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크로스 컨트리(V60)와 자전거의 컬래버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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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컨트리(V60)',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라인은 품종 개량으로 탄생한 기이한 모델이기도 하다. 라이드매거진은 이미 수차례 크로스컨트리 모델들을 경험했다. 그런데 또 크로스컨트리(V60)를 시승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이번 시승은 조금 다르다. 자전거와 컬래버레이션 시승이기 때문이다. 자전거 캐리어가 달린 크로스컨트리(V60)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자전거를 싣고 함께 달려봤고, 그에 따른 장점과 단점을 느껴봤다.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 차만의 독특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얹고, 잠그면 끝!
시승차를 받고 많은 고민에 휩싸였다. 자전거 라이더를 섭외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자전거, 오토바이를 모두 다루고 있는 라이드매거진이 자전거 라이더를 섭외하기 어렵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급하게 일정이 잡힌 시승이었고 자전거팀과 스케줄 조율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라이더를 섭외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팀원들과 나눴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 동료 기자가 자전거 캐리어를 구매했다는 얘기다. 동료 기자와 의논 끝에 크로스컨트리(V60)의 키를 맡겼다.
동료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전거 캐리어는 트렁크에 끼워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자랑이라도 하듯 손수 캐리어를 본인의 차에 장착하기 시작했다. 기자는 "한번 장착하려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에요"라며 혼잣말을 했다. 실제로 트렁크에 고정을 시키고 자전거를 얹어 다시 한번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번거로움도 번거로움이지만 도난의 위험이 있다는 것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짐일 것이다.
장착했던 자전거를 다시 내리고 크로스컨트리(V60)에 올렸다. 생각보다 방법은 간단했다. 양 바퀴를 레일에 얹고 홀더에 프레임을 고정시키고 양 바퀴를 조여주기만 하면 끝이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또 캐리어에 달린 록키트를 이용해 잠그기만 하면 자전거를 도난당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
시승차에는 적재물 캐리어와 자전거 홀더가 장착되어 있었다. 적재물 캐리어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재질로 이뤄져 있고, 무게는 4.0kg, 길이는 1,180mm다. 또 최대 75kg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여기에 추가로 장착된 자전거 홀더는 길이와 폭이 각각 1,450mm, 324mm다. 최대 적재 가능 중량은 20kg이고 이 홀더를 장착할 경우 최대 시속 130km 이하로 주행해야 한다.
자전거와 함께 달리다
시승차는 크로스컨트리(V60) D4 AWD,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왜건 모델인 V60을 바탕으로 SUV의 장점을 녹여 만들어낸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디자인은 이미 라이드매거진을 통해 설명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시승에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자전거를 캐리어에 싣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이 차 보닛 아래에는 2.4리터 직렬 5기통 트윈터보 디젤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4,000), 최대토크 42.8kg.m(@1,500~3,000)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에 6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매칭 된다. 또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차는 가변형 4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렸다. 수치상으로는 그렇게 뛰어난 출력은 아니지만 실제로 차를 몰아보면 디젤엔진 특유의 묵직함을 무기로 차를 밀어붙이는 게 인상적이다.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모델을 모두 경험해봤지만 개인적으로는 크로스컨트리(V60)에 대한 만족감이 제일 높았다. 그만큼 믿음직스럽게 움직여줬다는 말이다.
부드러운 주행 질감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렇게 달리다 연속되는 코너를 만났다. 루프에 자전거를 싣고 있다는 것을 잊은 채 과감하게 코너를 돌아나갔다. 언더스티어 성향이 살짝 나타나긴 했지만 운전자가 불안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차는 가변형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반적인 노면에서는 전륜에 모든 힘이 전달되고 노면의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후륜으로 최대 50%까지 구동력을 배분한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루프에 장착한 자전거가 떠올랐다. 물론 캐리어가 허용하는 최대 속도 내에서 달린 것이다. 굴곡이 있는 노면에서도 자전거를 꽉 잡고 있었고,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자전거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꾀나 안정적으로 자전거를 잡고 있어 괜히 믿음직스러웠다.
물론 루프에 캐리어를 장착하면 단점도 있다. 바로 소음이다. 루프에 장착된 캐리어가 공기의 흐름을 방해해 자연적으로 풍절음이 발생한다. 속도를 조금 높이면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은 생각보다 크게 들렸다. 트렁크에 장착하는 캐리어는 심한 풍절음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이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번거로움을 포기하면 풍절음을 참아야 하고, 조용함을 원한다면 수고스러움을 감안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루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제외하면 차 자체에서 나타나는 소음과 진동은 상당히 적었다.
또 한가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바로 공간이다.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왜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널찍한 트렁크 공간은 이 차의 큰 매력 중 하나다. 어지간한 짐을 실어도 공간은 부족하지 않았다. 정말 많은 짐을 실어야 한다면 2열 시트를 접으면 무리 없이 짐을 적재할 수 있다. 여기에 높은 차체로 오프로드도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은 크로스컨트리(V60)가 가진 특권이 아닌가 싶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매력
자동차라는 것은 타는 사람마다 활용하는 방법이 다르다. 편안함을 추구해 세단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높은 시야, 활용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SUV를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 시승한 크로스컨트리(V60)은 모든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차다. 편안함은 물론 왜건의 공간 활용성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험난한 길도 가속페달에 발만 얹으면 갈 수 있는 SUV의 매력은 덤이다. 거기에 편리한 방법으로 화물이나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캐리어는 인상적이었다. 그에 따르는 풍절음 같은 단점은 감안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팔색조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크로스컨트리(V60)은 당당히 구매 리스트에 올릴만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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