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저평가 우량주, 토요타 아발론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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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하면 떠오르는 차는 준중형차 코롤라와 중형차 캠리다. 이 두 차종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도 글로벌 베스트셀러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두 차종만으로 승용 라인업을 이끌어가는 건 한계가 있는 법.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캠리보다 더 큰 차가 필요했는데, 그래서 1994년에 나온 차가 아발론이다.
아발론은 1990년대 후반에 진세무역을 통해 우리나라 시장에 병행수입된 적이 있고, 2013년부터 한국토요타를 통해 4세대 모델이 공식 수입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5세대 모델이 상륙했고, 이전 세대와 달리 하이브리드 모델만 수입된다.
국내에서 아발론의 경쟁모델로 꼽히는 차는 현대 그랜저, 기아 K7, 쉐보레 임팔라 등이다. 아발론의 차체 크기는 길이 4975㎜, 너비 1850㎜, 높이 1435㎜로, 동급 차종과 비교할 때 길이는 가장 짧지만 휠베이스는 그랜저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덕분에 실내공간은 상당히 넓은 편이고, 특히 뒷좌석에서는 다리를 꼬아도 공간에 여유가 있다.
대시보드는 운전자 중심이었던 구형과 달리, 높게 솟은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형을 택했다. 모니터 옆에 있는 버튼들이 다소 작은 느낌이 있지만, 눈높이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조작하기 편하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178마력 가솔린 엔진과 120마력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이뤄져있고, 총 시스템 출력은 218마력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총 출력 200마력보다 18마력이 높다. 최대토크는 3600~5200rpm 구간에서 22.5㎏·m를 뿜어낸다.
국내 인증연비는 도심 17.2, 고속도로 16.8㎞/ℓ다. 일반적으로 도심을 주로 달린다면 인증연비를 내기가 쉽지 않은데, 아발론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놀랍다. 대충 달려도 13~14㎞/ℓ를 어렵지 않게 기록하고,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110㎞ 정도로 달렸는데 18.1㎞/ℓ를 찍었다. 역시 원조 하이브리드 메이커다운 실력이다.
더 놀라운 점은 파워풀한 주행을 즐기면서도 이런 연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거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연비가 좋지만 파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아발론은 이런 단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매서운 맛이 제대로 살아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지체 없이 엔진 회전수를 끌어올리고, 운전자가 원하는 시점에서 원하는 만큼 치고 나간다.
다만 스포츠 모드로 바꿨을 때, 계기반에는 ‘SPORT’라는 글씨만 작게 들어올 뿐이고 눈에 띄는 시각적인 변화가 없다. 최근에는 화려한 변화를 주는 디지털 계기반을 도입하는 추세이므로 다음 모델에서는 개선이 되면 좋겠다.
타이어는 235/45R18 사이즈이고 브리지스톤 제품이 장착돼 있다. 타이어 단편 폭이나 편평률은 차체 크기를 고려할 때 적당한 사이즈로 보인다. 사계절용임에도 꽤 괜찮은 성능을 보이는 점도 돋보인다.
전반적인 정숙성은 상당히 우수하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만 소음이 살짝 들리는 수준이고, 엔진 소음이나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 풍절음 등을 아주 잘 잡았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탈 때 누리는 혜택은 꽤 쏠쏠하다. 차 구입 때 세금 감면을 최대 260만원까지 받을 수 있고, 도심 혼잡 통행료(서울 남산터널) 100% 감면, 공영주차장 이용료 50% 할인 등도 받을 수 있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702만원.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3669~4489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해볼 만한 가격대다. 아발론은 우리나라에서 일본차 불매운동이 일어난 이후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모으는 스테디셀러다. 그 저력이 언젠가는 다시 발휘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엔진/미션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조용하고 경제적인 준대형 세단. 오랜 세월 다듬은 토요타의 저력이 느껴진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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