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진화하는 교과서,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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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는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린다. 오랜 세월 다듬은 기본기로 해치백의 표준을 세운 덕분이다. 중형차 쪽에서는 토요타 캠리가 그런 존재다. 1980년에 처음 등장한 캠리는 세계 최대의 미국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는 2009년 6세대 모델부터 공식 수입됐다.
2017년 등장한 8세대 모델은 데뷔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됐다. 2019년에는 가격을 낮춘 LE 트림을 추가해 국산차와의 경쟁에 불을 붙였고, 2020년에는 ‘스포츠 에디션’을 한정판으로 선보인 바 있다.
최근 다시 만난 캠리는 2022년형으로 진화하면서 하이브리드 XSE 트림이 추가됐다. XSE 트림은 토요타가 지난해 스포츠 에디션으로 한정 판매했던 모델과 유사한데, 이번에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좀 더 업그레이드됐다.
XSE 트림은 크롬으로 마감한 와이드 언더 스포일러와 확장된 사이드 그릴, 스포티 허니콤 그릴을 적용해 스포티한 스타일을 완성했으며, 스티어링 휠에는 수동으로 기어 변속을 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를 장착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한층 높였다. 기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XLE 트림에는 와이드 크롬 에지 그릴을 적용해 더욱 감각적인 외관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XLE 트림의 디자인도 괜찮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포티한 감각이 강조된 XSE 트림에 더 마음이 간다.
실내는 기존 디자인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매립식이었던 기존 센터 디스플레이 대신 사용성이 향상된 9인치 플로팅 타입 센터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동 기능(XSE, XLE 트림)도 넣었다. 또한 XSE, XLE 트림에는 클래리파이(Clari-fi)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JBL 9개의 스피커 음향 시스템을 적용했다.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는 엄청 새로운 게 아니지만, 업계의 트렌드를 따라갔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JBL 음향 시스템은 이 가격대의 승용차에서 꽤 괜찮은 급의 음질로 만족감을 더해준다.
2022년형 모델은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지원하는 예방 안전 기술 및 다양한 편의 기능도 강화했다. 예방 안전 기술 패키지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oyota Safety Sense)에는 차선이탈 경고(LDA) 기능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가 추가되었다. 여기에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도 커브 감속 기능이 적용되어 주행 편의와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와 커브 감속 기능을 더한 캠리는 부분 자율 주행 기능이 확실히 좋아졌다. 기존의 차선 이탈 경고 기능은 위험이 닥쳤을 때 비로소 운전자가 인식할 수 있게 해주지만, 차선 추적 어시스트는 차선의 중앙을 꾸준히 잘 잡고 가는 덕분에 잠시나마 차에 운전을 맡겨도 된다. 이는 장거리 운전 때 특히 편하다.
캠리는 이 외에도 교차로 긴급 제동과 긴급 조향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된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에다 XLE, XSE 트림에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BSM),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을 더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PCS는 주야간에 보행자를, 주간에는 자전거를 감지할 수 있고, 교차로 긴급 제동은 주간 좌회전 때 맞은편 차량을, 주간 좌우회전 때 보행자를 감지할 수 있다. 이 장비 역시 업계 최초는 아니지만 든든한 장비를 빠짐없이 갖췄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파워트레인은 기존 것을 그대로 썼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총 최고출력은 211마력, 최대토크는 22.5㎏·m를 낸다. 비슷한 급의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각각 200마력, 21.0㎏·m를 내는 데 비해 훨씬 힘이 세다.
수치상으로도 우월하지만, 실제로 달려보면 스포티함과 경제성이 잘 조화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세대 전 캠리만 해도 경제성은 좋지만 운전의 재미가 덜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지금의 캠리는 스포티한 감각이 훨씬 좋아졌다. 즉, 과거에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킥다운을 시도할 경우에도 연료를 절약하려는 차의 움직임이 느껴졌다면, 이제는 밟는 만큼 팍팍 튀어 나가는 느낌을 살린 것이다.
핸들링 또한 8세대 모델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7세대의 듀얼 링크 후륜 서스펜션을 버리고 더블 위시본 타입을 쓴 게 ‘신의 한 수’였다.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안락함이 강조된 타입인 데 비해 캠리 하이브리드는 좀 더 쫀쫀한 느낌을 준다.
모드별로 차별화한 주행 감각 또한 경쟁차보다 낫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무단변속기를 달았음에도 스포티한 느낌이 강조돼 운전의 재미가 쏠쏠하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인증연비는 도심 17.3㎞/ℓ, 고속도로 16.8㎞/ℓ다. 실제 장거리 주행 때는 리터당 21㎞를 넘긴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연비가 우수하다.
2022년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LE 3762만원, XLE 4297만원, XSE 4357만원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3822만~4632만원으로 가격이 더 비싸다. 물론 그랜저의 편의장비가 더 좋은 면도 있지만, 과거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항상 비쌌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인기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 토요타의 상승세를 캠리 하이브리드가 계속 이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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