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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작지만 큰 변화, 랜드로버 이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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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있다! 어? 그런데 바뀐 게 없는데요?”

랜드로버 이보크를 본 신입기자의 첫 마디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부분변경을 거쳐 다시 우리 곁으로 왔는데 뭐가 바뀌었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차를 몰아보기 전에 내뱉는 첫마디일 뿐이다. 시동을 켜고 달려보면 완성도 높아진 파워트레인과 세팅 덕분에 완전히 다른 차를 타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신형 이보크를 만나면서 다시 한번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라는 말을 되새기게 된다.

숨은 그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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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크의 겉모습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한번에 찾기 쉽지 않을 정도다. 작고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랜드로버 특유의 벌집모양 그릴, 차체를 흐르는 섹시한 캐릭터 라인과 사이드미러, 문 손잡이 모양도 모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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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보크의 외관은 전에도 이미 훌륭했다. 때문에 크게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부족한 부분만 채워 상품성을 높였다. 바뀐 부분을 찾자면 LED주간운행등 모양이 먼저 보인다. 기존 원형에서 U자 모양으로 바뀌었다. 램프 속 구성도 LED 헤드라이트가 추가됐고, 범퍼 양쪽 끝에 위치한 공기흡입구 모양도 살짝 변했다. 이 외에도 펄이 들어간 커다란 휠과 디자인이 바뀐 LED 테일램프도 인상적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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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밖에서 볼 때보다 안에 탔을 때 더더욱 바뀐 부분을 찾기가 어렵다. 간결한 센터페시아와 깔끔한 버튼구성, 고급스러운 가죽 스티어링 휠, 시트 등 모든 것이 그대로다.

특히 질 좋은 가죽시트가 눈에 띈다. 부드러우면서도 몸을 적당히 지탱해주는 시트는 자꾸만 앉고 싶게 만들었다. 가죽으로 덮은 문짝과 센터페시아 곳곳에 스며든 무드등도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무드등은 간단한 터치스크린 조작을 통해 총 10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밝기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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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눈에 보인다. 먼저,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덮은 가죽의 종류가 바뀌었다. 기존 이보크에는 매끄러운 천연가죽이 쓰였는데 신형은 등급에 따라 인조가죽이 쓰인다. 보석처럼 빛나던 계기판도 일반 페인트 숫자로 바뀌었다. 이 외에 지형반응 시스템, 경사로 밀림 방지 시스템, 내리막 속도 설정 기능, 첨단 안전 및 편의품목은 모두 그대로다.

짜임새 갖춘 진짜 콤팩트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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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이보크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그룹이 독자 개발한 4기통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를 낸다. 이미 재규어 XE를 통해 접해본 엔진으로 이보크 역시 기대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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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행 느낌은 XE와는 완전히 달랐다. 역동적인 스포츠 세단의 느낌이 강했던 XE와 달리 이보크에 들어간 인제니움 엔진은 시종일관 차분하게 차를 몰고 나갔다. 역동적이거나 짜릿한 느낌은 덜하다. 그러나 부족함 없는 힘으로 2톤에 가까운 차를 가뿐하게 최고 속도로 올리고, 그 과정이 매우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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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조화를 이루는 9단 자동변속기의 역할도 뛰어났다. 사실 9단 변속기는 이전 이보크에도 달려있었다. 그러나 약간 헐렁하면서 변속 시점을 찾지 못해 불안했던 모습은 모두 사라졌다. 새로운 엔진과 함께 변속 세팅값을 완전히 바꿔 더 탄탄해지고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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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가 많아졌다고 변속 시점이 앞으로 밀렸거나 더 빠릿해진 건 아니다. 일상 주행에서의 단수는 모두 8단에서 마무리 되고, 9단은 연비효율 단수로 생각하는 게 더 좋겠다. 실제 100km/h 정속주행 시 9단에 놓으면 1,400rpm 을 넘기지 않는다. 반응은 요즘 독일차들의 듀얼클러치 변속기처럼 빠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답답하거나 더딘 느낌은 아니다. 여유롭고 차분한 엔진과 조화를 잘 이루며, 변속 충격도 없고, 변속 시점도 정확히 맞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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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과 함께 성격을 맞춘 서스펜션도 인상적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굴곡진 노면을 잘 걸러내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스포츠 모드로 바꿔도 조용한 정숙성은 이보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극과극 없는 안정적인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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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크는 부분변경을 통해 과감한 변화 보다는 안정적인 조화를 택했다. 좋은 평을 들었던 디자인을 무리하게 뜯어 고치지 않았고, 부족했던 파워트레인 조합은 새로운 엔진과 함께 다듬어 한 층 완성도 높은 차로 만들었다. 여기에 차의 특성에 맞게 서스펜션과 핸들링, 정숙성 부분도 개선해 균형을 잘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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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하나 삐죽 튀어나오거나 모난 곳이 없다. 각 부분마다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적인 밸런스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운전이 서툴거나 덩치 큰 차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도 쉽게 몰 수 있고, 더욱 짜임새 탄탄한 차로 거듭났다.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극과극의 성격이 아닌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차가 이보크다.

글/사진
김성환 기자 swkim@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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