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딜락 ATS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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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우리팀이 ATS 세단을 테스트 했을 당시가 생생하다. 팀원 모두 엄지를 치켜세우며 최고의 차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캐딜락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더 ‘유럽차스러운’ 탄탄한 주행질감을 앞세워 왔다.
그렇다면 ATS 쿠페는 세단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 넘었을까? 또 경쟁 모델인 벤츠 C-클래스 쿠페와 BMW 4시리즈, 아우디 A5, 렉서스 RC 대비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줄까?
외적인 모습 중 가장 큰 차이는 도어가 4개에서 2개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무게도 40kg이 줄었다고 한다. 그릴도 더 촘촘하게 바뀌고 캐딜락 엠블럼 안에서 월계관도 사라졌다. 엠블럼의 변화는 2015년형 이후의 캐딜락 전모델에 적용되는 부분이다.
쿠페로 변경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제원 변화도 생겼다. 세단보다 20mm 길어지고 25mm 낮아진 크기를 갖는다는 것. 이는 쿠페 전용 범퍼, 스포츠 서스펜션 적용과 루프라인 변화로 인한 결과다.
인테리어는 세단과 동일하다. 블랙톤으로 통일되고 직선 중심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여성보다는 남성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 천연가죽과 카본, 천연목제, 알루미늄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부분도 프리미엄 브랜드답다. 단, CTS와 너무 닮았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차별화가 필요해 보인다.
GM이 확대 보급하고 있는 무선 충전 시스템도 갖춰진다. 차선 유지 기능, 안전 경고 햅틱 시트,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어시스트 등 구성적인 부분서 아쉬움도 크지 않다. 이 부분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뒷좌석은 아쉽다. 쿠페이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뒷좌석 출입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 시트를 앞으로 밀어 뒷좌석에 들어가려 하면 안전벨트가 가로막는다. 안전벨트를 넘어가려고 해도 각도가 애매해 어떻게 넘던 걸린다. 그냥 들어가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자.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설 차례다. 시동을 걸면 조용한 음색이 전달된다. 쿠페로써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참고로 ATS 쿠페에는 스피커를 통해 소음을 감소시키는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능이 갖춰진다.
아이들 소음을 측정한 결과 39dBA을 기록했다. 물론 ANC 덕분에 귀로 들려오는 소음은 상당히 잔잔하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할 때의 소음은 60.5dBA을 기록해 ATS 세단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판매중인 캐딜락 모델 중 가장 스포티한 것이 ATS 쿠페. 퍼포먼스 측면에서 어떠한 능력을 보여주는지 와인딩로드 테스트부터 진행했다.
짧은 직선 구간에서도 ATS 쿠페는 저돌적으로 속도를 올린다. 2.0리터 터보엔진이지만 체감성능은 엔진의 한계를 이상을 보여주는 듯 하다. 2리터 급으로 이정도 체감성능을 보여주는 차는 많지 않다. 굳이 꼽자면 벤츠 A45 AMG 정도랄까? 물론 격차가 크긴 하지만.
코너를 돌아나가면 핸들링 성능에 대한 이점이 잘 드러난다. 확실히 ATS 세단보다 스포티한 감각을 전달해준다. 쿠페로써 운전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설정이 잘 조율됐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라 차량 반응이 상당히 민첩하고 그만큼 후미도 잘 따라온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 스티어링휠 답력은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달리고 있을 때만큼은 매우 정확한 반응을 전달해준다.
서스펜션 역시 스포티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소폭 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단한 설정이지만 그만큼 파워트레인 성능이 강력하기 때문에 오히려 달리는 환경에서는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롤에 대응하는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때문에 복합적인 코너를 지나도 차량의 움직임은 매우 깔끔하다.
국산차의 경우는 단순한 서스펜션의 단단함만 추구하는 모습이다.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부족하지 않지만 복합적인 움직임이 발생하는 구간에서 허둥거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셋팅 노하우의 차이다.
변속기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같은 GM 변속기지만 쉐보레는 그저 그런 반면 캐딜락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빠르고 부드러우며 기어비도 만족스럽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속도를 줄이면 변속기 스스로 단수를 내려 적정 엔진회전수를 유지시켜준다. 조금은 격하게 느껴질 정도로 변속 속도가 빠르기도 하다. 6단이라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6단 변속기중 최고 성능을 가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물론 올해 8단으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긴 하다.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다지만 타이어만큼은 불만이다. ATS 쿠페에 장착된 타이어는 컨티넨탈의 ProContact RX SSR. 최근 타이어 이름이 길어질수록 성능은 반비례하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가 던롭의 SP Sport MAXX 050 DSST CTT다. 인피니티 Q50에 쓰이는 타이어인데 국산 4계절만 못하다.
빠르게 주행을 지속하고 다양한 노면을 달리면서 인상적인 부분을 꼽는다면 바로 차체강성이다. 조금 과장하면 ‘돌덩이’를 타고 있는 것 같을 정도다. 강성이 이렇게 뛰어나기에 서스펜션이 단단해도 노면으로부터 발생한 충격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때문에 단단한 서스펜션이 장착됐음에도 승차감까지 해치지는 않는다.
와인딩 로드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 ATS 쿠페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6.8초를 기록했다. 체감상으로는 더 빠른 기록을 발휘할 것 같았는데 의외다. 인상적인 부분은 100~200km/h까지 가속이다. 속도계가 지치지 않고 200km/h 영역을 돌파한다. 토크감은 물론이고 엔진 최대 회전영역까지 밀어주는 마력감이 인상적이다.
시속 100km에서 정지할 때 까지 이동한 거리는 38.44미터를 기록했다. 하지만 테스트를 반복하며 최대 2m 가량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브레이크의 한계라기보다 타이어 접지력 한계가 금방 찾아오는 듯 하다. 와인딩 로드를 달리면서 가감속을 반복했지만 브레이크가 지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타이어는 달릴수록 비명을 지르는데 급급했다.
ATS 쿠페에 탑재된 2.0리터 터보엔진은 제원상 272마력과 40.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실제 구동 출력을 측정한 결과 약 240마력과 35.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1%와 12%의 구동 손실률이다. 엔진 출력도 높지만 변속기의 동력 전달 효율이 상당한 수준이다. 변속기에 대한 부분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ATS 쿠페를 경험해본다. 캐딜락의 2015년형 모델에는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과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이 추가 적용되고 있다. 특히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시트에 진동을 울려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줌과 동시에 스티어링휠을 조작해 정상 궤도로 복귀시켜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시속 8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때 실행된다.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도록 유도해도 스티어링휠이 움직이면서 스스로 차선 안으로 돌아온다. 이때 스티어링휠을 손으로 움직여보자 생각보다 강한 힘으로 조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반자율주행 시스템의 수준까지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안전 보조 장치지 자율주행을 위한 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완만한 곡선 정도는 스스로 유지했지만 속도가 조금 더 빠르거나 곡선이 조금만 더 커져도 차선 밖으로 빠지게 된다. 참고로 캐딜락은 ‘슈퍼크루즈’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양산화시킬 계획을 갖고 있으니 향후 출시될 모델에 기대를 걸어본다.
엔진은 상당히 부드러우며, 강한 힘으로 지치지 않고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여기에 회전질감도 최고 수준이다. 과거 우리팀은 CTS를 통해 4기통 엔진 중 최고의 질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현재는 렉서스의 2.0 터보엔진이 이 자리를 꿰찼지만 적어도 4기통 엔진 중 최고수준으로 좋은 회전질감을 전달한다는 점은 같다.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승차감은 분명 단단하다. 쿠페로써 당연한 설정일 수 있지만 캐딜락의 것은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다. 일상 주행시 크게 부담스러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노면 상태가 좋지 않다면 부담이 커진다. 감각적으로 본다면 BMW의 M 스포츠 서스펜션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연비는 스포츠 쿠페로써 좋은 수준을 보여준다. 시속 100~110km 속도로 주행중인 환경에서는 약 16km/L 이상의 연비를 나타내며, 80km/h 주행 환경에서는 19km/L를 넘어서는 연비를 보이기도 했다. 정속주행 환경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연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엔진의 출력과 토크를 끌어내 달리기 시작하면 연비는 바로 바닥까지 떨어진다. 다양한 환경서 주행을 반복한 결과 역시 10km/L 이상의 연비를 기록하는데는 무리였다. 하지만 가솔린을 사용하는 스포츠 쿠페로써 이 정도면 좋은 수준이다. 참고로 평속 15km/h의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환경에서는 8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딱 2.0리터 터보엔진이 보여주는 효율이다.
캐딜락 ATS 쿠페 가격은 5,300만원이다. 경쟁모델인 BMW 428i, 아우디 A5 40 TFSI보다 1천만원 가량 저렴하다. 얼마 전 출시한 렉서스 RC200t와 비교하면 1,500만원이나 싼 가격이다. 하지만 성능은 동급 최고수준이다. 체감성능은 둘째치고 자동차 마니아들이 좋아라 하는 숫자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도 ATS 쿠페만 갖추고 있다. 가격을 생각해도, 성능을 생각해도, 편의 및 안전장비를 생각해도 ATS 쿠페는 동급 최고다.
유일하게 발목을 붙잡는 것이 캐딜락 자체의 문제다. 첫째로 서비스 네트워크의 문제다. 많은 소비자들이 캐딜락의 우수성을 알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하기 힘들다는 부분을 우려해 구입을 피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는 다음의 문제다. 캐딜락은 한국에서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차라는 점부터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이번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처럼 시승차 1대로 고객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다음 문제는 연말 진행하는 ‘폭풍할인’이다. BMW와 아우디 역시 할인 공세에 일가견 있지만 캐딜락의 연말 할인에 비하면 애교수준이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모두 알고 있다. 캐딜락을 구매는 연말에 해야한다는 사실을. 결국 캐딜락 스스로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해도 된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현재까지 잘 버텼다. 그리고올해는 CT6를 비롯해 ATS-V와 CTS-V 등 고성능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다. 이외에 XT5와 같은 볼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SUV도 준비됐기 때문에 캐딜락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GM 코리아가 더욱 분발해야 할 이유다.
그렇다면 ATS 쿠페는 세단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 넘었을까? 또 경쟁 모델인 벤츠 C-클래스 쿠페와 BMW 4시리즈, 아우디 A5, 렉서스 RC 대비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줄까?
외적인 모습 중 가장 큰 차이는 도어가 4개에서 2개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무게도 40kg이 줄었다고 한다. 그릴도 더 촘촘하게 바뀌고 캐딜락 엠블럼 안에서 월계관도 사라졌다. 엠블럼의 변화는 2015년형 이후의 캐딜락 전모델에 적용되는 부분이다.
쿠페로 변경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제원 변화도 생겼다. 세단보다 20mm 길어지고 25mm 낮아진 크기를 갖는다는 것. 이는 쿠페 전용 범퍼, 스포츠 서스펜션 적용과 루프라인 변화로 인한 결과다.
인테리어는 세단과 동일하다. 블랙톤으로 통일되고 직선 중심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여성보다는 남성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 천연가죽과 카본, 천연목제, 알루미늄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부분도 프리미엄 브랜드답다. 단, CTS와 너무 닮았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차별화가 필요해 보인다.
GM이 확대 보급하고 있는 무선 충전 시스템도 갖춰진다. 차선 유지 기능, 안전 경고 햅틱 시트,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어시스트 등 구성적인 부분서 아쉬움도 크지 않다. 이 부분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뒷좌석은 아쉽다. 쿠페이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뒷좌석 출입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 시트를 앞으로 밀어 뒷좌석에 들어가려 하면 안전벨트가 가로막는다. 안전벨트를 넘어가려고 해도 각도가 애매해 어떻게 넘던 걸린다. 그냥 들어가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자.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설 차례다. 시동을 걸면 조용한 음색이 전달된다. 쿠페로써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참고로 ATS 쿠페에는 스피커를 통해 소음을 감소시키는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능이 갖춰진다.
아이들 소음을 측정한 결과 39dBA을 기록했다. 물론 ANC 덕분에 귀로 들려오는 소음은 상당히 잔잔하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할 때의 소음은 60.5dBA을 기록해 ATS 세단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판매중인 캐딜락 모델 중 가장 스포티한 것이 ATS 쿠페. 퍼포먼스 측면에서 어떠한 능력을 보여주는지 와인딩로드 테스트부터 진행했다.
짧은 직선 구간에서도 ATS 쿠페는 저돌적으로 속도를 올린다. 2.0리터 터보엔진이지만 체감성능은 엔진의 한계를 이상을 보여주는 듯 하다. 2리터 급으로 이정도 체감성능을 보여주는 차는 많지 않다. 굳이 꼽자면 벤츠 A45 AMG 정도랄까? 물론 격차가 크긴 하지만.
코너를 돌아나가면 핸들링 성능에 대한 이점이 잘 드러난다. 확실히 ATS 세단보다 스포티한 감각을 전달해준다. 쿠페로써 운전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설정이 잘 조율됐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라 차량 반응이 상당히 민첩하고 그만큼 후미도 잘 따라온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 스티어링휠 답력은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달리고 있을 때만큼은 매우 정확한 반응을 전달해준다.
서스펜션 역시 스포티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소폭 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단한 설정이지만 그만큼 파워트레인 성능이 강력하기 때문에 오히려 달리는 환경에서는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롤에 대응하는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때문에 복합적인 코너를 지나도 차량의 움직임은 매우 깔끔하다.
국산차의 경우는 단순한 서스펜션의 단단함만 추구하는 모습이다. 스포티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부족하지 않지만 복합적인 움직임이 발생하는 구간에서 허둥거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셋팅 노하우의 차이다.
변속기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같은 GM 변속기지만 쉐보레는 그저 그런 반면 캐딜락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빠르고 부드러우며 기어비도 만족스럽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속도를 줄이면 변속기 스스로 단수를 내려 적정 엔진회전수를 유지시켜준다. 조금은 격하게 느껴질 정도로 변속 속도가 빠르기도 하다. 6단이라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6단 변속기중 최고 성능을 가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물론 올해 8단으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긴 하다.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다지만 타이어만큼은 불만이다. ATS 쿠페에 장착된 타이어는 컨티넨탈의 ProContact RX SSR. 최근 타이어 이름이 길어질수록 성능은 반비례하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가 던롭의 SP Sport MAXX 050 DSST CTT다. 인피니티 Q50에 쓰이는 타이어인데 국산 4계절만 못하다.
빠르게 주행을 지속하고 다양한 노면을 달리면서 인상적인 부분을 꼽는다면 바로 차체강성이다. 조금 과장하면 ‘돌덩이’를 타고 있는 것 같을 정도다. 강성이 이렇게 뛰어나기에 서스펜션이 단단해도 노면으로부터 발생한 충격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때문에 단단한 서스펜션이 장착됐음에도 승차감까지 해치지는 않는다.
와인딩 로드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 ATS 쿠페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6.8초를 기록했다. 체감상으로는 더 빠른 기록을 발휘할 것 같았는데 의외다. 인상적인 부분은 100~200km/h까지 가속이다. 속도계가 지치지 않고 200km/h 영역을 돌파한다. 토크감은 물론이고 엔진 최대 회전영역까지 밀어주는 마력감이 인상적이다.
시속 100km에서 정지할 때 까지 이동한 거리는 38.44미터를 기록했다. 하지만 테스트를 반복하며 최대 2m 가량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브레이크의 한계라기보다 타이어 접지력 한계가 금방 찾아오는 듯 하다. 와인딩 로드를 달리면서 가감속을 반복했지만 브레이크가 지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타이어는 달릴수록 비명을 지르는데 급급했다.
ATS 쿠페에 탑재된 2.0리터 터보엔진은 제원상 272마력과 40.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실제 구동 출력을 측정한 결과 약 240마력과 35.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1%와 12%의 구동 손실률이다. 엔진 출력도 높지만 변속기의 동력 전달 효율이 상당한 수준이다. 변속기에 대한 부분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ATS 쿠페를 경험해본다. 캐딜락의 2015년형 모델에는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과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이 추가 적용되고 있다. 특히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시트에 진동을 울려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줌과 동시에 스티어링휠을 조작해 정상 궤도로 복귀시켜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시속 8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때 실행된다.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도록 유도해도 스티어링휠이 움직이면서 스스로 차선 안으로 돌아온다. 이때 스티어링휠을 손으로 움직여보자 생각보다 강한 힘으로 조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반자율주행 시스템의 수준까지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안전 보조 장치지 자율주행을 위한 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완만한 곡선 정도는 스스로 유지했지만 속도가 조금 더 빠르거나 곡선이 조금만 더 커져도 차선 밖으로 빠지게 된다. 참고로 캐딜락은 ‘슈퍼크루즈’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양산화시킬 계획을 갖고 있으니 향후 출시될 모델에 기대를 걸어본다.
엔진은 상당히 부드러우며, 강한 힘으로 지치지 않고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여기에 회전질감도 최고 수준이다. 과거 우리팀은 CTS를 통해 4기통 엔진 중 최고의 질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현재는 렉서스의 2.0 터보엔진이 이 자리를 꿰찼지만 적어도 4기통 엔진 중 최고수준으로 좋은 회전질감을 전달한다는 점은 같다.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승차감은 분명 단단하다. 쿠페로써 당연한 설정일 수 있지만 캐딜락의 것은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다. 일상 주행시 크게 부담스러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노면 상태가 좋지 않다면 부담이 커진다. 감각적으로 본다면 BMW의 M 스포츠 서스펜션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단단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연비는 스포츠 쿠페로써 좋은 수준을 보여준다. 시속 100~110km 속도로 주행중인 환경에서는 약 16km/L 이상의 연비를 나타내며, 80km/h 주행 환경에서는 19km/L를 넘어서는 연비를 보이기도 했다. 정속주행 환경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연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엔진의 출력과 토크를 끌어내 달리기 시작하면 연비는 바로 바닥까지 떨어진다. 다양한 환경서 주행을 반복한 결과 역시 10km/L 이상의 연비를 기록하는데는 무리였다. 하지만 가솔린을 사용하는 스포츠 쿠페로써 이 정도면 좋은 수준이다. 참고로 평속 15km/h의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환경에서는 8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딱 2.0리터 터보엔진이 보여주는 효율이다.
캐딜락 ATS 쿠페 가격은 5,300만원이다. 경쟁모델인 BMW 428i, 아우디 A5 40 TFSI보다 1천만원 가량 저렴하다. 얼마 전 출시한 렉서스 RC200t와 비교하면 1,500만원이나 싼 가격이다. 하지만 성능은 동급 최고수준이다. 체감성능은 둘째치고 자동차 마니아들이 좋아라 하는 숫자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도 ATS 쿠페만 갖추고 있다. 가격을 생각해도, 성능을 생각해도, 편의 및 안전장비를 생각해도 ATS 쿠페는 동급 최고다.
유일하게 발목을 붙잡는 것이 캐딜락 자체의 문제다. 첫째로 서비스 네트워크의 문제다. 많은 소비자들이 캐딜락의 우수성을 알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하기 힘들다는 부분을 우려해 구입을 피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는 다음의 문제다. 캐딜락은 한국에서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차라는 점부터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이번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처럼 시승차 1대로 고객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다음 문제는 연말 진행하는 ‘폭풍할인’이다. BMW와 아우디 역시 할인 공세에 일가견 있지만 캐딜락의 연말 할인에 비하면 애교수준이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모두 알고 있다. 캐딜락을 구매는 연말에 해야한다는 사실을. 결국 캐딜락 스스로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해도 된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현재까지 잘 버텼다. 그리고올해는 CT6를 비롯해 ATS-V와 CTS-V 등 고성능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다. 이외에 XT5와 같은 볼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SUV도 준비됐기 때문에 캐딜락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GM 코리아가 더욱 분발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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