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짜릿함이 살아있는 세단, 닛산 맥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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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마의 운전대를 잡는 내내 만족감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이처럼 묘한 중독성을 불러 일으키는 세단은 처음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속도감과 함께 자연흡기 엔진의 낮고 우렁찬 엔진음이 운전의 재미를 더해줬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터보엔진에선 맛볼 수 없는 순수한 강렬함이 살아 있었다.

‘4DSC’로 정의되는 닛산 맥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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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마에는 최고출력 303마력(@6,400rpm), 최대토크 36.1kg.m(@4,400rpm)의 힘을 내는 3.5리터 V6엔진이 들어있고, 자트코(Jatco)사의 차세대 Xtronic CVT가 맞물린다.

가속 페달을 밟자 자동 변속기의 변속감을 잘 살린 CVT가 빠르게 속력을 높여 나갔다. 몸이 시트에 파묻힐 정도의 속도감은 아니었지만, 넘치는 엔진의 힘과 자극적인 엔진음 덕분에 4DSC(4-Door Sports Car)란 콘셉트에 걸맞은 주행감성을 잘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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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계 바늘이 높아질수록 맥시마의 진가가 드러난다. 빠른 속도에서도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았고, 달리면 달릴수록 네 타이어가 노면을 꽉 붙잡고 나아가는 듯 안정적인 움직임을 드러냈다.

승차감은 딱 스포츠카 그 자체였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독립식 서브 프레임 마운팅 스트럿, 리어는 독립식 멀티 링크다. 고속주행과 승차감을 양립하려 한 듯싶다. 그래서 서스펜션 세팅이 일반적으로 흔히 탈 수 있는 세단에 비해 단단한 편이다. 이에 따라 엉덩이와 허리, 그리고 운전대를 잡은 손에 사소한 충격들이 느껴졌다. 서스펜션 상하 움직임을 크게, 댐퍼를 유연하게 만들면 이런 불만은 사라지겠지만 고속주행에선 불리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맥시마는 빠른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당연히 탄탄한 하체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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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느낌의 스티어링 휠은 움직임이 꽤나 정교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상황에 따라 차를 제어하기가 쉬웠다.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듯 움직여줬다. 길고 넓은 대형 세단이었지만, 스포츠카 못지않은 예리한 몸놀림을 자랑했다.

이는 HEPS(Hydro-electronic Power Steering, 전자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라 불리는 시스템 덕분이었다. 모터 펌프로 유압을 만들어 조향각을 세밀하게 조율해주는 방식이지만, 전자식 조향 장치의 이질감은 느끼기 어려웠다. 엔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서도 예전 차종에 주로 적용되던 유압식 스티어링 휠의 ‘손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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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모드는 노멀과 스포츠가 있었다. 스포츠 모드로 놓으니 계기반에 붉은색 글씨로 ‘SPORT’가 표시됐고, 운전대가 무거워지면서 변속기와 엔진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사운드 증폭 시스템인 ‘Active Sound Enhancement’를 통해 더욱 풍부해진 엔진 소리를 자랑했다. 이렇듯 버튼 하나로 ‘스포티’한 변화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노멀 모드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닛산이 자랑하는 V6 엔진의 정숙함과 부드러움을 느끼기에 더 좋았다. 동시에 강력한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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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기량 차들의 고민이겠지만, ‘연료 효율성’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고효율 차들이 너무 많아져서 뛰어난 연비가 당연시 된 탓이다. 이 차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9.8km. 약 300km를 가혹하게 몰아붙이고 얻은 연비는 리터당 7km였다. 물론, 3,498cc나 되는 배기량을 고려하면 효율이 나쁜 건 아니다. 주행 환경이 나빴을 뿐이다. 고속도로에서 효율을 우선해 운전하면 리터당 12.1km이상 연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세단에 걸맞은 생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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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마에게 있어 디자인은 또 하나의 핵심 요소다.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러움이 살아있다. 앞면은 V자 형태의 그릴과 부메랑 타입의 LED 램프로 멋을 냈고, 프론트 펜더에서 리어 도어까지 이어지는 옆면의 풍만한 캐릭터 라인으로 독창적인 생김새를 구현했다. 여기에 지붕이 떠 있는 것처럼 연출해 차의 스포티함을 강조한 ‘플로팅 루프(Floating Roof)’가 적용돼 맥시마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테마를 완성했다. 뒷면도 헤드램프에 들어간 부메랑 타입 디자인을 삽입해 디자인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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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D-컷 스티어링 휠과 운전석 방향으로 7도 기울어진 센터페시아, 다이아몬드 퀼팅 장식이 들어간 스포츠 시트 등으로 스포츠 세단 콘셉트에 어울리는 형태를 만들어냈다. 편의 품목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었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골고루 풍부하면서도 입체적인 음장감을 드러냈다. 베이스가 짙게 깔리는 R&B나 힙합 장르를 들을 때 특히 좋았다.

아쉬웠던 점은 조금 더 적극적인 ‘한글 지원’이었다. 계기반 모니터에 표기된 한글이 센터페시아 화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왕이면 모든 모니터에서 한글을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두 가지 매력을 갖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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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차는 만들어진 목적이 명확하다. 맥시마는 ‘네 개의 문을 단 스포츠카’란 분명한 의도를 갖고 만들어졌다. 여럿이 함께 탔을 때는 편안한 세단으로, 충분한 힘을 느끼고 싶을 땐 스포츠카로 변신하는 차다. 그래서 세단과 스포츠카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기가 탄탄 하면서, 과감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존재감마저 더했다. 차와 함께하는 매 순간이 즐거웠다. 그게 맥시마의 매력이다.

글/사진
문서우 기자 msw@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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