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XF, 5시리즈·E클래스 위협..주행감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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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여수=이한승 기자 ] 재규어 올 뉴 XF 25t, 그리고 20d를 시승했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설계된 신형 XF는 차체 밸런스와 승차감에서 경쟁 모델을 앞서는 감각이 인상적이며, 오디오 시스템의 여유 있는 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2리터 가솔린엔진의 퍼포먼스 경쟁력이 높아 시승을 추천한다.
재규어는 먼저 선보인 신형 XE를 필두로 새로운 차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차체와 낮은 무게중심, 그리고 비교적 고가의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등 차량의 생산 비용에 있어 불리한 요소들을 폭 넓게 적용했다. 이런 변화의 정점은 신형 XF다.
신형 XF는 알루미늄 인텐시브 차체를 적용해 높은 차체 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공차중량 증가를 억제했다. 유사한 차체 사이즈와 파워트레인을 적용된 모델에서 경량 소재의 적용은 상대적으로 안전이나 주행성능을 높이는데 무게를 더할 여력이 생긴다. 2리터 디젤엔진 기준 재규어 XF 20d는 1830kg, 벤츠 E220d는 1890kg, BMW 520d는 1630kg이다.
■ 재규어 만의 외관 디자인
신형 XF의 외관 디자인은 후륜구동 세단 특유의 긴 휠베이스와 짧은 프론트 오버행을 통해 역동적인 감각을 강조했다. 젼면에 위치한 메시패턴 그릴과 헤드램프는 펜싱 투구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으로 이안 칼럼이 강조한 재규어 만의 이미지다. 낮게 위치한 헤드램프로 인해 보닛이 더욱 길게 느껴지며, 특히 포트폴리오 이상부터 적용되는 LED 헤드램프는 디자인이 멋스럽다.
리어램프는 면발광과 직접발광을 함께 사용하는 LED 타입으로 재규어 만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다소 크게 느껴지던 XE의 것과 달리 적당한 사이즈로 생각된다. 범퍼 하단에 노출된 머플러팁은 디젤 트림은 트윈 방식을 가솔린 트림은 양쪽으로 나뉜 듀얼방식을 채택했다. 2리터 가솔린 모델의 경우 볼륨은 약하지만 F-타입을 연상케하는 배기음까지 만들어낸다.
인테리어는 재규어 특유의 랩어라운드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기본형 모델부터 적용되는 12.3인치 LCD 계기판과 와이드 비율의 10.2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380W 오디오 시스템과 로터리 방식 기어노브는 XF 만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휠베이스의 확대로 뒷좌석 공간이 확대됐으며, 넓고 깊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재규어 고유의 비취색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됐다.
■ 다양한 파워트레인
재규어 XF는 3종의 가솔린엔진과 2종의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시승한 모델은 XF의 볼륨 모델인 XF 25t와 XF 20d로 각각 2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디젤 터보엔진이 적용된다. 국내 수입 모델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며, 수동변속기는 수입되지 않는다.
가솔린 모델인 XF 25t는 5500rpm에서 최고출력 240마력, 1750-4000rpm에서 최대토크 34.7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7.0초, 최고속도는 248km/h다. 공차중량은 1745kg, 복합연비는 10.1km/ℓ(도심 8.9, 고속 12.2)다.
디젤 모델 XF 20d는 4000rpm에서 최고출력 180마력, 1750-2500rpm에서 최대토크 43.9kgm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8.1초, 최고속도는 229km/h다. 공차중량은 1830kg, 복합연비는 14.2km/ℓ(도심 12.6, 고속 16.8)다. 2리터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은 엔진 블럭을 비롯해 다양한 부품을 공유하는 모듈러 엔진으로 재규어와 랜드로버에서 폭 넓게 사용된다.
■ 포트폴리오, 800만원의 추가 사양
XF 20d는 국내에서 XF의 볼륨 모델 역할을 할 트림으로 기본형인 프레스티지와 고급형 포트폴리오로 구성된다. 프레스티지 모델 대비 800만원 높은 가격의 포트폴리오 모델에는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와 18인치 휠, 825W 메리디안 오디오, 4존 공조장치와 쿨링 글로브 박스, 실내 공기 센서, 그리고 전동식 리어 선블레이드가 추가된다.
전동식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과 메모리 시트 기능, 그리고 전동식 요추받침이 기본으로 적용된 점은 환영할 부분이다. 일부 경쟁사에서 의외로 소홀한 부분이다. 최신 플랫폼 모델답게 낮은 시트 포지션과 넓은 전방 시야를 지원해 이상적인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시트는 넉넉한 사이즈로 덩치가 큰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XF 20d의 디젤엔진은 정숙하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저속주행에서도 디젤엔진 특유의 둔탁한 엔진음은 느껴지지 않는다. 비슷한 체급의 경쟁모델과 비교할 때 4기통 보다는 6기통에 가까운 정숙성이다. 아이들링 스탑 상황에서의 반응은 무난했다.
XF 20d의 2리터 디젤엔진은 제원상 토크가 비교적 높다. 이를 통해 발진과 가속 상황에서 힘의 여유가 느껴진다. 실린더 마찰 저감 기술이 적용된 인제니움 엔진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돼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회전을 올려간다. 최고회전은 4200rpm 부근에서 시프트업 되는 세팅으로 고회전 보다는 토크감에 의한 가속을 지향한다.
■ 정숙한 디젤엔진
디젤엔진의 장점은 고속 항속주행 시의 정숙성, XF 20d에서도 이런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8단 자동변속기는 속도의 증가에 따라 빠르게 고단으로 바꿔 물려가며 낮은 엔진회전을 유지한다. 평균 100km/h 전후의 일상주행에서 연비는 손쉽게 20km/ℓ를 넘어선다. 여유 있는 토크를 기반으로 한 낮은 엔진회전의 활용, 그리고 빠른 퓨얼컷의 개입 등 최신 디젤엔진의 장점을 대부분 담았다.
아쉬운 점은 스포츠 모드에서 비교적 빠르게 엔진회전을 떨어뜨리는 점이다. 중고속 회전에 엔진이 머물지 않아 재가속 시의 시간 손실이 발생한다. 가속페달을 뗀 상황에서 저단 기어를 물고 있는 시간을 좀더 늘리는 쪽이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스포츠 모드에서 매뉴얼 시프트를 사용하면 기어 변속을 허용하지 않아 이같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탁월하다. 이는 한 급 아래의 XE에서도 확인됐던 부분으로 신형 XF의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탑클래스 수준이다. 승차감을 유지하면서 최고속도 부근까지 꾸준히 안정감을 확보하는 감각으로 장거리 주행에서의 피로감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브레이킹 초반 답력이 약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실제 제동력은 와인딩 로드에서도 지치지 않을만큼 충분했다.
■ 가솔린엔진의 퍼포먼스
가솔린엔진의 XF 25t는 지리산 자락의 고속 와인딩 구간과 고속도로에 거쳐 시승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XF 25t는 엔트리 트림에서 가장 상품성이 높은 XF다. 제원상 최고출력 240마력을 뛰어넘는 퍼포먼스와 디젤엔진 대비 85kg 덜어낸 중량으로 인해 차의 움직임이 한결 민첩하다. 특히 와인딩 로드에서의 깔끔한 움직임은 휠베이스가 3미터에 달하는 대형 모델로 생각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휠베이스가 긴 모델은 직진 안전성은 높은 반면 코너에서의 민첩함은 저하된다. 특히 승차감까지 함께 만족시켜야 하는 대형 모델에서는 앞과 뒤가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신형 XF의 휠베이스는 2960mm로 상당히 긴 편임에도 적극적인 주행에서의 감각은 큰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았다.
신형 XF는 헤어핀에 가까운 와인딩 로드에서도 언더스티어를 오래 지속시키거나 후륜의 그립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낮은 무게중심과 효과적인 무게배분, 그리고 단단한 차체가 만들어내는 핸들링 감각은 일품이다. 일정부분 롤을 허용하며 만들어내는 유연함까지 예측 가능하다. 다만 245/45R18의 타이어는 폭을 한 치수 키우는 것을 추천한다.
신형 XF 전 모델에는 토크벡터링과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토크 벡터링은 코너링 상황에서 내측륜의 동력을 제어해 언더스티어를 제어하는 것에서 한 단계 발전한 방식으로 외측륜에 구동력을 더한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다. 또한 ASPC는 3.6~30km/h 구간에서 눈길과 같은 낮은 그립 상황에서의 그립력을 높여 준다.
■ 인상적인 밸런스와 승차감
신형 XF의 승차감은 일상주행에서는 부드럽게 느껴지고, 고속에서는 안정적이다. 주행성능과 편안함의 균형점이 절묘하다. 현재의 경쟁모델인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보다 한단계 높은 수준이다. 어쩌면 당연한 부분으로 이들 경쟁차는 새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델로 신형 XF는 차세대 모델과 경쟁해야 한다.
신형 XF에서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은 남는다. 계기판에 지도를 띄우는 상황에서 제공되는 속도 표기가 지나치게 작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와 기어단수 만을 표현해 단조롭다. 또한 주행모드 변경시 계기판이나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표시되지 않는 등 섬세함이 부족하다. 그러나 고출력 오디오와 전동 개폐식 송풍구 등 남다른 아이템은 매력적인 요소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그리고 아우디 A6의 판매량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다. 과거 수입차의 희소성으로 인한 매력이 그만큼 반감된 것이다. 이런 시기에 사람들은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재규어 신형 XF의 등장은 이런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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