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XE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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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시장은 BMW 3시리즈가 주도한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렉서스 IS, 캐딜락 ATS, 인피니티 Q50도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
이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젊은 소비자들을 자사 브랜드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층의 확대 외에도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는 기틀도 마련된다. 또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컴팩트 세단의 임무다.
재규어 XE가 이런 시장에서 경쟁한다. 죽음의 조에서 말이다. 강인한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재규어는 전세계 공개 현장서 고성능 모델인 XE S 부터 공개했다. 오늘 만날 XE가 3.0 슈퍼차져 엔진을 장착한 XE S다. 여담이지만 우리 팀은 대중적인 2.0 디젤 및 가솔린을 원했다. 하지만 이들은 다음 기회에 다뤄야 할 듯 하다.
XE는 재규어만의 날카로움과 웅장함이 공존하는 디자인을 갖는다. 전면부만 보면 XF인지 XJ인지 모를 정도다. 업 스케일 효과를 노린 것. 디자인의 호불호를 떠나 첫눈에 바로 재규어 모델이라고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존재감이 상당하다.
날렵한 디자인은 공기저항지수 0.26Cd를 갖게 한다. 재규어 모델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미 3시리즈가 0.26Cd, C-클래스도 0.24Cd 정도를 보여주는 만큼 동급 최고는 아니다.
인테리어는 스포츠카 F-타입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가 앞으로 나올 재규어 모델들의 인테리어 방향이기도 하다. F-타입을 연상시키는 스티어링휠도 멋스럽다. 두툼한 그립감도 수준급이다. 계기반 역시 F-타입을 따랐다. 심플한 구성이지만 조금은 클래식해 보이기도 한다.
센터페시아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을 갖춘 인컨트롤(InControl)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다. 하지만 한글은 제공하지 않는다. 일부 메뉴에서만 한글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내비게이션은 지니맵을 사용한다. 차 값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구성들이다.
모니터 하단에는 공조장치와 오디오 컨트롤 버튼들이 나열된다. 버튼 조작감도 부위별로 다르다. 스티어링휠의 버튼들은 부드럽고 깊게 눌리며, 센터페시아 부분 버튼은 아우디와 같이 쫀득한 느낌이다. 하지만 다이얼은 거칠고 투박하다.
센터콘솔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로터리 시프트 셀렉터(Rotary shift selector)를 갖췄다. 이제는 익숙한 디자인이지만 넓은 면적에 로터리 셀렉터만 덩그러니 있어 심심해 보인다.
하단의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버튼을 비롯해 주행안전장치 관련 버튼들의 크기가 작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부분을 아이콘으로 모드를 표시했지만 막상 조작 때는 양 옆의 좌우 버튼을 눌러야 한다. 아이콘을 직접 눌러 주행모드를 설정하는 것이 보다 직관적일 듯 하다.
대시보드를 시작으로 욕조 형상으로 도어패널까지 감싸도록 디자인했다.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지만 실내가 좁아 보인다. 실제로 넓다는 인상을 받지 못한다. 운전석의 경우 시트백을 세워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헤드룸이 부족할 수 있겠다. 폭도 좁다.
또 다른 불편한 부분은 윈도우 스위치 위치다. 사실상 벨트라인 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팔은 물론 어깨까지 들어야 한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역시 동일한 구성이다. 최근 출시되는 재규어 랜드로버 모델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지만 정말 불편하다.
뒷좌석도 좁다. 레그룸과 헤드룸도 부족하다. 헤드룸은 쿠페 스타일의 루프라인 때문이다. 레그룸의 경우 3시리즈보다 긴 휠베이스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ATS만큼 좁다. 뒷좌석 시트백도 어색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뒷좌석 만족감은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트렁크 공간은 455리터 용량을 갖는다. 수치적으로 중형세단에 버금가는 크기다. 넓은 트렁크 공간을 조금 나눠 뒷좌석 공간을 넓히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주행을 위해 다시 운전석에 앉는다. 전방을 바라보니 의외로 대시보드가 낮다. 최근 대시보드를 높이는 추세와 반대다. 그만큼 시야도 넓다. 하지만 A-필러가 두꺼워 시야가 부족하다 느껴질 때도 있다.
시동을 걸어 V6 3리터 슈퍼차저 엔진을 구동시킨다. 성능지향형 모델인 만큼 멋진 배기음을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조용했다. 아이들시 측정된 소음도 약 37.5dBA. 참고로 르노삼성 SM6 2.0 모델은 동일 조건서 38dBA 수준을 나타냈다.
주행을 시작했지만 고성능보다 고급차 느낌이 강하다. 가솔린 엔진은 힘도 좋고 조용하며 부드럽게 차량을 이끈다. 물론 승차감은 일반 세단보다 단단하다. 스티어링 시스템도 민감하게 설정됐기에 일정 수준의 긴장감은 전달해 낸다.
도심 환경서 가다서다를 반복해보니 브레이크 페달이 꽤나 민감한 느낌이다. 제동 시스템이 초반 응답성에 비중을 둔 탓이다. 과거 국산차를 연상시킨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마치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듯 여유롭게 속도를 올린다. 터보차저 엔진 같은 굼뜬 느낌 없이 즉각적으로 힘을 쏟아낸다는 것도 좋다. 엔진회전수가 상승하면 가변배기 시스템이 작동하며 스포티한 배기음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숨기고 있던 본성을 드러내는 것. 그렇다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운드는 아니다.
XE S에는 V6 3.0리터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45.9kg.m로, 8기통 4리터 자연흡기 엔진 이상의 효율을 낸다.
실제 휠에서 발생하는 성능을 계측한 결과 각각 278마력과 최대토크 38.6kg.m 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력에서 18.2%, 토크서 15.9%의 손실을 보인 것.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로는 평균적인 수준이지만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생긴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다고 저돌적으로 가속하지는 않는다. XE S는 강력하지만 부드럽게 속도를 높이는 성격이다. 슈퍼차저 엔진 특성상 터보차저 대비 부드럽게 출력과 토크을 올리기 때문이다. 엔진 회전수 상승에 따라 차저 사운드가 들리긴 하지만 크게 부각되는 편은 아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했다. 결과는 5.4초. 수 차례 테스트를 반복한 결과도 평균 5초 중반대였다. 제조사 발표 기록 5.1초에 미치지는 못한 것. 물론 컴팩트 세단으로는 충분한 가속성능이다.
그런데 계기반 상으로 약 110km/h 정도까지는 속도를 올려야 계측기가 시속 100km에 도달했음을 인지한다. 속도 오차를 확인해보니 디지털 속도계 상으로 108km/h로 달려야 실제 속도 기준 100km/h로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적인 속도계 오차가 3~5km/h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꽤나 큰 차이다.
그대로 속도를 높여나가면 180km/h는 물론 200km/h 영역대까지 쉽게 오르내린다. 하지만 강력한 가속성능을 뒷받침해줄 만큼 고속 안정감이 뛰어나지는 않다. 때때로 출렁거리는 등 불안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성능 대비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원인이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최단 거리는 35.49m였다. 제동력이 초반에 몰려있고 후반에 힘이 소폭 빠지긴 한다. 하지만 급제동이 필요한 환경서는 충분히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해 냈다. 또한 제동 테스트가 반복돼도 제동거리가 수 미터(m) 이상 늘어나지 않는 내구 성능도 갖췄다. (정밀 계측장비의 오차 범위는 ± 3cm 수준)
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인 만큼 와인딩로드에 진입해 본격적이 달리기를 이어간다.
가감속이 이뤄짐과 동시에 변속기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변속기는 ZF 8단 자동으로 BMW가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BMW의 스포츠 8단 변속기만큼 빠르지는 않다. 동일한 하드웨어라도 제조사의 튜닝과 셋팅 여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XE S는 고성능 지향형 모델이라 지금보다 변속 반응이 빨라졌으면 좋겠다.
핸들링은 좋다. F-타입을 제외하고 지금까지의 재규어 모델 중에서 가장 뛰어난 핸들링 성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재규어 최초로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장착했다고 하는데 별다른 아쉬움을 느껴지지 못했다.
하지만 코너링 성능은 불만이다. 하위 모델에도 사용되는 피렐리 신투라토 P7(Cinturato P7) 제품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름용 타이어고 한계 파악도 용이하다지만 차량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다. 스프린터에게 고무신을 신긴 격이랄까?
고속 주행 테스트 때 느낀 것처럼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물론 일반 세단 대비 단단한 편이지만 고성능 모델로는 매우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다분히 재규어다운 서스펜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너에서 차체를 지지하는 측면서는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연비는 수준급이다. 적어도 3.0리터 과급 엔진임을 생각하면 그렇다. 고속도로서 시속 100~11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환경서 측정된 연비는 약 17km/L 전후. 의외인 것은 시속 80km 정속주행 연비가 약 16km/L로 오히려 낮았다는 점이다. 평속 15km의 정체구간에서는 약 5.5km/L 수준으로 대배기량 엔진의 한계를 보였으며, 평속 25km로 조금이나마 한적한 도심구간을 달릴 때 약 9km/L대의 연비를 기록해냈다. 성능 중심의 모델임을 생각하면 좋은 수준의 연비다.
XE S 가격은 6,900만원. 현재 이 급의 경쟁모델이라면 메르세데스-벤츠의 C450 AMG 4MATIC와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정도를 꼽게 된다. 브랜드 밸류와 성능에서는 C450쪽이 앞선다. 또한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면 XE S보다 1,280만원이나 저렴한 Q50 S 하이브리드 에센스 쪽으로 기울어진다. 애매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재규어는 항상 이러한 일부 소비자들만 타깃으로 하는 니치마켓을 중심으로 해왔다.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가 너무 흔해서 싫다면 재규어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 흔치 않은 3리터급 가솔린 후륜구동 모델이라는 희소성도 갖는다.
물론 한계도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만의 고질적인 잔고장 이슈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재규어가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모델인 만큼 내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이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젊은 소비자들을 자사 브랜드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층의 확대 외에도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는 기틀도 마련된다. 또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컴팩트 세단의 임무다.
재규어 XE가 이런 시장에서 경쟁한다. 죽음의 조에서 말이다. 강인한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재규어는 전세계 공개 현장서 고성능 모델인 XE S 부터 공개했다. 오늘 만날 XE가 3.0 슈퍼차져 엔진을 장착한 XE S다. 여담이지만 우리 팀은 대중적인 2.0 디젤 및 가솔린을 원했다. 하지만 이들은 다음 기회에 다뤄야 할 듯 하다.
XE는 재규어만의 날카로움과 웅장함이 공존하는 디자인을 갖는다. 전면부만 보면 XF인지 XJ인지 모를 정도다. 업 스케일 효과를 노린 것. 디자인의 호불호를 떠나 첫눈에 바로 재규어 모델이라고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존재감이 상당하다.
날렵한 디자인은 공기저항지수 0.26Cd를 갖게 한다. 재규어 모델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미 3시리즈가 0.26Cd, C-클래스도 0.24Cd 정도를 보여주는 만큼 동급 최고는 아니다.
인테리어는 스포츠카 F-타입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가 앞으로 나올 재규어 모델들의 인테리어 방향이기도 하다. F-타입을 연상시키는 스티어링휠도 멋스럽다. 두툼한 그립감도 수준급이다. 계기반 역시 F-타입을 따랐다. 심플한 구성이지만 조금은 클래식해 보이기도 한다.
센터페시아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을 갖춘 인컨트롤(InControl)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다. 하지만 한글은 제공하지 않는다. 일부 메뉴에서만 한글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내비게이션은 지니맵을 사용한다. 차 값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구성들이다.
모니터 하단에는 공조장치와 오디오 컨트롤 버튼들이 나열된다. 버튼 조작감도 부위별로 다르다. 스티어링휠의 버튼들은 부드럽고 깊게 눌리며, 센터페시아 부분 버튼은 아우디와 같이 쫀득한 느낌이다. 하지만 다이얼은 거칠고 투박하다.
센터콘솔은 재규어 랜드로버의 로터리 시프트 셀렉터(Rotary shift selector)를 갖췄다. 이제는 익숙한 디자인이지만 넓은 면적에 로터리 셀렉터만 덩그러니 있어 심심해 보인다.
하단의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버튼을 비롯해 주행안전장치 관련 버튼들의 크기가 작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부분을 아이콘으로 모드를 표시했지만 막상 조작 때는 양 옆의 좌우 버튼을 눌러야 한다. 아이콘을 직접 눌러 주행모드를 설정하는 것이 보다 직관적일 듯 하다.
대시보드를 시작으로 욕조 형상으로 도어패널까지 감싸도록 디자인했다.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지만 실내가 좁아 보인다. 실제로 넓다는 인상을 받지 못한다. 운전석의 경우 시트백을 세워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헤드룸이 부족할 수 있겠다. 폭도 좁다.
또 다른 불편한 부분은 윈도우 스위치 위치다. 사실상 벨트라인 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팔은 물론 어깨까지 들어야 한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역시 동일한 구성이다. 최근 출시되는 재규어 랜드로버 모델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지만 정말 불편하다.
뒷좌석도 좁다. 레그룸과 헤드룸도 부족하다. 헤드룸은 쿠페 스타일의 루프라인 때문이다. 레그룸의 경우 3시리즈보다 긴 휠베이스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ATS만큼 좁다. 뒷좌석 시트백도 어색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뒷좌석 만족감은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트렁크 공간은 455리터 용량을 갖는다. 수치적으로 중형세단에 버금가는 크기다. 넓은 트렁크 공간을 조금 나눠 뒷좌석 공간을 넓히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주행을 위해 다시 운전석에 앉는다. 전방을 바라보니 의외로 대시보드가 낮다. 최근 대시보드를 높이는 추세와 반대다. 그만큼 시야도 넓다. 하지만 A-필러가 두꺼워 시야가 부족하다 느껴질 때도 있다.
시동을 걸어 V6 3리터 슈퍼차저 엔진을 구동시킨다. 성능지향형 모델인 만큼 멋진 배기음을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조용했다. 아이들시 측정된 소음도 약 37.5dBA. 참고로 르노삼성 SM6 2.0 모델은 동일 조건서 38dBA 수준을 나타냈다.
주행을 시작했지만 고성능보다 고급차 느낌이 강하다. 가솔린 엔진은 힘도 좋고 조용하며 부드럽게 차량을 이끈다. 물론 승차감은 일반 세단보다 단단하다. 스티어링 시스템도 민감하게 설정됐기에 일정 수준의 긴장감은 전달해 낸다.
도심 환경서 가다서다를 반복해보니 브레이크 페달이 꽤나 민감한 느낌이다. 제동 시스템이 초반 응답성에 비중을 둔 탓이다. 과거 국산차를 연상시킨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마치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듯 여유롭게 속도를 올린다. 터보차저 엔진 같은 굼뜬 느낌 없이 즉각적으로 힘을 쏟아낸다는 것도 좋다. 엔진회전수가 상승하면 가변배기 시스템이 작동하며 스포티한 배기음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숨기고 있던 본성을 드러내는 것. 그렇다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운드는 아니다.
XE S에는 V6 3.0리터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45.9kg.m로, 8기통 4리터 자연흡기 엔진 이상의 효율을 낸다.
실제 휠에서 발생하는 성능을 계측한 결과 각각 278마력과 최대토크 38.6kg.m 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력에서 18.2%, 토크서 15.9%의 손실을 보인 것.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로는 평균적인 수준이지만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생긴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다고 저돌적으로 가속하지는 않는다. XE S는 강력하지만 부드럽게 속도를 높이는 성격이다. 슈퍼차저 엔진 특성상 터보차저 대비 부드럽게 출력과 토크을 올리기 때문이다. 엔진 회전수 상승에 따라 차저 사운드가 들리긴 하지만 크게 부각되는 편은 아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했다. 결과는 5.4초. 수 차례 테스트를 반복한 결과도 평균 5초 중반대였다. 제조사 발표 기록 5.1초에 미치지는 못한 것. 물론 컴팩트 세단으로는 충분한 가속성능이다.
그런데 계기반 상으로 약 110km/h 정도까지는 속도를 올려야 계측기가 시속 100km에 도달했음을 인지한다. 속도 오차를 확인해보니 디지털 속도계 상으로 108km/h로 달려야 실제 속도 기준 100km/h로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적인 속도계 오차가 3~5km/h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꽤나 큰 차이다.
그대로 속도를 높여나가면 180km/h는 물론 200km/h 영역대까지 쉽게 오르내린다. 하지만 강력한 가속성능을 뒷받침해줄 만큼 고속 안정감이 뛰어나지는 않다. 때때로 출렁거리는 등 불안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성능 대비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원인이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최단 거리는 35.49m였다. 제동력이 초반에 몰려있고 후반에 힘이 소폭 빠지긴 한다. 하지만 급제동이 필요한 환경서는 충분히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해 냈다. 또한 제동 테스트가 반복돼도 제동거리가 수 미터(m) 이상 늘어나지 않는 내구 성능도 갖췄다. (정밀 계측장비의 오차 범위는 ± 3cm 수준)
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인 만큼 와인딩로드에 진입해 본격적이 달리기를 이어간다.
가감속이 이뤄짐과 동시에 변속기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변속기는 ZF 8단 자동으로 BMW가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BMW의 스포츠 8단 변속기만큼 빠르지는 않다. 동일한 하드웨어라도 제조사의 튜닝과 셋팅 여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XE S는 고성능 지향형 모델이라 지금보다 변속 반응이 빨라졌으면 좋겠다.
핸들링은 좋다. F-타입을 제외하고 지금까지의 재규어 모델 중에서 가장 뛰어난 핸들링 성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재규어 최초로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장착했다고 하는데 별다른 아쉬움을 느껴지지 못했다.
하지만 코너링 성능은 불만이다. 하위 모델에도 사용되는 피렐리 신투라토 P7(Cinturato P7) 제품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름용 타이어고 한계 파악도 용이하다지만 차량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다. 스프린터에게 고무신을 신긴 격이랄까?
고속 주행 테스트 때 느낀 것처럼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물론 일반 세단 대비 단단한 편이지만 고성능 모델로는 매우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다분히 재규어다운 서스펜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코너에서 차체를 지지하는 측면서는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연비는 수준급이다. 적어도 3.0리터 과급 엔진임을 생각하면 그렇다. 고속도로서 시속 100~11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환경서 측정된 연비는 약 17km/L 전후. 의외인 것은 시속 80km 정속주행 연비가 약 16km/L로 오히려 낮았다는 점이다. 평속 15km의 정체구간에서는 약 5.5km/L 수준으로 대배기량 엔진의 한계를 보였으며, 평속 25km로 조금이나마 한적한 도심구간을 달릴 때 약 9km/L대의 연비를 기록해냈다. 성능 중심의 모델임을 생각하면 좋은 수준의 연비다.
XE S 가격은 6,900만원. 현재 이 급의 경쟁모델이라면 메르세데스-벤츠의 C450 AMG 4MATIC와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정도를 꼽게 된다. 브랜드 밸류와 성능에서는 C450쪽이 앞선다. 또한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면 XE S보다 1,280만원이나 저렴한 Q50 S 하이브리드 에센스 쪽으로 기울어진다. 애매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재규어는 항상 이러한 일부 소비자들만 타깃으로 하는 니치마켓을 중심으로 해왔다.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가 너무 흔해서 싫다면 재규어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 흔치 않은 3리터급 가솔린 후륜구동 모델이라는 희소성도 갖는다.
물론 한계도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만의 고질적인 잔고장 이슈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재규어가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모델인 만큼 내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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