-100km/h 발진 가속 때 발생한 약간의 휠스핀이 기록을 소폭 늦췄으며 제동 때 역시 타이어의 그립이 소폭 늘어난 제동거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리의 성격으로 비춰볼 때 부족하지 않은 성능임에 분명하다.
또한 제동거리 자체보다 반복되는 테스트에서 지치지 않고 일정 성능을 유지했다는 점이 좋았다. 토요카는 2스테이지 브레이크 부스터를 새롭게 적용했다고 하는데 이를 떠나 운전자가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잠시 정리를 해보자. 신형 캠리는 디자인을 바꾸고 실내 구성에 대한 경쟁력을 키웠다. 여기에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시스템의 변경으로 주행성능까지 향상시켰다. 이에 맞춰 브레이크 시스템도 다시 손봤다. 주행소음도 낮췄다. 차체 구조 강성 향상을 통해 미국 IIHS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Good’으로 통과해 TSP+ 등급까지 획득해 냈다. 또한 국내서 판매되는 동급 모델로는 유일하게 4세대 에어백을 기초로 총 10개의 에어백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개선되고 좋아졌다. 디자인의 가벼운 변경을 넘어선 풀모델 체인지급의 변화를 적용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떨까? 기존모델의 출시 가격은 3,390만원이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 받아 40만원이 낮아진 바 있다. 페이스리프트 버전의 캠리는 이 40만원을 회복시켰다. 물론 이 부분이 아쉽긴 하다. 어떻게 보면 이정도 페이스리프트가 적용됐음에도 3년전 가격을 유지하고 있음에 박수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물론 “가격은 00만원이 높아졌지만 소비자 선호 옵션을 추가해 00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업체들이 본받을 부분이긴 하다.
모든 것에 대한 변화와 경쟁력 강화, 그리고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까지. 우리팀이 토요타 캠리의 가격대비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던 이유다.
그런 캠리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신형 캠리가 처음 국내에 출시됐을 때 103가지 디테일을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2천여가지 부품이 변경됐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말 디자인과 구성, 안전성까지 전방위적으로 변화가 이뤄진 신형 캠리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토요타는 루프를 제외한 모든 부분의 디자인을 바꿨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외관만 놓고 보면 거의 모델체인지에 가까울 수준의 진화를 보여준다. 초기형 캠리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전면부 그릴 부위는 상급 아발론에서 시작된 디자인 특징을 기초로 한다. 디자인에 대한 완성도를 떠나 최근 토요타-렉서스가 지향하는 디자인의 방향성을 확실히 읽어낼 수 있다. 쉽게는 ‘입’을 크게 벌린 것 같은 디자인 말이다. 헤드램프 디자인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여기에는 LED 라이트도 갖춰졌다. 토요타는 준중형 코롤라에도 LED 라이트를 적용시킬 정도로 LED 라이트 채용에 적극적이다. 범퍼 양 측면에 얇게 자리한 LED 주간주행등은 방향지시등 역할도 병행한다.
측면부는 한층 부드러워진 실루엣을 갖는다. 각진 세단의 멋을 보여주던 기존 디자인에서 방향을 바꾼 것. 후면부의 리어램프는 ‘ㄱ’자에서 역삼각형으로 변했다. 리어램프 사이에는 두꺼운 크롬 장식을 추가하기도 했다. 각졌던 트렁크와 범퍼도 보다 부드럽게 다듬어졌다.
인테리어 분위기는 기존 모델 대비 큰 차이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와 고급스러움에서 한층 나아진 느낌을 전한다. 스티어링휠도 기존 4스포크 형식에서 3스포크로 변경됐다. 가죽 질감도 좋아진 듯 하다.
토요타는 계기판을 3차원 디자인으로 꾸몄다고 발표했다. 푸른색을 바탕으로 디테일이 좋아지긴 했지만 3차원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시인성 만큼은 좋다. 계기판 중앙에는 4.2인치 디스플레이가 추가돼 있다. 컬러는 물론 애니메이션 기능까지 지원한다. 덕분에 다양한 정보를 쉽고 깔끔하게 득할 수 있다. 렉서스를 경험했던 소비자에게 익숙하게 느껴질 구성이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등 실내 곳곳을 소프트한 소재로 꾸몄다. 여기에 스티칭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보여주고자 했다. 모양만 낸 것이 아니라 실제 박음질이다. 또, 실내 장식을 새틴 크롬으로 꾸몄다. 이는 렉서스가 내세우는 구성요소이기도 하다. 캠리가 그만큼 고급스러워졌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크게 바뀐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각종 버튼들의 사이즈를 키운 것이 눈에 띈다. 처음 보면 놀랄 수준이다. 단순히 버튼 사이즈를 키운 것 뿐만이 아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상의 메뉴들도 크게 표기된다. 이 정도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겠다. 단순히 버튼만 커진 것이 아니다. 조작감 또한 고급스러워졌다.
사운드 시스템은 JBL 제품을 사용하며 스피커 개수는 10개다. 스펙에서 경쟁모델을 능가하며 실제 사운드도 만족스럽다. 동급 모델 알티마는 BOSE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운드에 대한 만족도는 캠리 쪽이 높게 느껴진다.
앞좌석과 뒷좌석 공간서 변화는 없다. 여전히 넓고 편안하며 안락함을 중시한 설정을 갖췄다. 하지만 미국서 경쟁하는 현대 쏘나타가 뒷좌석 공간의 이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사이즈를 확대해 보는 것도 좋겠다.
트렁크 크기는 436리터 용량을 갖는다. 수치적으로 봤을 때 보편적인 수준이지만 돌출부위가 다소 많다는 점이 아쉽다. 여기에 트렁크 상단에 금속 선들이 눈에 띈다는 점 또한 아쉬움을 가중 시킨다. 무엇인가 정리가 안돼 보이는 느낌이다. 뒷좌석 시트의 폴딩을 통해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다. 다만 통로의 너비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실내외를 살펴봤으니 본격적인 주행 테스트에 나설 차례다. 토요터는 캠리의 디자인과 구성 외에도 주행성능까지 다듬었다는 의견을 전했다.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토요타 특유의 건조한 엔진음이 실내로 스며든다.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수준이다. 만족스럽지만 건조한 엔진음이 들려오기에 아주 조용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테스트 장비를 통해 측정된 아이들 소음은 41dBA 수준이었다. 기존 모델은 36.5dBA 수준. 토요타는 방음 부분에도 신경 썼다고 했지만 측정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이 부분의 해당 차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테스트카는 사고 이력을 갖고 있었다.)
주행을 시작하니 엔진 소음이 말끔히 사라졌다. 특히 시속 80km로 주행하고 있을 때의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이 뛰어났다. 이때 측정된 소음 수치는 58.5dBA다. 보편적인 중형 세단이 60dBA 전후의 소음을 갖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좋은 수준임에 분명하다. 기존 캠리는 80km/h 주행서 60dBA 수준의 소음을 보인 바 있다.
일상적인 주행감은 부드럽다. 여기서 부드럽다는 것은 하체가 아닌 차량이 굴러가는 것 자체를 의미한다. 뭔가 고급 베어링을 사용해 사르르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느낌이다. 변속 충격도 느끼기 힘든 수준이다.
가속페달을 밟아 최대 발진 가속능력을 끌어내본다. 폭발적인 것은 아니지만 2.5리터 모델로는 무난한 성능임이 분명하다. 엔진 회전질감이 뛰어나다고 볼 수준은 아니지만 회전수를 높이는데 있어 부담스런 요소는 없었다. 또한 고 rpm에서 느껴지는 마력감도 좋은 편이었다.
캠리에 탑재된 엔진은 4기통 2.5리터 자연흡기 방식이다. 이 엔진은 최대 181마력과 23.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현재 트렌드로 봤을 때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수치보다 실제 주행서 발휘되는 성능이 좋았다.
계측기에서 실구동 출력도 측정해봤다. 결과는 155마력과 20.2kg.m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나 과거 우리팀에 계측한 151마력, 토크 19.1kg.m보다 소폭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구동손실률 역시 14%대로 낮아졌다.
공식 제원상 수치 변화는 없지만 구동 효율이 조금 더 나아진 느낌이 크다. 그 때문인지 가속 측정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캠리는 정밀 계측장비를 통한 0-100km/h까지의 도달에서 8.63초를 기록해 냈다. 기존 캠리 기록인 9.1초와 비교해 0.5초가량 앞당겨진 수치다.
고속도로에서 기존 모델의 불만사항이던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점검해 봤다. 기존 토요타의 크루즈 컨트롤은 아쉬움을 키우는 부분 중 하나였다. 크루즈 컨트롤에 대한 미세 설정이 불가능해 내가 어떤 속도로 설정했는지 확인하기 힘들었다. 레버로 속도를 조절해도 어느 때는 3km/h씩, 어느때는 5km/h씩 늘기도 하는 등 제 각각인 모습 또한 보였었다. 또한 설정된 속도를 원만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빨라졌다 느려졌다를 반복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버전에서는 이런 불만이 말끔히 해소됐다. 디지털 방식으로 설정 속도를 표시해주고 1km/h 단위로 정확하게 속도를 표기하기 때문이다. 소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기존의 단점을 개선함으로써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테스트장소를 와인딩 로드로 옮겨 종합적인 주행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차를 잠시 세운 뒤 가속 테스트부터 다시 시작했다. 역시나 큰 불만 없는 가속력이 연출된다. 그리고 첫번째 코너에 들어서며 스티어링 휠을 돌린다.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느낀 것은 서스펜션의 변화였다. 기존모델 대비 승차감이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주행 성능이 향상됐다. 과거 모델이 단순 컴포트한 성향에 기울어 있었다면 현재는 성능과 승차감 사이서 타협하려 한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분명 서스펜션의 셋업 완성도는 높아 졌다. ‘전륜과 후륜 서스펜션을 전면 개선’했다고 언급한 토요타 측의 주장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서스펜션과 함께 핸들링에 대한 만족감도 높아졌다. 스티어링을 조작 때 느껴지는 감각적인 부분이 잘 살아나기 때문이다. 차체에서 전해지는 느낌도 좋다. 이 부분에 대해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충돌 안전성 향상을 위한 강성 확보의 일환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스티어링 시스템도 업데이트 받았다고 한다. 분명 조정성의 향상이 돋보인다. 이제는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코너링 속도가 빨라진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타이어의 한계 때문이다. 캠리에는 브리지스톤의 투란자 EL400 제품이 쓰인다. 이 타이어는 내마모성과 소음 감소를 우선시 한다. 이와 같은 타이어 특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캠리와 세단서는 성능 보다 컴포트한 측면을 내세운 타이어가 잘 어울리긴 한다.
코스 내에서 꾸준히 가감속을 시도하며 제동력도 점검해 봤다. 그리고 계측장비를 통해 100km/h에서 정지시킬 때의 거리를 측정했다. 그 결과 41.4m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형세단으로써 경쟁력 있는 수치다. 하지만 타이어의 성능이 보강되면 거리가 더 줄어들 것이다. 여담이지만 0-100km/h 발진 가속 때 발생한 약간의 휠스핀이 기록을 소폭 늦췄으며 제동 때 역시 타이어의 그립이 소폭 늘어난 제동거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리의 성격으로 비춰볼 때 부족하지 않은 성능임에 분명하다.
또한 제동거리 자체보다 반복되는 테스트에서 지치지 않고 일정 성능을 유지했다는 점이 좋았다. 토요카는 2스테이지 브레이크 부스터를 새롭게 적용했다고 하는데 이를 떠나 운전자가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잠시 정리를 해보자. 신형 캠리는 디자인을 바꾸고 실내 구성에 대한 경쟁력을 키웠다. 여기에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시스템의 변경으로 주행성능까지 향상시켰다. 이에 맞춰 브레이크 시스템도 다시 손봤다. 주행소음도 낮췄다. 차체 구조 강성 향상을 통해 미국 IIHS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Good’으로 통과해 TSP+ 등급까지 획득해 냈다. 또한 국내서 판매되는 동급 모델로는 유일하게 4세대 에어백을 기초로 총 10개의 에어백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개선되고 좋아졌다. 디자인의 가벼운 변경을 넘어선 풀모델 체인지급의 변화를 적용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떨까? 기존모델의 출시 가격은 3,390만원이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 받아 40만원이 낮아진 바 있다. 페이스리프트 버전의 캠리는 이 40만원을 회복시켰다. 물론 이 부분이 아쉽긴 하다. 어떻게 보면 이정도 페이스리프트가 적용됐음에도 3년전 가격을 유지하고 있음에 박수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물론 “가격은 00만원이 높아졌지만 소비자 선호 옵션을 추가해 00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업체들이 본받을 부분이긴 하다.
모든 것에 대한 변화와 경쟁력 강화, 그리고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까지. 우리팀이 토요타 캠리의 가격대비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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