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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캐딜락, 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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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은 제한적으로 성장해 왔다.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이 시장에는 렉서스 GS, 재규어 XF, 캐딜락 CTS도 있다.

이번에는 캐딜락 CTS에 대해 다뤄보기로 하자. 사실 CTS는 시장에서 안 팔리는 프리미엄 세단 중 하나로 꼽힌다. 사실 경쟁 차인 렉서스 GS와 재규어 XF도 잘 만들어진 모델이다. 너무 E-클래스나 5시리즈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엠블럼 변경에 중심 둔 조용한 변화

CTS는 정말 조용하게 부분 변경됐다. 언제부터인가 엠블럼을 바꿔 달기 시작했으며, 또 언제부턴가 변속기를 8단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렇게 현재의 CTS가 판매되고 있다.

외관의 변화는 새로운 엠블럼에 있다. 방패 문양을 감싸고 있던 월계수 디자인이 생략된 새로운 엠블럼이 실내외에 사용됐다. 그릴 디자인도 한층 간결한 가로줄 형태로 변경됐다. 기능적으로 보면 오토 하이빔을 비롯한 벤딩라이트 기능을 지원한다. 경쟁 모델들이 하나둘씩 LED 헤드라이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캐딜락도 빠른 도입을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나머지 디자인은 동일하다. 헤드램프부터 수직으로 내려오는 LED 조명은 물론 각진 형태의 디자인이 CTS의 멋을 부각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특히 이러한 CTS의 디자인은 멀리서부터 확실히 다른 존재감을 느끼게 해준다.

후면 번호판 부분을 살펴보면 2개의 카메라가 자리한다. 하나는 후방카메라용, 다른 하나는 카메라 영상을 리어뷰 미러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거울 대신 카메라를 통한 영상을 통해 넓은 후방 시야를 보여주도록 한다. 일반적인 리어뷰 미러와 카메라 미러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거울 안쪽에 모니터를 설치한 구조다. 때문에 낮에는 반사 때문에 영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밤에 잘 보이는 것도 아니다. 야간에는 카메라가 받는 빛 부족 한계로 화질에 아쉬움이 생긴다. 앞을 보다가 리어뷰 미러를 볼 때 초점이 바뀌어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는 점도 아쉽다. 종합적으로 시도는 좋았지만 활용도는 그다지.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 의미를 두자.

인테리어는 고광택 블랙 트림을 폭넓게 써 고급스러운 감각을 연출하고자 했다. 물론 오염에 약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대부분의 버튼은 터치식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컵 홀더 덮개를 비롯해 센터페시아 커버, 글로브 박스, 리어 선셰이드 등을 전동으로 작동시킨다.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는 요소다.

새로운 기능으로 무선 충전 시스템이 추가됐다. 자동 주차 기능도 업그레이드 시켜 기존 평행 주차에 직각 주차까지 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 됐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인식률도 높아 수월하게 작동된다는 점도 좋다.

안전 경고 햅틱 시트와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사각지대 경고 등 구성적으로 만족스럽다. 여기에 차선을 넘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스티어링 휠이 개입해 차선을 유지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E-클래스, 5시리즈, S90 등이 모두 반자율 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한 단계 낮은 기능이긴 하다. 캐딜락도 ‘슈퍼 크루즈’라는 이름의 반자율 주행 기능을 개발 중인데 조기 상용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CTS 출시 이후 신형 E-클래스, 5시리즈, S90 등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아진 모습이다. 새로운 강자들에 맞서기 위한 캐딜락의 카드는 동급 최고 성능의 파워트레인이다. 엔진만 동급 최고가 되지 않기 위해 변속기도 6단에서 8단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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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2.0리터 엔진으로 딱 3.0~3.5리터 자연흡기 엔진 정도의 성능만 갖도록 설정했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조금은 보수적인 설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겠다. 하지만 캐딜락은 조금 더 높은 출력과 토크를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냥 호기롭게 출력과 토크만 높인 것은 아니다. 캐딜락이 사용하는 GM의 2.0리터 터보 엔진에는 꽤 많은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벌써 이 엔진은 3세대로 발전해 있다.

3세대로 진화한 2.0리터 터보 엔진

GM이 4기통 2.0리터 터보 엔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다. 당시 GM 산하에 있었던 사브가 개발을 주도했고 그때만 해도 흔치 않았던 알루미늄 실린더헤드를 갖췄다. 미쓰비시의 TD04 터보차저를 사용해 0.85바에서 210마력까지 이끌어냈다. 당시만 해도 매우 높은 성능이었다. 그리고 이 엔진을 사용했던 사브의 9-3 에어로는 다수의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바 있다.

2세대 엔진도 한때 우리나라에 들어왔었다. GM대우가 수입해 판매했던 G2X를 통해서다. 2리터 터보 엔진으로 당시 260마력까지 뽑아냈다. 현재 기준에서 봐도 상당히 높은 출력이다. 엔진에는 직분사 시스템이 도입됐고 밸브는 스포츠카인 콜벳에 사용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 것을 공유했다. 터보차저의 부스트 압력도 1.4바까지 높아졌다.

이 밖에 출력을 290마력까지 높일 수 있는 터보 업그레이드 키트도 판매했다. GM 퍼포먼스 파츠(GM Performance Parts)에서 운영했던 것으로, 당시 이 키트의 가격은 70만원에 불과했다.

그리고 3세대 엔진이 지금 사용되는 사양이다. ATS를 통해 도입됐으며, 현재는 캐딜락의 다양한 모델은 물론 쉐보레 말리부, 오펠 인시그니아 등에도 탑재된다. 과급기도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로 변경됐으며, 전제 제어되는 웨이스트 게이트와 바이패스 밸브를 갖췄다. 이를 통해 터보 엔진 특유의 약점인 반응성을 개선했다. 이 엔진은 7천 rpm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능과 효율을 높이면서 내구성까지 향상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엔진의 성능을 뒷받침해주는 변속기는 역시 GM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CT6를 통해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2리터 터보 엔진과 매칭 되는 변속기는 8L45라는 이름을 갖는다. 토크 대응력이 45kg.m 수준으로, 카마로 SS 등에 사용되는 8L90 변속기 대비 15kg 가량 가볍게 만들어졌다.

8단 변속기 달았지만 가속력이 더 느려졌다?

이러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CTS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계측을 시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험 결과 7.27초를 기록했다. 볼보 S90 T5가 7.31초, 4륜 시스템을 갖춘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도 7.66초를 작성한 것을 생각했을 때 CTS의 동력 성능은 수준급이다.

참고로 우리가 처음 테스트한 2014년형 CTS는 6.5초를 기록한 바 있다. 그보다 가속이 늦어졌다. 변속기가 더 좋아졌음에도 가속력이 떨어진 것은 급발진 때의 휠스핀 때문이다. 8단 변속기는 기존의 6단 대비 최종 감속비를 키웠다. 1~2단 기어비도 크다. 즉, 초기에 더 큰 토크를 실어주는 셋업이기 때문에 같은 타이어를 쓰는 경우 휠스핀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만약 그립이 좋은 스포츠 타이어를 장착했다면 6초대 초반을 마크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CTS가 휠에서 만들어내는 출력과 토크를 확인했다. 측정 결과는 약 228마력과 36.94kg.m의 토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각각 17.3%와 9.3%의 구동 손실이다. 참고로 온전히 고급유만을 사용했던 모델의 경우 240마력 전후를 뽑아낸다. 아마도 테스트 모델에 일반유가 섞여 운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핸들링 성능도 수준급이다. ATS가 상당히 직관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CTS는 이보다 유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동급 모델과 비춰보면 여전히 다이내믹한 느낌을 전한다. 동급을 기준으로 본다면 직관적이며 빈틈없는 움직임을 보인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 팀은 캐딜락을 가리키며 독일차보다 더 독일차다운 차량이라고 말하고 있다. 캐딜락이 그만큼 잘 만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 독일차들이 과거처럼 스포티함만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뜻이 포함된다. 벤츠야 원래부터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앞세웠으니 논외로 두고 BMW의 성격 변화가 컸다. F10 5시리즈 시절부터 주행 성격이 변하더니 현재의 G30 5시리즈는 차라리 7시리즈에 가까운 감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BMW 소비자들의 요구일 수 있다. 일부 매니아들이 아쉬워할지라도 판매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브랜드는 많이 않다.

그 때문인지 CTS의 감각이 빛을 발한다. 미국차지만 독일차를 능가하는 감각적인 주행성능을 갖췄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갖는 미국차에 대한 편견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과거 독일차들이 전하는 감각적 요소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라면 캐딜락 모델을 타볼 것을 권하고 싶다. 우리 팀이 말하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한 서스펜션 적용이 즐비한 현재 시장 상황에서 CTS는 단단한 부류에 속한다. 테스트 모델은 MRC(Magnetic Ride Control) 서스펜션이 빠진 일반형 서스펜션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반 차량보다는 탄탄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 BMW로 비유하자면 일반 서스펜션과 M 스포츠 서스펜션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감각이다.

물렁거리지 않으니 차량의 반응도 솔직하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했을 때의 즉각적인 움직임도 좋다. 그렇다고 너무 민감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작은 요철 정도는 무난하게 지나치기 때문이다. 이때 어느 정도 푹신거리는 승차감도 느끼게 해준다.

MRC 서스펜션의 부재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주행속도를 높였을 때다. 속도를 높이고 코너를 빠르게 돌다 보면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롤이나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의 움직임이 커진다. 조금은 출렁거린다는 것이다. 물론 아쉬움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차량의 성격으로 볼 때 MRC가 없어도 될 정도로 기본 서스펜션의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어쩌면 MRC 때문에 승차감에서 손해를 본다는 소비자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서스펜션 다음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는 부분은 차체 강성이다. 요철을 빠르게 넘어가도 최초의 ‘쿵’하는 충격 외에 별다른 아쉬움을 만들지 않는다. 잔 진동도 찾아볼 수 없으며, 차체의 흐느적거리는 움직임도 없다. 강성만큼은 돌덩이를 타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인데, 개발 된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차체 부분에 대한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8단 변속기가 ‘보령 미션’이라고?

GM의 새로운 8단 변속기는 투어(Tour) 모드에서 여유로운 변속 감각을, 스포츠(Sport) 모드에서 빠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기어비도 기존 6단 사양과 비교해 보다 촘촘해졌기 때문에 엔진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구간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수동모드로 설정하면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도 자동으로 변속을 진행하지 않는다. 참고로 ATS와 동일한 사양이지만 기어비는 CTS 쪽이 보다 넓은 편이다.

국내 ‘보령 미션’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GM의 변속기가 좋지 않다는 인식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국내서 제조한 초기형 6단 자동변속기의 얘기다. 캐딜락은 GM을 대표하는 최고급 모델이다. 당연히 고급화된 사양을 사용했고 그만큼 빠른 변속을 해준다. 물론 한국에서 생산하지도 않는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나 ZF 8단 변속기의 경우 동력을 연결하고 끊는 감각을 통해 절도감 있는 변속감을 전달한다. 물론 이 과정이 빠르기 때문에 운전자는 빠르고 절도감 있으며 역동적이라고 느끼게 된다. 반면 GM의 8단 자동변속기는 이러한 과정 없이 그대로 기어 단수를 올리거나 내린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처럼 말이다. 뭔가 밋밋한 느낌이 있어 느리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패들을 당기는 것과 동시에 변속을 마친다. 이때 변속기가 의외로 격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한가지 참고할 부분이 있다. 변속기 특성상 미션 오일 온도가 낮으면 저단 영역에서 변속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콜벳이나 카마로 SS 등이 사용하는 8L90 변속기가 토크컨버터의 오버스펙으로 이러한 현상을 겪는데 ATS나 CTS의 8L45 변속기에서도 동일한 특성이 발견된다. 하지만 미션오일 온도가 정상 범위로 올라가게 되면 증상은 사라지니 특성으로 이해하면 된다. 토크 용량이 크다는 점을 이점이라 생각하는 것도 방법일 듯.

동급에서 가장 높은 엔진 성능과 뛰어난 변속기, 완성도 높은 섀시와 차체의 조합으로 CTS는 중형급 세단임에도 상당히 잘 달린다. 그렇다고 코너에서 매우 빠르다는 것은 아니다. 원인은 타이어다. CTS에는 245mm 너비의 브리지스톤 포텐자 RE97 타이어가 4 바퀴에 사용된다. 포텐자라는 이름처럼 스포티한 성격을 갖지만 본격적인 스포츠 타이어까지는 아니다. 그만큼 그립 성능은 제한적이다. 일반 4계절 타이어보다 감각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타이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루기 쉽고 한계를 넘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시점이 빠르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운동 특성은 다른 동급 세단들처럼 언더스티어 특성을 갖는다. 물론 코너를 돌아나갈 때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오버스티어 성향을 이끌 수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쉽사리 후륜을 미끄러트릴 수 있을 정도의 동력 성능을 갖고 있다는 것.

CTS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중형급 세단이다. 하지만 주행 감각에서는 ATS에서 반 발 정도만 물러났을 정도로 잘 달렸다. 당연히 운전 재미도 높았다. 이 정도면 서킷에서도 잘 달리지 않을까? 전인호 기자가 CTS로 서킷을 달린 소감은 다음과 같다.

고급 중형 세단 CTS로 서킷을 달리다

“CTS는 컴포트 세단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때문에 몇몇 환경에서 차체가 출렁이는 현상도 나타난다. MRC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운동 특성은 일관적으로 언더스티어 성향을 갖는다. 간혹 코너링 중 가속 페달을 밟아 부스트가 다시 차오를 때, 코너 탈출에서 리어 타이어가 살짝 미끄러진다. 언더스티어 성향을 띠더라도 반응이 답답하지는 않다. 17인치 알로이 휠 조합의 균형미가 좋다.

조작계 감각은 ATS보다는 살짝 느슨하다. 스티어링을 돌렸을 때 답력도 그리 묵직하지는 않다. 더불어 스티어링 휠의 림이 비교적 얇은 편에 속하여, 쥐는 느낌이 색다르다. 제동 시스템과 엔진, 그리고 변속기 시스템은 서킷 주행에도 지치지 않았다. 일상에서도 충분한 냉각 성능이다.

제동 페달의 답력도 ATS 대비 조금 더 여유가 있다. 다만 브레이크 페달을 급격하고 최대한 강하게 밟은 환경에서는 변속기의 수동 제어가 이뤄지지 않는다. 탈출 가속까지 원하는 기어 선택이 불가능해 시간적 손해가 이뤄지기도 한다는 것.

자세제어장치를 꺼도 미끄러짐이 커지면 다시금 개입한다. 차량이 드리프트 상황에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 카운터 스티어 정도만 할 수 있는 운전자라면 가벼운 리어 타이어의 슬립 정도를 느끼며 빠른 주행을 즐길 수 있겠다.

CTS의 랩타임은 2분 4초 82. ATS의 주행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대체로 코너링 속도가 낮았다. 아무래도 타이어의 접지력 차이를 비교하게 된다.

CTS가 2분 4초 82의 랩타임을 BMW 530i xDrive가 기록한 2분 4초 87과 비교해 보자. 미약하지만 CTS가 더 빠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CTS 테스트 당시 기온이 530i xDrive보다 훨씬 무더웠기 때문에 동일한 환경이라면 기록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너링 시 한계 속도는 두 차량이 비슷했고, 탈출 가속은 530i xDrive가 빨랐다.하지만 530i xDrive는 자세제어장치를 완전히 해제 했음에도 민감하게 차량 거동에 반응하며 개입한 것이 랩타임 차이의 주요 원인이다.

제 컨디션을 내지 못했던 제동 시스템

전인호 기자의 언급 중 브레이크 쪽을 첨언하자면 브레이크 시스템은 완벽한 컨디션을 갖지 못했다. 길들이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도 41.42m까지 늘어났다. 타이어의 미끌림도 생각보다 심했다. 이는 국산 혹은 일본 세단과 유사한 제동거리다.

하지만 동일한 테스트가 반복되더라도 꾸준한 제동거리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제한적인 컨디션에서도 일정 수준의 내구를 꾸준히 보여주었던 것. 특히 더욱 가혹한 서킷 테스트 환경에서도 CTS는 드라이버를 당황시키지 않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브레이크 시스템의 초반 응답성이 좋게 만들어진 설정은 아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초반에 강하지 않게 속도를 낮춰주고 밟는 만큼 강한 제동력이 발휘되는 성격이다. ATS보다 조금 더 느긋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긴장감도 크지 않다. 나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ATS보다 넓은 8단 변속기의 기어비를 갖는 덕분에 연비 부분은 가솔린 엔진으로는 잘 방어했다. 시속 100~110km 주행시 16.4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속도를 낮춰 80km/h 정속 주행을 하면 19.4km/L까지 연비가 높아졌다. 평속 15km/h의 도심 정체 환경에서는 7.3km/L의 연비를 기록해 평균적인 2.0리터 가솔린 엔진의 효율을 보였다. 물론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연비는 나빠진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 팀의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CTS가 보여준 연비는 약 9.5km/L. 공인 복합연비가 10.5km/L인 만큼 10km/L는 넘어주길 바랐지만 실 연비는 9km/L대를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우리 팀은 앞서 ATS를 통해 주요 부품값의 가격을 비교해본 바 있다. CTS도 확인해본 결과 동일한 가격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동일한 파워트레인에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니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캐딜락이 적극 홍보해야 할 ‘부품 가격’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든다. 같은 2리터 엔진과 동일한 변속기를 사용하는 경쟁 모델들의 부품 가격은 어떨까? 조사 결과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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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와 비교해 절반부터 많게는 1/3까지 저렴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캐딜락의 새로운 경쟁력이다. 반면 유럽 브랜드들의 부품 가격들은 여전히 높다. 단편적으로 벤츠와 BMW가 엔진을 잘 만든다지만 캐딜락도 이 엔진을 3세대까지 발전시켰을 정도로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아무리 최신 기술이 많이 탑재됐다고 해도 가격이 2배 이상 비싸야 할 이유는 없다.

변속기도 마찬가지다. CTS는 GM에서 개발한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BMW처럼 별도로 공급을 받아 사용하는 것보다 가격 면에서 이점을 갖는다. 하지만 벤츠의 경우는 어떤가? 다임러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지만 캐딜락 8단 변속기의 3배에 육박한다. 9단이라서 그런 것일까? 1단 추가하는데 8단 변속기 2개에 육박하는 금액이 사용된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최근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한 번에 좋은 수입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은 막상 고급 휘발유를 넣지 못하고 일반 휘발유를 대체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물며 이러한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문제가 발생해도 출혈 비용이 적은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캐딜락 CTS는 분명 국내 수입차 시장의 주류는 아니다. 벤츠 E-클래스. 비싸지만 단연코 현 상황에서 최고의 모델이다. BMW 5시리즈.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인기는 여전해 아직 죽지 않았다. 만약 E-클래스도 싫고 5시리즈도 싫다면 CTS를 접해보길 추천한다.

독일차보다 더 독일차 같은 주행감각은 미국차의 인식을 깨트리기에 충분할 것이다. 성능만 따지면 동급 최고 수준이다. 부품 가격 면에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여기에 길거리에 흔하지 않은, 특히 존재감 높은 디자인은 CTS의 매력 포인트다. 국내에도 단순히 브랜드를 따라가기보다 본인 취향에 맞춰 합리적인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것이다. 또, 많아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캐딜락은 현재보다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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